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daily/낭송시, 영상시

청포도- 이육사

나 그 네 2010. 7. 3. 10:07

 

 
청포도 
 
내 고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여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李陸史

본명 이원록 (1904~1944)
경북 안동출생으로 일제치하 독립운동을 하다
옥고를 치르면서 받은 수인번호 숫자 264번을
평생의 필명으로 삼고 항일투쟁을 전개해온 애국지사로
40세의 짧은 생애를 중국의 북경 일본영사관 감옥에서 순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