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의 거리가 280~300야드인 사람이 있다. 물론 평균 비거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다가 한번 잘 맞았을 경우, 그리고 그 홀의 페어웨이가 다운힐일 경우, 공이 떨어져 한참굴러가서 그렇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장타"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여기에서 "우리"의 범주에 속하는 사람들은,
1) 골프를 직업으로하지 않는 사람
2) 일주일에 한번 정도 필드에 나가는 사람
3) 핸디의 수준이 싱글을 초과하는 사람
뭐... 이정도로 규정할 수 있겠다.
이런 "우리"같은 사람들은 PGA에 선수와는 달리, 죽었다 깨어나도 300야드를 칠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런데도 주말을 지나 월요일 출근을 해 보면 누가 이번에 어디에가서 드라이버를 300야드를 때렸네... 아니면 적어도 평균 거리가 270~80은 되네...라며 침을 튀기며 한참을 떠든다. 그러나 정작 그 뚜껑을 열어 샅샅히 뒤져보면...
보통 주말의 골프장은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뭐... 한적한 동네에 사시는 분들은 해당사항이 없지만 이곳 LA와 인근 골프장은 무지많은 사람들로 복잡해진다...). 그래서 대부분, 주말, 특히 토요일에는 티박스를 그린쪽으로 밀어 놓는다. 예를 들어 정식 거리가 400야드일 경우 약 370 혹은 380야드 정도로 20~30야드를 짧게 만든다는 소리다.
이유는 간단하다. 경기를 빨리 빨리 진행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앞 팀과의 시간 간격은 7분에서 7분30초 정도로 티타임 간격을 둔다. 그러나 주말에는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즐겨야(?)하다보니 긴 홀일 수록 거리를 더 많이 줄여 놓는다.
그러한 홀에서 어쩌다가 드라이버를 잘 쳐서 공이 그린으로부터 약 130야드 정도에 떨어졌다고 치자. 그 사람의 계산법은 아주 단순하다. 원래 이 홀의 길이가 400야드 이고, 지금 떨어진 위치가 그린으로부터 약 110야드 (원래 130야드 정도 떨어져도 그렇게 더 멀리 간 것처럼 부풀리기 마련이다. 사실 그런 생각으로 거리를 쳐다보면 130야드가 110야드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므로 자신의 드라이버로 친 거리는 400 - 110 = 290 (야드) 라고 주장한다. 또한 옆에서 같이 치는 멤버들도 괜히 시비에 말려들 이유가 없다. 대충 그렇다고 같이 동조한다 (또한 주말을 지나 월요일이되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때는 여기다가 더붙여서 300야드 넘게 때렸노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경우에...).
그러나, 티박스에서 이미 30야드가 그린쪽으로 댕겨져 있고, 공이 떨어져 있는 위치가 실제 20야드 더 짧은 것을 감안한다면 이사람의 실제 드라이버샷은 240야드가 되는 셈이다. 그리고 공이 티박스에서 날라와 200야드 지점에 떨어졌고 나머지 40야드를 굴렀다면 이 사람의 비거리는 200야드이다 (절대 240야드가 아니라는 것이다).
암튼, 이렇듯 주말골퍼(특히 남자분)들의 거리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나도 물론 그렇지만, 똑같이 드라이버를 잘 쳐 놨는데, 막상 가보니 내 공이 남들 것보다 뒤쳐져있다면 기분이 상하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 한마디로 존심이 상한다.
그러나, 45인치 드라이버로 휘두른 240야드의 "한 타" 와 2피트 내에서 놓쳐버린 퍼팅 하나 역시 똑 같은 "한 타"로 취급된다는 사실을 종종 잊어버리는 것 같다.
드라이버로 300야드를 때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18홀을 다마쳤을 때의 최종 스코어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제발 헷갈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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