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4년부터 씌어지기 시작한 <율리시스>는 4년 뒤인 1918년에 이르러서야 헤리엇 쇼 위버와 시인 에즈라 파운드의 도움으로 <리틀 리뷰>지에 연재할 수 있었다. 검열에 걸릴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연재를 시작한 <율리시스>는 결국 1921년 2월 미국 뉴욕에서 재판 결과 음란 출판물로 판정 받았고 이 때문에 연재가 중단됐다. 미국에서는 1933년에 이르러서야 음란 출판물 판정이 해제됐다.
계속되는 검열과 재판, 음란물 판정 시비 속에서도 조이스는 1921년 친구인 프랭크 버젠에게 보낸 편지에서 <율리시스> 집필을 마쳤다고 밝히며 소설을 완성했다. <율리시스>는 1922년 2월 2일 프랑스 파리에서 실비아 비치가 자신의 서점인 ‘세익스피어 & 컴퍼니’ 이름으로 <율리시스>를 출간했다. 그의 조국 아일랜드는 물론, 영국, 미국 등 영어사용권 국가에서는 모두 외면 받은 이 ‘영어로 씌어진 소설’은 우여곡절 끝에 프랑스 파리에서 출간된 것이다. 이후 <율리시스>는 영국에서도 출간됐지만 1923년 영국 포크스톤 풍속협회에 의해 압수됐으며 출판이 금지됐다. 1936년 보들리헤드 출판사에서 한정판으로 출간될 때까지 출판금지는 계속됐다. 영국에서는 1970년대가 되어서야 공공도서관에서 <율리시스>를 비치할 수 있었다. 이것도 소설이 지나치게 자극적이란 이유로 일반 서가에는 비치되지 못하고 사서들만 작품을 열람할 수 있었다.
이런 ‘제도권 문학계’의 검열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율리시스>에 대한 학계와 독자들의 관심은 이 소설의 지나친 난해함과는 별개로 놀라울 정도로 높았다. 학계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많은 논문이 씌어진 소설로 <율리시스>를 꼽고 있고, <율리시스>가 만들어낸 문학박사가 <율리시스>를 읽은 독자보다 많을 것이란 농담까지 있을 정도다. 또 이른바 ‘조이스 산업'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아일랜드 더블린에는 조이스와 관련한 다양한 관광상품이 개발돼 있다. 더블린에 있는 제임스 조이스 센터는 조이스 문학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율리시스>에 등장하는 그 하루인 6월 16일에는 더블린 전역에서 ‘블룸즈데이(Bloomsday)’ 행사가 펼쳐진다. 전세계에서 온 <율리시스> 열성 팬들이 레오폴드 블룸의 발자취를 찾아 더블린에서 다양한 모임을 갖는다. 또 파리, 취리히, 더블린, 트리에스테 등 조이스가 거주했던 도시들에서 조이스 축제가 열리는 등 ‘조이스 산업’은 <율리시스>를 다양한 형식으로 소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