健康/아름다운 야생화

능소화

나 그 네 2011. 7. 11. 06:54

능소화가 피기 시작하면 장마가 시작됩니다.

능소화가 꽃잎을 떨어트릴 무렵에는

장마도 한풀 꺽이는,

장마를 알리는 듯한 꽃이며

여름의 꽃, 능소화입니다.

 

 

 

 

 

 

 

 



옛날 구중 궁궐 깊은 곳에

소화라는 여인이 살았습니다.


궁에 사는 여인에게 있어

하늘을 보는 것은 결국 임금의 은혜를 입는 일이요.

임금의 눈에 띄어 성은을 입은 여인은

그 날부터 왕의 여자가 되어

전날의 신분과는 전혀 다른 신분이 되는 것입니다.

소화 역시 봉숭아빛 볼살을 가진

어여쁜 여인이었던지라

임금은 첫 눈에 반해 소화에게

빈(嬪)의 자리를 내주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임금은 . . . 다시는 소화를 찾지 않았습니다.

(나쁜 임금님! . . .)

구중 궁궐 깊은 처소에서

하마 오늘 님이 오실까?

내일이면 오실까?

임금님의 예리성을 듣던 소화는

그만 잊혀진 여인이 되어

상사병이 깊어서 죽고 말았습니다.


자신은 죽으면 담장의 꽃으로 피어나

내일이라도 오실 님의 발자국

소리를 듣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뒤 소화가 죽은 처소 담 아래에는

주황색 꽃이 피어 났는데

님의 예리성을 듣기 위해서

귀를 활짝 열었던 소화의
애절한 마음이 꽃이 되어서일까요?

능소화는 꼭 트럼펫처럼 생긴 꽃입니다.


커다란 귀를 활짝 열어 놓고 있는 꽃입니다.

떨어질 때도 동백꽃처럼 후두둑 떨어집니다.

꽃이 지지 않는 상태에서 뚝!

떨어지는 것입니다.

젊디 젊은 소화가 죽은 것처럼 그렇게

뚝! 떨어지는 것입니다.

능소화가 가장 어울리는

자리는 역시 돌담입니다.


색채상으로도 주황색과 흙색이

조화로울 뿐 아니라 축 축 늘어지는

능소화 줄기가 담을 타고 피는 모습이

가장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제가 아는분한테 들은 이야기는

이조때에는 벼슬이 높으신들만(영감마님들만)

능소화를 심을 수 있고

만일 반가에서 아랫것들이 심은게 발각되면

곤장에 처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세월이 많이 좋아져서

요즈음 복사골에는 교통 신호대에도,

육교벽에도 가로등 전봇대에도,

담장에도, 건물외벽에도

능소화가 지천으로 활짝 피었습니다.

 

마치 소화가

나쁜 임금님을 발걸음을 찾아

복사골로 온 것처럼

온 시가지가 능소화 꽃으로 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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