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 Parkinson's disease ]
- 도파민 신경세포의 소실로 인해 발생하는 신경계의 만성 진행성 퇴행성 질환
정의
파킨슨병은 뇌의 흑질(substantia nigra)에 분포하는 도파민의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어 발생하며 안정떨림, 경직, 운동완만(운동느림) 및 자세 불안정성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신경계의 만성 진행성 퇴행성 질환이다. 파킨슨병 환자는 60세 이상에서 인구의 약 1% 정도로 추정된다.
원인
파킨슨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유전적 인자와 환경적 인자가 서로 상호작용을 일으킨다는 ‘다인성
가설’이 가장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부분의 파킨슨병 환자들은 가족력 없이 발병하지만 약 10% 정도에서는 가족성 파킨슨병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까지 여섯 개의 유전자가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가족성 파킨슨병의 원인으로 밝혀지고 있는데 이들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아니더라도
해당 유전자가 암호화하고 있는 단백질의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가족력이 없는 파킨슨병의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되고 있다.
또한
파킨슨병은 나이가 증가할수록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파킨슨병은 도시 거주자보다 농촌 거주자에게서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농약이나 오염된
우물물에 노출된 것이 원인일 수 있다는 가설이 있다.
증상
대부분의 파킨슨병 환자들은 60대에 이르러 임상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10~15%의 환자는 50세 이전에 발병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조기발현 파킨슨병이라고 부른다. 파킨슨병의 초기 증상이 통증이나 우울 증상으로 표현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처음 병원을 찾는 초기
증상의 환자들은 손이나 팔에서 떨림이 일어나고 관절의 움직임이 어색하며 불편하다는 호소를 많이 한다. 파킨슨병을
의미하는 4대 주요 증상 및 징후들로는 안정떨림, 경직, 느린 운동 및 자세불안정성 등이 있다. 파킨슨병에서의 떨림은 동작이나
행동을 중단하고 편안한 상태에 있을 때 주로 손가락이나 손목 관절과 같은 말단 관절에서 율동적 떨림이 나타나고, 주파수는 4~6Hz 범위로
일어나는 특성이 있다. 파킨슨병 초기에는 증상들이 주로 신체의 한쪽에서 나타나지만 병이 진행된 경우에는 양측으로 나타나며 다리나 턱, 혹은
혀에서도 떨림이 발생하게 된다. 간혹 환자가 서 있는 경우나 걷는 경우에 손에서 엄지와 검지가 떨림의 방향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형태인
환약말이떨림(pill rolling tremor)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파킨슨병 환자에게서는 근육의
긴장도가 증가되고 관절을 수동적으로 움직여 보면 경직이 관찰되는데, 특징적으로 자전거 바퀴를 돌릴 때와 같은 톱니바퀴경직(cogwheel
rigidity)이 발생할 수 있다.
운동완만이란 움직임이 느린 상태를 의미하며 초기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장애이다.
흔히 옷 단추 잠그기 또는 글씨 쓰기와 같은 세밀한 작업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걸을 때 팔 흔들기가 자연스럽지 않은 형태로 나타난다. 결국 일상
생활에서 세수, 화장, 목욕, 식사, 옷 입기 등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지장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한편 얼굴에 표정이 없는 현상을 초래하기도
하는데 이를 표정감소(hypomimia)라고 부른다.
파킨슨병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점차 자세의 변화가 일어난다. 전형적인 파킨슨병
자세는 모든 관절을 약간 굴곡시키고 중력에 대해 안정감을 얻기 위해 구부정하게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자세 반사의 소실에서 일어나는 것이며
몸의 균형을 상실한 이러한 상태를 자세 불안정성이라고 말한다. 병이 더 진행되면 반사 능력이 떨어져 자주 넘어지게 된다.
이러한
전형적인 이상 운동증상 이외에 흔히 발생하는 파킨슨병의 임상적 증상으로는 자율신경계증상, 신경정신과적 증상, 인지기능장애, 수면장애, 통증, 피로, 후각장애 등이 있다. 일부에서 동반되는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은 위장관 장애 현상을 포함하여 침흘림, 삼킴곤란, 변비, 기립저혈압, 다한증, 배뇨장애, 성기능장애 및 안구건조증 등이 있다.
진단
파킨슨병의 기본적으로 임상 증상을 관찰하여 진단한다. 전형적인 파킨슨병의 경우는 임상 증상들과 신경학적 검사만으로 충분히 진단할 수 있지만, 임상 증상이 유사한 이차 파킨슨병이나 비정형 파킨슨증후군을 감별해 내기 위하여 뇌 자기공명영상촬영(뇌 MRI), 단일혈류광자방출단층촬영(SPECT)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다른 원인을 배제하기 위하여 혈액화학검사, 갑상선기능검사, 자율신경계검사 등을 시행한다. 전형적인 파킨슨병에 해당되거나 또는 다른 이차적 질환을 의심할 필요가 없을 경우에는 파킨슨병에 대한 약물을 투여한 후 그에 따른 반응을 관찰하는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검사
파킨슨병 환자의 도파민-단일광자방출단층촬영 사진을 보면 정상인에 비해 선조체에 분포하는 도파민 신경 세포가 비대칭적으로 감소함을 알 수 있다.
치료
현재 도파민 전구물질인 레보도파(levodopa)를 기본으로 하는 레보도파 요법이 파킨슨병에 대한 일반적인 치료에서
최적의 방법이다. 이는 도파민을 함유한 신경세포가 소실되는 것이 파킨슨병의 기전임을 감안하여 체내에서 대사되어 도파민으로 바뀌는 레보도파를
투여하는 방식이며 그 효과는 다양한 임상 시험을 통해 입증되었다.
최근에는 레보도파가 뇌로 이동하기 전에 분해되는 것을 막아주는 효소를
혼합한 약물을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치료 과정에서 약물과 관련된, 또는 병의 진행에 의해 나타나는 다양한 운동 장애가 관찰되며, 이를 치료하기
위하여 도파민 작용제, 분해효소 억제제 등을 병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파킨슨병의 증상들 중에는 도파민성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것도
있다. 이러한 비운동성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증상에 따라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적 요법을 시도한다.
우울증은 파킨슨병의 가장 흔한 기분장애이며, 이 경우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삼환계 항우울제 등을 투여한다. 최근 전형적 파킨슨병에 대한 수술적 치료 요법이 개발되어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국내 대형
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는 뇌의 깊은 곳에 위치한 시상밑핵(subthalamic nucleus) 등에 고주파 전기자극을 가함으로써 파킨슨병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이다.
경과/합병증
현재까지 행해지고 있는 파킨슨병에 대한 치료는 주로 증상을 완화시켜 환자가 최대한 일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파킨슨병은 만성 진행성 질환이므로 환자의 증상은 서서히 악화되고 대개 5년에서 10년 정도 지나면 다양한 합병증으로 인하여 사망에 이르게 된다.
생활가이드
파킨슨병은 노인들에서 흔히 발생하기 때문에 노인 문제와 더불어 여러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심리적 부담이 환자의 증상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 어느 정도 병이 진행하여 균형을 잡기가 어려운 단계에 이르면 보호자는 심한 스트레스와 좌절을 경험하게 되며 환자와의 의사 소통 장애로 인한 갈등이 발생한다. 파킨슨병 환자는 흔히 지속적인 운동 부족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과 질병이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이상 증상에 대한 적절한 치료적 대응책이 준비되어야 한다. 특히 생활 능력의 개선에 중점을 두고 생활의 변화가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경우가 많다. 운동 요법에서는 이동 운동, 뻗기 운동 및 근력 운동 등 모두 중요하며 그 밖에 언어치료, 작업치료 혹은 물리치료 등 재활의학적 치료도 필요하다.
파킨슨병 환자의 특징적인 걸음걸이 출처: 서울대학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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