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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운하와 관련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그룹의 검토가 있었으면 좋겠고, 이것을 국민들이 한번 더 들어보고 판단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생각한다"고 말해 대운하 사업에 대해 의지를 밝혔다. |
ⓒ 연합뉴스 박지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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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순진했던 걸까?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속은 걸까?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발언을 보면 대통령 장사꾼의 기질에 순진한 국민이 속은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이 반대하면" 대운하를 포기하겠다고 말했지 "대운하를 포기했다"고 말한 것이 아니었다.
3일 강만수 장관은 대운하 건설과 관련하여 "전문가의 검토를 거쳤으면 한다", "한 때 대운하 사업에 대해서 60% 지지가 있었다"는 말을 했다. 즉, 지금은 국민 여론이 나쁘지만 전문가 검토를 거치고 공론화하면 다시 대운하사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말한 "국민이 반대하면"을 "국민이 찬성하면"으로 말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앗, 운하백지화운동은 이미 해산했는데
이명박 대통령의 '꼼수'가 현실화 되고 있는 듯하다.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해서 "안 사 먹으면 되는 거 아닌가"라는 장사꾼 기질을 보여준 것처럼 대운하와 관련해서는 수족 강만수 장관을 통해 그 장사꾼 기질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니 대운하 관련 소형 주식들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는 침체하고 있는데 말이다. 냉엄한 시장에서 대운하 관련 주식이 강세를 보인다는 것은 대운하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국민이 반대하면"이라는 조건부에 빠져나가는 구멍을 만들어 놓았는데, 우리는 순진하게 대운하 건설이 중단됐다고 믿었다. 그리고 한 달도 되지 않아 뒤통수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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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11월 1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반도대운하연구회 주최 심포지움 '한반도대운하 국운융성의 길'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 오마이뉴스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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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안상수 인천시장이 6월 26일 경인운하 추진의사를 밝혔고, 6월 24일에는 김범일 대구시장이 낙동강 운하가 대운하와 관계없이 추진해야 할 과제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 신경쓰지 않았다.
추부길 전 홍보비서관이 새물결국민운동 창립 총회에 참석해 발언한 것과 금강과 영산강지역에서 물길 복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중앙정부의 예산지원 없이는 불가능한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은 인천시장, 대구시장, 새물결국민운동의 활동이 꼼수의 일환으로 준비된 시나리오가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가지게 만든다. 중앙정부(강만수)→지자체(인천시장, 대구시장)→민간단체(새물결국민운동)→시장(대운하관련 주식 상한가)이라는 체계가 재구축되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이런 재구축은 8월 중에 진행될 새물결국민운동(중앙회장 김용래) 16개도 본부별 홍보단 발족, 물길잇기 사업 홍보책자 발간 배포, 물길잇기 홍보 영화상영, 물길잇기 사업촉구 서명운동 등에 힘을 실어주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운하백지화를 위해 활동했던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이나 '운하백지화 종교환경회의'는 이미 상황실을 해산한 상태다. 쇠고기 정국에 숨어 대운하 추진이 은밀하게 재구축되고 있는데 대운하 건설반대세력은 승리에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