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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병살 3걸' 롯데 3인방, '그래도 문제없어'

나 그 네 2011. 9. 3. 12:09

'최다병살 3걸' 롯데 3인방, '그래도 문제없어'

 




[OSEN=잠실,이대호 인턴기자] 조금은 낯뜨거운 경쟁(?)이 롯데 자이언츠 중심타선에서 벌어지고 있다. 

2일 경기 전까지 리그 병살타 상위 3명은 모두 롯데 선수였다. 이대호와 강민호가 16개로 1위를 달리고 있었고, 홍성흔이 15개로 그 뒤를 바짝 뒤쫓고 있었다. 그리고 2일 잠실에서 벌어졌던 롯데와 LG의 경기에서 순위에 지각변동이 생겼다.

먼저 병살을 기록한 선수는 홍성흔이다. 홍성흔은 1-0으로 앞선 1회초 1사 1,2루에서 초구를 노렸다는 듯 받아쳤지만 공이 유격수 정면으로 가 6-4-3 더블플레이로 득점 기회를 놓쳤다. 타구도 워낙 빨랐고 1루에 있던 주자가 이대호였기에 더더욱 병살을 피하기 힘들었다. 동시에 홍성흔은 시즌 16번째 병살타로 팀 동료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러자 이번엔 강민호가 나섰다. 6-1로 점수차를 벌려놓은 5회초 1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강민호는 힘차게 공을 잡아당겼지만 타구는 야속하게 3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2루에서 홍성흔이 아웃된 뒤 1루에서 강민호까지 잡혀 시즌 17번째 병살타를 기록하고 말았다. 홍성흔이 따라붙자 강민호가 단독 선두로 나선 것.

이처럼 롯데 중심타선에서 병살타 상위권을 독차지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 롯데, 리그 최소 희생번트

롯데 양승호 감독은 희생번트 작전을 잘 구사하지 않는다. 과거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부터 이어져왔던 팀컬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주전 선수들이 희생번트를 잘 대지 않다보니 타선의 번트 능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양 감독은 "우리 타선에서 번트 대는 선수는 딱 셋인데 김주찬, 조성환, 문규현 뿐"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2일 현재 롯데는 112경기를 치르면서 희생번트를 46개 밖에 기록하지 않았다. 경기당 0.41개에 불과해 가장 많은 번트를 시도했던 SK(번트 117회, 경기당 1.11개)의 1/3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이 말은 결국 타자가 1루에 주자를 놓고 타석에 들어가는 일이 잦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롯데 타선은 출루율 3할5푼3리로 8개 구단 가운데 KIA(0.359)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주자가 많이 나가면 그만큼 병살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진다. 여기에 KIA는 롯데보다 2배 많은 102개의 희생번트로 주자를 2루에 보내는 데 주력해 병살 위험을 낮췄다. 이래저래 병살타가 많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 발 느린 중심 타선, 한데 뭉쳤다

롯데의 라인업은 잘 바뀌지 않는다. 특히 중심 타선은 3번 손아섭-4번 이대호-5번 홍성흔-6번 강민호의 순서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손아섭은 발이 빠르지만 문제는 이대호부터 강민호까지다. 셋 다 발이 빠른 편이 못된다. 결국 발 느린 타자들이 줄지어 붙어 있으니 병살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대호-홍성흔-강민호 모두 우타자로서 당겨 치는 타격 스타일을 보인다. 가장 병살타를 처리하기 쉬운 유격수-3루수 라인에 타구가 걸릴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2일 경기에서 홍성흔의 병살타 때 1루 주자는 이대호였고 공은 유격수 앞으로 갔다. 또한 강민호의 병살은 홍성흔을 1루 주자로 놓고 공을 3루로 보냈다.

▲ 그래도 리그 최강의 타선, 문제 없다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적극적인 타격으로 병살이 많지만 그만큼 많은 타점을 생산해낸다. 2일 현재 롯데의 팀 타점은 538점으로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안타 역시 1089개로 리그 1위다. 활화산같은 타격을 바탕으로 롯데는 2위 자리에 올라 순항하고 있다.

병살 상위 3명의 성적도 훌륭하다. 이대호는 타율 3할4푼8리에 23홈런 145안타 90타점으로 공격 3개 부문 선두(타율, 최다안타, 타점)를 질주하고 있다. 또한 강민호는 타율 2할9푼6리에 17홈런 54타점으로 8개 구단 포수 가운데 가장 많은 홈런과 두 번째로 많은 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홍성흔 역시 타율 3할1푼3리 5홈런 55타점으로 초반 부진을 씻고 본인의 클래스를 입증하고 있다. 수많은 병살을 더 많은 타점과 홈런으로 갚고있는 롯데의 중심타선 3인방, 불명예 경쟁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 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