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축 구

대표팀 명단 집어던지며 소리 질러”

나 그 네 2012. 2. 25. 08:52

 


[한겨레] [토요판] 커버스토리

“에라이, 축구인 수준이 이 정도 밖에…”

기습경질 두달 만에 첫 장시간 진심토로

‘그날’ 이후 두 달 넘게 지났음에도, 감정을 완전히 추스르진 못한 듯 보였다. 아픈 기억을 되새기는 대목에선 유독 굵직한 경상도 사투리 억양이 복잡한 속내를 대변하는 듯했다. 마주한 인물은 축구인 조광래(57). 2010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8일까지 그의 이름 앞엔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대표팀 감독 자리에서 전격 경질된 그에겐 중국 프로팀 몇 곳이 영입 의사를 전해오기도 했다. 조 감독은 언론과의 만남을 무척이나 불편해했다. 어렵사리 성사된 약속 당일에도 거듭 사양의 뜻을 간곡히 밝히기도 했다. 때마침 대한축구협회가 내부 비리 문제로 진통을 앓고 있는데다, 29일 쿠웨이트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앞두고 있어 불필요한 오해를 사고 싶지 않다는 뜻이란다. 하지만 마주앉은 뒤 분위기가 무르익자, 그는 ‘그날’의 상처는 물론이고 자신만의 축구 철학과 한국 축구의 미래에 대한 고언 등 이야기보따리를 거침없이 풀어냈다. 지난 17일 저녁 서울 마포구 한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겸한 자리에서다. 조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떠나며 공식 기자회견을 연 뒤 언론과 별도로 자리를 마련한 건 처음이다. 이야기는 자연스레 조 감독이 경질 통보를 받은 지난해 12월7일 상황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날 자를 무기 있다 말한 것, 그게 젤 섭섭해”

-무엇보다 그날 상황이 궁금하다.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인 황보관이가 갑자기 만나자고 하더라. 대표팀 전지훈련 관련해 의논하나 보다 싶었다. 그런데…”

-무슨 얘기가 오갔나?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우리 팀이 본선 나갈 가능성이 10%도 안 된다는 분석자료를 갖고 있다고 했다. 코칭스태프 사이나 코치-선수 사이가 안 좋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면서. 협회에선 (나를 자를) 무기를 들고 있다더라. 무기란 소리에 어이없었다.”

-그만두란 얘기?

“그렇지. 협회 부회장단과 의논해 이미 내린 결론이라면서. 황보관이는 계속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말뿐. 하기야 자기도 심부름 온 처지에 어쩔 수 없었겠지.”

-뭐라 답했나?

“따끔하게 충고했다. 앞으로 기술위원장으로 헤게모니 쥐고 일할 거면 정식으로 기술위원회 소집한 뒤 결정해 발표하라고 말했다. 그러면 네가 앞으로 큰 힘 가지고 일할 수 있고, 지금 이대로 끝나면 너는 나랑 계속 싸우게 된다고 그랬다.” (당시 해임 결정은 기술위원회도 열리지 않은 채 내려진 탓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논란이 두고두고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저녁 한국방송(KBS) 뉴스에선 협회 관계자의 입을 빌려 조 감독 경질을 기정사실화하는 내용의 보도가 이미 나왔다.)

-어떤 기분이었나?

“한마디로 느닷없었지. 솔직히 동네 조기축구회 감독 바꿀 때도 이따위 엉터리로는 안 한다. 아무리 틀어졌더라도 모양새 갖춰 식당 가서 수고했다고 박수라도 치고 끝나지. 에라이. 그 뒤 주변 사람들 만났더니 우리나라 축구인들 수준이 그거밖에 안 되냐고 한마디씩 하더라.”

조 감독은 이틀 뒤인 9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협회 지도부를 맹비난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박태하 수석코치 등 코칭스태프 4명도 함께 참석해 조 감독에게 힘을 보탰다.

-기자회견장엔 코칭스태프가 모두 참석했다. 사전에 의논한 것인가?

“아니다. 자기네들도 열 받아서 할 말이 있었던 거지. 내가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자 협회에서 팀 분위기가 나빴느니 하면서 선수치듯 음해하는 자료를 언론에 막 뿌렸잖아. 그거 보고 자기네들이 먼저 나서서 직접 해명하겠다고 했다.”

조광래 감독의 전격 경질을 두고 축구계 안팎에서는 조 감독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의 행보와 관련짓는 해석이 파다했다. 실제로 문제가 터진 당일(지난해 12월7일) 한 언론엔 “내년(2012년) 상반기 상황을 봐서 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내용의 허 회장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허 회장은 2009년 1월 협회 회장 선거에서 현 조중연 회장과 맞섰던 인물로, 현 집행부와는 껄끄러운 사이다.

­현 협회 집행부와는 계속 갈등 있었나?

“그렇게 보지 마라. 그동안 오직 강한 팀 만들자는 목표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정말 잘 지냈다. 한국 축구 발전시키자는 같은 배 탄 사람들 아닌가. 회장이나 기술위원장이나 감독이나 모두 협회에서 월급 받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조 회장한테 정말 섭섭한 게 하나 있어. 내가 아쉬운 건 설사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모르고 있거나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치자. 그러면 자기네들이 먼저 도움도 주고 해결하려 나설 수도 있는 거 아닌가. 대표팀에 문제가 있다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못할 까닭이 뭐 있나. 그런 걸 안 했다면 오히려 그쪽이 직무유기다. 그런데 무기 들고 있다는 말이나 하는 건 애초부터 생각이 다른 데 있는 사람들이야. 그게 제일 섭섭해. 내가 그동안 단 한 가지 빼고는 현 집행부와 의견이 달랐던 부분도 없었다.”

이회택 위원장이 종이를 탁 집어던지면서…

조 감독이 말하는 ‘한 가지’란 대표팀 선수 선발과 관련해 조 감독과 집행부 사이에 한차례 갈등이 빚어진 걸 말한다. 조 감독은 지난해 5월 세르비아 및 가나와의 A매치 평가전을 앞두고 선수 명단을 발표하면서 협회로부터 ‘외압’이 있었음을 밝혀 논란이 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이었나?

 


“히스토리가 있다. 내가 만든 A매치 대표팀 명단을 보여주니 이회택 당시 기술위원장(현 부회장)이 종이를 탁 집어던지면서 소리를 지르더라구. 옆에 코치들이 다 보고 있는데. 아무리 선배지만 정말 경우에 없는 일이다. 이 양반은 분명히 대표팀 선발에 간여할 거 같더라. 내 딴에는 후배라고 맨날 깔아뭉개고 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경고 메시지 준 거였을 뿐이다. 그 양반하고 철천지원수 진 것도 아니고.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실제 압력 있었단 얘기?

“특정 선수 뽑으라고 한 걸 내가 결국 안 뽑았지. 집행부에서 이 사람 저 사람이 하도 얘기하길래 코칭스태프들이 돌아가며 그 선수 경기하는 거 직접 보고 왔다. 다들 ‘노’라고 하더라. 그 선수 감독한테도 내가 직접 전화해 물어봤다. 지금 컨디션으로는 대표팀은 아직 무리입니다, 그러는 거야. 그 다음날인가 협회 사람들 만날 기회가 있어 우리가 아무리 찾아도 못 찾겠으니 몇 명 추천해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회의 도중 기술위원장이 벌떡 일어나 ‘아, 그 선수 뽑으라니까’ 하며 소리를 지르더라구. 다들 뭐하자는 건지. 그래 놓고는 인터뷰 나와서 내가 추천해 달라고 해서 추천해줬을 뿐이란 소릴 하데.”

조 감독 경질 과정에 지난 16년간 협회 운영을 쥐락펴락하다 물러난 정몽준 협회 명예회장의 입김이 작용했는지도 또다른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조 회장 ‘윗선’이 몸통이란 얘기다. 의혹이 커지자 협회는 지난해 12월18일 “정 명예회장은 전혀 관련되어 있지 않다”는 보도자료를 뿌리기도 했다. 이 대목에서 조 감독은 자신이 감독에 선임될 당시의 일화를 들려줬다. “기술위에서 이미 다 결정해 나한테 선임 사실을 통보한 뒤에도 정작 조 회장이 4시간이나 이유 없이 미적대더래요. 참다못해 집행간부들이 뭐하는 거냐고 따지니까 그제야 출장 떠나는 정 명예회장을 공항까지 찾아가 수락 여부를 물었다는 거야. 정 명예회장이 딱 세마디 했다더군. 괜찮겠어요, 괜찮겠어요, 알아서 하세요. 그 이야기 듣고는 참 어이없어서… 맡길 때도 4시간이나 결정 못하다가 물어보고 오케이 했는데….”

조중연 회장, 나한테 감독 맡길때

정 명예회장 허락맡고 오케이

괜찮겠어? 괜찮겠어? 했단다


­일각에선 조 감독의 선수 기용 스타일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표적인 게 후반 교체 멤버로 투입한 선수를 20분 만에 다시 교체해버린 일인데. 원래 스타일인가?

“팀을 운영하다 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특정 시점에 선수를 교체해 내보냈는데 막상 그 선수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리듬을 못 쫓아간다거나 그 선수 때문에 전체적인 흐름이 자꾸 끊긴다거나. 준비가 부족했던 거지. 일단 포지션을 바꿔보지만 그래도 안 되면 별수 없잖나. 외국 지도자들도 그리 한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실수를 하더라도 매순간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강한 신념이 있어야 하는데, 그걸 보여주지 못하면 나는 좀 냉정한 편이다.”

­아무래도 팬들 사이에선 일본전 0 대 3 패배와 레바논전 1 대 2 패배 충격이 크다. 조 감독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진 계기가 된 건 사실 아닌가?

“당시엔 팀 상황이 최악이었다. 부상 선수가 줄줄이 나왔다. (지)동원이도 팀 옮긴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라 부르지 않았다. 코칭스태프도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질 때 지더라도 방향은 길게 보고 그대로 가져가자고 했다. 결국은 2014년 본선이 중요한 거 아닌가. 한두 게임 이기자고 우리 스타일을 바꿀 수는 없다.”

­본인이 대표팀 감독으로서 세운 목표가 있었을 거다. 대략 몇 퍼센트 정도에 이르렀다가 물러났다고 보나?

“한 75% 정도 왔다고 봤다. 그걸 90%까지 15~20% 정도 더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부상이라거나 하는 변수가 자꾸 생기니까 그걸 끌어올리지 못하고 끝난 거지. 솔직히 마지막 남은 쿠웨이트전은 홈에서 열리는 거니까 코치들하고도 나름대로 자신있었다. (기)성용이든 (이)청용이든 다 못 뛰고 있었잖아. 우리가 예선전은 좀 힘들어도 충분히 끌고 갈 수 있지 않겠나 봤다. 정작 2014년 본선에 가서 싸울 수 있는 전력을 2년 동안 예선전 치르면서 차근차근 준비하자는 거였지. 궁극적으로 본선에 뛸 수 있는 선수 중심으로 지금부터 맞춰가자는, 뭐 이런 얘기다. 그래서 나이 어린 선수, 중간 선수, 나이 든 선수를 균형있게 짜야 2014년 우리가 원하는 팀을 만들 수 있다고 봤다.”

­나름대로는 시계를 2014년에 맞춰 준비했다는 얘기인가?

“우리가 클럽처럼 1년 내내 선수를 데리고 있는 건 아니잖나. 당장 결과 안 좋다고 우리 스타일 바꿀 필요는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래야 본선 가서 우리가 원하는 경기 할 수 있다.”

­우리가 원하는 스타일이란?

“예를 들어 공격수들한테 앞에 나가서 자꾸 볼 체킹하라고 하면 싫어해. 체력적으로 부담되니까. K리그에서 아무리 골 많이 넣는 선수라도 싫어해. 왜? 국내 팀에서는 그렇게 안 하거든. 골을 잘 넣을지는 모르나, 이런 건 우리가 2014년까지 지향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난 선수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 써. 그런 면에선 철저해. 당장 못 따라오더라도 생각을 바꾸려 하지 않는 선수에 대해선 가차 없어.”

국내파 잘하는데 안 뽑겠나

빠른 축구 더 잘하기 위한 선택

해외파는 힘들어도 템포 따라와


‘조광래식 축구’의 핵심은 패싱게임으로 통한다. 한국 축구가 세계 축구와의 격차를 줄이는 지름길은 속도와의 전쟁이고, 속도를 끌어올리는 비밀은 바로 패싱게임에 있다는 얘기다. 이런 배경 탓에 조 감독은 유독 ‘해외파’를 중용한 감독으로 비치는 게 현실이다. 조 감독의 뒤를 이어 대표팀 감독 자리에 오른 현 최강희 감독 체제의 무게중심이 국내 K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에게 실린 것과도 대비되는 대목이다.

박주영 안타깝지만 내 일도 복잡해서… ­

결국 열쇠는 ‘해외파’였다는 얘기로 들린다.

“유럽 애들 성장과정과 우리 애들 성장과정이 달라. 유럽 애들은 훈련시스템이나 이런 게 팀별로 큰 차이가 없거든. 그러니까 대표팀에 뽑히더라도 별 지장이 없어. 예를 들어 전방에서부터 볼 체킹하자 이래도 어려움을 느끼지 않아. 소속팀에서 늘 해오던 거니까.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국내파 애들이 잘하는데 안 뽑는 거 아니잖아. 해외파 애들은 게임을 당장 뛰고 있건 아니건 간에 그런 게 생활이란 말이지. 이런 스타일로 맞춰져 있어야 2014년까지 내가 원하는 빠른 축구 더 잘할 수 있지 않겠냐 이런 거지. 해외파 애들은 힘들어도 템포 따라간다 이거지. 결국 얘네들이 팀에 주도적으로 힘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거다. 요즘 들어 해외파 애들이 주눅 들고 있는 거 같아 걱정된다.

­당장 박주영 선수는 어떻게 보나?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계속 얻지 못하고 있다.

 


“글쎄. 지금은 좀더 버텨야 하는 거 아닐까. (박)지성이도 처음에는 계속 게임 못 뛰고 그랬잖아.”

­박주영을 계속 벤치에 놔두는 벵거 감독 심리는 뭐라고 보나?

“나는 주영이 자신도 플레이 스타일이나 의식에 좀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해. 아스널이라는 팀 자체의 컬러가 있는 거 아니냐. 플레이 스타일이 다른 팀보다도 훨씬 더 역동적이라고. 그런 리듬에 맞추려면 움직임 변화를 줘야지.”

­전화로라도 좀 조언해주시지.

“내 마음이 아파서. 요즘 내 일로도 머리가 복잡하다.”(웃음)

조 감독을 두고 “우리나라 축구 감독 가운데 미적분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란 우스갯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돼서야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한 조 감독이 비교적 중고등학교 수업을 충실하게 받은 탓이다. 조 감독 역시 이 대목에선 “서부 경남에서 중학교 1등 하는 사람들만 모인다는 진주고에 시험 치고 들어갔다”며 웃기도 했다.

­평소 후배 축구인들에게 “용기있는 축구인들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해왔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협회 집행부를 향해 “아름다운 모습을 기대한다”는 쓴소리도 했다. 그런 생각은 축구를 하면서 자연스레 깨친 것인가? 누구한테 가르침을 받은 건가?

“난 상대적으로 축구계 바깥 사람들, 기업이나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많이 만나는 편이다. 난 대학 갈 때도 일부러 체육과 가지 않았다. 앞으로 사회 나가서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을 두루 사귀고 싶었지. 그런 게 도움 줬으려나.”

­당장 이제 뭐할 건가?

“더 열심히 연구해가지고 잘할게요.”

­현장에 있어야 하는데 어느 팀이건 맡지 않으면 몸이 간지럽지 않나?

“에이 뭐, 올해 끝나면 내년엔 어찌 안 되겠나. 정 안 되면 중국이라도 가야지. 자꾸 오라고 난리인데.”

­혹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제 와서 누굴 탓하거나 원망할 생각 조금도 없다. 언론 피한 것도 그 때문이다. 누가 뭐라 하든 앞으로도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힘 보탤 생각이다. 한국 축구가 좀더 성숙하고 선진화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글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사진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자, 그냥 밥만 묵자.” 조광래 감독의 이야기를 지면에 끄집어내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간 여러 매체에서 인터뷰 요청이 쏟아졌는데도 모두 마다한 그였다. 괜한 오해를 사기 싫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저녁 자리도 일단 밥이라도 한번 먹자는 ‘꾐’(?)에서 출발했다. 어색한 초반 탐색전이 슬슬 끝나갈 무렵부터 조 감독의 말수는 부쩍 늘어갔다. “이런 거 또 죄다 쓰나?”며 잠시 숨고르기를 하다가도 어느새 이야기는 “내가 마지막에 확 디비놓은 거는 지들이 무기를 들고 있다 안 카나”로 이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