健康/건강관리

효과적인 응급실 이용법

나 그 네 2011. 8. 13. 21:30



주부 박모(45)씨는 얼마 전 친정아버지의 급작스러운 죽음을 맞았다. 평소 담배는 좀 피웠지만 등산과 같은 운동을 즐기고 건강상 문제가 없었기에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원인은 급성심근경색, 즉 심장마비였다. 정년퇴직 후 산행을 즐기시던 이씨의 친정아버지는 그날도 친구들과 가까운 산에 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갑자기 가슴에 통증을 느꼈다고 했다. 곧장 병원으로 가지 않고 일단 집에 온 것이 화근이었다. 집에 돌아와서도 흉통이 계속되자 친정어머니가 119에 연락했지만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이미 아버지는 정신을 잃고 쓰러진 뒤였다.

일교차가 심한 요즘 신종 플루(인플루엔자A/H1N1)만 두려운 게 아니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이 생기기 쉽다.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올라가고, 혈관 안정성이 떨어져 쉽게 막히거나 파열되기 때문이다. 노인이나 고혈압·당뇨병 등의 질환자, 그리고 흡연자는 더욱 주의해야 할 대상이다.

뇌졸중이나 급성심근경색은 무엇보다 시간이 생명을 좌우한다. 얼마나 빨리 병원으로 가 적절한 응급조치를 받느냐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뇌는 한 번 손상을 받으면 회복이 불가능하고 영구적인 장애가 남을 수 있다. 초기 치료를 제때에 적절히 받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 뇌졸중은 ▶한쪽 방향의 팔다리에 마비가 오고 힘이 빠지거나 입술이 한쪽으로 돌아가고 ▶눈이 갑자기 안 보이거나 하나의 물건이 두 개로 보이고 ▶갑자기 머리가 아프면서 토하거나 어지럽고 ▶말이 어눌해지거나 상대방의 말이 잘 이해되지 않고 ▶저린 느낌이 오고 ▶걸음을 걷기가 불편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 의심해볼 수 있다. 심근경색의 경우 흉통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그러나 노인이나 당뇨환자는 통증을 별로 못 느끼고 막연한 불안감이나 호흡곤란, 어깨 결림 또는 소화장애 등 평범한 증상을 보일 수도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

일단 뇌졸중이나 급성심근경색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뺨을 때린다든지, 손을 딴다든지 하면서 괜히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행동이다. ▶비교적 가벼운 증세인 경우 우선 1339 응급의료정보센터에 연락해 증상과 필요한 조치를 상담해 보고 ▶119 구급대에 출동을 요청한 뒤 ▶구급대가 올 때까지 가능한 응급조치를 취해야 한다. 사실 뇌졸중이나 급성심근경색증일 때 일반인들이 할 수 있는 응급조치는 별로 없다. 의식을 잃은 환자의 경우 숨쉬기 편하게 기도를 확보해주는 것 정도다. 머리를 약간 뒤쪽으로 젖히고 아래턱을 약간 들어올려 기도를 열어주도록 한다. 낮은 베개나 얇은 방석을 한 번 접어 어깨 밑에 깊숙이 넣어서 목이 편안한 상태가 되도록 해주면 좋다. 의식을 잃은 환자에게 우황청심환 등을 억지로 먹이는 것은 자칫 기도를 막히게 할 우려도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빨리 응급실에 도착하는 것만큼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기껏 찾아간 병원 응급실이 급성심근경색 환자에게 필요한 관상동맥 중재술이나 우회로술 등을 할 수 없다든지, 병상이 꽉 차서 환자를 받을 수 없어 다른 병원으로 가야 한다면 생명이 달린 황금 같은 시간을 허비하는 셈이다. 1339 응급의료정보센터에 연락하면 증상에 대한 상담뿐 아니라 병상 정보도 구할 수 있다.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찾아갈 의료기관에 대한 정보를 평소에 챙겨두면 좋다. 노인이나 고혈압·당뇨 등 위험질환자가 있는 가정이라면 더욱 필요한 정보다. 이때는 병원 규모나 유명도보다 위치를 고려해야 한다. 가능하면 증상이 나타난 뒤 3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는 곳이면 좋다.

물론 각 병원 응급실이 어느 정도 수준의 진료를 해주는 곳인지도 확인해 두어야 한다. 최근 보건복지가족부가 2008년 응급의료기관 평가를 바탕으로 전국 109개 응급의료기관의 응급환자 진료서비스를 질적으로 분석해본 결과에 따르면 전반적인 수준은 2007년에 비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환자가 응급실에서 처치를 받고 일반병실로 옮겨지기까지의 시간(응급실 재실시간)이나, 자체적으로 후속 치료를 할 수 없어 다른 병원으로 옮기게 하는 비율(전원율) 등은 지역별 편차가 심한 편이었다.

짧을수록 좋은 재실 시간은 경북이 2.4시간이었던 반면 부산은 9.2시간이나 됐고, 낮을수록 좋은 전원율은 광주가 14.0%, 전남 11.2%로 평균 5.1%의 두 배가 넘었다. 그만큼 응급서비스의 질에 차이가 난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러한 정보가 병원별로는 공개되지 않아 일반 국민에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나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홈페이지(www.hira.or.kr)를 접속해 보면 응급실 진료의 질에 대해 기본적인 정보를 구할 수 있다. 홈페이지의 국민정보→병원정보→평가결과를 찾은 뒤 급성심근경색증이나 뇌졸중을 체크하고 거주 지역에 대한 정보를 넣어 검색하면 가까운 의료기관들의 평가결과를 확인해볼 수 있다. 현재는 급성심근경색증 환자가 관상동맥 중재술이나 우회로술 시술을 야간이나 공휴일에 받을 수 있는지, 뇌졸중 환자에 대한 처치가 얼마나 잘 이뤄지는지(A~C등급) 등을 알 수 있는 정도로, 11월 중에 새로 평가한 결과가 나온다. 급성심근경색(종합전문병원)과 뇌졸중(종합전문병원·종합병원)에 대해 일정 건수 이상의 처치를 한 의료기관의 응급실 진료 및 후속 진료 평가결과가 5개의 등급으로 나뉘어 국민이 한눈에 진료 수준을 확인해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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