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 전설 1.
아주 오랜 옛날,
사랑하는 부부에게 오래도록 아이가 없어
천지신명에게 간절히 빌었더니 늦게서야 딸 하나를 점지해 주셨다.
외동딸로 태어난 아이는 얼굴이 고울 뿐만 아니라
부모님에 대한 효성도 지극하여 온 마을에 소문이 자자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어버지가 돌아가시게 되어
가까운 절에서 아버지의 극락왕생을 빌며 백 일 동안 탑돌이를 하게 되었는데
탑돌이를 하던 그 처자를 처음부터 유심히 지켜보던 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큰스님의 시중을 들던 젊은 스님이었다.
누가 볼세라 안절부절 못하고
가슴앓이만 하며 애를 태우고 있다가
그만 백일이 지났다.
탑돌이를 마치고 처녀가 집으로 돌아가자
스님은 절 뒤의 언덕에서 하염없이 그 처녀를 그리워하며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더니 결국 죽고 말았다.
그 이듬 해 봄,
절 뒤에 있던 스님의 무덤가에
한 송이 풀꽃의 잎이 싱싱하게 돋아났다.
그러더니 봄이 다 지나갈 무렵 갑자기 그 잎이 스러지고
다시 두어 달 뒤 한여름에
불쑥 꽃대 하나가 씩씩하게 올라오더니
연분홍 꽃이 곱게 피어 났다.
사람들은 그 꽃의 이름을 '상사화'라 하였다.
세속의 여인네를 짝사랑하다가
말 한 마디 못하고 죽은 스님의 애절한 사랑이 깃든 꽃,
그래서 그 꽃의 꽃말은 ‘이룰 수 없는 사랑’이 되었다.
상사화 전설 2.
중국에
딸 하나만 가진 약초 캐는 사람이 있었는데.
먼 조선땅에
먹으면 장생불사한다는 불로초가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다.
그는 불로초를 캐기 위해 조선으로 갔다.
온 조선땅을 헤매다 불로초도 캐지 못하고 죽고 말았는데
그는 조선에 가기 전 딸에게
만약에 자기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딸이라도 그 불로초를 꼭 구하라는 말을 남겼다
아버지의 유언 아닌 유언을 따라
조선으로 불로초를 찾아나선 처녀는
조선의 어느 절에서 고승을 만나
불로초보다는 육신을 버리고 도를 깨치는 것이
영원히 사는 길이라는 가르침을 받고
작은 암자에 머물러 도를 닦게 되었다.
어느 날, 큰절에 내려갔다가
고승의 가르침을 받으러 찾아온 젊은 스님을 보고서
그만 그 스님을 짝사랑하게 되었다.
그러나 차마 사랑을 고백하지는 못하고 세월만 흘렀다.
그러다가 처녀는 용기를 내어
큰절로 내려가 젊은 스님에게 사랑을 고백하였으나
젊은 스님으로부터
불자의 몸으로 여인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만 듣게 되었다.
아버지의 유언도 이루지 못하고
사랑까지 거절당한 충격으로 처녀는 그만 죽고 말았다.
어느 날, 처녀가 죽은 자리에
잎이 없는 꽃이 피어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그 다음 해,
봄이 되자 다시 싱싱하게 잎이 나서 자라는 것을 보고
아름다운 처녀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이
예쁜 꽃으로 피어난 것이라 말하며
그 때부터 사람들은
그 꽃을 ‘상사화’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