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al science /화 학

Rhodium(Rh), 45-로듐

나 그 네 2012. 12. 18. 12:41

 

원자번호 45번 원소인 로듐은 지난주에 소개된 루테늄과 마찬가지로 백금족 금속의 하나이다. 백금족 금속은 루테늄(Ru), 오스뮴(Os), 로듐(Rh), 이리듐(Ir), 팔라듐(Pd), 백금(Platinum, Pt)의 6가지 금속 원소들을 말한다. 이들은 보통 천연 합금 형태로 백금 광석에 함께 들어있으며, 모두 내마모성과 내부식성이 우수하고, 여러 화학반응에서 탁월한 촉매 특성을 보인다. 백금족 금속들은 촉매와 장신구 등에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으나, 희귀하고 생산량이 적어 값이 비싸다. 보통 산출량이 적어 값이 비싼 금속을 귀금속이라 부르는데, 여기에는 백금족 금속 6가지와 (Au)과 (Ag)이 포함된다. 귀금속들은 일반적인 금속 원소와는 달리 산화와 부식이 잘 되지 않으므로 비활성 금속(noble metal)이라 부르기도 한다. 로듐은 백금족 금속, 귀금속, 비활성 금속의 대표적인 금속으로 볼 수 있는데, 아쉽게도 지구 상에 그 존재량이 아주 적어 생산량 또한 매우 적다. 로듐은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장치인 촉매변환기와 화학 공업 촉매로 주로 사용되며, 장신구들의 도금에도 많이 사용된다. 로듐은 보통 귀금속 중에서도 가장 값비싼 금속으로, 2008년에는 한때 트로이온스(31.10g) 당 10,000$로, 당시 금값의 10배나 하기도 했다. 따라서 로듐은 부의 상징이 되기도 하며, 아주 명예로운 상을 수여하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예로, 1979년에 기네스북은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를 ‘모든 시대에 걸쳐 가장 성공적인 작곡가’로 등재하고 로듐 도금 디스크를 수여하였으며, 또한 세계에서 ‘가장 비싼 펜’과 ‘가장 비싼 보드 게임’은 로듐이 들어간 물질로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업적으로 아주 유용하고 가장 귀한 금속인 로듐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자.

 

 

원자번호 45번, 로듐

로듐(Rhodium)은 원자번호 45번의 원소로, 원소기호는 Rh이다. 은백색 광택이 나는 전이금속으로, 백금족 금속의 하나이다. 보통 생산·판매되는 형태는 분말이나 스펀지 형태로 흑갈색을 띤다. 주기율표에서는 코발트(Co), 이리듐(Ir)과 함께 9족에 속하는데, 8~10족 원소들을 8B족 원소로 부르기도 한다. 물리 및 화학적 성질은 코발트보다는 이리듐이나 다른 백금족 금속들과 가깝다. 백금보다는 녹는점이 높고, 밀도가 낮다. 단단하여 잘 마모되지 않으며, 빛의 반사율이 크다, 공기 중에서 상온에서는 산화되지 않으며, 500oC 이상에서는 서서히 산화되어 산화 로듐(Rh2O3)이 생성되지만 더욱 가열하면 다시 금속 로듐과 산소로 분해된다. 높은 온도에서는 황, 할로겐 원소들과 반응한다. 질산을 비롯한 대부분의 산에 녹지 않으며, 왕수(진한 염산과 질산의 3:1혼합물)에도 녹지 않는다, 분말과 스펀지 형태는 왕수에 서서히 녹는다. 황산수소 소듐(NaHSO4)과 함께 용융시키면 물에 녹는 황산 로듐이 된다.

 

 

 

 

 

원자번호 45번, 로듐. 사진은 자동차 촉매 변환기. <출처: magnaflow>

로듐의 원소 정보.

 

 

 

 

 

 

 

 

로듐은 지각에서의 존재비가 대략 0.0001ppm로 추정되는 지구 상에서 가장 희귀한 원소 중의 하나이다. 주로 백금이나 다른 백금족 금속과의 천연 합금 형태로 존재하는데, 이 합금을 여기서는 백금 광석이라 부르기로 한다. 로듐이 들어있는 광석들로는 로다이트(rhodite, 금과 로듐 합금), 스페릴라이트(sperrylite, 백금 비소화물), 이리도스민(iridosmine, 이리듐-오스뮴 합금) 등이 알려져 있다. 백금 광석에는 로듐을 비롯한 다른 백금족 금속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은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캐나다 서드베리(Sudbury) 지역의 니켈-구리 황화물 광석, 러시아 우랄(Ural) 산맥의 강 모래에 있는 사백금(砂白金)에 주로 들어있다. 어떤 니켈-구리 광석에는 로듐이 0.1%까지나 들어있는 경우도 있다. 상업적으로는 주로 니켈 및 구리 제련의 부산물로 얻어지며, 전 세계 연간 생산량은 약 25톤으로 추정되는데,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이의 80% 이상을 생산한다.

 

로듐의 약 80%는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장치의 3원촉매변환기(3-way catalytic converter)에서 주요 공해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질소와 산소로 분해시키는 환원촉매로 사용된다. 또 화학공업의 여러 공정에서도 촉매로 중요하게 사용되는데, 메탄올(CH3OH)을 산화시켜 아세트산(CH3COOH)을 생산하는 공정, 암모니아를 산화시켜 질산을 생산하는 공정 등이 그 예가 된다. 로듐은 백금, 팔라듐, 이리듐과의 합금제로도 흔히 사용된다. 이들 로듐 합금은 고온에서도 잘 물러지거나 부식되지 않아 고온 열전대(thermocouple)와 저항체, 항공기 점화플러그의 전극, 베어링과 전기 접점, 실험실용 도가니, 고온 노(爐)의 권선(卷線) 등으로 중요하게 사용된다. 또 빛의 반사율이 높고 내부식성이 좋아 장신구나 다른 물체를 도금하는 데 많이 사용되며, 거울과 탐조등의 반사판으로도 이용된다.

 

 

 

 

 

로듐의 발견과 역사

 

 

로듐은 1803년 영국의 물리학자이자 화학자인 울러스턴에 의해 남미산 백금 광석에서 팔라듐과 함께 분리∙발견되었다.


로듐은 1803년에 영국의 물리학자이자 화학자인 울러스턴(William Hyde Wollaston, 1766~1828)에 의해 남미산 백금 광석에서 팔라듐과 함께 분리∙발견되었다. 그는 백금 광석을 처리하여 로듐을 장미색(진한 분홍색) 염화 로듐 소듐 수화물(hydrated sodium rhodium chloride, Na3RhCl6∙12H2O) 분말로 전환시켜 분리하고, 이를 수소(H2) 기체로 환원시켜 금속 로듐을 얻었다. 울러스턴은 이 새로운 금속 원소를 아름다운 장미색 화합물에서 얻었다고 해서, 장미의 그리스어 ‘rhodon’을 따서 로듐(rhodium)으로 명명하였다.

 

2 Na3RhCl6 + 3 H2 2 Rh + 6 HCl + 6NaCl

 

로듐은 발견 이후 상당 기간 동안 학문적 흥미 외에는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다가 19세기 말부터 응용되기 시작하였다. 1885년에 르 샤틀리에(Henry Louis Le Chatelier, 1855~1936)가 처음으로 로듐-백금 합금을 사용한 열전대를 개발하고 이를 높은 온도 측정에 사용하였다. 초기에는 주로 도금에 사용되었는데, 1930년대 초반부터는 담배 라이터, 은 제품 등에 장식용 또는 부식 방지용으로 로듐 도금을 실시하게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때에는 로듐과 다른 백금족 금속들이 전략 물자로 분류되어 1950년대 초반까지는 이들의 상업적 응용이 제한되었다. 1980년대에 이르러서는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장치에서 질소산화물을 질소와 산소로 변환시키는 촉매로 로듐을 사용하는 3원촉매변환기가 개발되어 로듐의 수요와 생산이 급격하게 늘게 되었다. 이제는 전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가 자동차에 3원촉매변환기를 부착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1g의 분말형(왼쪽), 1g의 압축된 실린더형(가운데), 1g의 재생된 구형 로듐. <출처: (CC)Alchemist-hp at Wikipedia.org>

 

 

 

 

 

물리적 성질

로듐은 모스 경도가 6.0으로 단단하고 잘 마모되지 않는 금속이며, 은백색의 광택이 난다. 보통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형태는 검정색의 분말과 스펀지이다. 녹는점은 1964oC로 백금족 금속 중에서는 팔라듐(녹는점, 1555oC)과 백금(녹는점, 1768oC) 보다는 높고, 밀도(실온, 12.41g/cm3)는 팔라듐, 루테늄의 밀도와 비슷하나, 백금, 오스뮴, 이리듐 밀도의 60% 미만이다. 백금족 금속 중에서는 전기를 가장 잘 통하는데, 전기전도도는 금의 약 반이다. 결정은 면심입방(fcc) 구조를 하는데, 전이금속 중에서 면심입방 구조를 하는 주기율표 상의 첫 번째 원소이다. 상자기성을 나타내며, 빛의 반사율은 자외선 부근에서는 약 70% 그리고 적외선에서는 80% 이상으로 아주 높다.

 

동위원소
천연상태 동위원소는 안정한 103Rh만 있다. 질량수가 89에서 122에 이르는 여러 인공 방사성 동위원소들이 확인되었는데, 이중에서 반감기가 비교적 긴 것들은 101Rh(반감기 3.3년), 102mRh(반감기 2.9 년), 102Rh(반감기 207일), 99Rh(반감기 16.1일), 101mRh(반감기 4.34일), 105Rh(반감기 35.36 시간), 100Rh(반감기 20.8시간)이다. 여기서 질량수 다음에 ‘m’이 들어간 동위원소는 준안정(metastable)한 핵이성체로, 101mRh은 101Rh보다 에너지가 157keV, 그리고 102mRh은 102Rh보다 141keV 높다. 안정한 동위원소인 103Rh보다 질량수가 작은 동위원소들은 주로 β+ 붕괴 또는 전자포획을 하고 원자번호가 하나 작은 루테늄(Ru) 동위원소가 되며, 질량수가 103보다 큰 동위원소들은 주로 β- 붕괴를 하고 원자번호가 하나 더 큰 팔라듐(Pd) 동위원소가 된다. 다만 102Rh의 경우 약 80%는 β+ 붕괴를 하고 102Ru이 되나 약 20%는 β- 붕괴를 하고 102Pd가 되며, 104Rh의 경우는 99.55%가 β- 붕괴를 하고 104Pd가 되나 0.45%는 β+ 붕괴를 하고 102Ru이 된다. 로듐의 방사성 동위원소를 상업적으로 이용한 예는 아직 없다.

 

 

 

 

 

화학적 성질

 

 

로듐은 화학 반응성이 거의 없는 비활성 금속(noble metal)의 하나이긴 하나, 여러 화합물들이 알려져 있다. 화합물에서 가장 흔한 산화상태는 +3이나, 산화수가 +1~+6, -1, -3인 화합물들도 알려져 있다. 공기 중에서 실온에서는 산화되지 않으며, 500oC 이상으로 가열하면 서서히 산화 로듐(Rh2O3)으로 산화되고, 더욱 높은 온도에서는 원소 상태인 로듐과 산소로 분해된다. 가열하면 할로겐 원소나 황과도 반응한다.

 

금속 로듐은 질산을 비롯한 대부분의 산에 녹지 않으며, 덩어리 상태로는 왕수에도 녹지 않는다. 그러나 분말 또는 스펀지 상태의 로듐은 왕수에 서서히 녹는다. 황산수소 소듐(NaHSO4)과 함께 용융시키면 수용성인 황산 로듐(Rh2(SO4)3)이 생성된다. 뜨거운 진한 황산과 용융 알칼리에도 녹는다. +3가 로듐 염의 수용액은 노란색인데, 이는 [Rh(H2O)6]3+에 의한 것으로 여겨진다.


로듐의 바닥상태 전자배치. <출처: (CC)Pumbaa at Wikipedia.org>

 

 

 

 

 

 

 

로듐의 생산

로듐을 비롯한 백금족 금속들은 주로 니켈과 구리의 전기 제련에서 전해조의 양극 바닥에 쌓인 찌꺼기(양극전물, anodic slime)와 황화물 광석을 제련할 때 얻어지는 전로 매트(converter matte)에서 분리된다. 일부는 채취한 사백금(砂白金)에서 얻어지기도 한다. 구체적인 분리 방법은 이들 백금 광석 농축물의 조성에 따라 다른데, 보통 여러 단계의 분별적 침전과 추출 과정을 통해 분리한다. 백금 광석 농축물에서 로듐을 회수하는 한 가지 방법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먼저 광석 농축물을 왕수로 처리하여 금, 은, 백금, 팔라듐을 녹여낸다. 남은 찌꺼기를 황산수소 소듐(NaHSO4)과 함께 용융시킨 후 물로 추출해서 황산 로듐(Rh2(SO4)3) 등이 들어있는 수용액을 얻는다. 이 용액에 수산화 소듐(NaOH)을 가해 Rh2O3∙5H2O를 침전시키고, 침전을 회수하여 염산(HCl)에 녹인 다음 아질산 소듐(NaNO2)과 염화 암모늄(NH4Cl)을 첨가하여 로듐 착물(NH4)3[Rh(NO2)6]을 침전으로 얻는다. 이 침전을 염산 용액에 녹여 순수한 (NH4)3RhCl6를 얻고, 이를 회수하여 건조시킨 후 수소(H2) 기체와 반응시켜 금속 로듐을 분말 또는 스폰지 형태로 얻는다. 분말은 분말 야금 방법을 써서 원하는 형태로 변형시킬 수 있다.

 

로듐은 자동차 촉매변환기, 화학 공업 촉매, 열전대 등으로 주로 사용되는데, 사용된 대부분의 로듐은 회수되어 재생된다. 2007년에 재생된 양은 5.7톤으로, 이는 광석에서 얻은 양인 22톤의 1/4에 해당하는 양이다.

 

로듐은 또한 우라늄-235의 핵분열 생성물의 하나이므로 폐 핵연료를 재처리하여 얻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핵연료 재처리는 추출 방법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며, 폐 핵연료에는 방사성 동위원소들이 들어있어 장기간의 보관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 실행되고 있지는 않다.

 

전세계 연간 로듐 생산량은 약 25톤이고, 광석 매장량은 약 3000톤으로 추정된다. 남 아프리카 공화국이 전체의 약 80%를 생산하며, 나머지를 러시아, 캐나다 등이 생산한다. 2011년 평균가격은 토로이 온스(31.103g) 당 미화 2030$로, 귀금속 중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되었다. 2007년의 평균 가격은 금보다 8배나 높았고, 2008년에는 순간적으로 트로이 온스 당 10,000$로 금값의 10배가 되기도 하였다. 2012년 7월 2일 현재 가격은 미화 1190$로, 금(1597$), 백금(1450$)보다는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는데, 이는 경제 불황으로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자동차 촉매변환기 내부 모습. 로듐과 같은 촉매는 보통 허니컴이라 부르는 알루미나(Al2O3)로 만든 벌집 모양의 구조체 표면에 입혀져 있다.

 

 

 

로듐의 용도

로듐의 80% 이상은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장치의 3원촉매변환기에 쓰인다. 나머지는 화학공업 촉매, 내열 및 내부식성 합금 제조, 장식용 및 내부식성 도금 등에 쓰인다.

 

자동차 촉매변환기의 촉매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장치인 촉매변환기는 1970년대 초반부터 사용되기 시작하였는데, 초기의 촉매변환기는 일산화탄소(CO)와 연소되지 않고 남아있는 연료, 즉 탄소수소(HC, CnH2n+2)를 산화시키는 것이었으며 이에는 백금과 팔라듐이 촉매로 사용되었다. 1980년대에 들어와서는 스모그의 주된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NOX)을 제거할 필요성이 인식됨으로써, 배기가스에 포함된 3가지 주된 공해물질인 CO, HC, NOx 모두를 무해한 이산화탄소(CO2), 질소(N2), 물(H2O)로 변환시키는 3원촉매변환기가 개발되어 사용되게 되었다. 지금은 많은 나라에서 자동차의 3원촉매변환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로듐은 백금과 함께 배기가스에 포함된 3가지 주된 공해물질 중 NOx를 무해한 산소와 질소로 변환시키는 촉매이다.

 

2 NO N2 + O2 또는 2 NO2 → N2 + 2O2

 

한편, 백금과 팔라듐은 배기가스에 있는 일산화 탄소와 미연소 탄화수소를 이산화탄소와 물로 산화시키는 촉매인데, 반응은 다음과 같다.

 

2 CO + O2 2 CO2
2 CnH2n+2 + (3n+1)O2 2n CO2 + 2(n+1) H2O

 

이들 촉매는 보통 허니컴(honeycomb)이라 부르는 알루미나(Al2O3)로 만든 벌집 모양의 구조체 표면에 입혀져 있다.

 

화학반응 촉매
로듐의 약 5~7%는, 여러 화학산업에서 촉매로 중요하게 사용된다. 이에는 보통 로듐 금속 자체보다는 로듐 화합물들이 주로 사용된다. 예로, 윌킨슨 촉매(Wilkinson’s catalyst, RhCl(PPh3)3: Ph는 페닐기)는 알켄(alkene)의 수소첨가 반응(hydrogenation), 히드로포르밀화 반응(hydroformylation, 알켄을 H2, CO와 반응시켜 알데하이드를 생성하는 반응) 등의 촉매로 사용된다. 또 메탄올(CH3OH)을 카르보닐화(CO 첨가)시켜 아세트산(CH3COOH)을 만드는 몬산토(Monsanto) 공정에서는 로듐 착이온 cis-[Rh(CO)2I2]-가 촉매로 사용된다. 이외에도 벤젠(C6H6)을 사이클로헥산(C6H12)으로 환원시키는 반응, 수소화규소첨가 반응(hydrosilylation, 불포화 결합에 Si-H결합을 첨가하는 반응) 등에도 로듐 화합물을 촉매로 사용한다. 또 암모니아(NH3)를 산화시켜 질산을 얻는 데도 백금-로듐 촉매가 사용된다. 그리고 로듐 이온의 비냅(BINAP, 2,2’-bis(diphenyphosphino)-1,1’-binaphthyl) 착화합물은 비대칭 반응 촉매로 널리 이용되는데, 비대칭 반응은 의약품 등의 합성에서 아주 중요하다.

 

 

로듐 화합물을 촉매로 사용하는 몇 가지 화학반응의 예
프로펜의 수소첨가 반응 : CH3CH=CH2 + H2 CH3CH2CH3
히드로포르밀화 반응 : RCH=CH2 + H2 + CO RCH2CH2CHO
몬산토 공정 : CH3OH + CO CH3COOH
수소화규소첨가 반응 : R3SiH + R’C≡CH R’CH=CH(SiR3) 및 R’C(SiR3)=CH2
암모니아의 질산으로의 산화 : 2 NH3 + 4 O2 2 HNO3 + 2 H2O

 

비대칭 유기합성 촉매로 사용되는Rh-BINAP 착화합물.

 

 

합금과 도금

 

 

로듐은 백금을 비롯한 다른 백금족 금속과 합금을 만들어 고온용 내부식성 재료에 사용된다. <출처: (CC)Dschwen at Wikipedia.org>


로듐은 백금, 이리듐, 팔라듐 등과 합금을 만들어 이들 금속의 내열성과 내부식성을 높이는 데 사용된다. 로듐 합금은 고온 열전대와 저항체, 항공기용 점화플러그 전극, 베어링, 전기 접점, 실험실용 도가니, 노(爐)의 권선(卷線), 유리섬유 생산의 부싱(bushing) 등 다양한 용도로 이용된다. 로듐은 또한 중성자 검출기에도 사용된다.

 

로듐과 로듐 합금은 도금에도 많이 사용된다. 로듐 도금은 크로뮴(Cr)이나 니켈(Ni) 도금과 비슷하게 아주 밝은 광택이 난다. 로듐 도금 막은 아주 단단하여 잘 마모되거나 흠집이 나지 않으며 또 부식되거나 변색되지 않는다. 로듐은 은 식기, 백색금(화이트골드, white gold)을 비롯한 각종 금속 장신구의 장식용 도금에 사용된다. 백색금은 금과 적어도 하나의 백색 금속(보통 니켈, 은, 팔라듐)의 합금으로 백금처럼 흰색이 나는데, 이 글에서 말하는 원소 백금(platinum)과는 겉보기는 비슷하나 완전히 다른 물질이다.

 

로듐은 빛의 반사율이 75~80%로 높다. 반사율로만 보면, 은의 반사율이 80~90%로 로듐보다 높지만, 은은 공기 중의 황화수소(H2S)에 의해 쉽게 황화은(Ag2S)이 되어 표면이 검게 되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반사판이 공기와 접촉하는 경우에는 보통 로듐을 사용하며, 로듐이 도금된 판은 거울, 탐조등, 광학기기의 반사판 등으로 사용된다.

 

 

 

 

 

로듐 도금에는 전기도금진공 증착 도금 방법이 모두 사용된다. 이 중 전기도금이 상업적 도금 방법으로 흔히 사용되는데, 황산 로듐 용액이 도금액으로 주로 사용된다. 로듐은 니켈과는 달리 거의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지 않아 많이 선호되지만 값이 비싸 보다 싼 루테늄으로 대체되기도 한다.

 

 

은 제품의 로듐 도금 모습. 로듐 도금은 전기도금 방법을 흔히 사용하는데, 황산 로듐 용액이 도금액으로 주로 사용된다.

 

 

로듐 화합물

중요한 로듐 화합물들로는 산화물과 황화물, 할로겐화물, 그리고 여러 착화합물들을 들 수 있다.

 

 

 

 

 

산화물과 황화물
로듐의 산화물은 Rh2O3와 RhO2, 그리고 이들의 수화물들이 있다. 로듐 또는 삼염화 로듐(RhCl3∙3H2O)을 산소와 함께 600oC로 가열하면 진한 갈색의 Rh2O3가 얻어진다. Rh2O3은 로듐 산화물 중에서는 유일하게 안정한 것으로 커런덤(corundum, Al2O3) 구조를 갖는다. 한편, +3가 로듐(Rh(III)) 염의 수용액에 NaOH를 첨가하면 수화된 산화 로듐 Rh2O3∙5H2O이 노란색 침전으로 얻어지며, Rh(III) 용액을 전기 산화시키고 알칼리를 가하면 노란색의 RhO2∙2H2O가 얻어진다. RhO2∙2H2O를 탈수시키면 RhO2는 얻어지지 않고, Rh2O3가 얻어진다. 검정색의 RhO2는 Rh2O3를 고압 산소 하에서 가열하면 얻어지는데, 루틸(rutile, TiO2의 한 형태) 구조를 한다. Rh2O3는 주로 CO 또는 NO 기체를 변환시키는 촉매로 사용된다.


윌킨슨 촉매.

 

 

 

 

 

 

로듐을 (S)과 함께 가열하면 이황화 로듐(RhS2)이 만들어지며, Rh(III) 수용액에 H2S를 통과시키면 황화 로듐(Rh2S3)이 얻어진다. 그리고, RhCl3와 S의 혼합물을 600oC로 가열하면 Rh2S5가 생성된다. 로듐 황화물들은 반도체 성질을 띠며 산에 녹지 않는다.

할로겐화물
로듐을 과량의 F2 기체와 반응시키면 녹는점이 70oC인 검정색의 RhF6가 생성되는데, RhF6는 백금족 금속의 육플루오린화합물(MF6) 중에서는 반응성과 부식성이 가장 크다. 유리와 물 없이도 반응한다. RhF6을 열 분해시키면 RhF5가 생성되는데, 이 화합물은 진한 붉은색 고체로 사합체인 [RhF5]4로 존재하며 역시 반응성이 크다. RhF4는 RhBr3와 BrF3와의 반응으로 만들어지는 주홍색 고체이다.

 

가장 흔하고 안정한 로듐의 할로겐화물은 삼할로겐화물(RhX3)들인데, 이들은 로듐과 할로겐 원소의 직접 반응으로 만들 수 있다. 다만, RhI3는 RhBr3에 KI 수용액을 반응시켜 얻는다. RhI3 를 제외하고는, 무수 삼할로겐화물들은 대체로 반응성이 없고 물에 녹지 않으며, 높은 온도로 가열하면 구성 원소들로 분해한다. 따라서 실제 사용되는 로듐 할로겐화물은 수용성인 수화된 로듐 삼할로겐화물(RhX3∙nH2O)들이다. Rh(III) 수용액을 HF로 산성화시키면 RhF3∙6H2O와 RhF3∙9H2O이 얻어지며, 금속 로듐을 염산과 Br2로 처리하면 RhBr3∙2H2O가 얻어진다.

 

수화된 삼염화 로듐 (RhCl3∙3H2O)은 가장 많이 사용되는 로듐 화합물로, 흔히 염화 로듐(III) 또는 삼염화 로듐으로 불린다. 진한 붉은색으로 조해성이 있으며 물에 녹는다. 로듐의 추출∙생산과정에서 얻어지는 Na3RhCl6이온교환 크로마토그래피 시켜 H3RhCl6을 얻은 후, 이를 물에서 재결정하여 얻는다. RhCl3는 순수한 물에는 녹지 않으나, 왕수, OH- 또는 CN- 가 들어있는 수용액에는 녹는다. 여러 로듐 배위 착화합물들을 만드는 출발물질로 널리 사용되는데, 로듐 배위 착화합물들은 촉매로 주로 사용된다. 또한 RhCl3∙3H2O 자체도 CO, H2, 알켄 등이 관여하는 여러 반응에서 촉매 활성을 나타낸다.

 

배위 착화합물
로듐은 산화상태가 +1~+6, -3, -1인 여러 착화합물들을 만든다. 그러나 산화상태가 +4이상인 착화합물은 6배위된 RhF6, [RhF6]-, [RhCl6]2- 외에는 거의 없는데, 이들은 산화성이 있고 쉽게 환원된다.

 

 

 

 

 

로듐 착화합물인 윌킨슨 촉매에 의한 프로필렌의 수소첨가 반응 순환도. 전자 수(ne-에서 n)는 로듐 원자의 4d 전자수와 로듐-리간드 배위결합 전자수를 합한 숫자이다.


산화상태가 +3인 로듐 착화합물은 보통 RhCl3∙3H2O에서 합성된다. 착화합물에서 로듐(III) 이온의 d 전자 수는 6개인데, 거의 모든 경우에 배위수가 6으로 팔면체 구조를 하며, 저스핀 착화합물로 반자기성을 띤다. 색은 노란색에서 붉은색을 띤다. 산화상태가 +2인 로듐 착화합물도 알려져 있는데, 녹색을 띠며 반자기성이고 이합체로 존재한다. 예로, 수화된 Rh2O3나 RhCl3∙3H2O와 카르복실산 소듐(RCOO-Na+)을 적당한 산과 알코올과 함께 환류시키면 [Rh(O2CR)2]2 이 얻어지는데, 이 화합물은 공기 중에서 안정하고, Rh-Rh 다리 결합을 하고 있다.

 

로듐의 산화상태가 +1인 착화합물들도 잘 알려져 있으며, 이들은 촉매로 유용하게 사용된다. 대표적인 예가 윌킨슨 촉매(Wilkinson’s catalyst, [RhCl(PPh3)3])인데, 이는 적자색을 띠며 대체로 평면 4각형 구조를 하고 있다. RhCl3∙3H2O의 에탄올 용액에 과량의 트리페닐포스핀(PPh3)을 넣고 환류시켜 얻는다.

 

 

 

 

 

 

RhCl3∙3H2O + 3 PPh3 + CH3CH2OH RhCl(PPh3)3 + CH3CHO + 2 HCl + 3 H2O

 

윌킨슨 촉매는 1965년에 처음 발견된 이후, 알켄의 수소첨가 반응과 히드로포르밀화 반응 등의 촉매로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다. 몬산토 공정에서 촉매로 사용되는 [Rh(CO)2I2]- 이온과 로듐-BINAP촉매에서의 로듐 산화상태도 +1인데, 이들 촉매들은 로듐의 리간드가 바뀌거나 로듐에 리간드가 첨가될 때 로듐이 산화되면서 촉매 작용을 한다.

 

로듐의 산화상태가 0, 또는 이보다 낮은 착화합물들도 알려져 있는데, 많은 경우에 카르보닐(CO) 기를 리간드로 갖고 있다. Rh4(CO)12, Rh(CO)H(PPh3)3, [Rh(CO)3]3-가 그 예가 된다.

 

 

 

  1. 수치로 보는 로듐
    로듐의 표준원자량은 102.90550g/mol이다. 원자의 바닥 상태 전자배치는 1s22s22p63s23p63d104s24p64d85s1([Kr]4d85s1)이며, 화합물에서 주된 산화 수는 +3이다. 지각에서의 존재비는 약 0.0001ppm으로 추정되며, 가장 존재량이 적은 원소 중의 하나이다. 주로 니켈과 구리 제련의 부산물로 얻으며, 연간 전세계 생산량은 약 25톤으로 추정된다. 1기압에서 녹는점은 1,964oC(비교, 백금 1,768oC), 끓는점은 3,695 oC이며, 실온에서 밀도는 12.41g/cm3(비교, 백금 21.45g/cm3)이다. 0 oC에서 전기비저항은 43.3nΩ∙m이며, 열 전도율은 150W∙m-1∙K-1이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이온화 에너지는 각각 719.7, 1740, 2997 kJ/mol 이며, 폴링의 전기음성도는 2.28이다. 원자 반경은 134pm이고, 6배위된 Rh3+ 이온의 반경은 66.5pm이다. 천연 상태에서 103Rh로만 존재한다.

  2. 열전대(Thermocouple)
    두 종류의 도체(보통 금속 합금) A와 B를 접합시키면 도체 양 끝의 온도 차이에 비례하여 기전력이 생기는 것(열전현상, thermoelectric effect)을 이용하여 온도를 측정하는 장치이다. 발전소, 제철소 등에서 온도를 측정하는 데 주로 사용한다. 열전 현상은 1821년에 제벡(Thomas J. Seebeck, 1770~1831)이 발견하였고, 제벡효과(Seebeck effect)라 부르기도 한다. 높은 온도를 측정하는 열전대는 보통 백금/백금-로듐 합금을 도체로 이용하는데, 종류에 따라 1600~1800oC까지 사용할 수 있다.

 

 

 

박준우 / 이화여대 명예교수(화학)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템플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랫동안 이화여대에서 화학을 연구하고 가르쳤다. 저서로 [인간과 사회와 함께한 과학기술 발전의 발자취]와 [아나스타스가 들려주는 녹색화학 이야기] 등이 있고, 역서로 [젊은 과학도에 드리는 조언] 등이 있다.

발행일 2012.07.11

Rhodium

Rhodium

Atomic Weight 102.9055
Density 12.45 g/cm3
Melting Point 1964 °C
Boiling Point 3695 °C
Full technical data

Rhodium is very expensive, yet cheap jewelry is often rhodium-plated because so little is needed to make an opaque, super-shiny coating. Solid rhodium jewelry is never seen: it would be impossibly cost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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