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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짐도 내려놓고 천천히 걷자

나 그 네 2011. 2. 24. 22:37

가벼운 짐도 내려놓고 천천히 걷자”
길에서 경남을 만나다

“내가 길에 섰을 때 나도 비로소 길임을 알게 됩니다. 고향으로 귀촌한 뒤 고향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니 비로소 고향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백상연 남해바래길지기(52)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홀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귀촌을 결심, 고향인 남해로 돌아왔다. 오랜 도시생활 탓이었을까. 고향인 남해가 그에게 낯설게 다가왔다. 그래서 그는 보름 동안 간단한 배낭 하나 짊어지고 도보로 약 330㎞의 남해 해안도로를 따라 걸었다.
백상연 바래길지기는 “자동차로 움직였을 때 보거나 만나지 못했을 다양한 풍경, 여러 사람을 통해 고향인 남해가 비로소 어떤 곳인지 알게 됐다”며 “보름 동안의 경험이 귀촌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 지인의 제주올레길과는 다른 특색 있는 남해바래길을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받아들여 현재 (사)남해바래길사람들에서 바래길지기를 자청, 탐방객에게 바래길을 안내하고 있다. 또 매주 월요일이면 바래길을 정비하기도 한다.
그는 “조용히 걷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시끄럽게 걷는 사람도 있듯이 저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길을 소유하기보다 베푼다는 마음으로 길을 따라 걸었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누구나 여유를 찾고 싶을 때 문득 여행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언제? 어디에? 가볼까 하며 가볍게 계획을 세운다. 그러다 주중에, 주말에? 휴가를 따로 내야 하는지? 복장과 장비는? 가벼운 시집 한 권은? 카메라는? 혼자, 아니 누구와? 등등으로 어느새 가벼운 여행이 무거운 여행으로 변해간다. 여행이 히말라야를 등반하는 셰르파의 등짐처럼 무거워진 것. 짐은 무거워도 짐, 가벼워도 짐일 뿐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일에 파묻혀 지내다 보면 내가 살았던 곳, 내가 살고 있는 곳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때 우선 트레이닝복에 운동화를 신고 주변에 있는 길을 찾아보면서 자연을 벗 삼아 잃어버린 나를 찾아보자. 굳이 먼 곳, 낯선 곳의 길을 따라 걷고 싶다면 불필요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준비는 철저히 하되 복잡한 생각과 마음을 비우고 떠나보자.
길은 모두의 것이지만 그 누구의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다음은 ‘경남의 걷고 싶은 길’

거제 무지개길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맑은 물, 푸른 산, 쪽빛 바다가 어우러진 길이다. 바다와 섬이 있는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상상해 그린들 이만한 그림이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벅찬 숨을 토하게 하는 곳이다. 비췻빛 바다와 초원 위의 하얀 등대가 맑은 하늘과 만나는 곳에서 나를 버리고 그들과 하나가 되어 발걸음을 옮기면 된다.
▷쌍근마을 체험장→저구마을→명사해수욕장→대포마을→홍포마을→대·소병대도 전망대→여차몽동해수욕장(약 3시간 30분, 약 15㎞)

 

 

 

거제 지심도 동백숲길
지심도는 장승포항에서 5㎞ 떨어져 있는 섬으로 원시적 자연미가 느껴지는 곳이다. 지심도 숲 전체의 60~70%가 동백나무로서 봄이면 만개한 동백꽃이 매력인 길이기도 하다. 이 길은 평탄한 편으로 어린아이도 함께 걸을 수 있다. 섬 구석구석까지 이어진 오솔길을 걸으면서 감상하는 바다의 절경은 지심도만의 매력이다.
▷지심도터미널→국방과학연구소→전망대 동백터널→방향지시석→전등소 소장사택→동백하우스→지심도선착장(약 2시간 5분, 약 3.5㎞)

 

 

양산 통도사 암자순례길
매력이 다른 여러 암자를 거닐며 자연의 매력에 빠지는 길이다. 이 길은 산문을 들어서서 무풍교와 보행로로 통하는 무풍한송길에서 시작한다. 무풍한송길은 춤추는 바람결에 물결 치는 찬 소나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13개의 암자 순례길에 오르면 자연이 들려주는 생명의 소리를 느낄 수 있다.
▷통도사정문→성보박물관→통도사→보타암→취운암→서운암→옥련암→백련암→사명암→수도암→익양암→자장암→극락암→비로암→반야암→통도사후문(약 6시간 20분. 약 11㎞)

 

 

의령 의병길
곽재우 장군과 17의병장, 무명용사 등 살아 있는 역사가 숨 쉬는 길이다. 남강 위 철교 아래 가마솥을 닮은 바위가 물에 아무런 속박 없이 조용하고 편안한 삶을 누리는 듯해 운치를 더하는 곳이다. 솥바위를 중심으로 반경 8㎞ 이내 큰 부자가 난다는 전설이 전해지기도 한다.
▷정암루와 솥바위→의령천 꽃양귀비 경관단지→의령구름다리→하리공원→충의사(약 1시간 35분, 약 5㎞)

 

함안 에코싱싱로드
강을 따라 펼쳐진 악양 둑방과 녹색으로 펼쳐진 둔치에서 낭만과 추억을 느끼는 길이다. 색색의 빛깔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들꽃과 작은 바람에도 꽃잎을 하늘거리며 보는 이 누구든 시선을 빼앗는 멋과 운치가 있는 길이다.
▷풍차→솟대길→둑방→갯버들군락지→악양루→법수둑방광장(약 1시간 30분, 약 5㎞)

 

 

창녕 우포늪 생명길(맨 위 사진)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걷는 길이다. 광활한 늪지에는 부들, 창포, 줄, 갈대, 올방개 붕어마름, 벗풀, 가시연꽃 등이 자라고 있다. 또 늪에 반쯤 밑동을 담그고 있는 왕버들이 원시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우포늪생태관→제2탐방로→사지포제방→주매제방→숲탐방로→목포제방→사초군락→전망대→우포늪생태관(약 3시간, 약 8.4㎞)

 

고성 상족암길
쪽빛 바다와 함께 수억 년의 세월을 간직한 길이다. 꾸미지 않은 소박한 해안 길을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옛 흔적이 있다. 바닷물이 빠져나간 자리에 선명하게 찍혀 있는 공룡발자국은 1억 년 전으로 되돌아가게 한다.
▷임포마을 선착장→솔섬야영장→학림체험→참다래체험마을→지포마을→평촌마을→부경대학수산과학기술센터→사량도선착장→상족암→덕평마을→공룡박물관주차장(약 4시간 10분, 약 11㎞)

 

 

하동 토지길
멋과 풍류, 문학 등 하동의 향기를 즐기는 길이다. 섬진강을 따라 걷는 토지길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문화생태탐방로이다. 개치나루터로 유명한 평사리공원에서 한없이 넓은 평사리 무딤이들판을 가로질러 동정호로 향하면 한솥밥으로 천 명이 거뜬히 먹을 수 있는 큰 솥이 있어 물이 고인다는 전설도 엿볼 수 있다.
▷평사드레문화교류센터→평사리들→물레방아→최참판댁→한산사→고소성→섬진강→평사드레문화교류센터(약 3시간 5분, 약 7㎞)

 

 

자세한 문의는 각 지자체 문화관광과나 관광안내소로 하면 된다.

출처 : 경남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