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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앞바다는 고려청자 쌓인 수중박물관

나 그 네 2008. 7. 27. 15:31

태안 앞바다는 고려청자 쌓인 수중박물관


태안 앞바다서 또 대규모 청자 인양 (서울=연합뉴스)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이 태안 지역 마도(馬島) 앞바다에 대한 긴급탐사와 수중 발굴조사를 최근 실시한 결과 연판문대접을 비롯한 고려청자 515점을 인양했다. 청자는 꾸러미(줄) 단위로 출토되는 양상으로 출토되며 종류 또한 다양하다. << 문화부 기사참조, 국립해양유물전시관 제공>>

해저 곳곳에 유물..'수중의 경주' 불리기도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태안 앞바다 해저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대섬 인근 해저에서 침몰 고려선박이 발견되고 여기서 2만여 점에 이르는 고려청자가 수습된 일은 이제 '수중의 경주'를 알리는 신호탄에 지나지 않는다고 국립해양유물전시관(관장 성낙준)은 해저 속 상황을 전했다.

이를 입증하듯 대섬 해저 발굴에 이어 해양유물전시관은 최근 이곳에서 10㎞ 가량 떨어진 마도(馬島) 해저에서도 무려 515점에 달하는 고려청자 뭉치를 들어올리기도 했다.

고려청자 보물선 특별전 (목포=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23일 전남 목포 문화재청 국립해양유물전시관에서 개막한 '고려청자 보물선-강진,태안. 그리고' 특별전에서 관람객들이 해저유물이 출토될 당시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선박을 살펴보고 있다. <관련기사 참조> minu21@yna.co.kr

태안 앞바다 해저에는 도대체 얼마 만한 유물이 가라앉아 있을까?

그 구체적인 수치에 대해 해양유물전시관 측은 함구로 일관한다. 도굴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성 관장은 "그것을 밝힐 수 없는 사정을 이해해 달라"면서 "다만 이 시점에서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해저 곳곳에 청자가 널려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해저 발굴에 종사하는 진호신 학예연구사는 해저 사정을 "유물의 지뢰밭", "수중박물관"이라는 말로 비유했다.

항로 알려준 목간(木簡) (목포=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23일 전남 목포 문화재청 국립해양유물전시관에서 개막한 '고려청자 보물선-강진,태안. 그리고' 특별전에서 공개된 목간(木簡). 목간은 비행기의 블랙박스처럼 선박의 항로와 화물의 수취인 등 정보가 기록돼 고려시대 생활상을 연구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관련기사 참조> minu21@yna.co.kr

태안 앞바다에는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을까?

진 학예사는 이곳이 안개와 암초와 조류의 3박자가 맞아떨어져 선박의 좌초가 자주 일어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걸맞게 태안 앞바다는 고려-조선시대에는 안흥량(安興粱)이라 불리면서 난행량(難行梁)으로 꼽혔다. 난행량이란 통행이 어려운 여울목 같은 곳이란 뜻이다.

이는 실제 기록으로도 증명된다.

9백년만에 빛보는 고려청자들 (태안=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충남 태안군 근흥면 정죽리 대섬 앞바다 속에서 침몰한 고려시대 청자운반선에 실린 청자들. 12세기 중반 전남 강진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최소 1만2천점의 청자들은 대섬 앞바다에서 침몰한 뒤 약 9백년만에 빛을 보게 됐다. 지난 5월 청자 한 점을 뒤집어 쓴 주꾸미가 이 지역 어민의 그물에 잡히면서 발굴이 시작됐다. << 잠수협조 - 문화재청 국립해양유물전시관 >> jihopark@yna.co.kr

태종실록을 보면 태종 3년(1403)에만 34척이 이곳에서 침몰했으며, 태종 14년(1414) 한 해에만 무려 66척에 이르는 조운선이 침몰하거나 좌초했다는 기록이 보인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다소 의외인 점은 태안 앞바다는 물론이고 연안 해저에서 발견된 선박은 모두 고려시대에 속한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되자 해양유물전시관과 태안군청은 더욱 바빠졌다. 당장 전시관은 내년부터 현지사무소를 운영하기로 했으며, 태안군청은 이곳에 인양 유물을 전문적으로 전시할 박물관 건립과 해양유물조사 전문 국책 연구소 설립을 정부당국에 강하게 요청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건은 좋지 않게 돌아간다.

9백년만에 빛보는 고려청자들 (태안=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충남 태안군 근흥면 정죽리 대섬 앞바다 속에서 침몰한 고려시대 청자운반선에 실린 청자들. 12세기 중반 전남 강진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최소 1만2천점의 청자들은 대섬 앞바다에서 침몰한 뒤 약 9백년만에 빛을 보게 됐다. 지난 5월 청자 한 점을 뒤집어 쓴 주꾸미가 이 지역 어민의 그물에 잡히면서 발굴이 시작됐다. << 잠수협조 - 문화재청 국립해양유물전시관 >> jihopark@yna.co.kr

당장 해양유물전시관만 해도 태안 앞바다 조사인력을 빼내 새만금 방조제 건설 일환으로 다음달에는 매립 예정인 야미도 일대 조사에 투입될 예정이다.

나아가 해양유물전시관은 해저유물 발굴인양을 위해 크레인을 장착한 전용 해저발굴선 1척이 필요하다고 정부 당국에 예산 편성을 요청했으나 "야단만 맞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