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인터넷을 보다가 사진 한 장을 만났습니다. 사진 옆에 있는 기사를 보고 허정도 선생의
책에서 읽었던 내용이 떠 올랐습니다.
아, 그 사람인 모양이다.
저는 이제서야 얼굴을 보게 되었습니다.
일본에 의해 징집된 이 남자는 만주 국경전투에서 소련군에 포로가 된 후 소련 군대에 징집되었다.
후에 독일군 포로가 되었고 대서양 장벽 공사에 투입되었다. 미군의 포로가 되었는데
그가 말하는 것이 어느 나라 말인지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는 한국인으로 판명되었고 육군 정보국에 자신의 이야기를 진술했다.
프랑스 노르망디 유타 해변, 1944년 6월 6일
관련된 자료를 찾아 보니 그가 중앙 아시아에 있던 고려인이라는 주장도, 또 한국인이 아니고
몽골인이라는 것도 있었습니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 낼 능력이 제게는 없습니다.
다만 사진 옆 설명만 놓고 보면 그는 한국 사람입니다.
한반도와 노르망디는 지구 반 바퀴를 더 돌아야 할 만큼 멀리 떨어진 곳 입니다.
식민지 청년이 일본에 의해 군에 끌려 갔다가 포로가 되어 소련군이 되고
다시 독일군에게 포로가 되어 독일군이 되었다가 미군의 포로가 되었습니다.
그 것도 지구를 반 바퀴나 돌아서 말입니다.
‘살아 남았으니까 죽은 사람에 비해 얼마나 행운인가’ 라는 말을
이 사람에게는 도저히 할 수 가 없었습니다.
역사의 거대한 바퀴가 구를 때마다 바퀴 밑에서 한 개인의 행적쯤이야
얼마든지 무시되고 잊혀지죠.
사진 속 이 남자는 그렇게 무시된 한 개인의 생생한 증거로 서 있습니다.
이 사진 속 남자의 이야기는 조정래 선생에 의해서 ‘오 하느님’이라는 소설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저는 아직 못 읽었습니다.
이 남자를 지켜 주어야 할 국가는
이미 그 잘난 조상들 때문에 이 남자가 태어나기 전에 사라졌습니다.
군대에 끌려 간 이후 이 남자를 지켜준 것이
조정래 선생은 ‘고향에 계신 부모님의 음성’이라고 했지만
아마 어떻게든 살아야 되겠다는 본능이었을 것입니다.
부모님의 목소리가 닿기에 지구 반 바퀴는 너무 먼 거리였고
상황은 이성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역사는 이렇게 한 개인의 인생을 마음대로 ‘기구하게’ 만들어도 되는 것 일까요?.
역사의 주체가 인간이라면 인간은 인간에 대해서 이렇게 ‘막 대해도’ 되는 것 일까요?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관계없이 그렇게 이리 저리 흔들려 이제는 생기마저 잃어버린
사진 속 남자 얼굴을 보면서 속이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훗날 또 다시 저렇게 수 만리 떨어진 곳에서 우리 아이들 중 누군가가 퀭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지 누가 알겠습니까?
[출처] 노르망디 해안의 한국인 포로|작성자 레스까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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