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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천왕봉 아직 멀었어?"...아, 저질체력 40대여

나 그 네 2014. 12. 29. 18:34

 

"천왕봉 아직 멀었어?"...아, 저질체력 40대여

[2010 나만의 특종] '좌충우돌' 9시간만에 지리산 왕복에 성공했습니다

 

말로만 듣던 지리산, 전문 산악인의 무용담 주제로만 여겨 온 천왕봉(1915m). 게으르고 운동은 죽어도 싫어하고 먹는 것만 좋아하는 '저질체력'의 대명사인 내가 평생 바라보지도 못할 장장 12.4km의 대장정을 완주하고야 말았다.

'심장이 아프다'는 말을 실감해 봤는가? 또, 내려오는 길은 쉽다고 누가 그랬던가? 내려오는 한걸음 한걸음이 고통스럽고, 탈수기 안의 빨래처럼 자유자재로 다리가 후들거렸던 후회와 한탄의 9시간. 저질체력의 후유증으로 고생한 후 순수한 경험담을 바탕으로 얻은 고통을 공개한다.

천왕봉 완주가 뭐 그리 대단한 특종이냐고 웃지 마시라. 출발 5분 만에 땀은 비 오듯 쏟아지고, 발은 후들거리기 시작한다. '왜, 왔을까. 왜 내가 하필 여기를 왔을까, 다신 오면 성을 간다.' 친목 차원에서 따라나섰던 등산 때문에 하마터면 초상 치를 뻔했던 사연을 '나만의 특종'으로 감히 공개한다.

(전문가급 등산인이나 '저질체력'을 경멸하시는 분들은 지금부터 이 창을 닫아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꿈속에서까지 따라 다니며 나를 괴롭혔던 '등산의 악몽'

[D-10] 회사에서 오랜 논의 끝에 지리산으로 친목도모 등산을 가기로 결정이 되고 말았다. 전국의 영업소와 공장에서 중견직원 10여 명이 참여하는 이 등산 코스는 하루 코스로 천왕봉을 찍고 내려오는 코스라는데…. 동네 뒷산 이외에는 산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등산과는 아주 거리가 먼 나에게 하필이면 2010년의 마지막 시기에 닥쳐온 이 시련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특히, 해발 500m 이상의 명산(?)은 20여 년 전 군대 시절 유격훈련을 받던 '감악산'(일명 까막산) 이후 처음인 나는 슬슬 겁부터 나기 시작한다. 이리저리 빠져 나갈 궁리를 해봤지만 명색이 수석부장인 내가 이런저런 핑계로 빠지면 얼마나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인지는 뻔 한 일.

[D-5] 일정 공지 후 약 일 주일 동안 회사에서도 차에서도 집에서도 심지어는 꿈속에서 까지 그 놈의 등산 악몽이 나를 따라다녔다. 5년보다 더 길게 느껴진 5일 동안 내게 도움이 되지 않은 방법이 무엇이 있으랴. 검색어는 '등산초보', '지리산등산' 등 원초적인 내용으로 시작했다. 인터넷상의 천편일률적인 정보들이지만 이마저도 감지덕지. '장비를 단단히 준비하라', '11월이라도 지리산은 지대가 높아 추운 곳이니 각오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데 뭘 못해보겠는가. 얼굴도 모르지만 친절하게 안내하는 선배(?)들의 적극적인 조언에 힘입어 우선 온·오프라인에서 장비를 하나씩 구입하기 시작했다. 일단 등산용 모자부터 시작하여 등산화, 배낭, 장갑, 그리고 '11월의 지리산은 매우 춥다'는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솜털이 있는 등산용 바지까지…. 물론, 등산용 지팡이도 잊지 않았다.

등산장비로 중무장... 최대의 적은 '저질체력'

[D-1] 드디어 등산 전날, 마음을 가다듬고 천지신명께 절을 올린 후 그동안 구입한 장비를 마지막으로 점검했다. 이미 외형은 전문산악인도 울고 갈 최첨단 장비를 모두 갖추었다. 장비는 그나마 돈으로 해결했지만, '저질체력'을 대체할 체력보강은 돈을 주고도 바꾸질 못하니 이를 어쩐다?

배낭에는 혹시 추울까 봐 털옷은 물론 방한대, 여분의 바지, 셔츠, 양말까지 착실하게 챙겼다. 물론 디지털카메라와 삼각대에 MP3플레이어는 물론 이온음료, 체력보강용 간식(초콜릿 등)도 잊지 않았다. 그래도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배낭은 갈수록 부풀어 오른다. 이런 나의 속마음도 모른 채, 별생각 없이 내뱉는 아내의 말이 나를 더욱 슬프게 한다.

"등산 한 번만 더 갔다가는 사람 잡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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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리-천왕봉(5.4km), 천왕봉-장터목-중산리(7km)로 끝나는 12.4km의 왕복코스.
ⓒ 김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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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12일] 대망의 결전의 날. 드디어 08:00, 중산리 주차장에서 일단 순조롭게 출발했다. 오늘의 코스는 중산리-칼바위-법계사-천왕봉(5.4km), 천왕봉-장터목-중산리(7km)로 끝나는 12.4km의 코스. 출발하자마자 만감이 교차한다.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완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마지막까지 빠져나갈 궁리를 해본다.

'가다가 배가 아프다고 뒹굴까? 아니다, 이 방법은 너무 티가 나겠지? 가다가 일부러 넘어질까? 아냐, 이 방법은 위험이 따르니까 안 될 것 같고….'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방법이 없다. 이때 등산로 입구에서 눈앞에 지나가는 미니버스 한 대가 있었으니, 바로 법계사 신도들을 위한 셔틀버스다. 2km 정도를 버스로 이동할 수 있다니…. 아! 버스가 이토록 친근해 보이기는 난생 처음이다. 어쩌면 날 살려줄 구세주가 될 수도 있으리라. 야속하게도 버스가 시야에서 멀어질 무렵 "자, 출발"이라는 구호가 무섭게 떨어진다.

출발 한 시간만에 탈진... 미모의 여인들도 '소 닭 쳐다보듯'

출발한 지 약 40분, 이제 겨우 0.6km쯤 왔나 보다. 순전히 '반 억지'로 따라 붙긴 했는데, 이건 등산이 아닌 처절한 몸부림이다. 몸과 마음이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분위기다. 하기야 젊은 놈들(?) 뒤에 따라 붙었으니, 오죽했겠는가? 피 끓는 청춘들을 따라가자니 버겁고, 뒷사람들 눈치도 보이고, 어찌되었든 헉헉거리며 올라가는데…. 아, 이제는 도저히 안 되겠다.

10여 분을 더 가니, 그동안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던 내 척추를 둘러싼 근육들이 긴장하고 자극을 받기 시작한다. 온몸이 쑤시는 것은 참을 수 있다. 하지만, 폐의 용적이 커지고 혈액을 뿜어내는 심장 박동수가 급격히 늘어난다. 혈관이 탄력을 받았는지 혈압도 이상하다. 폐활량이 늘어나는가 싶더니 급기야 눈앞이 캄캄해진다.

'아, 이렇게 또 실려 가는구나…'라는 생각이 스치며, 얼굴은 창백해지고 그대로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뒤따라 오다 놀란 동료 직원은 날 일으켜 세우려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평소에 저질체력으로 일관하며 살았으니, 후회할 시점은 바로 여기인가 보다. 신통치 않은 체력에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직원에게 "먼저 가라"며 보냈지만, 이 '쪽팔림'은 무엇으로 보상할 것인가.

여기서 이대로 포기할 것인가? 누워 있는 10여 분 동안 만감이 교차한다. 집에서 천왕봉 정상을 완주하고 개선장군처럼 돌아올 아빠를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래, 지금 다시 내려가서 산 중턱의 법계사까지 태워 준다는 셔틀버스를 몰래 타고 가는 거야!'

하지만 직원들의 비웃음을 생각하니 그 짓(?)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겠다. 회사 내에서도 유능한(?) 실력파 부장이 버스를 타고 왔다고 무시할 것을 생각하니 한숨부터 나온다. 다시 전의를 불태우며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10여 분을 쉬고 나니 몸이 완전히 퍼진 상태라 다리가 마구 후들거린다.

'망바위'라고 쓰인 나무 팻말에는 '천왕봉 3.0km'. 아, 울고 싶어라. 평소에 그리 좋아하는 아리따운 아줌마들이 눈앞에 지나가는데도, 삭신이 고통스러우니 이건 완전히 '소 닭 쳐다보듯'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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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천m 이상 올라왔는데도, 남은 거리가 3km이다.
ⓒ 김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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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 속 디지털카메라와 MP3플레이어, 꺼내지도 못했네

'그냥 어떻게 쉬엄쉬엄 오르다보면 올라가겠지'라는 생각은 이미 통하지 않는다. 무턱대고 따라나선 등산은 고행의 연속이었다. 이렇게 혼자 오르기를 세 시간, 챙겨온 디지털카메라와 삼각대는 사실 배낭에서 제대로 꺼내지도 못했다. 몸이 힘든데 사진이고 음악이고 만사가 귀찮다. 한가롭게 이어폰을 귀에 꽂고 등산하는 전문인들이 야속하기만 하다.

이제는 나름대로 요령이 붙는다. 최대한 보폭을 줄이고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라'고 했지 않던가? 드디어 법계사에 도착했다. 어디서 모였는지 인산인해다. 난 다리가 완전 부서질 것 같은데, 사람들의 표정은 모두 여유롭다. 아빠의 손을 잡고 천왕봉으로 오르고 있는 한 아이는 지나치다 말고 "안녕하세요!"하고 꾸벅 허리를 굽힌다. 아이들도 씩씩하게 오르는데 혼자 헉헉대는 나를 보니 그저 헛웃음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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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봉 오르는 길에서 만난 아이들.
ⓒ 김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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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은 이미 정상에 도달했을 텐데, 이것저것 구경하며 쉴 틈이 없다. 이제 천왕봉 정상까지는 2km 정도를 남겨 놓은 상황이라 힘을 내보는데, 지나가던 등산객이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 다시 한 번 혼비백산하고 만다.

"지금까지 코스는 장난에 불과하지요. 지금부터는 경사가 급한 난코스랍니다."

'아니야, 내가 초보처럼 보여서 괜히 겁을 준 걸 거야. 그렇고 말고….'

스스로를 위로해 보지만, 곧이어 나타난 안내판은 역시 장난이 아니다.

'여기서부터 사망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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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사고가 발생한 지역이라는데... 등산초보에게 너무나 가혹한 팻말이다.
ⓒ 김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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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올라가도 한결같은 대답 "다 왔어요, 다 왔어!"

한 시간쯤을 더 올라 정상에 조금 가까워졌다고 생각하니 조금 힘이 생긴다. 피곤한 표정을 몰래 감추며, 지나가는 사람에게 말도 붙이는 여유도 생긴다.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남았죠?"라고 물어보니 "다 왔어요! 다 왔어!"라고 대답을 한다. 그 말을 믿은 내가 바보였을까? 한 시간을 더 올라가 다시 내려오는 사람들한테 물어보니 또 "다 왔어요"라는 대답이다. 도대체 '다 왔음'의 기준은 어디인가? 초보는 또 이래서 낚이나 보다.

아, 드디어 정상이다. 쉬지 않고 오르고 올라 정확히 출발 5시간 만이다. 아! 자랑스럽다. 등반 예정시간을 누가 '3시간 30분~4시간'이라고 했던가? 등산 안내도에 있는 등반 예정시간은 누가 쟀는지 야속하다. 지리산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 중 신입사원 하나를 지목하여 포근한 산바람이 불어오는 오월의 어느 따뜻한 날 아침, 배낭도 없이 물병 하나와 김밥 한줄 싸들고 오르내린 것을 기준으로 한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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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일이? 전국의 산을 맨발로 오르다는 기인, 한두마디 대답을 하고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 김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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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간 달려온 천왕봉, 쉴틈도 없이 강행군

말로만 듣던, 사진으로만 보던 천왕봉. 내가 여기까지 왔다니, 꿈인지 생시인지 믿기질 않는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그런데, 기념촬영을 끝낸 일행들은 다시 "출발"을 외친다. 나를 기다리던 일행은 이미 1시간 이상 휴식을 취했건만, 기념촬영을 마치고 난 후 야속하게 돌변한다. 정상의 풍경을 감상할 여유도 없이 난 또다시 강행군이다. 아,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배낭 속에 가득 챙겨온 털 잠바와 여분의 옷은 거추장스러운 짐에 불과했다. 천왕봉에서 장터목휴게소를 경유하여 하산하며 당한 수모와 고생은 지면관계상 생략하며 독자들의 상상에 맡긴다).

장터목휴게소에서 간단히 식사를 마친 후 나에게 이구동성으로 외친다.

"우리는 조금 있다 갈 테니, 먼저 내려가세요. 어차피 우리가 곧 앞지를 것이 뻔한데, 뭘…."

또 한 번 무시당한 나는 이를 악 물었다.

'그래, 등산에서 필요한 것은 얼마나 도착했느냐보다 제대로 깊이 있게 경험하고 하산하였느냐 아니겠어. 두고 봐라.'

그런데, 내리막길이 쉽다고 누가 그랬던가? 올라갈 때의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야말로 한걸음 한걸음이 고난이다. 고난의 길을 행했던 예수와 석가모니의 고통이 어떠했는지 이제야 비로소 알 것 같다. 내리막 길이라고는 하지만 돌계단은 누가 또 그렇게 많이 만들어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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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엔 어느새 첫눈이 내렸다. 등산초보에겐 설경을 감상한다는 자체가 사치였다.
ⓒ 김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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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 길이 더 고통스러워... 급기야 '게걸음'으로

역시 흑으로 된 평지를 걷는 게 가장 편하다는 걸 새삼 느낀다. 간간히 한 번씩 기다려 주던 동료들이 이젠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마음이 급해진다. 마음은 서두르고 싶지만 돌계단 하나하나에 '쿵~ 쿵!' 하고 체중이 낙하하는 힘이 그대로 다리에 전해진다. 이젠 이미 신체균형은 흐트러졌고 벌써 알뱄는지 온 다리가 욱신거리며 물집까지 생겨 고통스럽다.

급기야는 똑바로 걷지 못하고 '게걸음'으로 뒤뚱뒤뚱 걷는다. 역시나 동료들보다 한 시간이나 늦고 말았다. 목숨을 걸고 하산하고 내려오니 완주의 기쁨으로 이야기꽃을 피우며 막걸리와 묵무침을 즐기는 동료들이 야속하다.

"자, 이제 출발합시다."

역시나, 장장 9시간을 달려왔건만 '휴식'이란 내 사전엔 없었다. 누구를 탓하랴. 저질체력인 내가 죽일 놈이지. 집에 돌아온 나는 긴장이 풀려 몸의 근육들이 늘어져 거의 혼수상태가 되고 말았다. 다음날 일어나니 온몸에 성한 구석이 하나도 없다. 천근만근 삐거덕 거린다. 온몸이 뻐근한 건 물론 종아리에 쥐가 나고 혹독한 등산 후유증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우선 건물의 계단들이 무섭고, 몸이 언제 정상으로 돌아올지도 장담할 수 없다.

그래도 첫 경험을 천왕봉에서 치른 내가 멋지지 않은가?

난생 처음 해발 1000m가 넘는 산을 오르며 겪은 수많은 고통 앞에서도 한발 한발 꾸준한 걸음을 내딛어 완주를 해낸 것은 분명 특종 중의 특종이리라. 체력의 한계를 이겨낸 이 '사건'처럼 당당하고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인생의 정상에 오르는 뭉클한 기쁨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남들은 6시간 만에 완주하는 코스를 9시간이나 걸린 느림보라고 무시하지 말라. 그러는 당신은 처음부터 천왕봉 올라 봤나? 저질체력이라고 스스로 산을 기피하는 이들, 남보다 뒤쳐져서 느린 걸음이라 산길을 피해가는 이들이여, 나와 함께 산으로 가자! 나만의 속도(?)로 힘들 땐 쉬어가며 천천히 한걸음씩 오르며 새로운 세상을 만나보자.

40여 년 만의 첫 경험이었던 천왕봉. 이렇게 생존(?)하여 등반기를 올릴 수 있다니 정말 꿈만 같다.

'하느님, 예수님, 부처님! 앞으로는 은혜에 보답하며 꼭 교회와 절에 열심히 다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2010년을 이렇게 천왕봉 완주로 멋지게 마무리하게 되었고, 이겨내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배운 뜻 깊은 한 해였다. 2011년 목표는? 물어볼 것도 없이 당연하다. 이젠, 한라를 넘어 백두산?

덧붙이는 글 | '2010, 나만의 특종' 공모글입니다. 천왕봉 인증샷은 동료들의 초상권으로 인해 올리지 못하는 점을 양해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