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al science /화 학

reduction (환원반응)

나 그 네 2012. 3. 1. 13:05

환원반응

환원반응은 늘 산화반응과 동반해서 진행되는 것이므로 생활주변에서 많이 관찰할 수 있다. 환원은 본래의 것으로 되돌린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용어이지만 화학자들이 사용하는 환원은 물질의 변환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광석으로부터 금속을 추출하는 일, 이산화탄소가 녹말이나 셀룰로오스로 변하는 일, 산소가 물 혹은 과산화수소로 변하는 과정, 산화질소(NOx)가 질소나 암모니아로 변환되는 일 등이 모두 환원 반응을 거쳐 진행되는 일이다. 이번에는 환원 및 환원반응에 대해 알아보자.

 

 

산화수가 증가하면 산화, 산화수가 감소하면 환원

물질의 변환이 일어나면서 물질을 구성하는 원소들의 산화수(oxidation number)가 변한다. 산화수가 증가하면 산화, 산화수가 감소하면 환원이라고 정의한다. 즉 환원(reduction)은 분자, 원자, 이온이 전자를 얻어서 산화수가 감소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알루미늄 이온(Al3+)이 전자를 3개 받아들여서 알루미늄(Al)이 되는 경우에 알루미늄의 산화수가 +3에서 0으로 줄었으므로 환원이며, 염소(Cl) 원자가 전자를 받아서 염소이온(Cl-)이 되는 경우에는, 산화수가 0에서 -1로 감소하였으므로 역시 환원이다.


광합성으로 이산화탄소가 포도당으로 변하는 것은 환원이다. <출처: Gettyimage>

 

결국 물질을 구성하는 분자, 원자, 이온이 새로운 상태로 변할 때 본래 가지고 있던 산화수 보다 줄어든 경우에는 환원(reduction) 혹은 환원반응이 진행되었다고 말한다. 산화수의 변화와 함께 본래 화합물이 가지고 있던 산소를 잃을 경우 혹은 화합물이 수소와 결합하여 새로운 화합물로 변할 경우에도 환원이 되었다고 말한다. 

 

 

표준전극전위(Eo)와 환원경향

표준전극전위(standard electrode potential, Eo)를 비교하면 특정 화학반응의 환원경향을 알 수 있다. 각 반응에 대한 표준전극전위 값을 비교해 보려면 기준이 되는 표준전극전위가 필요하다. 그 기준이 되는 반응은 수소이온(H+)이 수소기체(H2(g))로 환원되는 반응이며, 이 특정 반응의 전위를 0 볼트로 정하였다.

 

2H+(aq) + 2e    H2(g)     Eo 0.00 V

 

만약에 어떤 반응에 대한 표준전극전위가 표준수소전극의 전위보다 + 이며 그 값이 크다면 그 반응의 환원은 쉽게 진행된다. 수 많은 반응에 대한 반응식은 수소전극처럼 환원 반응으로 적고, 그 반응의 표준전극전위의 값들은 책이나 문헌에 표로 잘 정리되어 있다. 그러므로 단순히 표준전극전위의 값들을 비교해 보면 어떤 반응이 더 환원 경향이 큰지를 판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표를 보면 산화수가 3가인 철이온(Fe3+)이 2가 철이온(Fe2+)으로 환원되는 반응에 대한 표준전극전위는 +0.771 볼트로, 구리이온(Cu2+)이 구리(Cu)로 환원되는 반응에 대한 표준전극전위는 +0.339 볼트로 나와 있다. 그러므로 표준전극전위 값으로 볼 때 철이온이 환원이 되려는 경향은 구리이온이 환원되려는 경향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반응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될 지는 온도, 압력은 물론 용액의 농도 등과 같은 변수에 따라 달라진다.

 

Fe3+ + 3e    Fe2+     Eo = +0.799 V
Cu2+ + 2e    Cu(S)     Eo = +0.339 V

 

만약에 금속 구리(Cu) 조각을 철이온(Fe3+) 용액에 담그면 철이온이 환원되면서 구리를 산화시킨다. 그 결과 철이온은 2가 철이온(Fe2+)으로 변하고, 금속 구리는 녹아서 용액에는 구리이온(Cu2+)의 농도가 높아진다. 컴퓨터에 사용되는 인쇄 회로 기판을 대량으로 만들 때 이 반응을 이용하기도 한다. 얇은 절연체 수지 위에 입혀진 구리 박막(thin film)에 원하는 회로를 인쇄한다. 회로 선을 따라서 그 위에 절연성 도료를 입힌다. 그 후에 기판을 3가 철이온(Fe3+) 용액에 담그면 용액과 접촉되는 부분의 구리 기판은 녹아 없어져 절연체 수지가 들어난다. 절연성 도료를 입힌 회로 부분은 철이온 용액과 접촉하지 않았으므로 구리선 회로만 기판 위에 남게 된다. 이 반응 역시 한쪽에서 환원(Fe3+ → Fe2+)이 진행되면 다른 쪽에서는 동시에 산화(Cu → Cu2+)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쇄 회로 기판(PCB)를 제작하는 모습. 이때 철이온이 환원되며 불필요한 부분의 구리를 산화시켜 녹인다. <출처: (cc) Swoolverton at Wikimedia.org>

 

 

환원반응의 사례

자동차 촉매

산화질소를 질소(N2) 혹은 암모니아 등으로 환원시키는 반응은 실생활에서 이용되는 반응이다. 자동차의 배기관에는 자동차 배기 가스에서 배출되는 산화질소를 환원시키는 촉매가 들어 있다. 공기를 정화하는 곳에 환원반응이 이용되고 있는 셈이다.

 

NO2 + HC(탄화수소)   N2 + CO2 + H2O

 

자동차 배기가스 촉매 장치 외부(좌), 내부에 그물망 모양으로 촉매가 있다(우). 산화환원반응을 이용하여 배기가스를 정화한다. <출처: (cc) Romanm at Wikimedia.org(좌) Thomas Ihle at Wikimedia.org(우)>

 

 

자연의 광합성

자연에서 일어나는 대표적인 환원 반응에는 식물에서 이산화탄소가 포도당으로 변하는 것이다. 포도당과 산소가 생성되는 광합성 반응은 결국은 이산화탄소가 환원되는 반응이며, 물이 산화되어 산소가 발생하는 산화반응도 동시에 진행된다.

 

6 CO2 + 6 H2O    C6H12O6 + 6 O2

 

산림이 파괴되어 광합성 반응이 덜 진행되면 환원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줄어들게 되고, 그 결과 지구의 온난화도 가속화 될 것이다. 그러나 효율적인 촉매와 화학반응을 고안하여 이산화탄소를 효율적으로 환원시켜 연료(CH4, HCOOH 등)로, 더 나아가서 유사 석유를 만들어 내는 성과를 낸다면 미래의 에너지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화학이 더 발달하여 미래에 이산화탄소로부터 직접 자동차 연료를 얻는 꿈 같은 일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CO2 + 2 H2  CH4 + 2 O2
2 CO2 + 2 H2O    2 HCOOH + O2

 

미용실의 파마

환원반응 후에 산화반응을 순차적으로 매일매일 진행하는 곳이 미용실이다. 파마는 이황화 화합물을 2개의 싸이올기(RSH)로 환원시키고 그 후에 싸이올 기를 다시 산화시켜서 이황화 화합물을 형성하는 반응을 이용하는 것이다. 머리카락은 케라틴(keratin) 단백질이 주 성분이며, 단백질 사슬들 사이에는 이황화(RS-SR) 결합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환원과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ammonium thioglycolate: ZSH) 역시 황을 포함하고 있어 특유의 냄새가 난다. 미용실에서 풍기는 독특한 냄새에도 이 화합물의 기여도가 적지 않을 것이다.

 

RS–SR + 2 ZSH    2 RSH (환원) + ZS–SZ
2 RSH + H2O2   RS-SR (산화) + 2H2O

 

머리카락을 롯드(rod)로 감았기 때문에 환원 반응으로 형성된 수 많은 싸이올 기의 위치는 본래의 이황화 결합이 끊어졌던 위치에 그대로 있지 않다. 그러므로 새롭게 형성되는 이황화 결합의 위치와 본래의 이황화 결합의 위치는 다르며, 이황화 결합에 사용되는 싸이올기 2개도 본래의 짝과는 다르다. 환원되고 동시에 위치에 변동이 생기게 끔 싸이올 기들을 형성하는 것이 파마의 첫 번째 과정이며, 산화제(H2O2)를 사용하여 새로운 위치에 새로운 이황화 결합을 형성하는 것이 파마의 두 번째 과정인 것이다.

 

파마의 원리는 산화환원반응이다. 머리카락은 먼저 환원되고 다시 산화된다. <출처: Gettyimage>

 

 

우리 주변에서는 오늘도 수 많은 환원(산화)반응이 진행되고 있다. 열역학 법칙에 따르면 자연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계속 나아간다. 그것을 본래의 상태로 되돌리려면 에너지와 시간이 필요하다. 철이 녹스는 것은 자발적인 결과이지만 녹슨 철을 금속 철로 환원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 한 예이다. 그러므로 젊어 보이려는 사람들이 돈과 시간을 지불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여인형 / 동국대 화학과 교수
서강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국대 화학과 교수이다. <퀴리 부인은 무슨 비누를 썼을까?>를 썼고, <화학의 현재와 미래>를 대표 번역하였다.


발행일 
201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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