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daily/좋 은 글 , 시

네명의 아네를 둔 남자

나 그 네 2013. 6. 17. 22:41

네명의 아네를 둔 남자


네명의 아네를
둔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첫째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자나깨나 늘 곁에 두고 살아갑니다



둘째는 아주 힘겹게 얻은 아내입니다
사람들과 피투성이가 되어 싸우면서 쟁취한

아내이니 만큼 사랑 또한
극진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둘째는 든든하기
그지없는 성(城) 과도 같습니다

셋째와 그는 특히 마음이 잘 맞아
늘 같이 어울려 다니며 즐거워합니다.

그러나, 넷째에게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녀는 늘 하녀 취급을 받았으며
온갖 굳은 일을 도맡아 했지만



싫은 내색을 전혀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그의 뚯에 순종 하기만 합니다

어느 때 그가 머나먼 나라로
떠나게 되어 첫째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



그러나, 첫째는 냉정히 거절합니다
그는 엄청난 충격을 받습니다

둘째에게 가자고 했지만
둘째 역시 거절합니다.



첫째도 안 따라가는데
자기가 왜 가느냐는 것입니다

그는 셋째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
셋째는 말합니다



성문 밖까지 배웅해 줄 수는 있지만
같이 갈 수 없습니다 라고,

그는 넷째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
네째는 말합니다

당신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가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그는 넷째 부인만을
데리고 머나먼 나라로 떠나갑니다

잡아함경(雜阿含經)에 나오는
이 이야기의 머나먼 나라는 저승길을 말합니다



그리고 아내 들은 살면서 아내처럼
버리 수 없는 네 가지를 비유하는 것입니다

첫재 아내는 육체를 비유합니다
육체가 곧 나라고 생각하며 함께 살아가지만

죽게 되면 우리는
이 육신을 데리고 갈 수 없습니다



사람들과 피투성이가 되어
얻은 둘째 아내는 재물을 의미합니다

든든하기가 성과같았던
재물도 우리와 함께 가지 못합니다



셋째 아내는 일가 친척, 친구들입니다
마음이 맞아 늘 같이 어울려 다니던 이들도

문 밖까지는 따라와 주지만
끝까지 함께 가 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나를 잊어버릴 것이니까요



네째 아내는 바로 마음입니다
살아있는 동안은 별 관심도 보여주지 않고

궃은 일만 도맡아 하게 했지만 죽을 때
어디든 따라가겠다고 나서는 것은 마음뿐입니다



어두운 땅속 밑이든
서방정토든 지옥의 끓는 불 속이든

마음이 앞장서서
나를 데리고 갈 것입니다



살아 생전에 마음이 자주 다니던
길이 음습하고 추잡한 악행의 자갈길이었으면

늘 다니던 그 자갈길로
나를 데리고 갈 것이고



선과 덕을 쌓으며 걸어가던
길이 밝고 환한 길이었으면 늘 다니던

그 한한 길로
나를 데리고 갈 것입니다



그래서 살아있는 동안 어떤 마음으로 어떤
업을 짓는냐가 죽고 난 뒤보다 더 중요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