旅行/아름다운 산하

[스크랩] 혹독한 칼바람과 같이한 지리산 중봉의 일출산행

나 그 네 2012. 3. 7. 02:45

         

        혹독한 칼바람과 같이한 지리산 중봉의 일출산행

   

     1. 산행 장소 :  지리산 천왕봉, 중봉의 일출산행

    2. 산행 일시 : 2012 . 02월 07일(화요일)

    3.산행 코스 :

        중산리  - 천왕봉 - 중봉 - 다시천왕봉 - 장터목산장 - 연하봉 - 일출봉능선 - 중산리

    4. 산행 지기 : 청산님, 연하산경님, 풍경소리님, 그리고 돌팍 이상 4명

    5. 준비물 :

        - 물 500 리터 1병, 소주 1병, 개인도시락,  삼겹김치볶음, 행동식약간,

        - 비상약품, 카메라, 삼각대,       

        - 40리터 베낭, 겨울용  윈드자켓, 선글러스, 렌턴,스페츠,아이젠, 동계용장갑,

           마스크 방한모자, 스틱, 산행용접이식 의자                                                  

    6. 이동 수단 : 청산님 자가용

    7. 오늘의 날씨

         -  한밤중의 지리산 날씨는 아주 거친 칼바람과 먹구름이 자욱함

         -  예보상으로는 아침일출시간에 맞추어서 맑은 날씨로 변할것으로 예보됨

         -  일출시간에도 먹구름은 잔뜩 끼여 있었고 8시 즈음하여 아주 청명한 날씨로 변함

         - 지독하고 무시무시했전 칼바람은 한밤중이나 한낮이나 변함없었음

     8. 특징적 산행 메모  및 산행 반성

         -  지리산 중봉의 일출을 위한 무박의 야간산행

         -  엄청난 칼바람과 추위로 양쪽 귀에 동상걸림(다행이 1도 동상으로 수포와 진물, 병원치료)   

         -  첫번째 렌턴없이 오르는 야간산행의 긴장감과 미끄러운 눈길오름이 생각보다 힘들었음

             두번째는 중봉에서의 혹한에 대한 대처능력이 떨어진듯함

             세번째는 일출봉능선길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선택을 한듯 함(의외로 신기루같이 길게 이어졌던 등로였음)

 

 

 

 돌머리의 산길 헤매이던 길   돌머리의 산행일지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실수 있습니다.

 12 : 30 여수 출발

 02 : 30 중산리 도착

 03 : 00 산행 시작

 05 : 30 즈음 로타리산장 휴식

 06 : 40 천왕봉

 07 : 20 중봉

 09 : 10 다시 천왕봉

 10 : 30 장터목 산장

 12 : 00 장터목 하산 시작,  일출봉능선으로 ..

 12: 25 연하봉(일출봉능선 들머리)

 18 : 00 중산리 버스 터미널

 19 : 00 차량회수...집으로...

 

  ※ 도상거리 : 약 15.7km 정도 예상

  ※ 산행시간 : 15시간 (점심시간 포함)

 

 

 

Dave Koz - Together Again | 음악을 들으려면 원본보기를 클릭해 주세요.

 

 

 

 

  산행코스 : 중산리 - 로타리산장 - 천왕봉 - 중봉 - 다시천왕봉 - 장터목산장 - 연하봉 - 일출봉능선 - 중산리(버스터미널)

 

밝은 대낮에도 필수로 가지고 다니던 렌턴이 오늘은 없다.

간만에 지리를 찾아서  그런지..중산리까지 오는 자동차 안에서는  줄곧 등허리에서는 허전함이 떠나질 않는다.

중봉일출을 담아볼까 싶어서 무박 야간산행을 감행하는 오늘

애써 막걸리 한병에 초저녁 잠까지 두어시간 자 두었는데..등뒤에서는 뭐가 구리는것일까...?

 

청산님

2시 반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올라가면 너무 시간이 남아 돌지 않을까요..ㅎㅎ

그럼 여기서 식혜나 한그륵씩 마시고 가지뭐..! 들고가면 무겁기만 할텐데..!

핫팩도 데피고 손난로에 불도 붙이고 ..

누구 말처럼 마빡에 쌍불도 붙이고...

헉...내 렌턴이 없네..이게 뭐냐

산에가면 단 한번도 빠뜨리지 않던 렌턴이 ..분명 챙겼는데...이제 갈수록 덜렁수가 많아지는것인가..!

어쨋든 3시가 다 되었을즈음 해서 힘찬 출발을 합니다. 

 바람거친 천왕봉 오름길....!

그나마 로타리산장까지의 오름길은 세상 편한 길이였군요

머리위에서 휘몰아치는 구름덩어리들과 무시무시한 칼바람소리가  유독 공포스럽기는 했지만

지도 해가 뜨면은 다 사그라질것이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오늘만은 기상청 예보를 절대적으로 믿음하고 오름하는 중이니까..ㅎㅎ

 

로타리산장 화장실

여기서부터 스페츠들 착용 해...!

인제 조금만 올라가면 눈속에 푹푹 빠질것이여....!

오늘의 첫번째 휴식이자 재충전이고 반반의 준비를 갖추는 곳입니다.

오늘 바람 거칠고 혹독한 추위와 맞부딪히는 그 서막이 시작되는 실질적인 출발지였던 것입니다.

 

아무도 오른 흔적없는 오늘의 천왕봉 오름의 러셀산행..

미끄러워서 다리는 쭉쭉 밀리고,

 여태까지는 머리위에서만  불어댔던 공포의  칼바람이 이제는 직접피부까지 다가와 있습니다.

렌턴마저 없는 돌팍은 보름달에 비춰지는 하얀 눈을 의지하여 오름하는데

여간한  집중과 긴장을 요하는것이 아니더군요

도데체 어쩌다가 두고 왔는지..그넘의 막걸리 한병때문인가..?

 

아...천왕봉 오름길이...이리도 힘들수도 있었던가...?

천왕남릉으로 갈라지는 마지막 철계단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어두운 시간동안 긴장을 많이 했던 다리가 많이도 지쳐버린 지금

힘까지 풀려서 이 마지막 오름길은 말그대로 주저앉고 싶은 마음만 간절합니다.

뒤에 연하선경님만 없으면 좀 쉬어가면 좋겠구만...!

지치지도않는지 기어이 등뒤에서 따라붙고 있습니다.

어차피 렌턴이 없는 돌팍은 오늘 천왕봉 오름의 러셀은 포기한상태이고

건실한 풍경님이 러셀의 진수를 한몸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지막 마의 고비길..

천왕봉 오름길의   마지막 급경사  깔딱고개는  단지 열걸음만 하고서도 다리에 힘이 풀립니다.

다들 어찌 올라가는지...

참..! 체력들도 좋아....!

 손 발 얼어붙은 중봉의 아침...!

에이..오늘 일출은 없겠구만...! 그래도 중봉까지 내려가서 일출을 기다려 봐야것제..?

 

무릎위까지 쌓여있는 눈폭탄의 중봉 내림길

와우....이게 뭐냐...?

발을 잠시만 잘못 디디면 숫제 허리까지 푹 빠져 들어갑니다.

당연 아이젠이 먹힐리가 없겠지요

순간 순간 멈추어서 고민들을 합니다.

그냥 되돌아 갈까..? 가보까..?

 

 

얼음조각으로 변해가는 손 발의 냉기에는 사진마저도 욕심에서 멀어지더라..!


참... 눈물겹게 올라온 중봉의 새벽아침

일출빛은 얇은 구름덩이 사이로 눈꼽만큼

비춰주고 있습니다.

그 무서운 칼바람은 아직도 하나도 꺽임없이 거칠구요

이제 꿈에 그리던 중봉의 겨울 아침을 담아내야지요...!

기쁨이고 환희고 ..설레임 그 자체입니다.ㅎㅎ

 

셔속이 떨어지는 새벽아침...

커친바람이 카메라를 온통 뒤흔들고 있어서

안정감이 너무 떨어집니다.

손도 시럽고 발도 시려오는 지금 삼각대를 꺼내서

조립한다는게 여간 곤역이 아닙니다.

두툼한 방한용 장갑으로 조그마한 기기들을

다룬다는게 어찌 이리 어려운 일인지..에이...

얼마나 정신없이 흔들리는 사진들을 담아내고

있었을까요..ㅎㅎ

손에 느껴져 오는 느낌이 이상합니다.

손가락들의  미끌미끌한것이 숫제 통나무같은

느낌이랄까요...

발은 발데로 강한 통증들이 몰려 옵니다.

이래서 사람이 아예 움직임들을 포기하는 것일까요..?

그냥 멍청해지고 움직임들이 둔해지는것이 ..

이러다가 속절없이  얼어죽는갑다 싶습니다.

 

청산님 말씀...

언제까지 찍고 있을거여...어여 가세..! 


 

 

 

 

 

 

 

 

 

 

 

 이길...ㅎㅎ

중봉 내려갔다가 천왕봉으로 다시 올라오는 길입니다.

우리가 길뚫음을 했던 길을 다시 뚫고 올라오는 길이지요..ㅎㅎ

내려서면 코 앞이던 중봉 가는길이 이렇게도 멀고 힘겨운 고난의 길일수도 있는 것일까...?

 무릅까지 푹푹 빠져들었던 중봉에서 천왕봉 오름길...!

먼저 포기하고 장터목산장으로 가셨던 연하선경님의 현명한 선택에 그저 부러운 마음 뿐입니다.

중산리에서 천왕봉 오름길...ㅎㅎ 우리가 한밤중에 길트임 해놓았는디..ㅎㅎ

다리는 눈속에 파묻혀서 뽑아지질 않고 목구멍에서는 더이상 몰아쉴 공기도 없었던 오름길..!

그래도 다시서는 천왕봉 정상에서는 왜이리 가슴 터지는 희열이 찾아 오는지..?

 

오..젊은 사람들이구만..어디서들 왔습니까..?

서울....일찍 출발 하셨네요..ㅎㅎ

오늘 올라오신 그길...우리가 한밤중에 러셀(길트임) 해 놓았는디..ㅎㅎ

별반응도 보이지 않는 이 친구들한테..속없는 자랑질입니다..

허긴... 이 젊은 친구들이

 우리가 그 어두운 한밤중에 엄청난  칼바람을 맞으면서  힘겹게 길트임 한줄을 어찌 알것이겠는지요..

 

 

평일날.. 그것도 혹독한 추위가 예견되었던 이른 아침의 천왕봉에는 평소 보기힘들만큼

한가하고 맘껏 여유롭습니다.

그 징했던 칼바람만 아니면 천왕봉의 한없이 넓은 품을 내 혼자 다 가질수 있었을것을..ㅎㅎ

 

누군가 그러더군요

날씨가 차가워지면 대기의 열기가 하늘로 올라오질 못하고 얼어붙어서

지평선 저 먼 자락까지 한없이 께끗하다고...

대차나

오늘 지리천왕봉에서 보이는 산줄기는 년중 보기 힘들만큼 끝없이 선명합니다.

멀리 반야에서 노고단까지 뿐 아니라 한없이 멀것같은 광주 무등산까지 한눈으로 가까와 보입니다.

또 언제쯤에나 이런날이 다시 올까 싶을만큼...!

 

 

 

 

 

 

 

 

 

 

 

 

                                           해가 뜨면  바람은  거짓말처럼 죽어...!


공포스럽게 울어데던 새벽 칼바람에게

일갈을 가했던 청산님 말씀입니다.

헌데도

오늘은 그 일침의 힘이 약했던지 죽기는 커녕

더 강력하고 혹독한 추위를 동반하여 달라듭니다.

천왕에서 장터목으로 내려가는 그 얼마간의 구간에서마저 

 얼쩔수없이 보여지는 속살들을

어김없이 할퀴어갑니다.

 

어이 돌팍...!

우리 제석봉에나 올라가볼까...?

으이고..춘디..그냥 내려가시지요..!

발도 얼었담시로 머할라고 올라갑니까...?

 

목구멍부터 저 깊은 창시까지

뜨끈하게 데펴줄 소주나 언능한잔 하로 가야겠습니다.ㅎㅎ

 

아따...

이 .... 풍경님은 왜 이리 안내려온다냐..!

이양반은 춥도 한 안합감네...암튼..참

먼 찍을것들이 그리도 많은지...?

나는 손이 시려서 암것도 찍기도 싫구만

콧 구멍에 칼바람이라도 잘 막고서 사진들은

찍고 있는지 몰러....!

여차하면 딸기코 될지도 모를 일을....ㅎㅎ


 

 

 

 

 

 

 

※ 일명 지리산 눈꽃 삼형제 나무라고도 했던것 같은데....

 

 

 

▲ 통천문 위에서 보이는 지리산 명품 풍경중 하나이지요 ...사시 사철 늘 아름다운 곳..! 오늘도 어김없이 눈 부십니다.

 

 

 

 

 

 

 

 

 

 

 

 

 

 

 


 

 

 

 

 

 

 

 

 

 

 

 

 

 

 

 

     ▲ 제석봉 조망터에서 보이는 천왕봉


 

 

배고픔보다는 추위로부터 자유로웠던 점심시간...!

기다리던 장터목 산장의 아침겸 점심시간입니다.

먼저 하산하셔서 기다리던 연하선경님은 해도 연락이 없어서 조난신고를 할려고 했다나요..ㅎㅎ

조난이 문제가 아니라 손 발이 얼어붙어 떨어지질 않아서 더 빨리  내려오질 못했던게지요..!

하마터면 손가락 발가락 그리고 귓볼 떨어져 나갔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점심은 간단한 김치두루치기에 목에서부터 허기진 창시들한테까지 뜨끈하게 넘어가는 소주로

추웠던 냉기들을 달래봅니다.

그리고 나머지 더 허기진 배들은 연하선경님표 라면 떡국으로 갈무리를 하구요..ㅎㅎ

이쯤 되면은 살만 하겠지요..ㅎㅎ

배도 부르고 알딸한 취기는 온몸에 열기로 데워주기에 충분할듯 합니다.

다른 어떤 배부르고 좋아하는 소주보다는 그 앙칼지고 끊임없던 추위와 바람앞에서 자유로울수 있었던것이

오늘  점심시간의 가장 큰 행복이고 위안이  아니였는가 싶습니다.

 

 

근데 인제 어디로 하산을 할까요..?

시간도 많은데 ..연하선경님 앞마당인 연하선경길을 지나서 세석까지 내달려 보는것은 어쩔까요...?

좋아라 할것 같았던 연하선경님 말씀..!

먼 연하선경길을...그냥 일출봉능선을 따라서 중산리로 하산을 하면 좋겠구만...!

안돼..그길 생각보다 엄청 오래 걸리고 힘든 구간이여,...절대 만만한곳이 쉽게 생각하면 안돼...!

의외로 청산님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는듯도 싶다가

그만 돌팍이 선경님 제안에 적극찬성을 하고 나섭니다.

가다가 중간에 내려가면 되지 않나요..요즘은 길도 나름 선명하게 보이는듯도 싶던데요..ㅎㅎ

게다가 충분히 믿을수 있는 청산님까지  계시겠다...

열정의 젊은 청춘이 두명이나 있는데...시간도  많구만..ㅎㅎ

 

청산님의 꿀꿀한 표정은 당체 바뀔 기미를 보이질 않으시면서 한마디만 하십니다. 

그래..그럼  ,   돌팍....!   니가 길 뚫어...!

 

예...12시 땡 하면 출발입니다.ㅎㅎ

 

 

 

 

 

 

 

 

일출봉 능선

경상남도 산청군 시천면에 위치한 일출봉(1590m)은

주능선 연하봉(1721m)에서 남쪽으로 내리뻗은 지능선상의

최고봉으로, 장터목산장에선 불과 이십분거리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일반인들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아직은 동남부 지리산의 비경지대로 남아있는 곳입니다.

 

이 지능선은 일출봉 아래 1407m봉에서 Y자로 가지를 치면서

중산리 계곡과,  청래골과 도장골을 갈라내고 있는데,

동남방향의 중산리쪽으로 내리뻗은 능선은 선답자들에 의해

일명 일출봉능선으로 불려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하봉에서 1407m봉을 거쳐 내대리(해발400m)까지

내리뻗은 도상거리 8.0km의 도장골방면 지능선은 이름이

없어 편의상 연하봉남릉으로 불리어지고 있습니다.

 

일출봉은 장터목에서 늦은 출발로 천왕일출을 놓친 산객들이

대신으로 찾는 일출장소로  유명해졌지만, 실은 지리 일출중

그 어느곳 못지 않은 멋진 장관을 자랑하는 숨은 비경이 있는

곳입니다.

 

연하봉 곁의 주능선 삼거리에서 중산리(해발450m)까지

도상거리 7.8km의 일출봉능선은, 지독한 산죽과 다듬어지지 않은 암릉코스로 인해 등산로가 전무하다 싶이 하다가 최근

매니아들의 잦은 발길로 인해서 우회로들이  많이 생겨났고

날등길 또한 뚜렷해졌지만 아직까지 지리산의 숨은 몇 안되는

미답 등로로 남아 있습니다.

 

특히나 요즘처럼  눈길 가득한 겨울 산행길에서는 그나마

희미하게 보였던 등로마져도 찾기 힘들고 혼동하기 쉽습니다.

금새 도착할것 같은 짧은 도상거리임에도 마치 귀신에 홀린

것처럼 그 능선이 끝없이 이어지곤 합니다.

이제 이쯤이면 왼쪽 중산리쪽  어딘가로 내려설수도 있을듯하고또, 이 능선만 넘어서면 더이상의 능선이 없을듯 하면서도...

능선 , 암릉을 우회하고 나면 어김없이 또한번의 괴물스런

암릉과 능선이 나타나곤 합니다.

 

그 지겨운 산죽또한 만만치 않은곳이 이곳 등로입니다.

몸도 마음도 지쳐갈수록 그 산죽의 깊은 미로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변변한 조망터 하나 갖추지 못한...그런...!

그래도 이 등로..언제가는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겠지요..ㅎㅎ


 


 

 

연하봉 삼거리의 일출봉 능선 들머리에서부터 무릎밑으로까지 빠져들어가는 눈길에서는 

 차마,  5분의 러셀에도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꼬그라집니다.

헉...이럴수가...이거 왜 이리 눈이 많아..? 조금의 거짓말을 더하면 허리춤까지 깊숙히 빠져들어갑니다.

 차라리 엎어져서 네발로 기어가면 어쩔가 싶습니다만

그마저도 앞서가는 팔들이 깊숙히 처박히고 맙니다.ㅎㅎ

이럴땐 다시 원위치로 일어서는것 마저도 힘이 드는구만요..!

해가 뜨면은 거짓말처럼 바람이 죽을거라던 칼바람은 한낮이 한참을 지난 오후 시간에도

더더욱 거칠고 사납게 얼굴들을 할퀴어가고 있습니다.

베낭에 남아 있는 모든 과일과 물들은 꽁꽁 얼어붙어 가구요..!

 

자고로..산길은 선답 고수님들의 말들을 잘들어 모셔야 하는것을.

좋게...세석 거림으로의 정규 등로를 따르는 것이였는데..ㅎㅎ

 

귀신에 홀린듯한 길고 지루한  일출봉능선 하산길...!

1407봉 밑으로는 눈들이 많이 녹고 없을것이라 큰소리 쳤던 돌팍..ㅎㅎ

어이 돌팍...눈들이 다 녹고 없다면서..이것들은 다 뭐다냐..?

이제 그만 눈이라도 없으면 하산길의 길찾는것이라든가 걷는 시간이 훨씬 빠를텐데...

길은 희미하고 한없이 쌓여있는 눈길에서는 도무지 스피드가 나질 않습니다.

게다가

조금만,  아니 눈앞에 보이는  저 고개마루 한개만 넘어서면 중산리 매표소쪽으로 떨어지는 샛길이 있을법도 한데...

다가서면 또다시 멀어지는 능선길입니다.

저능선 하나만 더 넘어보자..

 저 조그마한 능선에서는 분명 길까지 훤히 보이는게 분명한데도

또다시 다가서면 그어떠한 흔적도 없습니다.

아주 환장할 일입니다.

갈수록 인내의 한계가 눈앞까지 와 있는듯 합니다.

몸과 마음이 지쳐갈수록 짜증나는 산죽 미로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

 

그나마 언제부터인가 지겨운 산죽 사이로 지겨운 내림길의 끝을 알리는 마을 지붕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

뭐 ....이런 산길이...!

 

일출봉 아래 1407m봉에서 Y자로 갈라지는 모습입니다.

왼쪽은 중산리로 내려서는 일출봉능선이고 오른쪽으로는 청래골과 도장골을 가르는 연하남릉인 것이지요

그리고 Y자의 가운데 골은 그 이름도 이쁜 청래골이랍니다.

일출봉 능선을 끝없이 길게 이어서 내림하면 중산리 탐방관리소 한참 아래에 위치한

버스 터미널 위쪽 도로까지 내려서게 되더군요

 

손, 발가락 얼어가는 혹독한 칼바람 앞에서도

또 지겹고 신기루같이 길게 이어지는 일출봉능선 하산길에서

많이 지치고 버거웠음에 틀림없으셨을 청산님..!

그저 묵묵히 지켜봐주시고 따라주심..너무 감사합니다.

 

연하선경님

멀리 광주에서 맛깔나는 무같은 거 하고..포도알, 라면떡국

등등 바리 바리 준비해 오셔서 ..돌팍같은 한량들의 입은

한없이 즐거웠답니다.

두번씩이나 이곳 일출봉 능선을 다녀가셨다면서도 초행처럼

모르세로 일관하신 선경님...

담에는 광주 무등산에서 꼭 한번 뵐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그리고 중요한 풍경소리님

잠한숨 못주무시고도 머슴처럼 거친 길트임을 그 끝없는 열정으로 뚫어주심...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산행후기

청산님 -손가락 발가락 가벼운 동상으로 형수님깨 말도 못하고 혼자서 몰래 족욕에 열중하고 계신답니다.

풍경소리님 - 넓고 큰 코가  집중으로 칼바람을 받아서 코 얼고 헗어서 허물 하꺼풀 벗기고나니  

콧등은 시컴해지고 벗겨진  콧등이 시린다고 합니다. 남는 연고라도 줄것을 그랬나...!

돌팍 - 두 귓볼이 얼어붙어서 물집잡히고 시커멓게 변색, 얼음처럼 굳어져서(1도 동상)

3일치 관련 약 묵고, 연고 바르고 있는 중이랍니다.

하마터면 잘려 나갈 뻔...ㅎㅎ

연하선경님....혹독한 강추위에 삐쳐서 연락두절...!

 

이상..길고 지루한 돌팍의 지리산 천왕봉 중봉의 혹독한 일출산행 이야기였습니다.

2012년 2월 10일날에...dolpak

출처 : 돌머리의 산 길 헤매이기
글쓴이 : dolpak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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