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al science /Destruction of Nature

4대강 함안보 강바닥 깊이 21m 구덩이 파여…“놔두면 보 붕괴”

나 그 네 2012. 2. 13. 17:06

‘생명의 강 연구단’ 조사팀이 12일 오후 낙동강 함안보 하류의 수심을 측정하려고 보트를 타고 보 아래 강 가운데로 나가고 있다. 조사팀은 이날 조사를 통해 강바닥에 애초 설계보다 21m나 깊은 구덩이가 생긴 것을 확인했다.

생명의 강 연구단 등 현장조사
한국수자원공사도 심각성 인정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낙동강 창녕·함안보 바로 아래쪽 강바닥에 거센 물살로 최대 깊이 21m의 구덩이가 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구덩이는 계속 커지고 있어, 그대로 두면 보 구조물 아래까지 파고들어 결국 보를 붕괴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생명의 강 연구단, 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 민주통합당 4대강사업 국민심판특위 등이 12일 음파로 수심을 측정하는 ‘지피에스 에코사운더’를 이용해 창녕·함안보 하류 강바닥의 높이를 쟀더니, 보 바로 아래부터 해발 -6m의 수준을 유지하던 강바닥이 하류 100여m 지점부터 갑자기 푹 꺼져 하류 150m 지점에서는 해발 -27m까지 내려가면서 거대한 구덩이가 만들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설계대로라면 구덩이가 생긴 지점을 포함한 강바닥은 해발 -6m의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현장 조사를 벌인 전문가들은 거센 물살 때문에 강바닥이 보 보호시설(하상보호공) 끝부분부터 파여 나가기 시작해 애초 설계보다 21m나 내려앉은 것으로 분석했다.

생명의 강 연구단장인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과)는 “강바닥 파임 현상이 보가 있는 상류 쪽으로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이대로 둔다면 보 보호시설 아랫부분까지 깊게 파여 결국은 보가 붕괴될 것”이라며 “이런 현상은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16개 보 모두에서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창녕·함안보 건설 시행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김영우 창녕·함안보 사업소장은 “지난해 8월31일 홍수가 끝난 직후 강바닥 파임 현상을 처음 발견했으며, 지난달 19일 재측량 결과 지난해 처음 발견했을 때보다 40m가량 상류 쪽으로 더 진행돼 보 보호시설 끝부분까지 도달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는 강바닥 파임 현상이 더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보 보호시설이 끝나는 부분부터 가장 깊게 파인 부분까지 이어지는 구덩이의 비탈면에 길이 70m, 너비 200m의 천을 깔고 그 속에 시멘트를 투입해 강바닥에 고정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대책에 대해 박 교수는 “임시방편일 뿐”이라며 “대형 댐 규모의 구조물을 강에 건설하면서도 대책은 조그만 보 수준으로 허술하게 세웠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인 만큼, 지금이라도 보 상·하류에 임시물막이를 설치해 물을 완전히 빼낸 뒤 암반층까지 강바닥을 파서 안전조처를 하지 않는 한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녕/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