*♤죽여 주시당♤*
이조 초의 이름난 재상 고불 맹 사성[古佛 孟思誠]이
온양의 고향으로부터 서울에 돌아오는데 마침 중도에서
비를 만나 용인의 어느 객주집에 들어가게 되었다.
안으로 들어서니 행색을 번듯하게 차린 젊은 선비가
먼저 들어앉아 있다가 초라한 풍채로 한 방에 들어앉는
맹정승을 보고서 그 업신여기는 태도가 눈에 넘을 정도다
작자가 말을 걸어,
[늙은이,우리 심심한데 얘기나 할까요?]
{그러시오.}
[그런데 말 끝에는 <공>짜와 <당>자를 붙이도록 합시다.]
{그거 좋지,젊은이는 어디 가는공?}
[서울간당.]
{뭘 하러 가는공?}
[녹사(祿事)벼슬 얻으러 간당.]
{내가 한 자리 만들어 줄공?}
[예끼 늙은이!싫당,싫당.]
그럭 저럭 비가 그치고 해서 헤어졌다.
그후 어느날 맹정승이 조정에 나가 앉아 있으려니까
어떤 선비 한 사람이 벼슬을 구하러 들어와
엎드리는데 자세히 내려다보니까 그 때 그 사람이다.
맹정승은 목을 쑥~~뽑으면서 ,
{어찌 왔는공?}
해 보니까,선비는 비로소 용인서 농담하던 그 늙은이가
맹정승이었던 것을 알고서는 땅바닥에 이마를 조아려
대고는,
[제발 죽여 주시당,죽여 주시당.]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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