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맘 때면 길을 걸을 때에도 차를 타고 갈 때도 고개만 돌이면 눈에 띄는 하얀색 작은 꽃들이 군락을 이루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걸 볼 수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계란꽃, 왜풀 이라고도 불리는 개망초이다. 이 풀꽃 또한 어려서부터 친근하게 여름이면 길가나 들판 여기저기에 피어나 우리의 추억 속에 자리하고 있는 꽃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당연히 토속식물인줄 알았다. 북아메리카에서 넘어와 자리 잡은 귀화식물이란다.
개망초의 이름의 유래는 1910년 8월 우리나라가 국권을 상실했었던 그 때, 나라가 망할 즈음에 피었다하여 망할 망 (亡)자를 써서 개망초라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까지의 이름의 유래는 망초꽃의 유래란다. 처음에 망국초라고 불리던 것이 망초가 되었고, 개망초는 망초와 비슷하게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망초와 개망초를 구분 짓기 중에 망초꽃의 개화시기는 개망초꽃이 6~7월에 피고 난 후 결실을 맺을 즈음에 8월부터 핀다고 구분 되어있다. 그러고 보면 개망초보다 망초꽃의 개화시기가 딱 떨어지는 것이 망초꽃의 망국초설이 더 신빙성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망초와 개망초가 다르다는 것도 부끄럽게도 이제야 알게 된 사실이다. 어떤 이는 개망초가 번식력이 대단하여 농사일에 방해될 만큼 많이 피어 좋지 않은 어감의 ‘개’자를 넣어 개망초라 불린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이런 이유로 농부들에게는 귀찮고 쓸모없는 존재겠지만 나는 참 좋아하는 풀꽃이다. 개망초 역시 꽃이 피기 전까지 새순을 나물로 먹거나 된장국을 끊여 먹을 수 있으며, 국화과의 꽃으로 잘 말려서 꽃차로 그 향을 즐길 수도 있다.
“우리는 조선시대에 태어났으면 황진이 저리가라는 미인이었을수도 있었어 ” 라는 말을 마네킹처럼 깡마른 사람들이 미인의 기준이 된 지금의 시대에 잘못 태어난 것이라고 친구들과 서로 위로한답시고 우스갯소리를 한 적이 있다. 물론 위의 예시가 적절한 것은 아니겠지만, 오랑캐꽃이라 불리는 제비꽃, 망초와 개망초도 단지 시대를 잘못 잡아 피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뭐지? 이 동병상련의 느낌은?(요즘 개그코너의 유행어 버전)
개망초꽃을 한 아름 꺾어 꽃다발을 만들어 보거나 굳이 그러지 않아도 꽃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그 이름으로 불린다는 것이 안타깝다. 그래서 달걀부침을 꼭 닮아 소꿉놀이의 단골메뉴였던 이 풀꽃을 개망초가 아닌 계란꽃으로 계속 부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