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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홈런포… 140.8m 날렸다, 초대형 쐐기 2호포

나 그 네 2016. 4. 18. 17:50


 

미네소타 트윈스 소속 박병호가 17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 8회말 1사 때 솔로홈런을 치고 타구의 궤적을 보고 있다. AP뉴시스
타석에서 가운데 담장까지 거리 125m. 오른쪽 담장 높이 7m. 미국 미네소타주 최대 도시 미니애폴리스 한복판에 위치한 타깃필드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투수 친화적’ 구장이다. 외야 담장까지 긴 거리, 높은 담장은 홈런을 저지하는 네 번째 외야수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담장이 낮은 지점도 있다. 외야 왼쪽부터 우중간까지다. 높이는 성벽 같은 오른쪽 담장의 3분의 1 수준인 2.4m다. 그렇지만 거리는 3∼4m 더 길다. 타석에서 가장 가까운 왼쪽 파울 기둥을 아슬아슬하게 넘기는 홈런을 노려도 103m 넘게 공을 날려 보내야 한다. 왼쪽은 낮지만 멀고, 오른쪽은 가깝지만 높은 곳. 타깃필드는 ‘거포들의 무덤’이다.

하지만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에게 이 구장의 외야 담장은 고민거리조차 되지 않았다. 박병호가 17일 LA 에인절스와의 메이저리그 홈경기에서 터뜨린 대형 홈런은 타깃필드를 정확하게 반으로 가르고 훌쩍 넘어갔다.

박병호는 7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4로 앞선 8회말 1사에서 솔로 홈런을 때렸다. 에인절스 세 번째 투수 조 스미스의 5구째를 퍼 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측정한 비거리는 140.8m. 에인절스 중견수 마이크 트라웃이 하늘을 보며 공을 쫓다 포기하고 멈출 정도로 대형 포물선이었다.




2010년 개장한 타깃필드 사상 다섯 번째이자 지난 5일 개막한 메이저리그의 30개 팀을 통틀어 두 번째에 해당하는 비거리다. 올해 최장거리는 놀란 아레나도(콜로라도 로키스)의 143.5m다. 박병호의 홈런은 지난 9일 캔자스시티 로열스 원정경기(3대 4 패)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카우프먼스타디움 왼쪽 담장을 넘어간 타구는 132m를 날았다. 마찬가지로 대형 홈런이었다.

박병호의 강한 손목 힘, 빠른 허리 회전, 다른 선수보다 4도가량 높은 타구 각도가 만든 결과다. 박병호는 한국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소속이었던 지난해까지 2년 연속 50홈런을 돌파했지만 홈구장인 서울 목동구장의 외야 담장(거리 118m·높이 2m)이 상대적으로 작아 가능했다는 분석이 있었다. 하지만 목동구장보다 7m 멀고 5m 높은 타깃필드의 담장을 가볍게 넘기면서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끌어올렸다.

미네소타는 오스왈도 아르시아, 박병호의 8회말 백투백 홈런을 앞세워 6대 4로 승리했다. 박병호는 “공이 방망이에 잘 맞았다. 때린 순간 담장을 넘길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바람 덕에 비거리가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미네소타의 폴 몰리터 감독은 “데뷔 홈런과 완전히 달랐다. 박병호가 변화구를 놓치지 않고 쳤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