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물고기에는 ‘돔’자 항렬이 많다. 여기에서 ‘돔’은 가시지느러미를 의미한다. 그러니 ‘돔’자 항렬을 쓰는 물고기는 가시지느러미를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돔’ 자 항렬을 사용하는 물고기 중 스쿠버 다이버뿐 아니라 낚시꾼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어류가 도미과에 속하는 참돔과 감성돔 등이다. 스쿠버 다이버들의 수중 사냥이 허용되는 유어장에서 이들 도미과에 속하는 어류들은 포획이 가능하다. 이들 어종은 회유성 어종이다 보니 잡지 않아도 계절이 바뀌면 다른 곳으로 떠난다. 계절에 따라 회유하는 이들 어류를 찾아 낚시꾼들은 쓰시마 섬과 우리나라 곳곳을 오가기도 한다. 도미과에 속하는 어류들은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는 최고의 어종으로 대접받는다. 회나 찜 등 입맛을 돋우는 요리용으로도 그러하지만 수명이 길어 부모님의 무병장수를 비는 회갑연에는 반드시 올려야 했으며, 일부일처를 유지하는 어류라 결혼잔칫상에도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식문화의 차이로 그다지 인기가 없다. 서양인들은 구이용으로 적합한 조피볼락 같은 종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프랑스인들은 돔을 먹이나 축내는 물고기로 폄하하여 ‘식충어’라 부르고 미국인들은 ‘낚시하기에는 재미있는 고기’ 정도로 취급하고 있다.
‘돔’자 항렬의 물고기들
참돔(농어목 도미과)은 돔 중에서 최고라는 의미에서 ‘참’자가 붙었다. 균형 잡힌 몸매는 전체적으로 고운 빛깔의 담홍색을 띠어 ‘바다의 여왕’ 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어두육미(魚頭肉尾)’는 참돔의 머리 부분의 맛이 뛰어난데서 유래한 말이기도 하다. 성체의 크기는 1미터가 넘는 것도 있어 도미과 어류 중 가장 큰 편이다. 참돔은 성장이 빨라 양식을 많이 한다. 그런데 양식으로 참돔의 공급이 늘어나자, 돔 중에 최고라는 지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무엇이든 흔해지면 대접 받지 못하는 법이다.
감성돔(농어목 도미과)은 참돔에 비해 성장이 느려 양식을 해서는 수지 맞추기가 힘들다. 흔히 볼 수 없다는 희소성으로 인해 최근 들어 참돔이 누리던 지위를 차지하고 나섰다. 감성돔은 몸 빛깔이 금속광택을 띤 회흑색이어서 전체적으로 검게 보인다. 그래서 검은돔으로 불리다가 감성돔으로 이름이 변하게 되었다. 감성돔을 가리켜 ‘구로다이’라 하는데 이는 일본어 검다는 말 ‘구로(Kuro)’에 돔을 뜻하는 ‘다이(Dai)’가 붙은 말이다. 감성돔은 자라면서 성을 전환한다. 알에서 깨어날 때는 모두 수컷이지만, 5년 정도 자라서 몸길이가 30센티미터 이상이 되면 대부분 암컷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