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신은 그에게 비전과 리더십을 줬지만 건강은 허락하지 않았다. 건강에 발목 잡힌 스티브 잡스가 결국 애플 최고경영자(CEO) 직을 사임했다.
잡스 CEO 사임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톱뉴스로 올렸다. 특히 허핑턴포스트는 '아이큇(iQUIT)'이란 제목과 함께 아이폰과 아이패드 열풍을 주도한 그의 업적을 기리는 재치를 보였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스티브 잡스는 24일(현지 시간) 애플 이사회에 편지를 보내 "불행하게도 내가 CEO직을 더 이상 수행하지 못할 순간이 왔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그는 회장직은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잡스는 이사회에 보낸 편지에서 "애플의 가장 빛나고 혁신적인 날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믿는다"면서 "새로운 역할을 맡으면서 애플의 성공을 지켜보고, 또 그 성공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잡스는 또 후임 CEO로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추천했다. 팀 쿡은 이사회 승인을 받는대로 애플 CEO로 공식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지난 2004년 췌장암 수술 이후 건강 극도로 악화
이사회의 반란으로 한 때 애플에서 쫓겨났던 스티브 잡스는 1997년 자문역으로 복귀했다. 이후 그는 아이맥, 아이팟 등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애플을 세계 최고 기업으로 키워냈다.
특히 지난 2007년 아이폰을 선보이면서 오랜 기간 유지돼 오던 이동통신 시장의 기본 문법을 뒤흔들었다. 또 지난 해엔 아이패드를 내놓으면서 'N스크린'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덕분에 '잡스 왕조'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을 멀찍이 따돌리면서 IT 시장의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서 머물지 않고 올 들어 석유 재벌인 엑손 모빌을 제치고 시가 총액 세계 1위 기업에 등극했다.
이처럼 거침 없는 행보를 보여주는 동안 잡스의 신체엔 암 세포가 조금씩 퍼져나가고 있었다. 결국 그는 지난 2004년 극비리에 췌장암 수술을 받았다. 또 지난 2009년 초엔 간 이식 수술을 받는 등 투병 생활을 계속해 왔다.
특히 지난 해부터 병가와 복귀를 거듭해 건강 이상설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지난 해 병가 중 실시된 아이패드 출시 행사 때는 앙상하게 마른 모습으로 공식 석상에 올라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잡스는 올 들어서도 병가 상태에서 CEO 업무를 수행해 왔다.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이클라우드 발표 행사 때도 무대에 올라 애플의 클라우드 비전을 역설했다.
이처럼 힘겹게 일상 업무를 수행해 오던 잡스는 결국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라 24일 CEO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잡스 사임 소식이 전해진 이날 애플 주가는 5% 가량 폭락했다.
◆'공백 장기화' 땐 미래 전략 차질 빚을 수도
잡스가 전격 사임하면서 애플의 일상 업무는 팀 쿡이 관장하게 됐다. 팀 쿡은 잡스가 지난 1997년 복귀하면서 가장 먼저 영입한 인물 중 하나. 그만큼 스티브 잡스와는 코드가 잘 맞는 인물로 꼽힌다.
쿡은 2002년부터 매킨토시 컴퓨터 부문을 맡았으며, 2004년 잡스가 췌장암 수술을 받을 때는 두 달 동안 회사를 이끌기도 했다. 3년 뒤인 2007년부터는 COO로 애플의 내부 살림을 책임져 왔다.
이처럼 팀 쿡은 오랜 기간 잡스 밑에서 2인자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지난 해 잡스의 건강이 악화된 이후엔 대부분의 일상 업무를 사실상 지휘해 오다시피 했기 때문에 CEO 교체에 따른 단기 공백은 없을 전망이다.
게다가 잡스 역시 회장직을 계속 맡을 예정이기 때문에 장기 전략면에서도 당장은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가트너의 연구 책임자인 마이클 가텐버그는 허핑턴포스트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잡스 퇴진이) 애플에게 한 시대의 종말을 의미한다"면서도 "하지만 잡스가 여전히 회장직을 맡으면서 제품 형성 작업에 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애플엔 스티브 잡스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잡스의 부재가 장기화될 경우엔 상황이 달라질 전망이다. '애플=혁신 기업'이란 이미지가 상당 부분 잡스의 지도력 덕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차세대 성장 동력'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찰스 골빈은 이에 대해 "1년 반에서 2년 정도는 잡스 퇴진의 공백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면서 "결국 관건은 최종 결정을 해줬던 (잡스란) 한 인물이 없는 상태에서 공동 작업을 통해 얼마나 효과적으로 운영하느냐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잡스 CEO 사임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톱뉴스로 올렸다. 특히 허핑턴포스트는 '아이큇(iQUIT)'이란 제목과 함께 아이폰과 아이패드 열풍을 주도한 그의 업적을 기리는 재치를 보였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스티브 잡스는 24일(현지 시간) 애플 이사회에 편지를 보내 "불행하게도 내가 CEO직을 더 이상 수행하지 못할 순간이 왔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그는 회장직은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잡스는 이사회에 보낸 편지에서 "애플의 가장 빛나고 혁신적인 날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믿는다"면서 "새로운 역할을 맡으면서 애플의 성공을 지켜보고, 또 그 성공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잡스는 또 후임 CEO로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추천했다. 팀 쿡은 이사회 승인을 받는대로 애플 CEO로 공식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지난 2004년 췌장암 수술 이후 건강 극도로 악화
이사회의 반란으로 한 때 애플에서 쫓겨났던 스티브 잡스는 1997년 자문역으로 복귀했다. 이후 그는 아이맥, 아이팟 등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애플을 세계 최고 기업으로 키워냈다.
특히 지난 2007년 아이폰을 선보이면서 오랜 기간 유지돼 오던 이동통신 시장의 기본 문법을 뒤흔들었다. 또 지난 해엔 아이패드를 내놓으면서 'N스크린'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덕분에 '잡스 왕조'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을 멀찍이 따돌리면서 IT 시장의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서 머물지 않고 올 들어 석유 재벌인 엑손 모빌을 제치고 시가 총액 세계 1위 기업에 등극했다.
이처럼 거침 없는 행보를 보여주는 동안 잡스의 신체엔 암 세포가 조금씩 퍼져나가고 있었다. 결국 그는 지난 2004년 극비리에 췌장암 수술을 받았다. 또 지난 2009년 초엔 간 이식 수술을 받는 등 투병 생활을 계속해 왔다.
특히 지난 해부터 병가와 복귀를 거듭해 건강 이상설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지난 해 병가 중 실시된 아이패드 출시 행사 때는 앙상하게 마른 모습으로 공식 석상에 올라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잡스는 올 들어서도 병가 상태에서 CEO 업무를 수행해 왔다.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이클라우드 발표 행사 때도 무대에 올라 애플의 클라우드 비전을 역설했다.
이처럼 힘겹게 일상 업무를 수행해 오던 잡스는 결국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라 24일 CEO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잡스 사임 소식이 전해진 이날 애플 주가는 5% 가량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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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백 장기화' 땐 미래 전략 차질 빚을 수도
잡스가 전격 사임하면서 애플의 일상 업무는 팀 쿡이 관장하게 됐다. 팀 쿡은 잡스가 지난 1997년 복귀하면서 가장 먼저 영입한 인물 중 하나. 그만큼 스티브 잡스와는 코드가 잘 맞는 인물로 꼽힌다.
쿡은 2002년부터 매킨토시 컴퓨터 부문을 맡았으며, 2004년 잡스가 췌장암 수술을 받을 때는 두 달 동안 회사를 이끌기도 했다. 3년 뒤인 2007년부터는 COO로 애플의 내부 살림을 책임져 왔다.
이처럼 팀 쿡은 오랜 기간 잡스 밑에서 2인자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지난 해 잡스의 건강이 악화된 이후엔 대부분의 일상 업무를 사실상 지휘해 오다시피 했기 때문에 CEO 교체에 따른 단기 공백은 없을 전망이다.
게다가 잡스 역시 회장직을 계속 맡을 예정이기 때문에 장기 전략면에서도 당장은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가트너의 연구 책임자인 마이클 가텐버그는 허핑턴포스트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잡스 퇴진이) 애플에게 한 시대의 종말을 의미한다"면서도 "하지만 잡스가 여전히 회장직을 맡으면서 제품 형성 작업에 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애플엔 스티브 잡스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잡스의 부재가 장기화될 경우엔 상황이 달라질 전망이다. '애플=혁신 기업'이란 이미지가 상당 부분 잡스의 지도력 덕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차세대 성장 동력'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찰스 골빈은 이에 대해 "1년 반에서 2년 정도는 잡스 퇴진의 공백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면서 "결국 관건은 최종 결정을 해줬던 (잡스란) 한 인물이 없는 상태에서 공동 작업을 통해 얼마나 효과적으로 운영하느냐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