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딘(=요오드)의 동위원소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아이오딘과 방사능 아이오딘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것을 이해하려면 우선 동위원소(isotope)를 알아야 한다. 수소(H) 원자의 핵은 양성자 1개로 구성되어 있고, 그 외의 모든 원자의 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구성되어 있다. 양성자의 수는 특정 원자의 원자번호와 같고, 양성자와 중성자의 개수를 합한 총 수는 그 원자의 질량수(mass number)와 같다. 동위원소(isotope)는 양성자 수는 같지만 중성자의 수가 달라서 질량수가 다른 핵을 가진 같은 원소를 말한다. 아이오딘의 경우 원자 번호가 53이므로 아이오딘 원자의 핵에는 53개의 양성자가 있다는 뜻이다. 가장 안정한 동위원소는 127I(양성자 53, 중성자 74, 질량수는 원소기호 앞에 윗 첨자로 표시한다)이며, 우리 몸에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아이오딘은 30 종류가 넘는 동위원소가 있다. 양성자는 모두 53개로 동일하지만, 중성자의 개수가 다른 형제들이다.
원자력 발전소의 사고 혹은 핵폭탄 실험과정에서는 129I 와 131I(양성자 53개, 중성자 78개)가 생성되며, 그 중에서도 131I 이 더 많이 생성된다. 자료에 따르면 전체 핵분열 생성물의 약 3% 정도가 131I 이며, 그것의 반감기는 8.04일이다. 반감기란 불안정한 핵을 포함하는 동위원소들이 최초의 양에서 그 양이 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그러므로 131I 은 발생한 날로부터 8일이 지나면 최초로 발생한 양이 반으로 줄고, 그 다음 8일이 지나면 처음 양의 1/4 수준까지 줄어들며, 몇 달이 지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발전용으로 정상적인 수명을 다한 핵연료에는 131I 보다 129I 가 더 많이 존재한다. 왜냐하면 129I 도 핵분열의 생성물이지만 반감기가 약 1570만 년이나 되기 때문이다. 대기 중에서 검출되는 129I 는 주로 핵폭탄 실험 또는 사용 후 핵연료 처리과정에서 방출된 것이 대부분이다.
방사성 아이오딘은 왜 생기는 걸까?
원자력 발전은 핵 분열 결과 발생되는 에너지로 증기를 만들고, 증기를 이용하여 발전용 터빈을 돌려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다. 이 때 이용되는 것이 235U (우라늄 235)의 핵분열이다. 235U의 핵분열 반응식에 관한 교과서 내용은 보통 235U 원자가 중성자(n, neutron)와 반응하여 스트론튬(90Sr), 제논(143Xe), 새로운 중성자(2n)를 생성하는 것으로 간단히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원자력 발전소에서 핵 연료에 포함된 235U(양성자 92, 중성자 143)는 핵분열(nuclear fission)을 하면서 대략 30개 이상의 생성물을 쏟아낸다. 양성자 92개와 중성자 143개가 뭉쳐있는 조그마한 덩어리(235U의 핵)이 쪼개진 후, 양성자와 중성자가 다시 합쳐지는 경우의 수가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235U의 핵분열 생성물을 분석하면 생성된 원자의 질량수는 독특한 분포 양상을 보인다. 질량수가 118-120 정도 되는(235의 반은 117.5) 핵을 가진 원자들은 적게 생성된다. 대신 그 질량수를 중심으로 질량수가 작은 원소와 큰 원소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생성되며, 그 각각의 양이 매우 비슷하다. 따라서 생성되는 원자의 양과 질량수 분포를 표시하는 그림은 질량수 118-120 정도에서는 움푹 들어가고, 그것을 중심으로 양쪽으로는 불쑥 튀어나온 곡선을 하고 있어, 마치 낙타 등 모습같이 보인다. 따라서 질량수가 약 130-140 가진 원자들도 많이 생성되는데, 그 중에는 방사성 아이오딘(131I)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