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al science /화 학

Copper (Cu), 29 - 구리

나 그 네 2012. 4. 9. 12:48

 

구리

원자번호 29번 원소인 구리는 한자어로 銅(동)이다. 동(銅)이 들어간 말이 여럿 있는데, 이는 구리가 그만큼 다양한 용도로 유용하게 사용됨을 나타낸다. 예로, 청동(靑銅), 황동(黃銅), 백동(白銅)이 있는데, 우리말로 고쳐 부르면 푸른 구리, 누런 구리, 흰 구리가 된다. 이들은 각각 주석, 아연, 니켈이 들어간 구리의 합금인데 띠는 색깔에 따라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는 또한 ‘구리로 만든 돈’이란 뜻의 동전(銅錢)이란 말을 사용하는데, 이는 주화가 주로 구리의 합금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붙여진 말이다. 구리는 전성과 연성이 좋으며, 무르기는 하나 다른 원소를 첨가하면 단단해진다. 인류는 구리와 이의 합금인 청동을 사용함으로써, 석기 시대에서 청동기 시대라는 새로운 문명 시대를 개척하였으니, 구리는 고대 시대에 인류의 문명 발달에 크게 기여한 매우 중요한 금속이다. 구리는 현대 사회에서도 여러 용도로 중요하게 사용되는데, 우리와 친숙한 구리 제품의 예로는 전선, 난방용 배관, 자동차 라디에이터, 지붕 재료, 조리 기구, 주화(鑄貨, 동전) 등이 있다. 구리는 항균 작용이 있으며, 인체 독성은 거의 없다. 고등식물과 동물에게는 필수 영양소로, 예를 들어, 새우, 게, 오징어, 소라, 전복 등의 혈액에서는 철 대신에 구리가 포함된 화합물이 산소 운반에 관여하고 따라서 이들의 혈액은 푸른색을 띤다.

 

 

원자번호 29번, 구리

구리(copper)는  원자번호 29번의 원소로, 원소기호는 Cu이다. 주기율표에서 (Ag), (Au)과 함께 11족(1B족)에 속하는 전이금속이다. 이들 세 금속은 예부터 화폐 제조에 사용되었기 때문에 ‘화폐 금속(coinage metal)’이라 부르며, 모두 천연 상태에서 원소 상태로 발견된다(은과 구리는 화합물 형태로도 채굴된다). 이들 금속은 아주 좋은 전기 및 열 전도체이고 비교적 무르며, 가는 선으로 늘릴 수 있는 성질(연성)과 두드려 얇게 펼 수 있는 성질(전성)이 아주 크다. 화폐 금속 중에서는 구리가 가장 값싸게 많은 양이 생산되기 때문에 실용적인 목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다. 구리는 화학 반응성이 제법 큰 편으로, 건조한 공기에서는 거의 산화되지 않으나 습한 공기 중에서는 푸른색 녹이 슨다. 그러나 구리 녹이 내부를 보호하므로, 내부까지 부식되지는 않는다. 진한 황산, 질산 등의 산화성 산에 녹으며, 비산화성 산에는 공기나 산화제가 있으면 녹는다. 구리는 화합물에서 주로 산화수가 +1이나 +2인 상태로 있다. 금속 구리는 적갈색인 반면, +2 상태의 이온이나 화합물은 푸른색 또는 녹색을 띤다.

 

 

원자번호 29번, 구리.

구리의 원소 정보.

 

 

 

 

구리는 원소 또는 화합물 상태로 발견되는데, 1857년에 미국 미시간 주에서는 무려 420톤의 원소 상태 구리가 발견되었다. 구리 야금법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천연 구리 금속을 사용하였는데 이제는 더 이상 천연 구리를 찾기가 어렵고, 따라서 지금 사용하는 구리는 거의 모두가 구리 광석에서 제련해서 얻거나 이전에 이미 사용한 것을 재활용하는 것이다. 구리의 지각에서의 존재 비는 약 70 ppm(0.007%)으로, 대략 25번째로 풍부한 원소이다. 구리 광물들이 여럿 있는데, 이들은 황(黃)동석(chalcopyrite, CuFeS2), 휘(輝)동석(chalcocite, Cu2S), 남(濫)동석(azurite, Cu3(OH)2(CO3)2), 공작석(Cu2(OH)2CO3), 적동석(cuprite, Cu2O) 등이며, 이중 황동석이 전체 구리 광석 매장량의 약 50%를 차지한다. 구리는 , 알루미늄 다음으로 많이 재활용되는 금속으로, 미국의 경우에는 사용되는 구리의 약 반이 재생 구리이다.

 

구리는 고대부터 금속 자체로 또는 다른 금속과 합금을 만들어 조각품, 전쟁 무기, 건축 구조물, 각종 생활 도구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었으며, 지금도 일상 생활과 관련된 여러 제품에 널리 사용된다. 구리의 약 60%는 전선에 사용되며, 송수관, 지붕, 자동차 라디에이터 등 기계 장치의 부품, 열 교환기, 주방 기구, 주화, 장신구 등을 만드는 데 널리 사용된다. 또한 구리와 구리 화합물들은 항균 작용이 있으며, 표면에 생물들이 들러붙어 번식하는 것을 막는다. 이 때문에 배의 밑 바닥 처리와 살균제로도 사용된다.

 

구리는 대체로 인체 독성이 없으며, 고등식물과 동물에게 필수적인 영양소로 여러 가지 효소의 생산과 활성에 관여하고, 공기 호흡에도 관여한다. 따라서 구리가 결핍되면 여러 신체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 갑각류, 연체동물, 일부 절지 동물들의 혈액은 산소 운반체로 철이 들어있는 헤모글로빈(hemoglobin) 대신에 구리가 들어있는 헤모시아닌(혈청소, hemocyanin)을 포함하고 있어 푸른색을 띤다.

 

 

 

 

구리의 역사

인류는 처음에는 원소 형태로 존재하는 구리를 채집하고 이를 가공하여 사용하였다. 구리는 적갈색을 띠며 또 비교적 큰 덩어리로 존재하기 때문에 금이나 은보다 많은 양을 쉽게 채집할 수 있었을 것이다. 기원전 9000년경에 만들어진 구리 구슬이 북부 이라크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아, 인류가 구리를 처음 사용한 것은 최소한 약 1만년 전쯤일 것으로 여겨진다. 기원전 7500년경에 불에 구운 구리 광석을 숯과 함께 가열하면 구리가 얻어진다는 것이 중동에서 발견되었고, 중국에서는 이와 같은 구리 야금법이 기원전 약 2,800년경에 터득되었다고 여겨진다. 역사학자들은 청동기가 만들어지기 전에 천연 또는 야금된 구리를 가공하여 사용한 시대를 ‘구리 시대(copper age)’라 한다.

 

 

 

구리보다 단단한 청동은 구리와 주석(Sn)의 합금으로 기원전 4000년~3000년경에 현재의 이란 지역에 살았던 수메르인들이 처음 만들었고, 이를 이용하여 여러 도구를 만드는 청동기 시대가 시작되었다. 청동기 시대는 남 유럽에서는 기원전 3700~3300년경에, 북 유럽에서는 기원전 2500년경에, 중국에서는 기원전 3000년경에, 그리고 한반도에서는 기원전 2000~1500년경에 시작되었다고 여겨진다. 청동을 만들기 위해서는 구리 광석과 주석 광석이 모두 필요한데, 이들이 같은 지역에서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어, 이들(특히 주석 광석)을 얻는 것이 고대 무역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구리와 이의 합금들은 화폐, 조각상, 건축 구조물, 주방기구, 장식품 등에 사용되었다. 중세 이후에는 구리가 배의 선체를 씌우는 데 많이 사용되었는데, 미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의 함대도 이런 유형의 배들로 구성되었다. 1830년에는 구리의 분말 야금법이 발견되었고, 1876년에는 현대식 구리 전기도금 공장이 가동을 시작하였다. 전기를 생산하는 방법이 발명되고 전기가 여러 곳에 공급되면서, 전선에 사용되는 구리 수요가 크게 늘게 되었다.


‘구리 시대’의 것으로 추측되는 현 이스라엘의 구리 광산 모습.

 

 

 

고대 로마인들은 구리를 주로 키프로스(Cyprus) 섬에서 채굴하였다. 이 때문에 구리를 ‘키프로스의 금속’이라는 뜻의 ‘키프륨(cyprium)’으로 불렀는데, 뒤에는 줄여서 ‘cuprum’이 되었다. 라틴어 cuprum은 게르만어에서는 ‘kupar’로, 고대 영어에서는 ‘coper’로 되었다가 지금은 영어로는 ‘copper’, 독일어로는 ‘kupfer’가 되었다.

 

 

 

청동기 시대의 청동 유물. 인류는 구리의 합금인 청동을 사용함으로써 청동기 시대라는 새로운 문명 시대를 개척하였다. <출처: (CC)Calame at Wikipedia.org>

구리 화폐. 구리는 예로부터 화폐를 만드는 데 사용한 금속이다. <출처: gettyimages>

 

 

 

물리적 성질

 

천연 구리 조각. <출처: (CC)Jonathan Zander at wikipedia.org>


구리는 적갈색을 띠는 금속으로 회색이나 은색 이외의 색을 띠는 3가지 금속 중의 하나인데, 나머지 2가지는 오스뮴(Os, 푸른색)과 금(Au, 노란색)이다. 무르고, 연성과 전성이 아주 크며, 순수한 금속 중에서는 은(Ag) 다음으로 열과 전기를 잘 통한다. 녹는점은 1084.62oC이고, 끓는점은 2562oC이며, 20oC에서의 밀도는 8.94g/cm3이다. 결정은 면심입방구조(fcc)를 가지며, 반자기성(diamagnetic)으로 자석에 끌리지 않는다.

 

천연 상태의 동위원소는 63Cu(69.15%)와 65Cu(30.85%) 두 가지로, 이들은 모두 안정하다. 여러 가지 인공 방사성 동위원소들이 합성되었는데, 가장 반감기가 긴 것이 67Cu(반감기 61.83 시간)이고, 그 다음으로 긴 것이 64Cu(반감기 12.7 시간)이다. 질량수가 64 보다 큰 것은 β- 붕괴를 하고 아연(30Zn)이 되며, 64보다 작은 것은 β+ 붕괴를 하고 니켈(28Ni)이 된다. 64Cu는 β- 붕괴와 β+ 붕괴를 모두 한다. 64Cu는 x-선 영상 촬영에서 조영제로 사용되며, 이의 착물은 암의 방사성 치료에 이용되고, 윌슨병(Wilson’s disease) 등의 연구에서 방사성 추적자로도 사용된다. 62Cu(반감기 9.67 분)는 양성자 단층 촬영(PET)에서 방사성 추적자로 사용된다.

 

 

 

 

화학적 성질

구리 원자는 29개의 전자를 갖고 있어, 바닥 상태 전자 배치는 [Ar]3d104s1 이다. 구리의 색깔은 채워진 3d 오비탈에 있는 전자가 반 채워진 4s 오비탈로 전이될 때 흡수하는 빛 때문에 나타난다. 폴링의 전기 음성도는 1.90로, 비교적 전기 양성도가 작은 금속이다. 화합물에서는 주로 +1과 +2의 산화상태를 가지며, Cu+/Cu, Cu2+/Cu 반쪽 전지의 표준 전극 전위는 각각 0.521 V, 0.339 V이다.

 

Cu+ + e- Cu                    Eo= 0.521 V

Cu2+ + 2e- Cu                  Eo= 0.339 V

 

 

 

구리는 순수한 물과는 반응하지 않으나, 염분이 있는 물에는 느리게 녹는다. 실온의 건조한 공기 중에서는 산화되지 않으나, 가열하면 산화되어 주로 Cu2O가 된다. 습한 공기 중에서는 습기와 이산화탄소(CO2)의 작용으로 천천히 푸른색 녹(녹청, CuCO3·Cu(OH)2)이 스는데, 이 녹의 조직이 치밀하여 내부를 보호하므로 부식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 구리는 황화 수소(H2S), 황, 황화물, 할로겐 원소 등과 반응하나, 산화제(산소 포함)가 없으면 비산화성 산과는 거의 반응하지 않는다. 그러나 뜨거운 진한 황산(H2SO4)에는 녹고, 질산(HNO3)의 경우에는 묽은 질산과 진한 질산 모두에 녹는다. 산소가 녹아 들어간 염산(HCl), 암모니아(NH3) 용액에도 녹는다.

 

Cu2+는 배위 착화합물을 잘 만드는데, 물에서는 푸른색의 Cu(H2O)62+로 존재한다. Cu2+ 수용액에 염기를 가하면 연한 푸른색의 Cu(OH)2 가 침전되며, 암모니아(NH3)를 가하면 처음에는 Cu(OH)2가 침전되나, 과량으로 가하면 [Cu(NH3)4(H2O)2]2+ 착이온이 되면서 녹는다.


구리의 전자배치. <출처: (CC)Pumbaa at Wikipedia.org>

 

 

 

 

구리의 생산

구리 산화물 광석에서 구리 금속을 얻기 위해서는 광석을 코크스와 함께 가열하여 환원시키면 된다. 그러나 현재 생산되는 구리는 주로 황(黃)동석(chalcopyrite, CuFeS2)에서 얻으며, 일부는 휘(輝)동석(chalcocite, Cu2S)에서 얻는다. 광산에서 채굴되는 이들 황화물 광석의 구리 함량은 대략 0.5%에 불과하기 때문에 먼저 광석을 곱게 부순 후 광석 가루를 물과 섞고 밀도 차이를 이용한 부유 선광법으로 구리 함량을 10~20%로 농축시킨다.

 

 

황동석(왼쪽)과 휘동석(오른쪽). 현재 생산되는 구리는 주로 황동석에서 얻으며, 일부는 휘동석에서 얻는다. <출처: (CC)Rob Lavinsky at Wikipedia.org>  

 

 

 

구리 제련 방법

농축된 구리 광석을 실리카(SiO2)와 섞고 반사로에서 약 1400oC로 가열하면 황화철(FeS)이 Cu2S보다 먼저 산화된 다음 실리카와 반응하여 슬래그(slag)가 되는데, 이 슬래그가 주성분 Cu2S와 약간의 FeS로 구성된 액체 구리 마트(matte) 층 위에 뜨게 된다. 슬래그를 제거한 후 남아있는 액체 구리 마트에 실리카를 다시 첨가한 후 이를 전로에 넣고 공기를 불어넣으면 FeS는 슬래그가 되고, Cu2S는 산화제1구리(Cu2O)로 전환된다. Cu2O를 가열하면 순도 약 98%의 구리인 조동(粗銅, blister copper)이 얻어진다.

 

                                2FeS + 3O2 2FeO + 2SO2;  FeO + SiO2 FeSiO3 (규산 철 슬래그)
                                2Cu2S + 3O2 2Cu2O + 2SO2
                                2Cu2O 4Cu + O2 (또는 2Cu2O + Cu2S → 6Cu + SO2)
 

이렇게 얻은 조동을 양극으로, 3~4%의 황산 구리(CuSO4)와 10~16%의 황산이 들어있는 수용액을 전해질로, 순수한 구리를 음극(환원전극)으로 사용하여 0.2~0.4V의 전압으로 전기분해 시키면 음극에서 순수한 구리가 석출된다.

 

                                양극 반응: Cu(s) Cu2+(aq) + 2e-
                                음극 반응: Cu2+(aq) + 2e- Cu(s)

 

전기분해 과정에서 조동에 포함되어 있던 금, 은, 셀레늄(Se), 텔루륨(Te)은 양극전물(anode slime)로 전해조 밑에 쌓이는데, 이들 부산물은 회수하여 요긴하게 사용된다.

 

 

 

 

구리의 재활용, 광석 매장량 및 생산량

인류가 구리를 사용한 지는 1만년이 넘지만, 본격적으로 많은 양의 구리가 생산되기 시작한 것은 1900년 이후이다. 지구상에는 수백만 년 동안 사용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양의 구리가 매장되어 있다고 추정되나, 경제적으로 활용 가능한 구리 매장량이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다. 사람에 따라 주장이 조금 다르지만, 현재의 구리 사용 추세가 계속된다면 대체로 20~65년 내에 경제성이 있는 구리 광물은 고갈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구리는 전선, 전기 기구, 냉·난방기 등에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국가 경제와 생활 수준이 높을수록 사용량이 많은데, 중국과 인도의 산업화와 생활 수준의 향상이 전세계 구리 수요를 증가시키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세계 최대의 구리 광산 중 하나인 칠레의 추키카마타. 칠레는 전세계 구리 생산량의 약 3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출처: (CC)Reinhard Jahn at Wikipedia.org>


구리와 구리 합금은 100% 재활용이 가능한 물질로, 수천 년 전부터 재활용되어 왔으며 지금까지 생산된 전체 구리의 약 80% 이상이 재활용 가능한 형태로 있다. 폐 구리는 새로 생산된 구리와 비교할 때 약 90%에 해당하는 가치를 갖고 있다. 저순도 폐 구리는 조동을 정제하는 것과 거의 같은 과정을 통해서, 고순도 폐 구리는 녹여서 환원시키는 과정을 통해서 거의 순수한 구리로 재생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사용되는 구리의 약 반이 재활용되는 구리로 파악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폐 구리 제품의 수집과 재활용이 적극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2011년 전세계 구리 생산량은 1,610만 톤으로 추정되며, 이의 33.7%인 542만 톤이 칠레에서 생산되었다. 이외 주요 생산국은 페루(122만 톤, 7.6%), 중국(119만 톤, 7.4%), 미국(112만 톤, 7.0%), 호주(94만 톤, 5.8%), 잠비아(71.5만 톤, 4.4%), 러시아(71만 톤, 4.4%) 등이며, 이외에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50여 개 국에서 생산된다. 2005년에 추정된 바에 따르면, 경제적으로 활용 가능한 광석 매장량은 9억4000만 톤으로, 칠레(38.3%), 미국(7.5%), 중국(6.7%), 페루(6.4%), 폴란드(5.1%), 호주(4.6%), 멕시코(4.3%), 인도네시아(4.0%) 등에 많이 매장되어 있다.

 

 

 

 

구리의 이용

구리의 가장 중요하고 큰 용도는 전선으로, 전체 구리 사용량의 약 60%를 차지한다. 구리 전선은 공기 중에서 단면적 1cm2당 최대로 310 암페어(A)의 전류를 통할 수 있는데, 이보다 큰 전류를 통과시킬 경우에는 열이 과다하게 난다. 구리는 집적회로(IC)와 인쇄회로 기판에서도 사용된다. 또한 알루미늄보다 열을 잘 통과시키고 분산시키기 때문에, 전자기기의 방열기(heat sink)와 열 교환기로 사용된다. 기타 여러 전자 기기에도 구리가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구리의 약 20%는 송수관과 지붕 재료로 사용된다. 최근 여러 주택이나 아파트에서 수도관과 난방용 배관으로 구리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 예인데, 이는 구리의 잘 부식되지 않고 열을 잘 통하는 성질을 이용하는 것이다. 구리는 오래 전부터 지붕 재료로 사용되었는데, 오래되면 푸른 색의 녹청(verdigris, CuCO3·Cu(OH)2)이 생성되나, 녹청은 내부 구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구리는 전기도금에 쓰이기도 하는데, 구리도금은 니켈 등 다른 금속 도금의 밑 도금으로 이용된다.

 

 

 

주택이나 아파트의 수도관과 난방용 배관으로 구리를 사용하는 것은 잘 부식되지 않고 열을 잘 통하는 구리의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출처: (CC)Torsten Bätge at Wikipedia.org>

구리는 오래 전부터 지붕 재료로 사용되었는데, 오래되면 푸른 색의 녹청이 생성되나, 녹청은 내부 구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출처: sxc.hu>

 

 

 

 

순수한 구리는 무른데, 다른 금속과 합금을 만들면 단단해진다. 따라서 여러 구리 합금이 폭 넓게 사용되고 있는데, 주석과의 합금인 청동(bronze), 아연과의 합금인 황동(놋쇠, brass), 니켈과의 합금인 백동(cupronickel) 등이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온 구리 합금의 예이다. 청동은 화살촉, 칼, 조각품, 대포 포신, 주방기구 등으로 고대 및 중세 시대부터 이용되었으며, 지금은 선박 프로펠러, 용수철 재료, 땜납 대용품 등으로도 사용된다. 놋쇠라 불리는 황동은 우리 선조들이 식기로 많이 사용하였으며, 장식품, 관악기, 문 손잡이, 발브, 약협(총포 탄알의 화약을 넣는 통) 등에 사용된다. 백동(니켈 함량이 약 25%)은 주화(동전), 열 교환기, 바닷물에 노출되는 장치의 부품 등에 많이 사용된다. 백동보다 니켈 함량(최대 67%)이 높은 구리 합금인 모넬(monel)은 항공기, 선박, 화학기계, 광산 기계 등의 제조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며, 약 7%의 알루미늄(Al)이 포함된 구리 합금은 금색을 띠어 장식품에 사용된다. 이들 외에도 비소(As), 인(P), 베릴륨(Be), 망가니즈(Mn), 규소(Si) 등을 첨가한 다양한 구리 합금들이 각각의 특성에 따라 사용되는데, 이들 이름을 첨가되는 원소 이름 다음에 청동을 접미어로 붙여 부르기도 한다(예, 비소청동, 인청동 등).

 

우리나라에서 현재 사용되는 주화 중에서 1원 주화는 알루미늄(Al)으로 제조되나, 나머지는 모두 구리 합금이 들어있다. 5원 주화는 65% Cu-35% Zn, 10원 주화는 Al 에 Cu를 씌운 것으로 전체적으로는 48% Cu-52% Al, 50원 주화는 70% Cu-18% Zn-12% Ni, 100원 주화와 500원 주화는 모두 75% Cu-25% Ni로 되어 있다. 구리 등 여러 금속의 국제 가격이 상승 추세에 있고, 또 불안하게 움직여 동전에 포함된 금속의 실질 가치가 액면 가치보다 높아지는 경우도 생긴다. 이에 따라 주화에서 금속을 회수하는 것을 엄격히 금하고 있으며, 실질 가치를 낮추기 위해 주화의 금속 조성과 크기를 변경하기도 한다.

 

 

 

황동으로 제작된 관악기. 놋쇠라 불리는 황동은 관악기, 식기, 장식품, 문 손잡이, 발브, 등에 사용된다. <출처: gettyimages>

백동으로 만들어진 100원, 500원 주화. 백동은 주화를 비롯해 열 교환기, 바닷물에 노출되는 장치의 부품 등에 많이 사용된다.

 

 

 

 

항균 성질 및 표면에 생물이 들러붙는 것을 막는 성질

금속 구리와 여러 구리 화합물들은 항균 성질을 보인다. 고대 페르시아에서는 식수를 구리 그릇에 저장해야 한다는 법이 있었는데, 당시에 구리의 항균 성질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다기 보다는, 경험상 이를 이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무려 355가지의 구리 합금이 정기적으로 청소만 한다면 2시간 이내에 병원균의 99.9%를 죽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구리 표면에는 생물이 붙어서 번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따개비나 홍합이 달라붙지 못하도록 오래 전부터 배 바닥에 구리 또는 구리 합금의 피막을 입혀왔다. 지금은 구리 피막 대신에 방오 도료(antifouling paint)를 많이 사용하는데, 여기에 산화제1구리(Cu2O)와 같은 구리 화합물이 들어가기도 한다. 그리고 물고기 양식장에서는 구리 합금으로 된 그물망을 사용하여 망에 여러 생물이 부착되는 것을 막고 항균 효과도 내고 있다. 또한 구리 실이 들어간 섬유는 항균 섬유로 사용된다.

 

여러 구리 화합물들이 해충을 죽이는 살충제, 곰팡이의 번식을 막는 항균제로 농업에 이용된다. 예로, CuCrO4·2CuO는 식물 종자 소독제로, CuSiF6와 3CuO·CuCl2는 포도 넝쿨에 뿌리는 살진균제로, CuCH3AsO3는 조류 제거제(algicide)로, CuSO4·3Cu(OH)2는 곡물의 분말 소독제로 사용된다. 또한 옥신코퍼(oxine copper, copper-8-quinolinolate)는 천에 곰팡이가 스는 것을 방지하는 데 사용되며, 녹색 안료로도 쓰였던 패리스 그린(Paris green)은 Cu(C2H3O2)2·3Cu(AsO2)2로 살서제(쥐약)과 살충제로 사용된다.

 

 

 

구리 화합물과 이들의 이용

 

구리는 산소와 반응하여 붉은색의 산화제1구리(cuprous oxide, Cu2O)와 검은색의 산화제2구리(cupric oxide, CuO)의 두 가지 산화물을 만든다. 구리를 공기 중에서 가열하면 두 가지가 모두 얻어지나, 높은 온도에서는 Cu2O가 보다 많이 얻어진다. Cu2+ 염의 알칼리 용액에 환원당을 첨가하면 Cu2O의 붉은 침전이 얻어지는데, 이를 이용한 것이 환원당을 검출하는 펠링 시험(Fehling’s test)과 베네딕트(Benedict’s test) 시험 이다.

 

구리 산화물은 고온 초전도체 분야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물질인데, 고온 초전도체는 대략 30K 이상에서도 전기저항이 전혀 없는 물질을 말한다. 2008년에 철(Fe) 계통의 고온 초전도체가 발견되기 전까지는, Bi2Sr2CaCu2O8+x(bismuth strontium calcium copper oxide: BSCCO)나 YBa2Cu3O7(yttrium barium copper oxide: YBCO)와 같은 산화구리 계통의 물질이 고온 초전도체의 대명사가 되다시피 하였다.


산화구리 계통의 고온 초전도체, BSCCO. <출처: (CC)James Slezak at Wikipedia.org>

 

 

 

구리의 황화물로는 Cu2S와 CuS가 있는데, Cu2S는 Cu를 황(S) 증기나 H2S 기체 하에서 가열하면 얻어지고, CuS는 Cu2+ 용액에 H2S를 통과시키면 콜로이드 상태로 얻어진다. Cu는 할로겐 원소(X)와 CuX2 와 CuX 형태의 화합물을 만든다. 그러나 CuI2는 만들어지지 않는데, 이는 I-가 Cu2+를 Cu+로 환원시키기 때문이며 따라서 Cu2+와 I-의 반응에서는 다음과 같이 CuI와 I2가 얻어진다.

 

2Cu2+ + 4I- 2CuI + I2

 

이와 비슷하게 Cu2+와 CN-과의 반응에서도 CuCN만이 생성된다. F- 이온은 Cu의 +3 및 +4의 산화 상태를 안정화시켜 용액에서 [CuF6]3-와 [CuF6]2-를 생성하고, 이들의 염인 K3CuF6와 Cs2CuF6은 고체 상태로 분리될 수 있다.

 

여러 구리 화합물들이 난연제, 목재 보존제, 가축 사료 첨가제 등으로 쓰이며, 도자기와 법랑 등을 제조하는 데도 사용된다. 또한 일부 구리 화합물들이 청색 또는 녹색 안료로도 사용되었으나 지금은 독성 때문에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아주 중요한 구리 화합물 염료는 구리 프탈로시아닌(copper phthalocyanine)인데, 이 염료는 선명한 청색을 띠며, 착색력과 색의 안정성이 우수하여 플라스틱, 고무 섬유 등에 사용된다.

 

 

 

여러 구리 화합물들이 난연제, 목재 보존제, 가축 사료 첨가제 등으로 쓰이며, 도자기와 법랑 등을 제조하는 데도 사용된다.

구리 프탈로시아닌은 선명한 청색을 띠며, 착색력과 색의 안정성이 우수하여 플라스틱, 고무 섬유 등에 사용된다.

 

 

 

 

생물학적 역할과 독성

구리는 식물과 동물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 성인의 체내에는 대략 100mg의 구리가 주로 단백질에 결합된 형태로 들어 있는데, 이는 전이금속 중에서 철(Fe)과 아연(Zn) 다음으로 많다.

 

구리는 생체 내에서 전자전달과 산소 운반에 널리 관여하는데, 이는 Cu2+와 Cu+가 서로 쉽게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구리는 유기 호흡에 필요한 시토크롬 c 산화효소(cytochrome c oxidase)에 들어있어 ATP 합성에 관여하며, 여러 과산화 제거효소(superoxide dismutase, SOD)에도 결합되어 있어 세포의 손상을 방지하는 생체 내 항산화 기능에도 관여한다. 혈청에 존재하는 철 산화효소인 세룰로플라스민(ceruloplasmin)에도 구리가 들어있는데, 이 효소는  Fe2+이 Fe3+로 산화되는  것을 돕는다. 유전질환인 윌슨병(Wilson’s disease)은 구리가 간이나 뇌 등에 축적됨으로써 구리를 세룰로플라스민 내로 이동시킬 수 없어 생기는 병인데, 신경, 정신, 간 등에 이상 증세를 보인다. 이들 외에도 구리는 여러 효소의 작용에 관여하는데, 요산의 산화에 관여하는 요산 산화효소(urate oxidase, uricase), 비타민 C의 산화에 관여하는 아스코르브산 산화효소(L-ascorbate oxidase), 옻 나무 수액을 경화시키는 데 관여하는 라카아제(laccase), 티로신에서 멜라민을 합성하는 반응에 관여하는 티로시나아제(tyrosinase, monophenol monooxygenase) 등이 그 예이다. 알비노증(백색증)은 유전적으로 티로시나아제가 생성되지 않아 멜라민 색소가 합성되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한 구리가 결합된 단백질인 푸른 색의 헤모시아닌(혈청소, hemocyanin)은 새우, 게, 전복, 소라, 오징어 등의 갑각류, 연체 동물, 일부 절지 동물의 혈액에서 산소 운반체로 작용하는데, 이는 철이 결합된 붉은 색의 헤모글로빈이 척추동물에서 하는 역할과 같은 것이다.

 

구리가 결핍되면 철의 섭취가 어려워지고 따라서 적혈구 형성이 잘 안되어 빈혈이 일어날 수 있다. 또 뼈와 관절의 손상, 색소 침착 저하, 백반증, 성장 장애, 당 및 지질 대사 이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구리는 동물 간, 갑각류, 조개, 버섯, 견과류 등에 많이 들어 있으며, 우리나라 성인의 1일 구리 섭취 권장량은 0.8mg이다. 보통 사람의 경우 구리 결핍증이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다.

 

구리는 거의 독성을 나타내지 않는다. 다만 윌슨병을 앓는 사람은 체내에 구리가 과다하게 축적되어 뇌, 간, 신장 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정신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구리와 착물을 형성하는 화학물질을 투여해서 과량의 구리를 제거할 수 있다.

 

 

 

  1. 수치로 보는 구리
    구리의 표준원자량은 63.546g/mol이고, 원자의 바닥 상태 전자배치는 1s22s22p63s23p63d104s1 ([Ar]3d104s1)이다. 화합물에서 주된 상태는 +1과 +2이다. 지각에서의 존재 비는 약 70ppm(0.007%)로 대략 25번째로 풍부하다. 2011년 전세계 생산량은 1,610만 톤이며, 이의 약 1/3은 칠레에서 생산되었다. 1기압에서 녹는점은 1084.62oC이고 끓는점은 2,562oC이며, 20oC에서 밀도는 8.94g/cm3이다. 20oC에서 전기 비저항은 16.78nΩ∙m(비교, Ag, 15.9nΩ∙m; Au, 23.5nΩ∙m)이며, 열 전도율은 401W∙m-1∙K-1(비교, Ag, 429W∙m-1∙K-1; Au, 318W∙m-1∙K-1)이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이온화 에너지는 각각 745.5, 1958, 3555kJ/mol 이며, 폴링의 전기 음성도는 1.90이다. 원자 반경은 128pm이고, Cu2+ 이온(6배위체)의 반경은 73pm이다. 천연 상태의 동위원소는 63Cu(69.15%)와 65Cu(30.85%)로, 이들은 모두 안정하다.

  2. 펠링 시험(Fehling’s test)과 베네딕트 시험(Benedict’s test)
    Cu2+ 염(예로, CuSO4·5H2O)을 알칼리 주석산염이 들어있는 강 알칼리(보통 NaOH) 용액에 녹인 펠링 용액을 만들고, 여기에 시험하고자 하는 물질을 첨가하여 붉은색의 Cu2O 침전이 생기는지 여부를 파악함으로써 시험 물질이 환원제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시험이다. 독일 화학자 펠링이 환원당을 검사하기 위해 1849년에 고안하였다. 베네딕트 시험은 펠링 용액 대신에 베네딕트 용액(1L 용액에 100g Na2CO3, 173g 시트르산(구연산), 17.3g CuSO4·5H2O를 녹인 것)을 사용하여 환원당을 검출하거나 정량하는 방법이다. 이 두 방법은 카르보닐 화합물(CO기를 갖는 화합물)이 케톤(ketone)인지 알데하이드(aldehyde)인지를 결정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박준우 / 이화여대 명예교수(화학)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템플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랫동안 이화여대에서 화학을 연구하고 가르쳤다. 저서로 [인간과 사회와 함께한 과학기술 발전의 발자취]와 [아나스타스가 들려주는 녹색화학 이야기] 등이 있고, 역서로 [젊은 과학도에 드리는 조언] 등이 있다.

발행일  2012.03.14

 

Copper

Atomic Weight   63.546
Density   8.92 g/cm3
Melting Point   1084.62 °C
Boiling Point   2927 °C
Full technical data

Copper is incredibly useful in industry for wiring, heat sinks and coins, and in brass and bronze alloys. But this sample is completely useless; it's simply a pretty hand-hammered ball, pleasant to hold and beh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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