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al science /화 학

Iridium(Ir), 77-이리듐

나 그 네 2013. 3. 13. 18:34

원자번호 77번 원소인 이리듐(iridium)은 백금족 원소의 하나로, 1803년에 오스뮴과 함께 발견되었다. 화합물들이 여러 가지 다양한 색깔을 띠므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무지개의 여신 ‘이리스(Iris)’를 따서 원소 이름을 지었다. 지각에 비해 운석에 훨씬 높은 농도로 들어있는데, 공룡 등이 멸종한 6500만년 전에 형성된 K-T 경계층에 이리듐이 높은 농도로 들어 있어 당시의 생물 대멸종이 소행성 충돌과 연관되었다는 가설을 낳게 하기도 하였다(네이버캐스트, 소행성 충돌 참조). 이리듐은 녹는점이 높고, 부식성이 매우 낮아 금속 자체, 혹은 다른 백금족 금속과의 합금들이 유용하게 사용되는데, 예로, 고온에서 화합물 반도체와 레이저 재료 단결정을 합성하는 도가니, 고급 점화플러그의 전기 접점, 소금물의 전기분해 공정에 사용되는 전극, 생체 이식 장치 등에 사용된다. 이리듐-백금 합금은 킬로그램 표준 원기와 미터 표준 원기 제작에 사용되기도 하였다. 한편, 화합물은 화학 촉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형광체 등으로 요긴하게 사용된다. 또한, 자연과학 연구에서 중요하게 사용되는 뫼스바우어 분광학도 이리듐 연구에서 탄생하게 되었다. 이렇듯 산업적으로나 기초과학적으로 중요한 이리듐의 발견, 물리 및 화학적 성질, 생산, 용도 등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보자.

원자번호 77번, 이리듐

이리듐(iridium)1)은 원자번호 77번의 원소로, 원소기호는 Ir이다. 코발트(Co), 로듐(Rh)과 함께 주기율표에서 9족(8B족)에 속하는 전이금속으로, 백금족 금속의 하나이다. 백금족 금속은 주기율표에서 8, 9, 10족에 있는 5주기와 6주기의 원소들, 즉 루테늄(Ru), 오스뮴(Os), 로듐(Rh), 이리듐(Ir), 팔라듐(Pd), 백금(Pt)의 6가지 금속 원소들을 말한다. 단단하나 연성이 적고 쉽게 부서져 가공하기가 어렵다. 덩어리는 은백색이나, 분말은 검정색이다. 밀도는 20oC에서 22.56g/cm3로, 모든 원소 중에서 오스뮴(밀도 22.59g/cm3)다음으로 높다. 녹는점은 2446oC이고, 끓는점은 4430oC이다.

원자번호 77번, 이리듐. 사진은 1960년 이전까지 사용되었던 백금과 이리듐 합금으로 만든 국제 미터 원기

이리듐의 원소정보

내부식성이 가장 큰 금속 중의 하나로, 실온에서는 공기, 물, 산, 알칼리와 반응하지 않고 왕수(王水)에도 녹지 않는다. 공기 중에서 800oC 이상으로 가열하거나 산화성 용융 알칼리와 반응시키면 이산화이리듐(IrO2)이 되는데, IrO2는 왕수에 녹으며, 약 1100oC이상에서는 원소들로 분해된다. 일부 용융염(예로, NaCl, NaCN)과 반응하며, 고온에서는 할로겐 원소들과도 반응한다. 화합물에서는 -3~ +6의 산화상태를 가지나, +3과 +4의 산화상태가 가장 흔하다.

이리듐은 지각에 대략 0.1ppb(1x10-8%)의 비율로 존재하는 매우 희귀한 원소의 하나로, 존재비가 금의 약 1/40, 백금의 약 1/10이다. 안정한 천연 원소 중에서 이리듐보다 존재량이 적은 것은 레늄(Re), 루테늄(Ru), 로듐(Rh) 뿐인 것으로 여겨진다. 운석에는 지각에서보다 훨씬 더 풍부하게 있는데, 예로 철 운석에는 보통 지각보다 3만 배나 높은 약 3ppm, 그리고 석질 운석에는 약 0.64ppm의 비율로 들어있다. 이리듐은 보통 다른 백금족 금속들과의 천연 합금 형태로 존재하는데, 오스뮴과의 합금인 이리도스민(iridosmine, Ir ~70%: iridiosmium으로도 불림)과 오스미리듐(osmiridium, Ir ~50%)이 대표적인 예로, 이들은 남아프리카와 미국의 알라스카에서 주로 발견된다. 이리듐은 또한 니켈과 구리 황화물 광상에 들어있는 백금족 금속의 황화물, 텔루르화물, 비소화물 등에서 백금을 미량 치환하여 오스뮴과 함께 들어있다. 상업적으로는 니켈과 구리 제련의 부산물로 주로 얻으며, 2011년 전세계 수요량은 대략 10톤에 불과하다.

이리듐과 이리듐 합금은 내부식성, 내마모성, 높은 녹는점이 요구되는 여러 용도에 중요하게 사용된다. 예로, 90% 백금-10% 이리듐 합금은 1889년에 무게(kg)와 길이(m) 표준 원기(原器)로 제작되어 사용되어왔다. 또한 여러 백금-이리듐 및 오스뮴-이리듐 합금이 각종 과학기기의 내마모성 부품, 방사(紡絲)노즐(용융 고분자에서 실을 뽑는 돌기), 내구성 항공기 부품, 전기접점, 소금물을 전기분해시켜 염소와 가성소다를 생산하는 공정(클로르알칼리 공정, chloralkali process)의 전극 등에 사용된다. 근래에는 화합물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 및 레이저 재료를 고온에서 단결정으로 성장시키는데 쓰이는 도가니, 항공기와 자동차의 고성능 점화 플러그, 여러 생체 이식 장치 등에도 이리듐과 이리듐 합금들이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여러 이리듐 화합물들이 화학 촉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형광체 등으로 중요시되고 있으며, 인공 방사성 동위원소 192Ir은 금속의 비파괴 방사성 검사와 암의 근접 방사선 치료에서 감마(γ)선원으로 중요하게 사용된다.


윌라메트(Willamette) 운석. 미국 오리건(Oregon) 주에서 발견된 세계에서 6번째로 큰 운석. 철-니켈 운석으로, 이리듐 함량은 4.7ppm이다. <출처 : herval at frickr.com>

이리듐의 발견과 역사

이리듐은 1803년에 영국 화학자 테난트(Smithson Tennant, 1761~1805)에 의해 백금 광석(천연 백금 합금)에서 오스뮴과 함께 발견되었다. 백금 광석은 1600년대 후반에 컬럼비아(Columbia)의 은광에서 발견되어 1700년대 중반에 유럽 학계에 소개되었다. 화학자들은 천연 백금의 수용성 염을 만들기 위해 이를 왕수(진한 염산과 질산의 3:1 혼합물)에 녹였는데, 이때 항상 녹지 않고 남아있는 소량의 검은색 찌꺼기가 관찰되었으며, 일부 과학자들은 이 찌꺼기를 흑연으로 간주하기도 하였다.

그리스 신화의 무지개의 여신 ‘이리스(Iris)’ <출처: 위키피디아>


테난트는 1803년에 왕수에 녹지 않는 이 찌꺼기를 회수하여 가성소다(NaOH)와 함께 가열한 후에 물을 첨가하여 아직도 녹지 않고 남은 찌꺼기와 알칼리 용액을 분리·회수하였다. 그는 이 알칼리 용액을 산성화시키고 증류하여 자극적인 냄새가 나는 물질(사산화오스뮴, OsO4)을 발견하였으며, 이를 구성하는 원소를 오스뮴으로 명명하였다. 그리고 NaOH와 가열해도 녹지 않고 남은 찌꺼기에는 염산을 넣어 산성 용액을 만들고, 여기에서 진한 붉은색의 결정(Na2[IrCl6]·nH2O로 여겨짐)을 얻었다. 그는 또한 이 결정에서 다른 여러 염들을 만들었는데, 이들 모두가 진한 색을 띠었다. 이에 따라 그는 이들 염들을 구성하는 금속 원소의 이름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무지개의 여신 ‘이리스(Iris)’를 따서 이리듐(iridium)으로 지었다.

1813년에 영국 화학자 칠드런(John Children, 1777~1852)은 당시로는 ‘가장 거대한’ 갈비니 전지를 사용하여 이리듐을 처음으로 녹였으며, 1842년에는 미국 화학자 헤어(Robert Hare, 1781~1858)가 처음으로 고순도의 이리듐 금속을 얻고, 밀도가 약 21.8g/cm3(실제 값은 22.56 g/cm3)임을 보였다. 이리듐을 만년필 펜촉 끝에 처음 사용한 것은 1834년이며, 1889년에는 90% 백금-10% 이리듐 합금을 사용하여 국제 표준 미터(m) 원기(原器) 및 킬로그램(kg) 원기들이 제작되었는데, 길이 표준은 1960년에 크립톤-86(86Kr)의 스펙트럼 파장으로 대체되었으나, 킬로그램 원기는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1933년에는 이리듐과 루테늄(Ru) 합금을 사용한 열전대(thermocouple)가 처음 개발되어 공기 중에서 2000oC 이상의 높은 온도를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1957년에 뫼스바우어(Rudolf Mőssbauer, 1929~2011)는 191Ir를 포함하는 고체 금속 시료에서 뫼스바우어 효과(Mőssbauer effect)2)를 발견하였으며, 뫼스바우어는 이를 논문으로 발표한지 3년 후인 1961년에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하였는데, 이 때 그의 나이는 32세였다. 이 발견은 뫼스바우어 분광학으로 발전되어 여러 자연과학 연구에 요긴하게 사용된다.

이리듐과 공룡 멸종 원인에 대한 알베레즈 가정
지각의 여러 곳에는 약 6500만년 전인 백악기(Cretaceous, 독일어로 Kreidezeit) 말기에 형성된 이리듐 농도가 아주 높은 엷은 퇴적층이 있는데, 이 층을 백악기-고제3기 경계(Cretaceous-Paleogen boundary: K-Pg 또는 K-T 경계)라 한다. 이 퇴적층의 형성 시기가 공룡을 포함한 지구 상의 많은 생물들이 멸종된 시기와 같으며, 이 층에 이리듐이 특히 높은 농도로 들어 있고, 지각보다 운석에 월등히 높은 농도의 이리듐이 들어 있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백악기-고제3기(K-T) 대멸종의 원인을 커다란 소행성(또는 혜성)이 지구와 충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것이 알베레즈 가정(Alvarez hypothesis)이다.

백악기-고제3기 경계층. 미국 와이오밍 주에 있는 이 바위의 중간 점토암(粘土岩)은 바로 아래와 위의 암석에 비해 이리듐 함량이 1000배나 높다. <출처: (cc) Eurico Zimbres >

알바레즈 가설이란 약 6500만년 전에 일어난 공룡 등의 생물 대멸종 원인이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림은 상상도.

실제로, 멕시코 유카탄(Yucatan) 반도에서 약 6500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큰 충돌구(칙술루브 크레이터, Chicxulub crator)가 확인됨으로써 이 가정이 더욱 힘을 얻게 되었다. 이 가정은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했을 때 이리듐 함량이 높은 먼지가 대기 중에 퍼졌다가 퇴적되어 K-T층이 형성되었고, 또 이 먼지가 상당 기간 동안 태양 빛을 가려 지구상의 식물 종들이 죽게 되었으며, 나아가 초식동물과 초식동물을 먹이로 하는 많은 육식 동물이 멸종되었다는 것으로 설명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있으며, 공룡 멸종의 원인이 인도 지역의 화산 활동 때문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지구의 중심부에는 이리듐이 높은 농도로 있으며 지금도 일부 화산이 높은 농도의 이리듐을 분출하고 있으므로, 거대한 화산 폭발은 K-T층의 높은 이리듐 농도와 K-T 대멸종을 초래하였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주장의 요지이다.

이리듐 금속. 이리듐은 은백색 금속으로 단단하나 부서지기 쉽다. 내부식성과 내열성이 아주 좋아 합금제로 사용되며, 백금의 경화제로도 사용된다.

물리적 성질

이리듐은 백금과 유사한 은백색을 띠고 있으며, 단단하면서 부서지기 쉽다. 금속 분말은 검정색인데, 이를 흔히 이리듐 블랙(iridium black)이라 부른다. 모스 경도(Mohs hardness)는 6.5로, 모스 경도가 7인 오스뮴이나 석영(quartz)보다 약간 작다. 녹는점은 2446oC이고, 끓는점은 모든 원소 중에서 10번째로 높은 4430oC이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이리듐은 가공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고온에서는 연성이 커져 원하는 모양으로 가공할 수 있다. 밀도는 20oC에서 22.56g/cm3으로 모든 원소 중에서 두 번째로 큰데, 밀도가 가장 큰 오스뮴(밀도 22.59g/cm3)보다 단지 약 0.12% 작을 뿐이다. 탄성률도 금속 중에서 오스뮴다음으로 높다. 결정은 전형적인 면심입방(fcc) 구조를 하며, 전기와 열을 잘 통하고 상자기성을 보인다. 0.14K이하에서 초전도체가 된다.

동위원소
이리듐은 천연 상태에서 191Ir(37.3%)와 193Ir(62.7%)의 2가지 동위원소로 존재하는데, 이들은 모두 안정하다. 질량수가 164~199사이에 있는 34가지의 인공 방사성 동위원소들이 알려져 있는데, 이들 중 반감기가 긴 것들은 192Ir(반감기 73.83일), 189Ir (반감기 13.2일), 190Ir (반감기 11.8일), 188Ir (반감기 1.73일)이고 나머지들은 반감기가 1일보다 짧다. 191Ir보다 가벼운 동위원소들은 주로 β+붕괴 또는 전자포획을 하고 오스뮴(Os) 동위원소가 되는데, 질량수가 177이하인 동위원소들의 일부는 α붕괴를 하고 레늄(Re) 동위원소가 되기도 하며, 질량수가 작을수록 α붕괴를 하는 비율이 크다. 192Ir의 경우에는 95.2%가 β-붕괴를 하고 192Pt가 되며, 4.8%는 전자포획을 하고 192Os이 되는데, 192Ir은 방사성 비파괴 검사의 방사선원과 암의 방사선 치료에 사용된다. 193Ir보다 무거운 동위원소들은 주로 β-붕괴를 하고 백금(Pt) 동위원소가 된다. 여러 준안정한 핵 이성체들이 확인되었는데, 반감기가 긴 것들은 192m2Ir(반감기 241년), 194m2Ir(반감기 171일), 193mIr(반감기 10.5일)이고, 나머지들은 반감기가 4시간 이내이다.

화학적 성질

이리듐은 내부식성이 가장 큰 금속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공기, 물, 산, 알칼리와 반응하지 않고 왕수(王水)에도 녹지 않는다. 그러나 800oC 이상의 고온에서 공기 또는 산소와 반응시키거나 과산화소듐(Na2O2), 수산화포타슘(KOH)과 질산포타슘(KNO3)의 혼합물 등의 산화성 용융 알칼리와 반응시키면 이산화이리듐(IrO2)으로 산화된다. IrO2은 약 1100oC이상에서 금속 이리듐과 산소로 분해되며, 왕수에 녹는다. 이리듐은 염화소듐(NaCl, 소금), 사이안화소듐(NaCN) 등과는 용융 상태에서 반응하며, 고온에서는 할로겐 원소(특히 F2와 Cl2)와도 반응한다. 산화 상태가 -3~+6인 화합물들이 알려져 있으나, +3과 +4의 산화상태를 갖는 화합물들이 가장 흔하다. 산성 수용액에서 [IrCl6]2-/[IrCl6]3-와 Ir3+/Ir의 표준환원 전위는 각각 0.867과 1.156V이다.

[IrCl6]2- + e- [IrCl6]3- Eo = 0.867 V
Ir3+ + 3e- Ir Eo = 1.156 V


이리듐의 바닥상태 전자배치 <출처 : (cc)Pumbaa at Wikipedia.org>

이리듐의 생산

이리듐 도가니. 이리듐 도가니는 고순도 화합물 반도체, 레이저, 광학 결정 등을 약 2300oC까지의 온도에서 성장시킬 수 있다. <출처: Johnson Matthey >


이리듐은 상업적으로는 구리와 니켈 제련의 부산물로 주로 얻는다. 구리와 니켈 광석에 들어있는 이리듐 등의 백금족 금속, 금, 은, 셀레늄(Se), 텔루륨(Te) 등은 이들 광석을 제련할 때 광석에서 1차로 얻는 물질인 마트(matte)에 포함되어 들어가는데, 이들 금속들은 마트를 전기분해 방법으로 순수한 구리나 니켈을 얻는 과정에서 전해조 바닥에 진흙처럼 쌓이는 양극 전물(anodic slime)에 남아있게 된다. 이리듐은 양극 전물에서 다른 희귀원소들과 함께 추출·분리되는데, 그 방법은 전물의 조성에 따라 달라진다. 금속을 분리하기 위해서는 우선 양극 전물을 녹여야 하는데, 흔히 쓰이는 방법은 과산화소듐(Na2O2)과 용융시킨 후 왕수에 녹이거나 염소(Cl2)와 염산(HCl)의 혼합물에 녹여내는 것이다. 이렇게 녹인 다음에는 염화암모늄(NH4Cl)을 가하여 헥사클로로이리듐(IV)암모늄((NH4)2[IrCl6])으로 침전시키거나 유기아민 화합물로 추출하여 다른 백금족 금속들과 분리한다. 분리한 이리듐 화합물을 높은 온도에서 수소 기체로 환원시키면 금속 이리듐이 분말 또는 스폰지 형태로 얻어진다. 이렇게 얻은 이리듐을 보통 분말 야금법(powder metallurgy: 분말을 가압 성형하고 가열하여 소결함으로써 원하는 금속 제품을 만드는 것)을 써서 원하는 형태의 금속 제품으로 가공한다.

2009년 이전에는 연간 이리듐의 생산과 수요가 2~4 톤에 불과하였는데, 2010년에는 화합물 반도체 결정을 비롯한 전자재료 제조에 쓰이는 이리듐 도가니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 수요가 전년도에 비해 4배정도 증가한 약 10.5톤이 되었다. 급격한 수요 증대로 가격도 트로이 온스(ozt, 31.1g)당 2009년의 미화 420.4$에서 2010년에는 1.5배 이상 비싸진 642.2$가 되었다. 2011년에는 이리듐 도가니가 내구성이 있어 이에 대한 신규 수요는 줄어든 반면에 이리듐을 전기접점으로 사용하는 자동차 점화 플러그의 수요가 늘어나 이리듐의 전체적인 수요는 전년도보다 약간 줄어든 약 9.7톤이 되었다. 2013년 2월 현재의 가격은 1025$/ozt이다. 다른 백금족 금속과 마찬가지로, 남아프리카 공화국, 캐나다, 러시아에서 주로 생산된다.

이리듐의 응용

이리듐과 이리듐 합금은 내부식성, 내마모성, 내열성 및 높은 녹는점이 요구되는 여러 용도에 중요하게 사용되며, 화합물과 방사성 동위원소도 요긴하게 쓰인다. 2011년의 산업별 용도는 전자산업에 5.1톤(55%), 전기화학 산업에 2.4톤(25%), 화학산업에 0.6톤(6.3%), 기타 산업에 0.13톤(1.4%)으로, 여러 산업 분야에서 중요하게 사용된다.

금속과 합금
이리듐은 백금 합금에서 경화제(硬化劑)로 사용되는데, 1:1이리듐 백금 합금은 순수 백금에 비해 비커스 경도(Vicker’s hardness)가 약 9배나 크다. 이리듐은 또한 내열성, 내부식성 합금제로 사용되는데, 90% 백금-10% 이리듐 합금은 국제 표준 kg 원기와 m 원기 제작에 사용되었다. 이리듐-백금 또는 이리듐-오스뮴 합금은 내마모성이 요구되는 펜촉 끝, 나침반 베어링, 저울 등 각종 과학기기의 내마모성 부품, 방사(紡絲)노즐(용융 고분자에서 실을 뽑는 돌기), 내구성 항공기 부품, 전기접점 등으로 사용된다. 또한 이리듐과 이리듐 합금은 내부식성이 좋기 때문에 소금물을 전기분해시켜 염소와 가성소다를 생산하는 공정에 사용되는 전극의 표면 코팅이나 여러 생체 이식 장치에 사용되며, 심해용 파이프로 이리듐-타이타늄(Ti) 합금이 사용되기도 한다. 이리듐은 아주 높은 온도에서도 부식되지 않으므로, 화합물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 및 레이저 재료를 고온에서 단결정으로 성장시키는데 쓰이는 도가니에 사용되며, 항공기와 자동차에 쓰이는 고성능 점화 플러그의 전기 접점에도 사용된다. 이리듐 블랙(고운 이리듐 분말)은 도기에 깨끗하고 진한 검은색을 내는 안료로도 사용된다.

화학 촉매
몇 가지 이리듐 화합물들이 여러 화학반응의 촉매로 사용된다. 예로, [IrI2(CO)2]-은 메틸알코올(CH3OH)을 카르보닐화(carbonylation)시켜 아세트산(CH3COOH)을 만드는 카티바 공정(Cativa Process)에서 촉매로 사용된다.

또한, 크랩트리 촉매(아래의 착화합물 항 참조)라고 불리는 이리듐 착화합물들이 수소화 반응의 촉매로 사용되며, 이때 비대칭(chiral) 배위자를 사용하면 거울상 선택성(enantioselectivity)을 가져올 수도 있다. 이외에도 +3가 상태의 이리듐 착화합물들이 광산화환원 촉매로 이용된다.

방사성 동위원소 192Ir의 이용
이리듐 방사성 동위원소 중에서 반감기가 73.83일인 192Ir은 실용적으로 널리 사용된다. 이 동위원소는 보통 핵 반응로에서 천연 이리듐(농축된 191Ir이 더욱 바람직함)에 중성자를 쪼여 만든다. 192Ir의 95.2%는 β-붕괴를 하고 192Pt가 되며, 4.8%는 전자포획을 하고 192Os이 되는데, 192Ir가 β-붕괴할 때 0.2~0.6MeV 범위의 에너지를 갖는 강한 γ선을 방출하므로, 항공기 엔진 등의 비파괴 방사선 검사의 γ선원으로 널리 사용되며, 전립선암, 담관암, 자궁경부암 등의 근접방사선 요법(brachytheraphy: 밀봉된 방사선원을 치료하고자 하는 부위나 그 주변에 놓아두는 방사선 치료 방법)에도 흔히 사용된다.

이리듐 합금은 항공기와 자동차에 쓰이는 고성능 점화 플러그의 전기 접점에도 사용된다.

이리듐 화합물

이리듐은 -3에서 +6에 이르는 다양한 산화상태의 화합물을 만드는데, +4와 +3산화상태의 화합물들이 보다 흔하다. 대표적인 화합물들로는 산화물과 황화물, 할로겐화물, 그리고 여러 착화합물들이 있다.

산화물과 황화물

이리듐의 산화물에는 IrO2와 Ir2O3가 있다. IrO2는 이리듐 분말을 산소 존재 하에서 가열하거나 [IrCl6]2-수용액에 알칼리를 첨가시켜 얻은 침전을 탈수시켜 얻는다. 검은색 고체로 1100oC이상에서 이리듐과 산소로 분해되며, 물에 녹지 않는다. 소금물을 전기분해시켜 염소를 생산하는 공정에 쓰이는 양극에 이리듐을 코팅하는데 주로 사용한다. 한편, Ir2O3는 K2[IrCl6]를 탄산소듐(Na2CO3)과 태워 얻거나, 탄산가스(CO2) 하에서 K3[IrCl6] 수용액에 KOH를 첨가하면 수화물 상태로 얻어진다고 보고되었다. 검푸른 분말로, 약 1000oC에서 이리듐과 산소로 분해된다. 물에는 녹지 않고, 끓는 염산에서 천천히 녹으며, 질산에 의해 IrO2로 산화된다. 이들 외에 +6가 상태의 혼합 산화물 Sr2MgIrO6와 Sr2CaIrO6가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8가 상태의 IrO4가 8K에서 매트릭스 분리(matrix isolation) 방법으로 만들어졌으나 높은 온도에서는 안정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이리듐의 여러 황화물들도 알려져 있다. IrS는 금속 이리듐을 유황(S) 증기에서 태우면 생성되며, Ir2S3는 +3가 상태의 이리듐 화합물 수용액에 H2S기체를 통과시키면 갈색 침전으로 얻어진다. 그리고 IrS2는 이리듐 분말을 S와 알칼리성 탄산염과 함께 가열하면 생성되는데, 진한 갈색 분말로 수소화탈황(hydrodesulfurization) 반응에서 촉매 특성을 보인다. IrS3는 IrCl3와 S를 600oC로 가열하면 얻어진다.

할로겐화물
이리듐은 4가지 할로겐 원소(X) 모두와 삼할로겐화물(IrX3)을 만든다. 플루오린화물의 경우는 육플루오린화물(IrF6), 오플루오린화물(IrF5), 사플루오린화물(IrF4)도 알려져 있다. IrF6는 이리듐과 과량의 F2기체를 300oC에서 반응시키면 얻어지는데, 녹는점이 44.4oC이고 끓는점이 53oC인 노란색 고체이다. 물에서 분해되며, 건조한 유리와는 150oC이하에서는 반응하지 않는다. 오플루오르화물은 IrF6를 규소 분말이나 무수 HF에서 수소(H2)로 환원시키면 얻어지는데, 녹는점이 104oC이고 반응성이 큰 노란색 고체로 사합체인 [IrF5]4로 존재한다. IrF4는 IrF5과 Ir를 4:1의 비율로 반응시키면 얻어지는데, 진한 갈색 물질로 400oC이상에서 IrF3와 IrF5로 불균등화된다. IrF3는 IrF6와 Ir을 반응시켜 얻으며, IrCl3와 IrBr3는 Ir과 해당 할로겐 원소를 가열시켜 얻는다. 그리고 IrI3은 이의 수화물을 진공에서 가열해서 얻는다. IrCl3, IrBr3, IrI3의 수화물은 Ir2O3를 대응하는 할로겐산(HX)에 녹이면 생성되는데, 모두 물에 잘 녹는다. IrCl3에는 갈색의 단사정(monoclinic) 결정인 α형과 붉은색의 사방정(orthorhombic) 결정인 β형이 있으며, 중합 및 염소화 반응의 촉매로 사용된다. IrCl3와 이의 수화물(IrCl3·3H2O)은 여러 이리듐 화합물 합성의 출발물질로 널리 이용된다.

착화합물
이리듐의 여러 배위 착화합물들이 알려져 있다. IrF6는 이리듐의 산화수가 +6인 배위 착화합물로 볼 수 있다. 산화수가 +5인 배위 착화합물로는 [IrF6]-의 염들이 있는데, 이들은 낮은 산화 상태의 이리듐 플루오르화물을 플루오르산염 존재 하에서 BF3와 반응시켜 얻는다. 한편, 산화수가 +5인 수소음이온 착화합물 [IrH5(PR3)2]은 +3가 상태의 이리듐 화합물을 포스핀(phosphine, PR3: R=알킬) 존재 하에서 LiAlH4 또는 LiBH4로 환원시키면 얻어진다. 이리듐의 산화수가 +4인 착화합물로는 [IrX6]2- (X=F, Cl, Br)의 염들이 있는데, 이들은 비교적 안정하고 진한 색을 띤다. 수용액에서 [IrX6]2- 의 X-는 용매나 다른 배위자로 치환될 수 있다. [IrF6]2-는 [IrF6]-를 환원시키면 얻어지고, [IrCl6]2-는 [IrCl6]3-를 Cl2로 산화시키면 생성된다. 그리고 [IrBr6]2-는 수용액에서 [IrCl6]2-의 Cl-를 Br-로 치환시키면 얻어진다. 헥사클로로이리듐(IV)산(H2[IrCl6])과 헥사클로로이리듐(IV)암모늄((NH4)2[IrCl6])은 이리듐의 정제, 여러 이리듐 화합물의 합성, 이리듐의 도금 등에 사용되는 매우 중요한 이리듐 화합물이다. 이리듐의 산화수가 +3인 착화합물들은 주로 헥사클로로이리듐(III)암모늄((NH4)3[IrCl6])에서 합성되는데, 모두 반자기성(diamagnetic)을 갖는 저스핀(low spin) 화합물들이다. 아민이나 암모니아와의 착화합물들은 유기발광다이오드(organic light-emitting diode: OLED)의 인광체로 주목받고 있으며, 대표적인 화합물은 Ir(mppy)3이다 (아래 구조 참조). 또 이리듐의 산화수가 각각 +1 과 +3인 수소화음이온 [IrH5]4-와 [IrH6]3-를 포함하는 착화합물들도 알려져 있다.

이리듐-탄소 결합을 갖는 유기-이리듐 화합물들도 여럿 알려져 있는데, 이들에서는 이리듐의 산화 상태가 보통 낮다. 예로 Ir4(CO)12에서의 산화 상태는 0이다. 이리듐의 산화수가 +1인 유기-이리듐 착화합물 중에서 발견자의 이름이 붙은 것이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헤모글로빈처럼 산소 분자(O2)와 가역적으로 결합하는 바스카 착물(Vaska’s complex)이고, 다른 하나는 수소화 반응에서 균일 촉매로 사용되는 크랩트리 촉매(Crabtree’s catalyst)이다. 이들은 둘 다 평면사각형 구조를 갖고 있다. 여러 사이클로펜타다이에닐(cyclopentadienyl) 착화합물들도 알려져 있는데, 이들은 C-H 결합을 활성화시키는 작용을 보인다.

생물학적 역할과 독성

이리듐은 인체 조직에서 극미량(약 2x10-9%) 발견되지만, 생물학적 역할은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금속 자체는 독성이 거의 없으나, 분말은 피부와 눈에 자극을 줄 수 있다. 대부분의 화합물은 물에 잘 녹지 않고, 체내에서도 잘 흡수되지 않으나, IrCl3는 섭취 시 약간의 독성을 나타낸다. 흔히 사용되는 방사성 동위원소192Ir 는 다른 방사성 동위원소들과 마찬가지로, 방사선 위험이 있고 암 발생위험을 높일 수 있으며, 섭취 시 위와 장의 내벽을 손상시킬 수 있다. 192Ir, 192mIr과 194mIr는 체내에서 간에 축적되고, 이들의 방사선에 의해 인체가 해를 입을 수 있다고 보고되었다.

  1. 수치로 보는 이리듐

    이리듐의 표준원자량은 192.217g/mol이며, 원자의 바닥 상태 전자배치는 1s22s22p63s23p63d104s24p64d105s25p64f145d7 6s2([Xe]4f145d76s2)이다. 화합물에서의 산화수는 -3과 +6사이의 여러 값을 가질 수 있는데, +4와 +3의 산화상태가 가장 흔하다. 지각 무게의 약 0.1ppb(1x10-8%)를 차지한다. 1기압에서 녹는점은 2446oC이고, 끓는점은 모든 원소 중에서 10번째로 높은 4430oC이다. 밀도는 20oC에서 22.56g/cm3로 천연 원소 중에서는 오스뮴(밀도 22.59g/cm3)다음으로 높다. 20oC에서의 전기 비저항은 47.1nΩ·m이고 열 전도도는 147W·m-1·K-1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이온화 에너지는 각각 880kJ/mol과 1600kJ/mol이며, 폴링의 전기 음성도는 2.2이다. 원자 반경은 135.5pm이고, 6배위된 Ir3+의 이온 반경은 68pm이다. 천연 상태에서 191Ir(37.3%)와 193Ir(62.7%)의 2가지 동위원소로 존재하며, 이들은 모두 안정하다. 산성 수용액에서 Ir3+/Ir의 표준환원 전위는 1.156V이다.

  2. 뫼스바우어 효과(Mőssbauer effect)

    결정 안에 있는 원자핵에서 반동(recoil, 되튐)없이 감마선이 방출되고 이것이 같은 종류의 다른 원자핵에 공명·흡수되는 현상이다. 1958년에 191Ir에서 처음 발견되었고, 57Fe를 비롯한 다른 핵에서도 관찰되었다. 이를 이용한 뫼스바우어 분광법은 아주 미세한 에너지 변화도 검출할 수 있어 분석력이 가장 뛰어난 분광법으로 평가된다. 원자핵의 산화상태 변화, 특정 원자에 대한 배위자의 영향과 같은 화학적 환경의 변화, 시료의 자기적 환경의 미세한 변화 등을 알아내는데 사용된다.

박준우 / 이화여대 명예교수(화학)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템플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랫동안 이화여대에서 화학을 연구하고 가르쳤다. 저서로 [인간과 사회와 함께한 과학기술 발전의 발자취]와 [아나스타스가 들려주는 녹색화학 이야기] 등이 있고, 역서로 [젊은 과학도에 드리는 조언] 등이 있다.

발행일 2013.03.13

 

Iridium

Iridium

Atomic Weight 192.217
Density 22.56 g/cm3
Melting Point 2466 °C
Boiling Point 4428 °C
Full technical data

Iridium is extremely hard to melt: This lump only made it about half way to being melted, hence its odd shape. This property of iridium makes it useful in high-temperature situations, such as spark plug electro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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