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al science /화 학

Hafnium(Hf), 72-하프늄

나 그 네 2013. 2. 13. 18:13

원자번호 72번의 원소 하프늄(hafnium, Hf)은 희귀한 은백색 금속으로, 중성자를 잘 흡수하므로 주로 원자로 제어봉에 사용된다. 1869년에 멘델레예프(Mendeleev)가 주기율표를 제안하면서 이 원소의 존재를 예언하였는데, 1923년에야 발견되었다. 안정한 동위원소를 갖는 원소 중에서는 2년 후에 발견된 레늄(Re)다음으로 늦게 발견되었다. 대부분의 지르코늄(Zr) 광석에 1~4%의 비율로 들어 있는데, 지르코늄과 화학적 성질이 아주 비슷하여 이 둘을 서로 분리해 내기가 매우 어렵다. 지르코늄은, 하프늄과 대조적으로, 중성자를 거의 흡수하지 않아 원자력 산업에서 핵연료 피복제, 원자로의 각종 구조 재료로 많이 사용되는데, 원자로에 사용되는 지르코늄에는 하프늄이 제거되어야 하여, 하프늄은 지르코늄 생산의 부산물로 연간 약 100톤이 생산된다. 하프늄은 원자로 제어봉 이외에도, 초내열성 특수 합금, 플라스마 절단 장비 전극, 고집적 반도체 칩의 게이트(gate) 절연체, 내열 재료, 화학 촉매 등으로 요긴하게 사용된다. 하프늄의 발견, 물리 및 화학적 성질, 이용 등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보자.

원자번호 72번, 하프늄

하프늄(hafnium)1)은 원자번호 72번의 원소로, 원소기호는 Hf이다. 주기율표에서는 타이타늄(Ti), 지르코늄(Zr)과 함께 4족(4B족)에 속하는 6주기 전이금속이다. 광택이 나는 은백색의 금속으로, 연성(잡아 늘릴 수 있는 성질)이 아주 크고 중성자를 잘 흡수하며, 상자기성을 띤다. 녹는점은 2230oC이고 끓는점은 4600oC이며, 밀도는 25oC에서 13.29g/cm3이다. 결정은 육방조밀격자(hcp) 구조를 갖는데, 높은 온도에서는 체심입방(bcc) 구조로 전환된다. 원자 크기와 화학적 성질은 지르코늄과 아주 비슷하며, 화합물에서는 주로 +4의 산화상태를 갖는다. 공기 중에서 표면에 산화물 보호피막이 만들어져서 더 이상 잘 산화되지 않으며, 산과 알칼리에 의해서도 잘 부식되지 않는다. 할로겐 원소들과 반응하여 사할로겐화물(HfX4)을 만들며, 고온에서는 산소, 탄소, 질소 등 대부분의 비금속 원소들과 반응한다.

원자로 제어봉에 쓰이는 원자번호 72번, 하프늄

하프늄의 원소 정보

하프늄은 지각에서의 존재비가 약 5.3ppm(0.00053%)으로, 대략 45번째로 많은 원소이다. 그러나 흙에 평균 5 ppm 농도로 조금씩 널리 퍼져 들어있어, 회수하여 생산 가능한 전세계 자원은 약 5000톤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프늄 광석으로는 하프논(hafnon, HfSiO4)과 알바이트(alvite, (Hf,Th,Zr)SiO4)가 있는데, 이들은 모두 희귀하다. 지르콘(zircon, ZrSiO4)을 비롯한 대부분의 지르코늄 화합물 천연 광석에 산화하프늄(HfO2) 형태로 소량 들어있는데, 지르콘에는 0.05~2.0%, 키르톨라이트(cyrtolite, 지르콘의 변종)에는 5.5~17%, 바델라이트(baddeleyite, ZrO2)에는 1.0~1.8%의 비율로 들어있다. 하프늄은 주로 이들 광석에서 지르코늄을 생산할 때 부산물로 얻는데, 호주, 남아프리카 공화국, 브라질 등에서 캐내는 지르콘 광석이 하프늄 생산의 주된 원천으로 이에 포함된 지르코늄과 하프늄의 비율은 대략 50:1이다. 연간 전세계 생산량은 약 100톤이며, 주된 생산국은 미국(약 40톤/년)과 프랑스(약 30톤/년)이다.

하프늄의 약 60%는 원자력 산업(핵 잠수함 포함)에서 제어봉에 사용된다. 그리고 약 30%는 항공기와 가스터빈 블레이드(blade) 등에 쓰이는 초내열성 합금을 만드는데 사용되며, 나머지 약 10%는 플라스마 절단 장비 전극 등 여러 용도로 사용된다. 산화하프늄(HfO2)은 펜티엄 프로세서 등의 고집적 반도체 칩에 게이트 절연체로 사용되며, DVD 리더용 청색 레이저와 광학 코팅에도 사용된다. 이외에도 여러 화합물들이 내열 재료와 화학 촉매 등으로 유용하게 사용되리라 크게 기대된다. 이처럼 하프늄은 용도는 많은 반면, 공급이 적고 가까운 장래에 고갈될 우려가 있어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필요한 금속이다.

하프늄의 발견과 역사

1869년에 멘델레예프(Dmitri Mendeleev, 1834~1907)는 ‘화학원소의 주기율’을 발표하면서, 타이타늄, 지르코늄과 성질이 유사하면서 질량이 더 큰 원소의 존재를 예언하였다. 이 원소를 발견했다고 처음 주장한 사람은 프랑스 화학자 우르뱅(George Urbain, 1872~1936)인데, 그는 1911년에 주기율표의 4족에서 지르코늄 아래에 들어갈 새로운 원소를 발견했다고 보고하고, 이 원소를 셀튬(celtium)이라 불렀다. 그러나 후에 모즐리(Henry Moseley, 1887~1915)와 공동 연구 결과 이는 새로운 원소가 아니고, 자신이 발견한 루테튬(Lu)을 또 다른 새로운 원소로 오인한 것임이 밝혀졌다.

모즐리는 영국 물리학자로, 26세 때인 1913년에 모즐리의 법칙을 발견하여 과학계를 놀라게 하였다. 이 법칙은 음극선에 의해 들뜬 원소에서 방출되는 X-선의 진동수(ν)와 원자번호(Z, 원자핵의 양성자 수) 사이에는 √ν=a(Z-b) (a와 b는 상수)인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알려진 원소들의 X-선 방출 결과를 이 법칙에 적용하여 원소들의 원자번호를 결정하고, 원자번호 43, 61, 72, 그리고 75번의 원소들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음을 보였다. 이에 따라 여러 화학자들이 이들 미발견 원소들을 발견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처음에는 72번 원소가 희토류 원소의 하나일 것으로 짐작하고 희토류 광석에서 이를 찾고자 하였으나 성공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덴마크의 닐스 보어(Niels Bohr, 1883~1962) 등 몇 명의 과학자들이 72번 원소는 희토류 원소가 아니고 지르코늄과 비슷한 전이금속일 것으로 제안하였다. 이런 제안에 힘입어, 보어의 조수였던 네덜란드 출신 물리학자 코스터(Dirk Coster, 1889~1950)와 헝가리 출신 화학자 헤베시(Georg Karl von Hevesy, 1889~1966)가 1923년에 지르코늄 광석인 노르웨이산 지르콘에서 X-선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마침내 72번 원소를 발견하였다. 이로써 1869년의 멘델레예프의 예언도 옳았음이 증명되었다. 이들은 이 원소 이름을 원소가 발견된 덴마크 코펜하겐의 라틴 이름 하프니아(Hafnia)를 따서 하프늄(hafnium)으로 명명하였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교 자연과학대학 문장. 가운데 모형은 하프늄 원자를 형상화 한 것이다. 하프늄은 이 대학에서 1923년에 발견되어 코펜하겐의 라틴 이름 하프니아(hafnia)를 따서 명명되었다.

X-선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그 존재만 확인되었던 하프늄의 실제 분리는 이듬해에 이루어졌는데, 플루오르화 암모늄(NH4F) 또는 플루오르화 포타슘(KF)의 복염을 반복 재결정하여 지르코늄에서 분리하였다. 금속 하프늄은 1925년에 처음 얻어졌는데, 네덜란드의 반아르켈(Anton Eduard van Arkel, 1893~1976)과 드보어(Jan Hendrik de Boer, 1899~1971)가 HfI4 증기를 뜨거운 텅스텐 필라멘트 위에서 열 분해시켜 얻었다.

한편 모즐리가 미발견 원소라 밝힌 나머지 세가지 원소들 중 75번 원소인 레늄(Re)은 하프늄 발견 2년 후인 1925년에 발견되었으며, 43번 원소(테크네튬, Tc)와 61번 원소(프로메튬, Pm)는 각각 1937년과 1945년에 인공 핵반응 생성물과 우라늄 핵분열 생성물에서 분리·발견되었는데, 이들은 방사성 원소로 자연계에는 극미량 존재한다.

하프늄 금속 덩어리와 고순도 입방체. 오른쪽은 표면이 얇게 산화된 하프늄. <출처: (cc)Alchemist-hp at Wikipedia.org>

물리적 성질

하프늄은 광택이 나는 은백색 금속으로 연성이 아주 크며, 녹는점(2230oC)과 끓는점(4600oC)이 높다. 같은 족의 지르코늄(Zr)에 비해 원자량이 거의 2배이나 하프늄에 추가로 들어간 전자가 모두 내부 궤도에 채워지므로 원자 반경은 Zr과 거의 같고, 따라서 밀도(25oC에서 13.29g/cm3)는 Zr의 약 2배이다. 결정은 육방조밀격자(hcp) 구조를 가지나, 1760oC에서 체심입방(bcc) 구조로 전이된다. 2개의 짝짓지 않은 전자를 가지므로 상자기성을 띤다. 원자 크기와 화학적 성질이 지르코늄과 매우 비슷해서 광석에 Zr을 대체하여 들어 있으며, 화합물이나 금속에서 이들을 분리해 내기가 아주 어렵다. 금속 하프늄의 물리적 성질은 Zr불순물의 양에 따라 크게 달라지며, 미량의 탄소(C), 수소(H), 산소(O) 등의 불순물에 의해서도 크게 달라지는데 이들이 들어있으면 부서지기 쉽고 가공하기가 어렵게 된다. 지르코늄과의 가장 큰 차이는 밀도 이외에도 중성자 흡수 성질인데, 하프늄은 중성자를 잘 흡수하는 반면 지르코늄은 중성자를 거의 흡수하지 않는다.

동위원소
하프늄은 천연상태에서 174Hf(0.16%), 176Hf(5.20%), 177Hf(18.60%), 178Hf(27.30%), 179Hf(13.63%), 180Hf(35.1%)의 6가지 동위원소로 존재하는데, 이들 중 174Hf 는 반감기가 2x1015년인 방사성 동위원소로 α붕괴를 하고 170Yb가 된다. 질량수가 153~188사이에 있는 30가지 인공 방사성 동위원소들이 합성되었는데, 반감기가 긴 것들은 182Hf(반감기 8.9x106년), 172Hf(반감기 1.87년), 175Hf(반감기 70일), 181Hf(반감기 40.39일)이고, 나머지는 반감기가 24시간 보다 짧다. 176Hf보다 가벼운 동위원소들은 주로 전자포획 또는 β+붕괴을 하고 루테튬(Lu) 동위원소가 되는데, 질량수가 154~163인 동위원소들의 일부와 174Hf는 α붕괴를 하고 이터븀(Yb) 동위원소가 되기도 한다. 질량수가 181보다 큰 동위원소들은 주로 β- 붕괴를 하고 탄탈럼(Ta) 동위원소가 된다. 31가지의 준안정한 핵 이성체들이 알려져 있는데, 반감기가 긴 것들은 178m2Hf(반감기 31년), 179m2Hf(반감기 25일), 180m1Hf(반감기 5.47시간)이다. 178m2Hf는 유도 감마선 방출 폭탄 무기로의 사용이 검토되기도 하였으나 실행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용도 항 참조).

화학적 성질

하프늄의 바닥상태 전자배치. <출처: (CC)Pumbaa at Wikipedia.org>


하프늄의 화학적 성질은 지르코늄과 아주 비슷하며, 화합물에서는 주로 +4의 산화상태를 갖는다. 하프늄 가루는 공기 중에서 자발적으로 불이 붙을 수 있으나, 덩어리 상태로는 내부식성이 매우 큰데, 이는 표면에 단단한 산화물 보호피막이 형성되어 산화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산에 잘 부식되지 않으며, 강한 알칼리에는 가열해도 잘 침식되지 않는다.

그러나 HF나 F-가 있으면 산에 녹게 되는데, 이는 F-와 착이온을 만들기 때문이다. 할로겐 원소들과 반응하여 사할로겐화물(HfX4)을 만들며, 고온에서는 산소, 탄소, 질소 등 대부분의 비금속 원소들과 반응한다.

하프늄의 생산

하프늄(Hf)은 지르코늄(Zr) 광석에 1~4%비율로 Zr를 대체하여 들어있으며, 금속 Zr을 제련할 때 부산물로 주로 얻는다. 지르코늄은 지르코늄 광석에서 크롤법(Kroll process, 금속의 할로겐화물을 마그네슘 또는 소듐으로 환원시켜 금속을 얻는 제련법으로, 크롤(William J. Kroll)이 발명하였다)으로 주로 얻는데, 주된 광석인 지르콘(ZrSiO4)의 경우는 전기로에서 탄소, 염소와 반응시켜 ZrCl4를 얻은 후, 이를 마그네슘(Mg)으로 환원시켜 Zr을 얻는다.

ZrSiO4 + 2 Cl2 + 2 C ZrCl4 + SiO2 + 2 CO
ZrCl4 + 2 Mg Zr + 2 MgCl2

이 과정에서 광석에 함께 들어있던 Hf도 HfCl4가 되는데, 이를 ZrCl4에서 분리한 후 마그네슘으로 환원시켜 금속 하프늄을 얻는다. HfCl4를 ZrCl4에서 분리하는 데는 분별 증류, NH4F 또는 KF와의 복염 생성 후 분별 결정, 선택적 환원(ZrCl4는 ZrCl3로 쉽게 환원되나, HfCl4는 잘 환원되지 않고 남아있어 이를 증류로 분리함) 등의 방법이 쓰이는데, 최근에는 적절한 화합물(예로 질산염 또는 SCN-염)로 전환시킨 후 용매로 추출하는 방법도 사용된다. 분리한 Hf 화합물이 HfCl4가 아닌 경우는 이를 HfCl4로 전환시킨 후 마그네슘으로 환원시켜 금속 하프늄을 얻는다.

HfCl4 + 2 Mg Hf + 2 MgCl2

이렇게 얻어진 Hf는 보통 500oC의 밀폐된 용기에서 아이오딘(I2)과 반응시켜 HfI4를 만들고, 이를 텅스텐 필라멘트 위에서 열 분해시키는 반아르켈-드보어 방법으로 다시 정제한다.

Hf + 2 I2 HfI4 (500oC)
HfI4 Hf + 2 I2 (1700oC)

원자력 산업에서 중요하게 사용되는 전략적 특성 때문에 하프늄을 생산하는 회사는 많지 않다. 하프늄의 전세계 연간 생산량은 약 100톤인데, 미국의 한 회사(Wah Chang)가 약 40톤, 프랑스의 한 회사(Cezus)가 약 30톤을 생산한다. 2011년 가격은 순도 99% 금속 하프늄이 미화 약 900$/kg이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 자료에 따르면 미국이 프랑스에서 수입한 가공되지 않은 하프늄의 평균 가격은 2011년에 562$/kg이었는데, 이는 2008년의 225$/kg에 비해 2배 이상이다.

지르콘(zircon). 하프늄은 지르콘 등 지르코늄 광석에 소량 들어있는데, 주로 지르코늄 생산의 부산물로 얻는다. <출처: (cc) Rob Lavinsky / iRocks.com>

하프늄의 용도

하프늄은 원자로 제어봉, 금속 합금, 플라스마 절단 장비 등에 주로 사용되며, 전자 산업에도 중요하게 쓰인다. 중성자 흡수 성질 외에는 지르코늄과 성질이 아주 비슷하나 가격이 월등히 비싸고 생산량도 적으므로, 비원자력 산업에서는 가능한 한 하프늄 대신에 지르코늄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지르코늄과의 약간의 특성 차이가 중요한 곳에는 하프늄이 사용된다.

원자로 제어봉
하프늄의 여러 동위원소들은 1-2개의 중성자를 흡수할 수 있으며, 평균적으로 지르코늄에 비해 중성자를 600배나 잘 흡수한다. 이 때문에 금속 하프늄의 약 60%가 원자로 제어봉에 사용된다. 중성자를 잘 흡수하여 제어봉 재료로 사용할 수 있는 원소로는 붕소(B), 카드뮴(Cd), 여러 란타넘족 원소 등이 있으나, 하프늄은 기계적 성질이 좋고 가공이 쉬우면서 뜨거운 물에서도 부식이 잘 되지 않아 가압수형 원자로(pressurized water reactor)와 같은 가혹한 환경에서 작동하는 원자로에 아주 적합하다. 보통 다른 원소를 소량 첨가하여 합금을 만들어 사용하는데, 가격이 비싸 상업용 원자로에는 사용이 제한되고 핵 잠수함 원자로에 주로 사용된다.

원자력 발전소 전경. 하프늄의 약 60%는 원자로 제어봉에 사용된다. <출처: (cc) Hullie at Wikimedia.org>

합금
하프늄의 약 30%는 철(Fe), 타이타늄(Ti), 나이오븀(Nb), 탄탈럼(Ta) 등의 금속들과 초내열성 합금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예로, 아폴로 달 착륙선의 액체 로켓 추력 노즐은 89% Nb-10% Hf-1% Ti로 제작되었다. 또한 하프늄은 니켈-기반 합금에 소량 첨가하여 내부식성을 향상시키는데 많이 사용되는데, 대표적인 합금은 MAR-M-247로 약 1.5%의 하프늄을 포함하고 있다. 이 합금은 항공기 및 산업용 가스터빈 블레이드(blade) 등에 사용된다.

전기 및 전자 산업
하프늄은 전자제품에도 요긴하게 사용된다. 산화하프늄(HfO2)은 인텔(Intel)의 펜티엄TM 등에 쓰이는 반도체 칩의 45nm급 집적회로(integrated circuit, IC)에서 게이트 절연체(gate insulator)로 사용된다. 이는 HfO2가 내열성이 큰 고유전율 물질로, 게이트 누설전류(gate leakage current)를 줄여서 집적도를 높이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HfO2는 또한 DVD reader의 청색 레이저를 만드는데 사용되며, DRAM 커패시터(capacitor)와 고온 소자의 내화물로도 사용된다. 또 HfO2는 박막 제조에도 사용되는데, HfO2 박막이 입혀진 재료는 높은 유전율과 전기저항, 낮은 빛 산란과 높은 굴절율을 나타낸다, 이러한 박막 형성에는 화학 증착(chemical vapor deposition, CVD), 물리 증착(physical vapor deposition, PVD) 등 여러 방법이 사용된다. 한편, 규산하프늄(HfSiO4)도 고유전율 재료로, HfO2와 유사한 용도로 사용된다.

하프늄은 녹는점이 높고 산소나 질소와 반응하므로, 백열등에서 산소와 질소를 제거하는데 사용되며, 사진 플래시, 전구 필라멘트, 고압방전관 전자 장치의 전극 등으로도 사용된다. 또 전자를 공기로 쉽게 방출할 수 있으므로, 플라스마 절단 장치의 전극으로도 사용된다.

플라스마 절단 장비. 플라스마 절단 장비의 전극으로 하프늄을 사용함으로써 이 장비의 혁신을 가져왔다. <출처: (cc) Devaes at en.wikipedia>

화학 반응 촉매
하프늄 화합물들은 여러 화학 반응에서 촉매로 사용된다. 테트라벤질하프늄(tetrabenzylhafnium) 유도체는 알켄(특히 프로필렌)의 중합 촉매로 사용되며, 이염화하프노센(hafnocene dichloride) 유도체는 N2, C-H 및 Si-H의 활성화 반응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음이 보고 되었다.

테트라벤질하프늄

이염화하프노센

초고온 재료
질화하프늄(HfN, 녹는점 3310oC), 산화하프늄(HfO2, 녹는점 2756oC), 이붕소화하프늄(HfB2, 녹는점 3250oC)은 고온 노(furnace) 내장재로 사용된다. 탄화하프늄(HfC)은 녹는점이 3890oC 이상으로 초고온 장치의 제작 재료로 사용될 수 있다. HfC와 탄화탄탈럼(TaC)의 혼합 탄화물인 Ta4HfC5는 녹는점이 4215oC로 지금까지 알려진 물질 중 녹는 점이 가장 높아 앞으로 유용하게 사용되리라 기대된다. HfB2는 새로운 원자로 제어봉 재료, 고속 대기 재진입 운반체의 보호체 등으로 사용이 검토되고 있다.

하프늄 폭탄에 대한 논란
반감기가 31년인 핵 이성체 178m2Hf는 탄탈럼(Ta)에 양성자를 쪼이면 생성된다. 낮은 에너지의 X-선을 사용하여 에너지 펌핑(pumping)을 하면 치명적인 감마선 형태로 60배나 많은 에너지를 유도 방출하는데, 1g이 300kg의 TNT에 맞먹는 에너지를 낼 수 있다. 이 때문에 1995년에 미국에서 유도 감마선 방출(induced gamma emission, IGE) 무기로의 개발이 검토되어 논란의 대상이 되었으나, 매우 소량의 178m2Hf만 얻을 수 있는데다 비용이 아주 많이 들기 때문에 실행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아폴로 달 착륙선. 하프늄의 약 30%는 초내열성 합금에 쓰이는데, 아폴로 달 착륙선 로켓 노즐에 하프늄 합금이 사용되었다.

하프늄 화합물

하프늄은 주로 +4가 상태의 화합물들을 만들며, 주된 화합물로는 산화물과 할로겐화물이 있다.

산화물
하프늄은 산소와 +4가 상태의 산화물인 HfO2를 만든다. HfO2는 하프니아(hafnia), 산화하프늄(IV), 이산화하프늄 등으로도 불리는데, 녹는점이 2756oC이고 끓는점이 5400oC인 흰색 고체로, 하프늄 화합물 중에서 가장 안정하고 흔하다. 물에는 녹지 않으나, 진한 황산과 같은 강산과 강한 알칼리에 녹으며, 플루오르화수소산(HF)에도 느리게 녹는다. 전기 부도체이며, 유전상수는 25로 SiO2의 3.9보다 월등히 크다. 금속 하프늄 생산의 중간체로 가끔 이용되고, 광학 코팅, DRAM 커패시터의 고유전율 유전체, 전계효과 트랜지스터(field-effect transistor)에서 SiO2를 대체한 게이트 절연체로 사용된다. 녹는점이 높아 고온용 열전대(thermocouple) 등에서 내화물로도 사용된다.

할로겐화물
하프늄은 4가지 할로겐 원소(X2) 모두와 반응하여 흰색의 사할로겐화물(HfX4)을 만드는데, 이들 화합물들은 HfO2에서 출발하여 만들 수도 있다. 특히 HfCl4는 상업적으로는 주로 HfO2를 고온에서 흑연과 염소(Cl2)와 반응시켜 얻는다.

HfO2 + 2Cl2 + C HfCl4 + CO2

HfCl4는 무색의 휘발성 고체로, 일부 알킬화 반응과 이성질화 반응의 루이스 산 촉매, 화학 증착(CVD)에 의한 HfO2와 규산하프늄(HfSiO4) 박막 형성의 전구체 물질, 유기-하프늄 화합물 합성의 출발 물질 등으로 사용된다. 또한, HfCl4와 HfI4는 금속 하프늄의 생산과 정제에서 중간물질로 사용된다.

이들 외에도 여러 하프늄-유기 금속 화합물 및 이성분 하프늄 화합물들이 합성되어 사용되는데, 이들은 앞서의 용도 항에서 취급되었다.

하프늄 금속 결정체(1.7kg). <출처: (cc)Alchemist-hp at Wikipedia.org>

생물학적 역할과 독성

하프늄의 생물학적 역할은 알려진 것이 없으나, 인체에 극미량 들어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화합물은 대체로 독성이 낮고, 인체로 거의 흡수 되지도 않으며, 중독이 보고된 경우도 없으나, 일부 화합물은 눈, 피부, 점막에 자극을 주고 간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HfCl4의 쥐에 대한 섭취치사량(LD50)은 2.36g/kg인 것으로 보고되었다. 식물들은 토양에서 소량을 흡수하여, 건조 무게의 약 0.01~0.4ppm 비율로 하프늄을 포함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프늄 금속 가루는 불이 붙고 폭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서 취급하여야 한다.

  1. 수치로 보는 하프늄

    하프늄의 표준원자량은 178.49g/mol이고, 원자의 바닥 상태 전자배치는 1s22s22p63s23p63d104s24p64d105s25p64f145d26s2([Xe]4f145d26s2)이며, 화합물에서 주된 산화 수는 +4이다. 지각에서의 존재 비는 약 5.3ppm(0.00053%)으로, 대략 45번째로 풍부한 원소이다. 1기압에서 녹는점은 2230oC이고 끓는점은 4600oC이며, 25oC에서의 밀도는 13.29g/cm3이고 녹는점에서의 액체 밀도는 12g/cm3이다. 녹음열과 증발열은 각각 27.2kJ/mol과 571kJ/mol이다, 실온에서의 전기비저항은 311nΩ·m이다. 결정은 육방조밀격자(hcp) 구조를 가지나 1760oC에서 체심입방(bcc) 구조로 전이된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이온화 에너지는 각각 658.5, 1440, 2250kJ/mol이며, 폴링의 전기 음성도는 대략 1.3이다. 원자 반경은 159pm(비교: Zr, 160pm)이고, 6배위체의 Hf4+ 이온 반경은 71pm(비교: Zr4+, 72pm)이다. 천연상태 동위원소는 174Hf(0.16%), 176Hf(5.20%), 177Hf(18.60%), 178Hf(27.30%), 179Hf(13.63%), 180Hf(35.1%)의 6가지인데, 174Hf는 반감기가 2x1015년인 α붕괴를 하는 방사성 동위원소이다. 전세계 연간 생산량은 약 100톤이고. 추출해서 생산 가능한 자원은 약 5000톤으로 추정된다. 원자로 제어봉에 약 60%, 초내열성 합금에 약 30%, 플라스마 절단 장비 등에 약 10%가 사용되고, 고집적 반도체 칩 등에도 사용된다.

박준우 / 이화여대 명예교수(화학)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템플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랫동안 이화여대에서 화학을 연구하고 가르쳤다. 저서로 [인간과 사회와 함께한 과학기술 발전의 발자취]와 [아나스타스가 들려주는 녹색화학 이야기] 등이 있고, 역서로 [젊은 과학도에 드리는 조언] 등이 있다.

발행일 2013.01.30

 

Hafnium

Hafnium

Atomic Weight 178.49
Density 13.31 g/cm3
Melting Point 2233 °C
Boiling Point 4603 °C
Full technical data

This remarkable image shows the inside surface of a huge high-purity hafnium crystal bar from Russia. The vapor deposition process used to make this bar yields the purest hafnium kn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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