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밀라 파커볼스로 인해 결혼 직후부터 찰스황태자와 다이애나 비는 불화했지만, 그들은 왕족이라는 신분 때문에 자신들의 갈등을 감추어야만 했다. 다이애나 비는 시어머니인 여왕 엘리자베스 2세를 찾아가 찰스황태자의 부정을 폭로하고 바로잡아 줄 것을 간청하였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황태자는 구제불능이구나’ 란 대답 한마디뿐이었다. 그러면서도 황실은 그 구제불능 황태자가 국민들 앞에서 더 멋지고 신뢰감 있게 보여지도록 끊임없이 언론 플레이를 했고 그 옆에 서서 다이애나 비는 방긋방긋 웃으며 행복한 결혼 생활을 연기해야 했다.
원래 소극적이고 수줍은 성격이던 다이애나 비는 폭발적인 언론과 세간의 관심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왕자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언론에 노출되면서 성장한 찰스황태자는 다이애나 비의 고통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카밀라에 대한 질투와 남편에 대한 불신, 거기에 더해 대중 앞에서의 가식적인 연기까지 모든 것이 다이애나 비에게는 고통이었다. 그녀는 몇 번이나 손목을 그었고 계단 아래로 몸을 던졌으며, 폭식과 구토를 반복하면서 여위어갔다. 그런 중에도 그녀는 윌리엄과 해리 두명의 왕자를 낳아 황실의 대를 이어야 하는 황태자비로서의 의무는 다했다.
어머니가 된 다이애나 비는 자신이 어린 시절 충분히 받지 못했던 사랑을 보상이라도 하듯이 두 왕자에게 넘치는 사랑을 베풀었다. 그녀는 아이들이 왕족으로 특별대우를 받으며 자라기를 바라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시작한 봉사활동에 아이들을 대동하였으며, 그들이 궁궐 안에서 가정교사로부터 특별교육을 받기 보다는 일반 학교에 가서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기를 바랬다. 다이애나 비의 사랑 속에서 월리엄과 해리 두 왕자는 영국 황실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두 왕자는 한시라도 황실을 박차고 나오고 싶은 그녀의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주었으며, 고통스러운 황실 생활 중에 유일하게 시름을 잊게 해주는 보물과도 같은 존재들이었다. 이미 결혼 초기에 찰스황태자에게 오만정이 다 떨어진 다이애나 비가 그나마도 15년간 영국의 황태자비로 살았던 것은 부모의 이혼으로 상처받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아이들에게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