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시화집 <너도 그렇다/ 2009, 종려나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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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시인의 두 번째 시화집『너도 그렇다』에 실려 있는 것입니다. 10년 전 첫 시화집을 낸 바 있는 시인이 흑백의 명암만으로 표현한 연필그림을 직접 시 옆에다 그려 넣었습니다. 시인은 오랫동안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있다가 교장으로 정년퇴임할 무렵인 2007년 봄 갑자기 병마가 찾아와 의사로부터 1주일 내 사망할 것이란 선고까지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백일 넘도록 물 한 모금 입에 대지 못하는 고통스러운 투병생활 끝에 마침내 병을 이겨내고 지금은 비교적 건강한 몸으로 공주문화원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승 문턱까지 갔다가 돌아와서 그런지 마치 갓 태어난 어린아이의 눈빛으로 빚어낸 시편들이 정갈한 그림과 함께 선의 경지인양 신비롭습니다. 일상에서 금강석처럼 건져 올린 시들이 한층 더 우주의 깊이와 넓이로 확장되어 모두 아름답고 사랑스럽습니다. 이 짧은 ‘풀꽃’이란 시도 그렇습니다. 아프기 전에도 풀잎 위에 맺힌 이슬 하나부터 어린 꼬마들의 재잘거림에 이르기까지 모두를 사랑한 시인이었지만 유난히 우주의 별빛처럼 영롱하고 맑습니다. 투병 끝에 한층 시어가 맑아진 걸까요. 그렇게 보아서 그런 것일까요.
시화집 뒤표지에는「시」라는 이런 시가 실려 있습니다. “마당을 쓸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깨끗해졌습니다.// 꽃 한 송이 피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아름다워졌습니다// 마음속에 시 하나 싹 텄습니다./지구 한 모퉁이가 밝아졌습니다.// 나는 지금 그대를 사랑합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더욱 깨끗해지고/ 아름다워졌습니다” 이 시를 읽으며 마당 한 구석을 청소하고, 어느 구석에서 꽃 한 송이 피어나는 일이 예사로운 것이 아님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습니다. 유홍준 씨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도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생각하고, 생각하는 것만큼 누릴 수 있다’는 말이 있지만 어디 그게 풀꽃만이겠습니까. 뭐든 관심을 가져야 기쁨이든 행복이든 열릴 수 있겠지요. 꽃이나 사람이나 한참동안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예쁜 것을 알 수 있으니까요. 사람 사이의 관계도 자세히 오래 들여다봐야 아름다워지지 않을까요. 그건 관심이라 해도 좋고 관찰이라 해도 상관없을 겁니다.
풀꽃은 제자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는 시 입니다. 이것도 인연이네요. 저도 오늘 낮에 풀꽃(?)을 전해 받았는데... 웹 서핑중 소개가 가장 정갈하게 된 내용으로 옮겨 드립니다. 참고가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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