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al science /화 학

Antimony(Sb), Stibium, 51-안티모니, 안티몬

나 그 네 2012. 12. 26. 12:32

 

원자번호 51번의 원소인 안티모니(Antimony)는 독일어 이름 ‘Antimon’의 우리말 발음인 ‘안티몬’이라 불리기도 한다. ‘안티모니’란 이름의 뜻은 ‘홀로 있기를 싫어한다’는 것인데, 이 원소가 자연에서 원소 상태로는 산출되지 않고 화합물 형태로만 존재한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원소 상태로도 자연에 존재함이 밝혀졌다. 같은 족의 비소와 성질이 비슷하고 독성이 큰 원소인데, 고대부터 이의 광석을 눈 화장에 사용하여 왔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양이 대략 62번째로 비교적 희귀한 원소임에도 일상 생활에 안티모니가 들어간 것들이 많이 사용되는데, 대표적인 예가 자동차 등에 널리 쓰이는 납축전지의 극판, 활자 합금, 섬유와 플라스틱 등이 불에 잘 타지 않도록 하는 난연제(방화 재료) 등이다. 안티모니는 n-형 반도체 도판트와 화합물 반도체 재료로도 사용된다. 또한, 안티모니 화합물들은 음료수 병을 만드는데 주로 쓰이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생산의 촉매나 의약품 등으로 사용되며, TV 스크린 등에 사용되는 유리의 기포를 없애는 데도 사용된다. 그런데 이처럼 요긴하게 쓰이는 안티모니가 매장량이 겨우 10여 년을 지탱할 정도로 적고, 전체 생산량의 90% 가까이가 중국에서 생산되어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가끔 환경 오염 문제로 공장 가동 중단 조치를 내리기도 함)에 따라 안정적 공급이 위협받기도 한다. 안티모니의 역사, 특성, 생산과 용도 등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안티모니의 광석인 휘안석 가루는 기름과 반죽하여 이집트에서 눈 화장에 사용되었다. <출처 : Gettyimage>

원자번호 51번, 안티모니

안티모니(Antimony)1)는 원자번호 51번의 원소로, 원소기호는 Sb이다. 원소기호 Sb는 이 원소와 광석을 일컫는 라틴어 이름 ‘stibium’에서 따왔다. 주기율표에서는 질소(N), 인(P), 비소(As), 비스무트(Bi)와 함께 15족(VA 족)에 속하는 질소족 원소의 하나로, 금속과 비금속의 중간 성질을 갖는 준금속(metalloid)의 하나이다. 광석이 고대부터 알려져 있었는데, 검정 또는 회색의 황화물 광석은 기원전 3000년경부터 이집트에서 눈 화장에 사용되었고, 원소 상태의 안티모니는 1500년경에 처음 얻어진 것으로 여겨진다. 안티모니에는 여러 동소체가 있는데, 실온에서 안정한 것은 은백색 금속성 광택이 나는 금속형 안티모니(α-Sb)이다. 이 글에서 특별한 언급이 없으면 안티모니는 α-Sb를 의미하는데, 녹는점은 630.63oC이며 끓는점은 1587oC이고 실온에서 밀도는 6.697g/cm3이다. 모스 굳기가 3.0으로, 유리에 긁힐 정도로 비교적 무르며, 화학반응성은 비교적 적다. 공기 중에서 실온에서는 안정하나, 가열하면 산소와 반응하여 안티모니 산화물을 생성한다. 차가운 물이나 차가운 대부분의 산과도 반응하지 않으나, 뜨거운 진한 황산, 진한 질산, 왕수에는 녹는다. 화합물에서 흔한 산화 상태는 +5와 +3인데, 대체로 +5상태가 더 안정하다.

원자번호 51번, 안티모니 <출처 : (cc) Rob Lavinsky / iRocks.com>

안티모니의 원소 정보.

안티모니는 지각에서의 존재비가 약 0.2ppm (2x10-5%)이고 존재량이 대략 62번째인 비교적 희귀한 원소이다. 지각에서 원소 상태로 존재하는 경우는 매우 희귀하고, 주로 화합물 형태로 존재한다. 100가지가 넘는 광물에 들어있으나, 가장 흔하고 중요한 광석은 휘안석(stibnite, Sb2S3)이다. 이 외에 울마나이트(ullmanite, NiSbS), 리빙스토나이트(livingstonite, HgSb4S8), 테트라헤드라이트(Tetrahedrite, Cu3SbS3), 제임소나이트(jamesonite, FePb4Sb6S14) 등의 황화물 광석과 발레틴광(valentinite, Sb2O3), 세르반타이트(cervantite, Sb2O4), 스티비코나이트(stibiconite, Sb2O4·H2O) 등의 산화물 광석이 있다. 원소 상태의 안티모니는 보통 휘안석을 뜨거운 철(Fe)과 반응시켜 얻는다. 2011년의 전세계 생산량(회수·재생된 양은 불포함)은 169,000톤이고 이의 약 89%인 150,000톤이 중국에서 생산되었으며, 경제성 있는 전세계 광석 매장량은 약 180만 톤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안티모니의 가장 큰 용도는 섬유와 플라스틱이 불에 잘 타지 않도록 하는 난연제(방연제)인데, 이 경우에는 거의 항상 삼산화안티모니(Sb2O3)와 할로겐 화합물을 함께 사용한다. 다음으로 중요한 용도는 납에 소량 첨가하여 납을 단단하게 하는 경화제(hardener)인데, 이러한 납-안티모니 합금은 주로 납축전지(lead acid battery)의 극판으로 사용된다. 이외에도 여러 안티모니 합금들이 금속접합제(땜납), 탄알과 예광탄, 활자 합금, 윤활 베어링, 낚시 등의 어업 용구 등에 사용되며, 최근에는 반도체 산업에서 다이오드와 적외선 검출기 등에도 사용된다. 또한 여러 화합물들이 유리와 도자기 생산, 페인트 안료, 음료수 용기 등으로 많이 사용되는 페트(polyethylene terephthalate, PET) 생산 등에서의 촉매, 구충제 등의 의약품으로 사용된다.

안티모니와 여러 안티모니 화합물들은 독성이 있고 비소와 비슷한 중독 증상을 보이나, 비소에 비해서는 독성이 훨씬 약하다. 음료수 병으로 많이 사용되는 페트 병에 남아있는 안티모니가 음료수로 녹아 나와 안티모니 중독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안티모니의 역사와 명명

안티모니와 이의 화합물은 고대부터 사용되어왔다. 휘안석(Sb2S3) 가루는 기원전 3000년경 이전부터 이집트에서 의약품으로 사용되었고 기름과 반죽하여 눈 화장에 사용되었는데, 이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 그리고 아랍으로 이어졌다. 안티모니로 주조된 기원전 3000년경의 화병이 칼데아(Chaldea, 현재의 이라크 일부 지역)에서 발견되었으며, 안티모니가 도금된 기원전 2500~2200년의 구리 제품들이 이집트에서 발견되었다. 또한 안티모니 화합물을 착색 유약으로 사용한 구슬, 화병 등의 여러 유리 제품들이 발견되었다. 로마의 박물학자 대 플리니우스(Pliny, 23~79)가 휘안석을 의약품으로 사용하는 사실을 언급하였고 안티모니를 스티비움(stibium)이라고 처음 명명한 것으로 여겨지며, 예언자 마호메트(Muhammed 또는 Mohammed)는 ‘안티모니가 눈을 밝게 하고 머리털이 나게 하므로, 세안약(洗眼藥)으로 가장 좋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세에는 연금술사들이 안티모니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며 휘안석을 아랍어로 ‘al-ithmid’로 불렀는데, 이것이 11-12세기에 유럽으로 전해져 ‘안티모늄(antimonium)으로 불리게 되었다. 현재는 안티모니(antimony)가 원소의 영어 이름이며, 원소기호 Sb는 현대적 원소 기호를 제안한 베르셀리우스(Jons Hakob Berzelius, 1779~1848)가 안티모니의 라틴어 이름 ‘stibium’에서 따와 정한 것이다.


로마의 박물학자 대 플리니우스(Pliny, 23~79)

안티모니(antimony)란 원소 이름은 이 원소가 자연에서 원소 상태로는 산출되지 않으므로, 그리스어로 ‘홀로 있는 것(monos)을 싫어하는 것(anti)’이란 뜻으로 지어졌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나, 또 다른 설은 초기 연금술사들이 주로 승려들이었고 이들이 한센병 치료제로 안티모니 제제를 사용하였는데, 안티모니 중독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아 ‘승려(monochon)를 죽이는 물질’이라는 뜻으로 지어졌다는 것이다.

연금술사들은 자신들의 연구 내용을 다른 사람이 잘 알지 못하도록 비밀 코드로 애매하게 기록하였으므로, 안티모니를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였는지 분명하지 않으며, 원소 상태의 안티모니를 누가 언제 처음 분리하였는지도 분명하지 않다. 아랍에서는 연금술사였던 자비르 이븐 하얀(Jabir Ibn Hayyan, 721~815)이 순수한 안티모니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유럽에서는 콜럼버스가 미 대륙을 발견한 해인 1492년에 베네딕트 수도원의 수도승이었던 발렌타인(basil Valentine: Basilius Valentinus의 영어식 이름)이 안티모니를 처음 얻었다는 기록이 있기는 하나 논란이 있다. 안티모니에 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기술은 프랑스 화학자 레므리(Nicolas Lémery, 1645~1715)가 1707년에 저술한 ‘안티모니에 대한 보고서(Treatise on antimony)’가 처음으로 여겨진다.

안티모니 결정체 <출처 : (cc) http://images-of-elements.com>

물리적 성질

안티모니는 여러 동소체가 있는데 실온에서 안정한 동소체는 금속형인 α-안티모니(α-Sb)이다. α-Sb는 용융 안티모니를 천천히 식히면 얻어지는데, 은백색 금속 광택이 난다. 겉보기는 금속과 같으나, 전기전도도와 열 전도도는 구리(Cu)의 3~6%에 불과하며, 주석(Sn)의 약 30%이다. 녹는점은 630.63oC이며, 끓는점은 1587oC이고, 실온에서의 밀도는 6.697g/cm3이다. 결정은 단순 삼방정계(trigonal)에 속하며 층 구조를 하고 반자기성이다. 결정의 각 층은 6개의 원자들로 이루어진 고리들이 연결된 형태이며, 각 층에서 한 원자와 가장 가까운 이웃에 있는 3개 원자까지의 거리는 290.8pm이나, 다음 층에 있는 가장 가까운 원자까지의 거리는 이보다 긴 335.5pm이다. 따라서 층간의 결합이 약해서 경도가 약하고(모스 경도 3.0) 쉽게 부서진다.

동소체
보통의 안티모니인 은백색의 α-Sb 외에도, 노란색, 검정색, 폭발성 안티모니 등 여러 동소체들이 있다. 노란색 안티모니는 -90oC 에서 수소화안티모니(SbH3)의 산화로 생성되는데, -90oC 이상의 온도와 주변 빛(환경 광)에 의해 보다 안정한 검정색 안티모니로 변환된다. 검정색 안티모니는 Sb증기를 빨리 식히면 얻어질 수 있는데, 공기 중에서 산화되면서 자발적으로 불이 붙을 수 있다. 100oC에서 점차적으로 안정한 α-Sb로 전환된다. 폭발성 안티모니는 Sb3+ 용액을 전기분해시켜 얻는데, 날카로운 것으로 긁으면 금속성 안티모니(α-Sb)가 되면서 열과 흰 연기가 난다. 이들 외에도 높은 압력에서 존재하는 두 가지 동소체들이 더 알려져 있다.

동위원소
자연 상태에서 안티모니는 121Sb(57.36%)와 123Sb(42.64%)의 두 가지 안정한 동위원소로 존재한다. 질량수가 103~139사이에 있는 여러 인공 방사성 동위원소들이 알려져 있는데, 이 중에서 반감기가 긴 것들은 125Sb(반감기, 2.76년)과 124Sb(반감기, 60.2 일)이다. 또 여러 준안정한 핵 이성체가 알려져 있는데, 이들 중에서 반감기가 가장 긴 것이 120mSb(반감기, 5.76일)이다. 123Sb보다 가벼운 동위원소들은 주로 β+ 붕괴를 하고 주석(Sn)의 동위원소가 되며, 무거운 것들은 주로 β- 붕괴를 하고 텔루륨(Te)의 동위원소가 된다. 125Sb와 124Sb는 상업적으로 방사선 추적자로 이용된다. 또 124Sb는 베릴륨(Be)과 함께 중성자원으로 사용되는데, 124Sb에서 방출되는 감마선이 Be핵을 광 붕괴시켜 평균 24keV의 에너지를 갖는 중성자가 방출된다.

화학적 성질

안티모니의 바닥상태 전자배치. <출처 : (CC)Pumbaa at Wikipedia.org>


안티모니(α-Sb)는 준금속(metalloid)으로 겉보기와 물리적 성질은 금속과 비슷하나, 화학적 성질은 비금속과 비슷하다. 전기음성도는 2.05로, 주석(Sn)이나 비스무트(Bi)보다 더 전기음성적이고 텔루륨(Te)이나 비소(As)보다는 덜 전기음성적이다. 화학적으로 비소와 비슷한 점이 많으나, 반응성은 비소보다 작다. 화합물에서 흔한 산화상태는 +5와 +3인데, 대체로 +5상태가 더 안정하다.

실온에서는 공기와 물에 대해 안정하나, 가열하면 산소와 반응하여 Sb2O3, Sb2O4, Sb2O5 등의 산화물을 생성한다. 차가운 대부분의 산과도 반응하지 않으나, 뜨거운 진한 산화성 산과는 반응하는데, 황산과는 Sb2(SO4)3을, 질산과는 Sb2O3 수화물을, 그리고 왕수와는 SbCl5를 생성한다. 할로겐과 반응하여 SbX3 형 화합물을 생성하며, 가열하면 황(S) 등 칼코겐과도 반응한다.

안티모니의 생산

상업적으로 가장 중요한 안티모니 광석은 휘안석(Sb2S3)이며, 이외에 납(Pb), 구리(Cu), 은(Ag), 수은(Hg) 등이 들어있는 복합 황화물 광석들이 안티모니 생산에 사용된다. 이들 광석에 들어있는 안티모니 함량은 5~60%이며, 함량에 따라 안티모니를 생산하는 방법이 약간씩 다른데, 전형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저품위(5~25% Sb) 광석의 경우에는, 광석을 태워서 산화물을 만든 후 반사로에서 코크스(탄소)와 가열하면 조(粗) 안티모니가 얻어지는데, 여기에 알칼리 금속의 탄산염이나 황산염을 용제로 가해 용융·정제하거나 전기분해 방법을 써서 순수한 안티모니를 얻는다. 중품위(25~40% Sb) 광석의 경우에는 용광로에서 제련하고 산화물(Sb2O3, 승화온도 1425oC)을 연통에서 회수하는데, 회수한 Sb2O3를 코크스로 환원시키면 안티모니가 된다.

고품위(40% 이상 Sb) 광석은 주로 휘안석인데, 가루로 분쇄한 광석을 비산화성 조건에서 550~600oC로 가열하여 Sb2S3(녹는점 550oC)를 액체로 얻은 다음, 철(Fe)로 환원시켜 안티모니를 얻는다.

2 Sb2O3 + 3 C 4 Sb + 3 CO2
Sb2S3 + 3 Fe 2 Sb + 3 FeS

이외에도 복합 황합물 광석에서는 화학적 처리로 안티모니를 녹여내고, 전기분해로 정제하기도 한다. 또한 납 제련 시 얻어지는 연진(煙塵, flue dust)에서 회수하기도 하며, 납축전지 극판 등의 폐자원에서 회수하기도 한다. 생산된 안티모니에는 Pb, As, S, Fe등이 불순물로 들어 있을 수 있는데, Pb를 제외한 불순물은 광석을 전 처리하여 제거할 수 있다. Pb는 제거하기 어려운데, 안티모니를 납축전지 극판과 같은 납 합금에 사용하는 경우에는 이를 제거할 필요가 없다. 반도체 등에 사용되는 고순도 안티모니는 전기분해법으로 얻은 안티모니를 띠정제(zone refining) 방법으로 다시 정제하여 불순물을 제거한다.

미국지질조사국(USGS) 자료에 따르면, 1차 안티모니(광석에서 직접 얻은 안티모니)의 2011년 전세계 생산량은 169,000톤으로 추정되는데, 이의 89%인 150,000톤이 중국에서 생산되었다. 경제성이 있는 광석 매장량은 약 180만 톤으로 추정되며, 중국(95만 톤), 러시아(35만 톤), 볼리비아(31만 톤)에 주로 매장되어 있다. 2011년 말의 안티모니 가격은 톤당 미화 13,750$로, 납(1,985$/톤)의 약 7배이고, 주석(19,400$/톤)의 약 71%이다.


안티모니의 광석인 휘안석 <출처 : (cc) Rob Lavinsky / iRocks.com>

안티모니의 용도

안티모니의 주된 용도는 난연제 제조와 납축전지의 극판에 사용되는 납-안티모니 합금의 제조이다. 2011년 미국지질조사국에서 추정한 최종 용도는 난연제(fire retardant)에 36%, 납축전지를 포함한 교통 기관에 23%, 화학 산업에 16%, 유리와 도자기에 12%, 기타 용도에 13%이다.

난연제
안티모니의 주된 용도는 난연제 제조이다. 이 용도로는 주로 할로겐 화합물과 삼산화안티모니(Sb2O3)가 함께 사용된다. 이와 같은 난연제는 어린이 옷, 항공기나 자동차의 좌석 커버, 전선 피복제, 장남감 등에 쓰이는 섬유, 가죽, 플라스틱 등에 사용되는데, 이들 고분자 물질이 탈 때 가연성이 덜한 물질이 생기도록 한다. Sb2O3/할로겐 화합물의 난연 작용은, 연소 시 생성되어 연소의 연쇄 반응이 일어나도록 하는 반응성이 큰 화학종들인 수소 원자(H)와 히드록시 라디칼(OH)이 이들 난연제 성분들과 반응해 할로겐 안티모니 화합물을 생성하면서 제거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합금과 납축전지 극판
안티모니를 납에 소량 첨가하면 납의 기계적 강도가 크게 증가되므로 대부분의 납 제품에 안티모니가 첨가되는데, 안티모니 함량은 용도에 따라 다르다.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납축전지 양극판은 보통 4.5% 이상의 안티모니가 첨가된 납-안티모니 합금으로 만드는데, 전체 안티모니의 약 20%가 이에 사용된다. 납-안티모니 전지는 심방전(deep cycle)을 할 수 있고 충전시 수소(H2) 발생이 적으나, 납-칼슘 전지에 비해 자가 방전 속도는 더 크다.

안티모니-납 합금은 여러 다른 용도로도 사용되는데, 안티모니가 약 1% 포함된 합금은 전력 케이블의 납 피복에, 약 4%가 포함된 합금은 화학장치와 탄알에, 그리고 6% 이상이 들어간 합금은 내산성(耐酸性) 밸브(valve) 등에 사용된다. 안티모니는 또한 식기와 장식품에 많이 사용되는 주석합금인 퓨터(Pewter, 백랍)에도 1-8% 함량으로 들어가며, 주석 함량이 낮은 오르간 파이프에도 경화제로 들어가고, 배빗(Babbitt) 메탈과 같은 베어링용 내마모성 합금(antifriction alloy)에도 들어간다. 그리고 활자 합금에도 안티모니가 들어가는데, 이 합금은 보통 납에 10~28%의 안티모니와 약간의 주석을 합금시켜 만든다. 일부 땜납에도 안티모니가 포함되어 있는데, 예로 철과 강철의 땜질에 사용되는 땜납은 대개 80% 납/12% 주석/8% 안티모니로 되어 있으며, 무연(lead-free) 땜납에도 안티모니가 10%까지 들어가기도 한다.


기타 용도
삼산화안티모니(Sb2O3)와 아세트산안티모니(III)(Sb(OOCCH3)3)는 음료수 병 재질로 널리 사용되는 페트(PET, polyethylene terephthalate) 생산에서 촉매로 사용된다. Sb2O3는 또한 유리 산업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되는데, TV 화면용 광학 유리 생산 등에서의 기포 제거제, 특수 유리의 탈색제, 에메랄드 그린 유리 생산에서의 안정제로 사용된다. 안티모니 화합물들은 안료로도 사용되어 왔는데, 예로 흰색의 안티모니 화이트(antimony white, Sb2O3), 검은색의 안티모니 블랙(antimony black, Sb2S3), 노란색의 네이플스 옐로(Naples yellow, 안티모니 옐로(antimony yellow)로도 불림, Pb(SbO3)2/Pb3(Sb3O4)2), 붉은색의 안티모니 레드(antimony red, Sb2S5)가 있다.

안티모니는 반도체 산업에서의 이용이 점차 늘고 있다. 다이오드, 적외선 검출기, 홀-효과(Hall effect)2) 소자에 사용되는 n-형 실리콘 웨이퍼의 첨가물 등에 사용되며, 안티모니화 인듐(indium antimonide, InSb)은 중간 영역 적외선 검출기 재료로 사용된다. 안티모니 화합물들의 다른 용도에 대해서는 다음의 안티모니 화합물 항에서 기술하며, 안티모니의 의학적 이용은 이의 독성과 함께 따로 소개한다.

납축전지 양극판은 보통 4.5% 이상의 안티모니가 첨가된 납-안티모니 합금으로 만든다. <출처 : Gettyimage>

안티모니 화이트(antimony white, Sb2O3). 흰색의 안료로 쓰인다.

안티모니 화합물

중요한 안티모니 화합물로는 수소화물, 산화물, 황화물, 할로겐화물들이 있다.

수소화물
안티모니의 대표적인 수소화물은 스티빈(stibine)이라 불리는 SbH3이다. SbH3는 녹는점이 -88oC이고 끓는점은 -17oC인 무색의 기체로 열에 의해 쉽게 분해된다. +3가 상태의 안티모니 화합물을 LiAlH4나 NaBH4와 같은 수소화물과 반응시켜 얻거나, Na3Sb나 Zn3Sb2와 같은 Sb3- 화합물을 산(물 포함)과 반응시켜 얻는다.

4 Sb2O3 + 6 LiAlH4 8 SbH3 + 3 Li2O + 3 Al2O3
Zn3Sb2 + 6 H+ 2 SbH3 + 3 Zn2+

실온에서는 느리게, 그러나 200oC에서는 빠르게 Sb와 H2로 분해되며, 산소에 의해 쉽게 산화되어 Sb2O3가 된다. 반도체 산업에서 n-형 도판트(dopant)로 사용된다. 적혈 세포의 헤모글로빈에 결합되어 이들을 체내에서 파괴시키므로 독성이 아주 크다..

산화물
안티모니의 산화물은 Sb2O3, Sb2O4, Sb2O5의 3가지가 있다. Sb2O3는 자연에서 발레틴광(valentinite)과 세나몬타이트광(senarmontite)으로 발견된다. Sb를 공기 중에서 태우거나 SbCl3를 물로 가수분해시키면 생성된다. 기체 상태에서는 Sb4O6로 존재하고 응축되면 고분자 상태로 되나, 화학식은 보통 Sb2O3로 나타낸다. 녹는점은 656oC이고, 승화점은 1425oC이다. 상업적으로 가장 많이 생산(2005년의 경우 12만 톤)되는 안티모니 화합물로, 주로 휘안석(Sb2S3)를 노에서 850~1000oC로 태워 얻으며, 승화시켜 정제한다. 흰색의 양쪽성 물질로, 수산화소듐(NaOH) 수용액에 녹이면 NaSbO2가 되며, 진한 산에도 녹고, Na2O와 용융시키면 Na3SbO3의 사합체가 생성된다. Sb2O3는 난연제 성분으로 주로 사용되며, 이외에도 요업제품(유리, 도자기, 법랑)의 유백제, 흰색 안료, 페트(PET, polyethylene terephthalate) 생산과 고무의 가황 촉매로 사용된다.


Sb2O4는 +3과 +5 상태의 혼합산화물로, Sb2O3를 공기 중에서 가열하거나, Sb2O5를 800oC로 가열하면 생성된다. Sb2O5는 항상 수화물(Sb2O5·nH2O) 형태로 존재하며, SbCl5를 가수분해시키거나 Sb2O3를 질산으로 산화시키면 얻어진다. 질산에 녹지 않으며, 진한 KOH 수용액에 녹아 KSb(OH)6가 된다. 가열하면 산소를 일부 잃고 Sb2O4가 된다. H2나 KCN과 함께 가열하면 금속 Sb로 환원된다. Sb2O5는 ABS 수지 등 플라스틱의 난연제, TiO2 생산의 응집제, 그리고 유리, 페인트, 접착제 생산에도 사용된다. 또한 이온 교환수지, 중합 및 산화 촉매로도 사용된다.

발레틴광(valentinite) <출처 : (cc) Rob Lavinsky / iRocks.com>

황화물과 관련 화합물

안티모니는 황(S), 셀레늄(Se), 텔루륨(Te)과 반응하여 이성분 칼코겐 화합물을 만든다. 이들 중에 가장 잘 알려진 것이 휘안석의 성분인 삼황화안티모니(Sb2S3)로, 검정 또는 은회색을 띠며, 산화제와 함께 가열하면 격렬하게 반응한다. Sb2S3는 상업적으로 상당량이 사용되는데, 예로 안전 성냥, 군사용 폭약, 불꽃 놀이 제품, 루비색 유리 생산 등에 사용된다. 또한 난연 성질이 있어 폴리에틸렌이나 PVC 같은 플라스틱에 난연성 안료로 유용하게 사용된다. Sb2S3, Sb2S5, Sb2OS3 혼합물로 이루어진 황금색과 진홍색 안티모니 황화물들도 플라스틱과 고무의 난연성 안료로 사용된다. 안티모니 레드(antimony red)라고도 불리는 오황화안티모니(Sb2S5)는 진한 염산에 녹인 안티몬산(HSb(OH)6) 염 용액에 H2S 기체를 통과시켜 만들 수 있는데, 불꽃 놀이, 안료, 붉은색 고무의 경화에 사용된다.

안티모니의 삼칼코겐화물은 반도체 성질을 갖고 있는데, 적절한 첨가물을 넣으면 n-형과 p-형 반도체 물질 둘 다를 얻을 수 있다. Sb2Se3와 Sb2Te3는 큰 열전 효과(thermoelectric effect: 온도 차이를 전압으로 또는 이와 반대로 전압을 온도 차이로 직접 변환시키는 것)를 나타내므로, 고체 냉각 소자로 사용될 수 있다.

할로겐 화합물
안티모니는 할로겐과 SbX3와 SbX5의 두 가지 유형의 화합물을 만든다. 네 가지 SbX3들은 모두 분자성 화합물로 삼각피라미드 구조를 한다. 이중 SbF3는 Sb2O3를 HF와 반응시켜 얻는데, 약한 루이스 산이며 물에서 천천히 가수분해되고, 용융 상태에서 약한 전기 도체이다. 유기 화학에서 플루오린화 시약으로 사용되며, 염색과 도자기 제조에도 사용된다.

Sb2O3 + 6 HF 2 SbF3 + 3 H2O

SbCl3는 Sb2S3를 Cl2나 HCl와 반응시켜 얻거나, Sb, Sb2O3, SbBr3를 Cl2와 반응시켜 얻는다. 루이스 염기로 작용하며, 물과 반응하여 SbOCl이 된다. 비타민 A와 관련 화합물을 검출하는데 사용되며, 고분자 중합, 수소화 분해, 염소화 반응 등의 촉매로 사용되고, 매염제, 다른 안티모니 염 생산 등에 사용된다. SbBr3와 SbI3는 해당 구성성분 원소들 간의 반응으로 만들어진다.

안티모니의 오할로겐화물은 SbF5와 SbCl5가 알려져 있는데, 기체 상태에서는 모두 분자형 화합물이나 액체 상태에서는 SbF5는 고분자형태로, SbCl5는 단량체형태로 존재한다. SbF5는 보통 SbCl5와 HF의 반응으로 얻으며, 강한 루이스 산이고, 플루오로안티모니산(HSbF6)이나 요술산(magic acid, FSO3H·SbF5)과 같은 초강산(superacid)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이들 초강산은 황산보다 각각 1019배, 107배나 강한 산으로 탄화수소와도 반응하여 카르보 양이온(R3C+)과 수소 기체를 생성한다. SbCl5는 SbCl3와 Cl2의 반응으로 얻는데, 쉽게 가수분해되어 Sb2O5가 된다. 강한 산화제이고 루이스 산이다. 중합 촉매로 쓰이며, 유기 화합물의 염소화 반응에도 사용된다.

안티모니 할로겐화물들은 그리냐르 시약(RMgX)과 반응시켜 안티모니와 탄소 사이의 결합을 갖는 유기 안티모니 화합물들은 만드는데도 사용된다.

의학적 이용 및 독성

황화안티모니(Sb2S3)인 휘안석은 고대부터 의약품으로 사용되었으며, 일부 개발도상 국가에서는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안티모니주석산포타슘(antimony potassium tartarate, K2Sb2(C4H4O6)2: tartar emetic으로도 불림)은 1919년부터 주혈흡충증(schistosomiasis, 혈관 기생충인 주혈흡충 감염에 의한 질환)의 치료에 사용되었는데, 지금은 다른 것으로 대체되어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다. 또한 일부 안티모니 화합물들이 동물 의약품 제제로 사용되는데, 안티모니티오말산리튬(lithium antimony thiomalate, Li3Sb(C4H3O4S)3: anthiomaline)은 동물의 케라틴화된 피부를 좋게 하며, 안티몬산 메글루민(meglumine antimoniate)은 가축의 리슈마니어증(leishmaniasis, 리슈마니어 속의 단세포 기생충이 일으키는 감염성 질환)의 치료에 사용된다.

음료수 병 재료로 주로 사용되는 페트(PET) 생산에 삼산화안티모니가 촉매로 사용된다. <출처 : Gettyimae>

안티모니와 여러 안티모니 화합물들은 독성이 있으나, 비소의 독성보다는 훨씬 적다. 이는 안티모니가 소화기관에서의 흡수율이 적고 대부분이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안티모니 먼지를 들이마신 경우는 특히 해로운데, 중독 증상은 비소 중독 증상과 비슷하다. 소량으로는 눈과 폐를 자극할 수 있고 두통, 어지럼증, 무기력증이 나타나며, 과량은 심한 구토의 원인이 되고 폐, 간, 신장 등을 손상시킬 수 있다. 아주 과량이면 며칠 내에 사망할 수도 있다.

안티모니 화합물들은 섬유와 플라스틱의 난연제, 페인트 안료, 의약품 등으로 널리 사용되므로, 이들을 소각시키는 과정에서 대기로 배출되고, 물을 오염시킬 수 있다. 여러 나라에서는 식수의 안티모니 허용 농도 상한치를 정하고 있는데, 수도물의 안티모니 허용 상한치를 세계보건기구(WHO)는 20μg/L, 미국과 캐나다는 6μg/L, 일본은 15μg/L, 독일은 5μg/L로 정하고 있다. 특히 안티모니 화합물이 음료수 병으로 주로 사용되는 페트(PET) 병의 원료 물질 합성의 촉매로 사용되는데, 페트 병에 남아있는 안티모니가 음료수에 녹아 나올 수 있다. 영국에서 생산된 과일즙 농축액에서 수도물의 허용 상한치의 10배에 가까운 44.7μg/L의 안티모니가 검출된 적이 있다.

  1. 수치로 보는 안티모니
    안티모니의 표준원자량은 121.760g/mol이다. 원자의 전자배치는 1s22s22p63s23p63d104s24p64d105s25p3 ([Kr]4d105s25p3)이며, 화합물에서의 주된 산화수는 +3과 +5이다. 지각에서 존재비는 약 0.2ppm(2x10-5%)이다. 녹는점은 630.63oC이고 끓는점은 1587oC이며, 녹음열과 증발열은 각각 19.79kJ/mol과 193.43kJ/mol이다. 실온에서 밀도는 6.697/cm3이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이온화 에너지는 각각 834, 1595, 2440kJ/mol이며, 폴링의 전기음성도는 2.05이다. 20oC에서 전기비저항은 417nΩ∙m 이고, 열전도율은 24.4W∙m-1∙K-1이다. 자연 상태의 동위원소는 121Sb(57.36%)와 123Sb(42.64%)이다. 2011년의 연간 전세계 신규 생산량은 169,000 톤이고 이의 약 89%인 150,000톤이 중국에서 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2. 홀 효과(Hall Effect)
    자기장 속에 반도체를 놓고 전류를 흘리면 자기장과 전류 모두에 수직인 방향으로 전기장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1879년에 홀(Edwin Hall)이 발견하였으며, 이를 이용하여 고체 속에서 자유 전자의 농도와 이동도를 측정하고 전하 운반이 전자에 의한 것인지 정공(hole)에 의한 것인지를 구분할 수 있다.

박준우 / 이화여대 명예교수(화학)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템플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랫동안 이화여대에서 화학을 연구하고 가르쳤다. 저서로 [인간과 사회와 함께한 과학기술 발전의 발자취]와 [아나스타스가 들려주는 녹색화학 이야기] 등이 있고, 역서로 [젊은 과학도에 드리는 조언] 등이 있다.

발행일 2012.08.22

 

 

Antimony

Antimony

Atomic Weight 121.76
Density 6.697 g/cm3
Melting Point 630.63 °C
Boiling Point 1587 °C
Full technical data

Beautiful, sparkling lumps of broken crystal like this are how bulk antimony is commonly sold. Most of it is melted down and added to lead to make bullets and batteries or alloyed with other met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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