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등 모든 자연계 과목과 대부분의 공대 과목을 이수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숙지하고 있어야 하는 원소주기율표이지만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생각보다 흔치 않은 것 같다.
또한 이 글에서 설명하는 내용은 고등학교 1학년 화학과 연관성이 높다. 그런데 고등학교 1학년에 다닐 때 중간고사 기간에 같은 반 아이들이 가르쳐 달라고 해서 이 부분을 원리를 충실히 반영해서 가르쳐 줬더니, 한 명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그래서 이 글도 이해하기 어려운 글이 될까봐 걱정된다. 부족한 부분을 지적해 주면 내용을 보충하겠다.
중세 ~ 르네상스 시대를 지나면서 유럽은 연금술이라는 웃지 못할 학문이 발전한다. 연금술은 비록 원하는 금이나 생명의 돌을 만들어 내지는 못했지만, 물질에 대한 지식을 축적하여 물리와 화학의 초석을 만든다. 유명한 천재 뉴턴(Isaac Newton)도 일생 대부분을 연금술을 연구하며 보냈다.
시간이 흘러서 많은 원소와 화합물이 알려졌고, 이들의 규칙성도 어느 정도 알려졌다. 멘델레예프는 이 규칙성을 포괄하여 하나로 묶는, 근본적인 방법을 찾아내어 대략적인 원소주기율표를 만들었다. 원소 순서가 일부 바뀌고, 0족 원소의 자리로 세로줄이 하나 추가된 것을 제외하면, 멘델레예프의 원소주기율표는 오늘날까지 거의 그대로 쓰인다. 더군다나 당시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몇몇 원소 성질까지 예견할 수 있었다.
원소주기율표를 제대로 살펴보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초 물리학 법칙을 알아야 한다.
1. 쿨롱의 법칙
쿨롱(Charles Augustin de Coulomb)이 발견한 쿨롱의 법칙은 전하 사이에 미치는 힘에 대한 공식으로, 전하 사이에는 전하 크기에 비례하고, 거리 제곱에 반비례하는 힘이 작용한다는 법칙이다. 원소주기율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식 계산까지는 필요 없고, 대략적인 의미만 이해하고 있으면 된다. (오히려 이것을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있다.)
2. 파울리의 배타원리
원자 속 전자는 주양자수, 부양자수, 스핀양자수라는 3 가지 양자수를 갖는다. 스핀양자수는 전자가 갖는 고유 물리량이다. 전자 같은 반정수 스핀을 갖는 입자(스핀이 정수가 아닌 입자)는 한 상태를 두 입자가 동시에 가질 수 없다는 것이 파울리(Wolfgang Pauli)의 배타원리이다. 전자 스핀은 +1/2와 -1/2만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원자 안에서는 한 물리 상태에 하나씩만 들어간다.
만약 두 전자를 같은 물리 상태에 넣으려 하면 매우 강하게 반발한다. 그러나 츠비키(Fritz zwicky)는 매우 강한 힘으로 누르면 한 물리 상태에도 여러 전자가 들어갈 수 있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현상을 양자역학적 축퇴라고 부른다. 축퇴는 백색왜성처럼 중력이 강한 별에서나 일어나는 현상이며, 지구에서는 한번도 일어난 적이 없다.
즉 파울리의 배타원리는 깨질 수 있으나 지구 같은 평범한 별에서는 깨지지 않는다.
3. 주양자수
세상 모든 에너지는 입자성과 파동성이라는 두 고유한 성질을 동시에 가지는데, 이를 이중성이라고 부른다. 이전 학자들도 둘 중 하나만 취할 경우 뭔가 불합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어느정도 눈치채고 있었다. 그러나 빛과 물질이 이중성을 가지는 것을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과 드브로이(Louis Victor de Broglie)가 각각 발견하기 전에는 이 두 성질을 엄격히 구분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많은 현상에 대한 쉬운 원리를 놓치고 있었다.
원자 주위를 도는 전자는 파동성 때문에 자기 스스로 공명하는 특성을 나타낸다. 원자핵 주위를 두르는 원형 기타줄이 울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때 전자가 공명하는 횟수를 주양자수(principal quantum number)라고 부른다. 이 설명은 고전역학에 바탕을 둔 보어 원자모형에 따른 설명으로 양자역학에 바탕을 둔 슈뢰딩거나 디랙의 원자모형과는 조금 의미가 다르다. 주양자수는 원소주기율표를 공부할 때는 별로 필요 없으므로, 그냥 대충 그런게 있나보다 하고 생각해 두자.
주양자수는 1부터 1씩 커진다. 원자껍질 이름은 K, L, M, N, O, P, Q, ..... 등 알파벳 대문자를 사용한다. 주양자수 1은 K 원자껍질, 주양자수 2는 L 원자껍질.... 하는 식의 연결방식만 알고 있으면 된다.
여담을 좀 하면, 전자껍질 이름이 K부터 시작되는 것은 이름 붙일 당시 원자물리학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아서 주양자수를 원자모형이 아닌 분광학에서 정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 실험기술로는 알아낼 수 없는 더 높거나 낮은 에너지 준위의 원자껍질이 존재할까봐 여유분을 남겨두기 위해서 A가 아닌 K부터 시작했다는 이야기다. ^^;;;
4. 부양자수(오비탈,orbital)
보어(Niels Henrik David Bohr)에 의해서 거의 찍기[각주:1] 수준으로 주양자수가 처음 도입된 이후 원자구조에 의해 원소주기율표가 빠르게 이해됐지만, 원소주기율표에서 나오는 여러 고유값은 해석되지 못했다.
드브로이가 물질파 개념을 도입하고 슈뢰딩거(Erwin Schrodinger)가 물질파를 확장한 파동함수 개념을 도입하고서도 한참 뒤에, 디랙(Paul Adrien Maurice Dirac)이라는 수학에 천재적인 감각을 갖고 있던 물리학자가 원자 속 전자는 항상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에 착안해 상대성이론 효과를 포함한 방정식을 만든다. 이 방정식을 디랙 방정식이라고 부른다. 상당히 난해한 이 방정식은 순전히 수학적인 필요성에 의해 여러 가지 숫자가 해에 들어가는데, 이렇게 들어간 숫자를 우리는 부양자수(angular momentum quantum number)라고 부른다. 부양자수는 훗날 전자의 각운동량을 뜻한다고 해석된다.
부양자수와 연결되는 원자부껍질은 소문자 알파벳으로 불리는데 그 순서가 불규칙해 외워둬야 한다. (왜 이렇게 정했을까?) s, p, d, f, g, h, i 까지만 알아두면 된다. 그 이후에는 사용될 정도로 무거운 원소가 없어서 쓰지 않는다.
중요한 특징으로 부양자수는 주양자수 크기에 따라서 결정된다.
5. 양자수와 전자의 개수
부양자수는 하나 늘어날 때마다 홀수 개씩 증가한다. 예를 들어 주양자수 1인 K 껍질에는 부양자수가 1 뿐이다. 그러나 주양자수 2인 L 껍질에는 부양자수가 1과 3을 가진다. 이런 식으로 반복해서 s는 1 개, p는 3 개, d는 5 개, f는 7 개, .... 등의 규칙성을 가진다.
결국 원자껍질은 그 껍질의 주양자수(N)에 해당하는 부양자수의 총 합, 즉 주양자수 제곱(N2) 만큼의 전자 자리가 생긴다. 파울리의 배타원리에 의해 한 물리상태에는 다른 스핀양자수를 갖는 두 전자가 들어갈 수 있으므로 한 전자껍질에는 주양자수 제곱의 두 배(2N2)만큼 전자가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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