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al science /화 학

Europium(Eu), 63-유로퓸

나 그 네 2012. 12. 26. 13:32

 

원자번호 63번의 원소 유로퓸은 1901년에 발견된 희토류 원소로, 유럽 대륙의 이름을 따서 원소 이름이 지어졌다. 유로퓸은 희토류 원소 중에서도 존재량이 매우 적고, 가격이 가장 비싼 편이며, 화학 반응성은 가장 크다. 유로퓸은 형광체에 주로 사용되는데, TV나 컴퓨터 화면으로 사용되었던 컬러 브라운관에서 붉은색을 내는 형광체, 액정화면(LCD)의 후방 조명을 내는 형광체에 쓰인다. 그리고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에서 백색광을 얻는데도 사용되고, 에너지 절약형 소형 형광등(삼파장 형광등)에도 형광체로 사용된다. 유로화 지폐의 위조 방지용 형광 인쇄에도 유로퓸 화합물이 사용된다. 유로퓸의 발견, 성질, 이용 등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보자.

원자번호 63번, 유로퓸

유로퓸(europium)1)은 원자번호 63번의 원소로, 원소기호는 Eu이다. 주기율표에서 란타넘족에 속하는 희토류 원소의 하나로, 납과 비슷한 굳기를 갖는 은백색 금속이며 연성(잡아 늘릴 수 있는 성질)이 있다. 녹는점은 826oC이고, 끓는점은 1527oC이며, 25oC 밀도는 5.234g/cm3로 란타넘족 원소 중에서 가장 작다. 화학반응성은 칼슘(Ca)과 비슷하고 희토류 원소 중에서 가장 크며, 다른 란타넘족 원소들과 마찬가지로 화합물에서는 보통 +3의 산화상태를 갖는다. 그러나 +2 상태의 화합물들도 흔히 있다. 공기 중의 산소에 의해 빠르게 산화되어 산화유로퓸(III)(Eu2O3)이 되며, 150~180oC 이상에서는 자발적으로 불이 붙을 수 있다. 물과 반응하여 수소 기체를 발생시키고 수산화유로퓸(III)(Eu(OH)3)이 된다. 산에 잘 녹아 수소를 발생시키고 Eu3+ 이온이 된다. Eu3+은 수용액에서 연한 분홍색의 [Eu(H2O)9]3+로 존재한다. Eu2+ 화합물은 약한 환원제로, 공기 중에서 Eu3+ 화합물로 산화되나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는 안정하게 존재할 수 있다.

원소번호 63번 유로퓸 <출처: (cc) Lars Aronsson>

유로퓸의 원소정보

유로퓸은 란타넘족 원소 중에서도 매우 희귀한 원소의 하나로, 지각에서의 존재비는 약 1.8ppm(0.00018%)이다. 여러 광석들에 미량으로 들어 있는데, 유로퓸이 들어있는 대표적 광석들은 희토류광(bastnäsite), 모나자이트(monazite), 가돌리나이트(gadolinite), 제노타임(xenotime), 로파라이트(loparite) 등이다. 유로퓸은 희토류광에서의 함량이 그나마 높은 편인데, 중국 내몽고 자치구 바이원어보(Bayan Obo) 광상에는 전체 희토류 함량의 약 0.2%, 그리고 미국의 마운틴패스(Mountain Pass) 광석에는 약 0.1%의 비율로 들어있다. 모나자이트에 들어있는 유로퓸 함량은 전체 희토류 원소의 약 0.05%이다. 바닷물에는 대략 1x10-7ppm 농도로 녹아 있다. 유로퓸은 태양과 일부 별들에서도 스펙트럼상으로 발견되었는데, 태양계에서의 존재비는 0.0005ppm으로 추정된다. 전세계 매장량은 15만 톤으로 추정되며, 연간 전세계 생산량은 산화유로퓸(III)으로 환산해서 약 390톤이다.

유로퓸은 주로 유로퓸 이온의 인광(phosphorescence) 성질을 이용한 형광체(phosphor, 엄밀히 말하면 인광체)2)제조에 사용된다. 형광체는 보통 빛, X-선, 전자, 또는 방사선 등을 쪼였을 때 빛을 내는 물질을 통틀어 말하는데, 이들 물질은 엄밀하게는 형광체와 인광체로 구분된다. 유로퓸은 브라운관(Braun tube, 음극선관이라고도 함) 컬러 TV와 컴퓨터 화면의 붉은색 및 청색 형광체를 만드는데 사용되었다. 최근에는 액정화면(LCD)의 후방 조명(back light), 백광 발광다이오드(LED), 에너지 절약형 소형 삼파장 형광등의 형광체에도 사용된다. 또한 형광 유리를 만드는데도 사용되며, 유로(Euro)화 지폐의 위조 방지를 위한 형광 인쇄에도 사용된다. 한편, 유로퓸 동위원소들은 중성자를 잘 흡수하므로, 원자로의 제어봉에 사용되기도 하였다.

유로퓸은 유로(Euro)화 지폐의 위조 방지에도 사용된다. 유로화 지폐에는 유로퓸 착화합물이 들어간 형광 잉크로 인쇄된 부분이 있는데,
자외선 아래서만 붉은색 무늬로 나타난다.

유로퓸의 발견과 역사

유로퓸은 1901년에 프랑스 화학자 드마르세이(Eugene-Anatole Demarcay, 1852~1904)에 의해 순수한 사마륨으로 여겨졌던 물질에서 처음 분리·발견되었다. 사마륨(원자번호 62번)은 1879년에 프랑스 화학자 부아보드랑(Paul Emile Lecoq de Boisbaudran, 1838~1912)에 의해 디디뮴(didymium)에서 분리∙확인되었다. 디디뮴은 경희토류 원소(light rare earth element, LREE) 광석에서 얻은 금속 산화물인 세리아(ceria)에서 세륨과 란타넘 산화물을 제거하고 남은 희토류 원소의 혼합 산화물을 구성하는 금속 원소를 말한다. 드마르세이는 1896년에 당시까지 순수한 ‘사마륨’으로 여겨졌던 물질의 스펙트럼에서 새로운 원소에 의한 것으로 여겨지는 새로운 스펙트럼 선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스펙트럼 선은 사실상 이미 1880년대 후반에 크룩스(William Crooks, 1832~1919)가 이터븀(Yb)과 사마륨을 포함하는 광석의 스펙트럼에서 관찰한 것이었다. 따라서 드마르세이의 새로운 원소 발견 사실에 논란이 있었는데, 1901년에 그가 질산 사마륨 마그네슘의 결정을 반복적으로 재결정하여 이 새로운 원소의 화합물을 분리하여 제시함으로써 논란이 잠재워졌고 그의 새로운 원소 발견이 인정받게 되었다. 드마르세이는 이 새로운 원소를 유럽(Europe) 대륙의 이름을 따서 유로퓸(europium)으로 명명하였다. 유로퓸이 발견됨으로써, 1803년에 세라이트(cerite) 광석에서 새로운 금속산화물 세리아(ceria)를 얻은 지 거의 100년 만에 세리아에 들어있던 6가지 희토류 원소 모두가 분리되고 확인되었다.

1904년에는 우르뱅(George Urbain, 1872~1936))이 질산 비스무트 마그네슘을 사용하여 유로퓸을 분리하였으며, 1950년대에는 희토류 원소들을 이온교환 크로마토그래피 방법으로 분리시키는 혁신적 방법이 개발되었다. 그러나 유로퓸은 특별한 용도가 없었는데, 1967년에 컬러 TV 브라운관의 붉은색 인광물질로 유로퓸이 들어있는 형광체를 사용함으로써 아주 밝은 색의 컬러 TV가 가능하게 되었다. 이후 유로퓸은 자연색에 보다 가까운 빛을 내는 에너지 절약형 삼파장 형광등이나 수은등에도 사용하게 되었으며, 액정화면(LCD)의 백색 후방 조명과 백색 발광다이오드(LED)에도 사용되고 있다.

유로퓸 금속 사진 <출처: (cc) http://images-of-elements.com>

물리적 성질

유로퓸은 굳기가 납과 비슷하고 연성이 있는 은백색 금속이다. 그러나 공기 중에서 쉽게 표면이 산화되므로 금속 광택이 나는 유로퓸을 보기는 어렵다. 원자의 전자배치는 [Xe]4f76s2로, 4f- 전자껍질의 반이 차있다. 이 때문에 다른 란타넘족 원소들에 비해 원자 반경이 월등히 크고 밀도는 25oC에서 5.234/cm3로 란타넘족 원소 중에서 가장 작다. 또한 녹는점은 826oC로 세륨(Ce, 녹는점 795oC), 이터븀(Yb, 녹는점 824oC) 다음으로 낮다. 끓는점은 1527oC로, 완전히 채워진 4f-전자껍질을 갖는 이터븀(끓는점 1196oC) 다음으로 낮다. 유로퓸 결정은 체심입방(bcc) 구조를 하며, 79만 기압 이상으로 압축하면 1.8K 이하에서 초전도체로 전환된다. 유로퓸은 중성자를 잘 흡수하므로 원자력 발전소의 중성자 제어봉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동위원소
유로퓸은 천연상태에서 151Eu(47.8%)와 153Eu(52.2%)의 2가지 동위원소로 존재한다. 151Eu는 반감기가 약 5x1018년인 방사성 동위원소로, α-붕괴를 하고 프로메튬-147(147Pm)이 된다. 천연 유로퓸 1kg당 방출되는 α-입자는 2분당 1개에 불과하다. 질량수가 130~167사이에 있는 36가지의 인공 방사성 동위원소들이 확인되었는데, 이들 중에서 반감기가 긴 것들은 150Eu(반감기 36.9년), 152Eu(반감기 13.52년), 154Eu(반감기 8.59년), 155Eu(반감기 4.76년)이며, 나머지들은 반감기가 100일 보다 짧다. 153Eu보다 가벼운 동위들은 주로 전자포획(β+ 붕괴)을 하고 사마륨(Sm) 동위원소가 되는데, 152Eu의 27.9%는 β- 붕괴를 하기도 하며, 147Eu의 0.0022%와 148Eu의 9.39x10-7%는 α-붕괴를 하고 각각 143Pm과 144Pm가 되기도 한다. 153Eu보다 무거운 동위원소들은 주로 β- 붕괴를 하고 가돌리늄(Gd) 동위원소가 된다.

핵연료의 핵분열에서 여러 유로퓸 동위원소들이 생성되나, 생성 수율은 낮다. 151Eu은 열중성자에 의한 235U의 핵분열 때 0.4203%의 수율로 생성되는 151Sm의 β-붕괴로 생성될 수 있으나, 대부분의 151Sm는 원자로에서 중성자를 흡수하여 152Sm가 된다. 핵연료의 핵분열에서는 153Eu도 생성된다. 154Eu는 핵연료의 핵분열에서 극미량 생성되거나 153Eu가 중성자를 포획하여 생성되기도 하는데, 154Eu는 다시 한 개의 중성자를 포획하여 155Eu로 전환된다. 155Eu는 열중성자에 의한 235U의 핵분열에서 0.033%의 수율로 생성되는데, 대부분은 안정한 가돌리늄 동위원소로 변환된다. 따라서 사용 후 핵 연료에서 유로퓸에 의한 방사선 위험은 크지 않다. 8가지의 유로퓸 핵 이성체가 확인되었는데, 반감기가 긴 것들은 150mEu(반감기 12.8시간), 152m1Eu(반감기 9.31시간), 152m2Eu(반감기 96분)이다.

화학적 성질

유로퓸은 희토류 원소 중에서 화학반응성이 가장 크며, 많은 비금속 원소들과 쉽게 반응한다. 다른 란타넘족 원소들과 마찬가지로 화합물에서는 보통 +3의 산화상태를 갖는다. 그러나 +2 상태의 화합물들도 흔히 있는데, 이는 +2가 상태의 전자배치가 [Xe]4f7이 되어 전자가 반 채워진 f-전자껍질이 안정화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유로퓸은 공기 중의 산소에 의해 빠르게 산화되어 산화유로퓸(III)(Eu2O3)이 되며, 150~180oC 이상에서는 자발적으로 불이 붙을 수 있다. 실온에서도 1cm정도 크기의 금속 유로퓸은 공기 중에서 수일 내에 완전히 산화유로퓸(III)(Eu2O3)으로 산화된다. 물과의 반응성은 칼슘(Ca)과 비슷하며, 물과 반응하여 수소 기체를 발생시키고 수산화유로퓸(III)(Eu(OH)3)이 된다. 산에 녹아 수소를 발생시키고 Eu3+ 이온이 되며, Eu3+은 수용액에서 연한 분홍색의 [Eu(H2O)9]3+로 존재한다. Eu(II) 화합물은 약한 환원제로, 공기 중에서 Eu(III) 화합물로 산화되나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는 안정하게 존재할 수 있다. Eu3+의 표준 환원 전위(Eo)는 다음과 같다.

Eu3+ + e- Eu2+ Eo = -0.35 V
Eu3+ + 3 e- Eu Eo = -1.99 V

Eu2+ 이온의 화학적 특성은 알칼리 토금속(II족 원소) 이온과 비슷한데, 특히 Ba2+와 비슷해서 Eu2+의 용액에 탄산염이나 황산염 용액을 첨가하면 각각 EuCO3나 EuSO4의 침전이 만들어진다.


유로퓸의 바닥 상태 전자 배치 <출처 : (cc)Pumbaa at Wikipedia.org>

유로퓸의 생산

유로퓸은 다른 희토류 원소들과 마찬가지로, 주로 모나자이트(monazite)와 희토류광(bastnäsite)에서 추출된다. 분쇄한 광석을 염산이나 황산으로 처리하면 희토류 금속 산화물은 수용성인 염화물이나 황산염으로 전환된다. 녹지 않는 찌꺼기를 여과해서 제거한 산성 용액에 수산화소듐(NaOH)를 가해 토륨을 ThO2로 침전시켜 제거하고, 여액을 옥살산암모늄((NH4)2C2O4)으로 처리하면 희토류 원소들의 옥살산염이 침전으로 얻어진다. 이 염을 가열·분해시켜 혼합 산화물로 전환시킨 후 혼합 산화물을 질산 또는 염산으로 처리하고, 녹지 않고 남아있는 세륨 산화물(CeO2)을 여과로 제거하면 여액에는 다른 란타넘족 이온들이 남게 된다. 이 용액을 이온 교환 크로마토그래피 또는 용매 추출 방법을 써서 유로퓸이 농축된 부분을 모으고, 아연(Zn), 아연-아말감, 또는 기타 방법으로 Eu(III)을 Eu(II)로 환원시킨다. 환원 처리된 용액에 탄산염 또는 황산염을 첨가하면 탄산유로퓸(II)(EuCO3) 또는 황산유로퓸(II)(EuSO4)가 침전으로 얻어진다. Ba2+가 들어있는 경우는 바륨염이 함께 침전되므로 미리 제거하여야 한다. 침전된 EuCO3 또는 EuSO4를 산화 분위기에서 가열하면 Eu2O3가 생성되며, Eu2O3를 염산(HCl)에 녹이면 염화유로퓸(III)(EuCl3)으로 전환된다.

금속 유로퓸은 EuCl3와 NaCl 또는 CaCl2 용융 혼합물을 흑연 전극을 사용하여 전기분해시켜 얻거나, 산화유로퓸(III)(Eu2O3)과 10% 과량의 란타넘(La) 혼합물을 탄탈럼(Ta) 도가니에 넣고 높은 진공 하에서 가열시켜 얻는다.

Eu2O3 + La Eu + La2O3

전세계 유로퓸 매장량은 약 15만 톤으로 추정되며, 연간 생산량은 약 390톤이다. 다른 희토류 원소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 약 95%가 생산되는데, 유로퓸은 희토류 원소 중에서 가장 값비싼 원소의 하나이다. 2012년 11월 말 현재 가격은 금속(순도 99%이상)이 미화로 약 3100$/kg, 산화물(순도 99.9% 이상)이 약 1800$/kg인데, 2012년 4월 가격은 각각 4500$와 3000$이었다. 그러나 이는 산업용으로 대량 구매할 때의 가격으로, 소량의 연구용은 더욱 비싼데, 어떤 자료에는 순수한 유로퓸 금속 1 g의 가격이 1350$이라고 나와있다.

아르곤 기체로 채워진 상자에 들어있는 고순도 유로퓸을 다루고 있는 모습. <출처: 출처 (cc) Alchemist-hp at wikimedia.org>

유로퓸의 용도

유로퓸은 형광체에 주로 사용되며, 지폐와 우표의 감식과 위조 방지용 형광 인쇄에도 사용된다. 이외에도 여러 유로퓸 화합물들이 다양한 용도로 이용 또는 개발되고 있다.

형광체
유로퓸의 가장 큰 용도는 붉은색과 청색 형광체를 만드는 것이다. 희토류 원소를 사용해서 붉은색 빛을 내는 형광체는 1964년에 처음으로 오르소바나듐산이트륨(YVO4)에 Eu2O3를 첨가하여 얻어졌으며, 이후 유로퓸을 포함하는 여러 종류의 형광체가 개발되어 컬러 TV 브라운관 등에 사용되어왔다. 컬러 TV 브라운관에는 1대당 0.5~1g의 유로퓸이 사용되었는데, +3가 상태의 유로퓸이 첨가된 형광체는 붉은색 형광을 내는 반면, +2가 상태의 유로퓸이 들어간 형광체는 모체(host)에 따라 약간 다르지만 보통 푸른 색 형광을 낸다. 유로퓸이 들어간 붉은색과 푸른색의 형광체와 터븀(Tb)이 들어간 노란색과 녹색의 형광체를 혼합시키면 백색광을 내는 희토류 형광체가 얻어진다.

유로퓸을 첨가한 형광체는 최근의 액정(LCD) TV 화면에서 후방 조명을 얻는데, 그리고 삼파장 형광등에 사용된다. 또한 청색 또는 자외선(UV) 발광다이오드(LED) 칩과 형광체를 결합시켜 백색 LED 조명을 얻는데도 흔히 유로퓸이 들어간 형광체가 사용된다. 유로퓸이 첨가된 형광체와 방출되는 빛은 Y2O3:Eu(III)(붉은색, 611nm), YVO4:Eu(주홍색, 618nm), Y2O2S:Eu(붉은색, 626nm), SrB4O7:Eu(자외선, 368nm), SrFB2O3:Eu(II)(자외선, 366nm), Gd2O2S:Eu(붉은색, 627nm), InBO3:Eu(노란색, 588nm), BaMg2Al16O27:Eu(II)(청색, 450nm) 등 아주 다양하며, 이들간 또는 이들과 다른 형광체의 혼합으로 다른 색의 빛이나 백색광이 얻어진다. 현대 첨단 조명 장치와 영상 장치 거의 모두에는 유로퓸이 들어간 형광체가 사용된다고 보아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유로퓸은 또한 형광 유리의 제조에도 사용되며, 야광 페인트에 사용되기도 한다. 한편, 지폐에는 보통 위조 방지를 위해 형광체로 인쇄된 무늬가 들어있는데, 유로(Euro) 지폐에는 자외선 아래서 붉은색, 녹색, 푸른색을 내는 형광 무늬가 숨겨져 있다. 이 중 붉은색이 유로퓸(III) 착물이 들어간 것으로 인쇄되었는데, 다른 지폐에는 좀처럼 사용되지 않는 유로퓸 화합물을 유로 지폐에 사용한 것은 대륙 ‘유럽’에서 따온 원소 이름의 상징성 때문인 듯하다. 유로퓸 이온이나 착화합물들은 다른 분자나 화학적 계에 결합시켜 이들을 유로퓸의 형광으로 추적하고 분석하는 형광 표지제로도 가끔 사용된다.

컬러 브라운관 화면. 컬러 브라운관의 안 쪽에는 유로퓸이 들어간 형광체가 다른 형광체와 함께 칠해져 있다.

유로퓸이 포함된 형광체는 절전형 전구식 형광등에도 쓰인다. <출처: (cc) PiccoloNamek at en.wikipedia.org>

기타 용도
유로퓸 화합물들은 형광체 이외의 몇 가지 용도에도 쓰이는데 그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셀렌화유로퓸(EuSe)은 자성 반도체 물질로 적외선 검출기와 영상에 사용된다. 또한 유로퓸은 중성자를 잘 흡수하므로, 한 때 러시아에서는 산화유로퓸(III)(Eu2O3)을 원자로의 중성자 제어봉에 사용하였다. 한편, 유로퓸 화합물은 유기화합물의 핵자기공명(NMR) 분석에서 피크의 이동시약(shit reagent)으로 사용되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Eu(fod)3(fod = OCC(CH3)3CHCOC3F7)이다. 이 화합물은 강한 루이스 산으로, 루이스 염기(시료)에 결합하여 이의 수소 원자들에 의한 NMR 피이크의 위치를 이동시킴으로써 시료의 구조해석을 용이하게 한다. 이러한 용도는 지금처럼 초전도자석을 사용한 고분해능 NMR 분광기가 출현하기 전까지는 매우 긴요하게 사용되었으나, 지금은 거울상 이성질체의 순도(enantiomeric purity)를 결정하는데 가끔 사용되는 정도이다.

유로퓸 화합물

유로퓸은 +3가 상태의 화합물 외에도 여러 +2가 상태의 화합물들을 만든다. 중요한 화합물로는 산화물, 할로겐화물, 칼로겐화물 등이 있다.

산화물
유로퓸은 산화유로퓸(III)(Eu2O3)과 산화유로퓸(II)(EuO)의 두 가지 산화물을 만든다. 이중에서 Eu2O3가 보통 생산되고 판매되는 유로퓸의 형태이며, 산화유로퓸(europium oxide) 또는 유로피아(europia)로도 불린다. 금속 유로퓸을 공기 중에서 태워 만들 수 있으며, Eu(III)의 수산화물(Eu(OH)3), 옥살산염, 질산염, 황산염 등을 1600oC에서 열 분해시켜 얻을 수도 있다. 연한 노란색 또는 흰색을 띠며, 녹는점은 2350oC이고 밀도는 7.40g/cm3이다. 물에는 거의 녹지 않고, 산과 반응시키면 대응하는 Eu(III) 염이 얻어진다. 붉은 빛을 방출하는 형광체를 만드는데 널리 사용되며, 형광 유리를 만드는데도 사용된다. Eu2O3를 높은 온도에서 금속 Eu으로 환원시키면 진한 붉은색의 산화유로퓸(II)(EuO)가 얻어진다. EuO는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는 안정하며, 68K에서 강자성(ferromagnetic)이고 전기 전도도도가 좋은 물질로 전환된다. 메모리 칩 등의 반도체 소자 제작에 이용할 수 있다. +2와 +3 상태의 혼합산화물인 Eu3O4도 알려져 있다.

산화된 유로퓸 사진 <출처: (cc) http://images-of-elements.com>

할로겐화물
유로퓸은 4가지 할로겐 원소(X2) 모두와 반응하여 삼할로겐화물(EuX3)을 만든다. EuF3는 흰색, EuCl3는 노란색, EuBr3는 회색, 그리고 EuI3는 무색이다. EuF3는 녹는점이 1276oC이며, 물에는 녹지 않으나 강산에는 약간 녹으며, 형광체의 활성제로 사용된다. Eu3+ 수용액에 HF를 첨가하면 침전으로 얻을 수 있다. EuCl3는 682oC에서 분해되며, 물에 잘 녹고 무수물의 경우는 에탄올에도 잘 녹는다. 흡습성이 있어 물을 흡수하면 EuCl3∙6H2O가 되는데, 과량의 SO2Cl2 존재 하에서 장시간 가열하면 무수물인 EuCl3를 얻을 수 있다. 전기분해시켜 금속 유로퓸을 얻는데 이용되며, 여러 가지 유로퓸 화합물을 얻는 출발물질로 사용된다. Eu2O3를 염산(HCl)에 녹여서 만들 수 있다. EuBr3는 640oC에서 분해되며 물에 잘 녹는다. EuI3는 쉽게 분해된다.

유로퓸의 4가지 이할로겐화물(EuX2)들도 모두 알려져 있으며, 상업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들은 EuX3를 금속 Eu, 알칼리 금속, 또는 수소로 환원시키면 얻어진다. EuI2의 경우는 EuI3를 열 분해시켜 얻을 수도 있다. EuF2는 황록색이고, EuI2는 녹색이며, 다른 두 가지는 흰색이다. EuI2는 물에 녹지 않으며, 나일론 섬유의 열과 빛 안정제로 가끔 사용된다. 이들은 모두 환원제, 또는 여러 가지 Eu(II) 화합물을 얻는 출발 물질 등으로 이용된다.

칼코겐화물
유로퓸은 칼코겐 원소와 반응하여 검정색의 일칼코겐화유로퓸(II)(EuZ: Z=S, Se, Te)를 만든다. 황화유로퓸(II)(EuS)은 500oC까지 안정한 상자성 화합물로, 16.6K이하에서는 강자성을 띤다. 보통 Eu2O3를 고온에서 황화수소(H2S)와 반응시켜 만든다. EuO와 함께 레이저 창 재료, 강자성 반도체 재료, 광자기재료, 발광 재료 등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Eu2O3 + 3 H2S 2 EuS + 3 H2O + S

셀렌화유로퓸(II)(EuSe)는 반도체 물질로 적외선 검출기와 적외선 영상에 사용된다. 텔루르화유로퓸(II)(EuTe)는 490nm~740nm의 빛을 방출하는 다양한 크기의 나노입자로 제조된다. 이들은 태양에너지 전환과 첨단 광학 분야에서의 응용이 기대되고 있다.

이들 외에도 여러 Eu(III) 착화합물들이 NMR 이동시약으로 개발되어 사용되었다.

황산유로퓸(Eu2(SO4)3), 평소에는 소금 같아 보이나, 자외선을 쬐면 붉은 빛을 낸다. <출처: (cc) http://images-of-elements.com/>

생물학적 역할과 독성

유로퓸의 생물학적 역할은 알려진 것이 없으며, 화합물의 독성은 약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쥐에 대한 실험 결과, EuCl3의 치사량(LD50)은 복강 내 주사로는 550mg/kg, 입으로 주입한 경우는 5000mg/kg인 것으로 보고되었다. 금속 유로퓸은 불이 붙을 수 있고, 분말 상태는 폭발할 수도 있다는 것 외에 다른 위험성은 알려져 있지 않다.

  1. 수치로 보는 유로퓸

    유로퓸의 표준원자량은 151.964g/mol이고, 원자의 바닥 상태 전자배치는 1s22s22p63s23p63d104s24p64d105s25p64f76s2([Xe]4f76s2)이며, 화합물에서 주된 산화 수는 +3이나, +2의 산화상태를 갖는 화합물들도 흔하다. 지각에서의 존재 비는 약 1.8ppm(0.00018%)이며, 모나자이트 광석에 전체 희토류의 약 0.05%, 그리고 희토류광에는 약 0.1~0.2%의 비율로 들어 있다. 1기압에서 녹는점은 826oC이고 끓는점은 1527oC이며, 25oC에서의 밀도는 5.234g/cm3이고 녹는점에서의 액체 밀도는 5.13g/cm3이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이온화 에너지는 각각 547.1, 1085, 2404 kJ/mol이며, 폴링의 전기 음성도는 1.12 이다. 25oC에서의 전기비저항은 900nΩ∙m이다. 원자 반경은 208.4pm(비교: Sm, 180.4pm; Gd, 180.4pm)이며, 6 배위체의 Eu3+ 이온 반경은 94.7pm (비교: Sm3+, 95.8pm; Gd3+, 93.8pm)이다. Eu3+/Eu2+ 와 Eu3+/Eu의 표준 환원 전위는 각각 -0.35V와 -1.99V이다. 천연상태에서 151Eu(47.8%)와 153Eu(52.2%)의 2가지 동위원소로 존재하는데, 151Eu는 α-붕괴를 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로 반감기는 5x1018년이다. 전세계 연간 생산량은 Eu2O3로 환산해서 약 390톤이고, 전세계 매장량은 15만톤으로 추정된다. 가장 값비싼 희토류 원소 중의 하나이다.

  2. 형광체(phosphor), 인광(phosphorescence)과 형광(fluorescence)

    엄밀하게는 인광체를 뜻하는 ‘phosphor’를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형광체’라 부른다. 이때의 ‘형광체’는 빛, 전자, X-선, 방사선 등을 쪼이면 빛을 방출하는 물질 모두를 가리키며, 이에는 빛 방출이 에너지 쪼임 후 수십 나노 초(ns, 1 ns=10-9초) 이내에 완료되는 형광(fluorescence)을 내는 물질인 엄밀한 의미의 형광체(fluorophore)와 1 밀리 초(ms, 1 ms=10-3초) 이상 지속되는 인광(phosphorescence)을 내는 물질인 인광체(phosphor)가 모두 포함된다. 많은 유기화합물들이 형광을 내기는 하나, 브라운관(음극관, CRT) 등의 영상 화면과 형광등에 사용되는 형광체는 흔히 전이금속 또는 희토류 금속 이온이나 원자를 활성제(activator)로 사용한다. 형광체에는 모체(host) 물질에 활성제(activator)가 첨가되어 있는데, 형광체에 빛, X-선, 전자, 방사선 등의 에너지를 쪼였을 때 모체가 흡수한 에너지는 여러 경로로 활성제에 전달되어 활성제가 들뜨게 되고, 들뜬 활성제가 바닥 상태로 붕괴되면서 들뜬 상태와 바닥 상태의 에너지 차이에 해당하는 파장의 빛이 방출되게 된다. 형광은 들뜬 상태에서 바닥 상태로의 붕괴가 양자역학적으로 허용된 경우에 방출되는 빛이고, 인광은 허용되지 않는 경우에 방출되는 빛이다. 레이더(radar) 화면이나 야광 장난감 등에는 지연 시간이 긴 인광을 내는 물질이 사용되는 반면, 영상 화면, 백색 LED, 센서 등에는 형광 물질이나 지연 시간이 짧은 인광을 내는 물질을 주로 사용한다.

박준우 / 이화여대 명예교수(화학)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템플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랫동안 이화여대에서 화학을 연구하고 가르쳤다. 저서로 [인간과 사회와 함께한 과학기술 발전의 발자취]와 [아나스타스가 들려주는 녹색화학 이야기] 등이 있고, 역서로 [젊은 과학도에 드리는 조언] 등이 있다.

발행일 2012.11.28

Europium

Europium

Atomic Weight 151.964
Density 5.244 g/cm3
Melting Point 822 °C
Boiling Point 1527 °C
Full technical data

Europium compounds are widely used in phosphors for cathode ray TV screens and in compact fluorescent bulbs. Pure crystals like this are useful only as a source of europium to be turned into compounds.

Scroll down to see examples of Europium.

 

'Natural science > 화 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Terbium(Tb), 65-터븀(테르븀)  (0) 2012.12.28
Gadolinium(Gd), 64-가돌리늄  (0) 2012.12.26
Samarium(Sm), 62-사마륨  (0) 2012.12.26
Promethium(Pm),61-프로메튬  (0) 2012.12.26
Neodymium(Nd), 60-네오디뮴  (0) 2012.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