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의원님, <독도밀약> 꼭 읽어보세요
[게릴라칼럼] 독도문제 빌미 된 한일정상회담 추적... 더 이상 친일 대통령 안돼
"한국과 일본의 국교를 정상화하는 조약에서 독도·다케시마의 영유권에 관해서 언급하지 않는다. 다만 그 영유권은 한일 양국 정부가 각자 주장해도 좋고, 그 주장에 대해 서로 이의를 제기하기 않는다. 한국이 독도를 실효지배하고 있는 현상은 일본이 인정하되, 한국은 더 이상 시설의 증축, 병력 파견 등 현상을 깨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 장래 어업구역을 설정할 때, 한일 양국은 독도·다케시마 지역을 각각 배타적 수역에 포함시키고 중복된 부분은 공동수역으로 한다. 이 합의는 앞으로도 계속 지켜 나간다." - <독도밀약>(노 다니엘 지음, 한울아카데미)
독도를 둘러싼 밀약... 정치권은 왜 조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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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에 이런 엄청난 밀약이 묻혀 있었다니 믿어지지 않았다. 혼란스러웠다. 밀약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독도를 오롯이 우리의 영토라고 하는 것이 옳은 주장일까? 일본통 경제학자인 저자 노 다니엘이 쓴 <독도밀약>은 일본에서 <죽도밀약(竹島密約)>이라는 제목으로 먼저 출간되었다.
저자는 2007년 가을 출판 제안서를 한국과 일본 출판사 몇 곳에 보냈으나 한국에서는 출판 제의가 없어 일본에서 먼저 출판하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가 우연한 기회에 일본 원로 정치인에게서 독도에 관한 밀약의 내용을 듣고, 당시 밀약에 직간접으로 관계한 사람들을 만나 사실 관계를 확인하면서 글을 전개했다.
1961년 5·16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군부 세력에 의해 추진된 한일국교정상화회담은 양국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당시 김종필 중앙정보부장은 박정희 대통령의 특명 아래 '김-오히라' 메모로 알려진 비밀회담 끝에 졸속으로 협상은 끝을 맺었다. 그러나 알려지지 않는 밀약은 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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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한일간 독도밀약이 그것이었다. 범양그롭 회장 성북동 자택 홈바에서 이루어진 밀약은 당시 국무총리 정일권이 읽었고 김종락(김종필의 형)과 일본측 협상 대표가 참석했으며 나중에 박 대통령의 재가를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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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나타난 밀약내용은 한일 양국이 어느 쪽이든 영유권 주장을 할 수 있도록 했고, 한국의 실효지배는 인정하되 시설의 증축이나 병력의 증강은 할 수 없도록 했다. 저자의 지적처럼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독도 영유권 문제. 독도를 둘러싼 일본의 망언이 있을 때마다 국민들은 공분으로 들끊었고 일본 대사관 앞에서 좌우를 넘어선 규탄 시위가 줄을 이었다.
그런데 책이 출간된 지 두 달이 다되어 가는 지금, 정치권의 이상한 침묵이 이해되지 않는다. 양국 정부 모두 독도밀약에 대해서 부인을 하고 있다지만, 책의 내용이 허구라고 치부하기에는 정황이 너무 구체적이고 관련 인물의 증언도 사실을 뒷받침하기에 무리가 없다.
밀약의 내용이 이 정도 정황을 가지고 세상에 알려졌다면 아무리 치부를 드러내는 아픈 과거일지라도 존재 여부를 확인하고 진위를 가려야 하는 것이 정부와 정치권의 할 일 아닐까? 알려진 사실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일본의 독도 망언에 또다시 얼굴 붉히는 입씨름은 진정성만 의심 받을 일이라고 생각된다.
박근혜 대선예비주자 역사인식, 걱정스럽다
한편으로 5·16군사쿠데타를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다. 발단은 1961년 박정희 군부세력에게 자행된 권력찬탈을 쿠데타로 볼 것이냐 혁명으로 볼 것이냐 하는 문제에서 시작되었다. 많은 언론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기도 한 박근혜 대선예비주자에게 관련된 평가를 물었지만 시원한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그 대답을 대신한 사람들은 측근이라고 알려진 사람들이었다.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 대선 경선캠프의 이상돈 정치발전위원은 6일 MBN과 인터뷰에서 "당시로서 볼 때는 군사혁명이 맞는 것 같다"며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5.16을 구국의 혁명이라고 한 박근혜 후보의 평가를 옹호하고 나섰다. 이 뿐 아니라 홍사덕 박근혜 경선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11일 "5·16에 관한 평가를 박근혜 전 대표에게 묻는 것은 세종대왕에게 태조 이성계가 나라를 세운 게 역성혁명이냐 군사쿠데타냐고 묻는 것과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과정은 쿠데타였지만 결과는 혁명이었다는 궤변 같은 평가는 동의할 수 없다. 또 5.16군사쿠데타의 성격을 딸인 박근혜 대선주자에게 묻는 것이 가혹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불편하다. 논리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성계와 세종대왕까지 끌어들이고 있지만, 박근혜 후보가 세종대왕 같은 성군이 될 것이니 5.16 쿠데타를 이해하고 넘어가자는 것인지, 딸에게 아비에게 돌을 던지는 파렴치한(?) 요구를 하지 말라는 것인지 그 의도조차 종잡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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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끝에 16일 5.16군사쿠데타와 유신을 두고 "돌아가신 아버지로서는 불가피하게 최선의 선택을 한 게 아니냐"고 강변한 박근혜 대선 예비주자의 말은 2007년 경선 때 구국의 혁명이라는 말했던 것의 동어반복일 뿐이었다. 5.16 쿠데타와 유신의 과정에서 말살되고 왜곡된 인권, 민주주의, 외교 등 숱한 문제들에 눈감고 밝은 면을 내보이고자 하는 역사인식은 심히 우려스럽다.
5.16군사쿠데타를 정당화하기 위해 졸속으로 진행되었던 한일국교정상화 회담. 그 과정에서 위안부 할머니 등 수많은 사람들은 일제의 만행에 대한 청구권을 국가에 빼앗겼다. 노 다니엘이 쓴 책 <독도밀약>이 사실이라면 독도를 영원한 분쟁 지역으로 남겨 놓고 일본의 영유권 주장에 힘을 실어 준 것은 박정희 정권이다.
국민들은 또다시 친일 대통령을 원하지 않는다
대선의 예비주자라면 이런 아픈 역사에 대해 올바로 진단과 처방을 내놓아야 한다. 아비에게 어떻게 돌을 던지냐는 궤변은 가정 윤리에서는 통용될 수 있어도 대선 예비주자의 역사인식의 도피처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은 세종대왕에게 이성계의 평가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민주공화국에서 대선 예비주자에게 지난 정권 역사에 대한 제대로된 평가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독도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논란에서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에게 큰 점수를 받지 못했다.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된 '뼛속까지 친미·친일이니 그의 시각에 대해서는 의심할 필요가 없다'는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의 발언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이 대통령은 독도(다케시마)의 일본땅 표기를 두고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에게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고 말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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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군사정보협정 논란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밀실 처리와 실무자의 행정적 미숙이 낳은 결과가 아니라 뼛속까지 친일이라고 지적받는 이명박 정부의 정체성이 빚어낸 결과라는 것이 야당의 지적이고 국민 일반의 시각이다.
한일국교정상회담이 체결된지 47년을 지났다. 독도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일본에 의해 도발되어 왔다. 만약, 독도밀약이 사실이라면, 지난 과거 살을 헤집는 아픔이 있더라도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지 않으면 안된다. 일본 대사관으로 차를 돌진하는 국민, (독도 일본 교과서 표기를) 기다려 달라는 대통령, 이 불협화음은 바로잡아야 한다.
노 다니엘의 책 <독도밀약>을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을 포함한 대선 예비주자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독도 영유권 문제, 이제 그만 종지부를 찍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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