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사라진 고운동. 양수댐 하나 만들기 위해 백성의 돈 4,000억을 들였다는데 그 돈의 열 배 가지고도 고운동은 되살리지 못한다. 아껴 쓰는 재미도 있어야지 부족하다고 무조건 댐을 만들면 되나. 나는 지금도 알지 못한다. 왜 백성들 몰래 산을 파헤치는지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전력이 아니라 마음의 고향이다. 또 하나의 고향을 잃었으니 이제 또 어디로 가 볼거나……. - 1992년 가을, 한돌”
영산(靈山) 지리산에 양수댐을 만든다고 정부가 발표할 때 맹문을 모르는 주민들은 찬성하고 지각 있는 사람들은 비판하고 성토하고 나섰다.
매사 그렇지만 어디 정부가 맘먹고 손대는 일이 안된 게 있었던가. 수많은 반대여론을 무시하고 결국 산을 깎고 자르고.
쓸개를 빼먹고 커다랗게 구멍난 채 버려진 곰처럼 지리산이 그렇게 피폐해졌다.
고운동은 최치원이 어느 한때 머물렀다 하여 이름 붙인 지리산 동쪽의 계곡이다. 내가 차를 덖으러 처음 이곳으로 들어간 게 2005년이었다. 양수댐이 준공된 게 2002년이니까 준공된 지 3년이 지난 때였다. 주민들의 화제에 그 댐이 심심찮게 오르내리고 있었다. 인근에 크고 좋은 댐이 생겼다고 자랑스레 여기는 느낌이 들었었다.
가수 한돌은 의식 있는 노래들을 만들고 부른 가수다. 역시 이 고운동 댐을 반대하며 만든 노래 <고운동 달빛>.
그러나 세상은.
지금 또다시 지리산이 위기에 처해 있다. 천왕봉까지 케이블카를 설치한다고 한다. 이곳저곳에서 반대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는데 어찌될지 모르겠다. 산청 일부 주민들은 또 좋아한다는 소문이다. 아 우리 마을에 케이블카가 생긴다는데 안 좋심니꺼.
마음의 옷을 벗고 달빛으로 몸 씻으니
설익은 외로움이 예쁜 꽃이 되는구나
해맑은 꽃 내음을 한 사발 마시고나니
물젖은 눈가에 달빛이 내려앉는구나
고운동 계곡이 잠긴다네
고운동 달빛이 사라진다네
꽃들의 희망도 잠기겠지
새들도 말없이 떠나가겠지
사랑이, 사랑이 아님을 알게 되리라
아프게 사라지지만 산은 울지 않는다.
외로운 구름아 어디로 떠나려는가
꽃과 새들의 눈물 속에 산도 지쳐 돌아눕는구나
고운동 계곡이 잠긴다네
고운동 달빛이 사라진다네
꽃들의 희망도 잠기겠지
새들도 말없이 떠나가겠지
지리산, 지리산아 사랑하는 지리산
지리산, 지리산아 나의 사랑 지리산아
한돌 작사 작곡 노래 : 고운동 달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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