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al science /화 학

Ruthenium(Ru), 44-루테늄

나 그 네 2012. 7. 4. 18:48

 

루테늄(Ru)

원자번호 44번 원소인 루테늄은 주기율표의 중앙에 위치하는 전이금속으로, 백금족 금속의 하나이다. 전이금속은 d-전자 껍질에 전자가 채워지는 원소들로, 대체로 단단하고 강하며, 색깔을 띠는 여러 산화 상태의 착화합물을 만들고, 촉매 활성을 보이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는 주기율표의 3~7족에 속하는 앞전이금속(early-transition metal)과 9~11족에 속하는 후전이금속(late-transition metal) 사이에 서로 상당히 다른 특성을 보인다. 8족에 속하는 루테늄은 앞전이금속과 후전이금속의 공통적 특성을 모두 갖고 있어 응용성이 매우 큰 전이금속이다. 루테늄은 지구 상에 존재하는 원소 중에서 존재량이 적은 순위로 대략 6번째가 되는 아주 희귀한 금속이며, 연간 생산량도 매우 적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루테늄은 매우 생소한 원소로 여겨질 것이다. 그러나 1984년에 [루테늄의 화학(The Chemistry of Ruthenium)]이라는 무려 1,374페이지에 달하는 전문서적이 출간되었으며, 이후에도 루테늄의 화학과 응용에 대한 여러 권의 책이 간행될 정도로 루테늄의 화학은 다양하고 흥미로우며 응용성이 크다. 루테늄은 금속 공업에서 합금제로, 화학공업에서 촉매로, 전자공업에서 전기접점 및 저항재료 등으로 주로 쓰인다. 또한 고급 장신구의 장식용 및 내마모성 도금에도 사용된다. 그리고 루테늄 착화합물은 항암제, 태양에너지 전환에 쓰이는 광촉매 등으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루테늄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자.

 

 

원자번호 44번, 루테늄

루테늄(Ruthenium)은 원자번호 44번의 원소로, 원소기호는 Ru이며, 아주 단단하고 은백색을 띠는 전이금속이다.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에서는 (Fe), 코발트(Co), 니켈(Ni), 루테늄(Ru), 오스뮴(Os), 로듐(Rh), 이리듐(Ir), 팔라듐(Pd), 백금(Platinum, Pt)의 9가지 원소들이 VIII족으로 분류되었으나, 현대 주기율표에서는 철, 오스뮴과 함께 8족에 속한다.  멘델레예프의 VIII족을 8B족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8B 족 원소들에서 철, 코발트, 니켈을 제외한 나머지 6가지 원소들, 즉 현대 주기율표에서 8, 9, 10족에 속하고 5주기와 6주기에 있는 6가지 원소들을 통틀어 백금족 금속(PGMs)이라 한다. 따라서 루테늄은 백금족 금속 원소의 하나이다. 루테늄의 물리 및 화학적 성질은 철보다는 오스뮴 등 다른 백금족 원소들과 훨씬 비슷하다. 녹는점은 2334oC이고 끓는점은 4150oC이며, 실온에서의 밀도는 12.45g/cm3이다. 대부분의 산에 녹지 않으며, 100oC 이하에서는 왕수에도 녹지 않는다. 왕수에도 녹지 않기 때문에 오스뮴과 함께 다른 백금족 금속과 분리된다. 산소와는 실온에서는 반응하지 않으며, 1000oC에서 검은 자주색의 이산화 루테늄(RuO2)이 된다. 플루오린(F2) 기체와는 RuF6를, 염소(Cl2) 기체와는 RuCl3를 만든다.

 

원자번호 44번, 루테늄. <출처: gettyimages> 

루테늄의 원소 정보.

 

 

루테늄은 아주 희귀한 원소이다. 지각에서의 존재 비는 대략 0.0004ppm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원소 중에서 존재 량이 적은 순서로 대략 6번째에 해당된다. 루테늄보다 존재량이 적은 원소는 팔라듐, 이리듐, 로듐, 오스뮴, 레늄(Re)이다. 다른 백금족 금속과의 천연 합금으로 있는데, 백금족 금속은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캐나다의 니켈-구리 황화물 광석, 그리고 러시아 우랄(Ural) 산맥의 강 모래에서 금의 사금(砂金)에 대응하는 백금 합금 알갱이(백금 광석이라 부르기로 한다)에서 주로 발견된다. 상업적으로는 니켈 및 구리 제련의 부산물로 얻거나, 백금 광석과 오스이리듐(osiridium: 이리듐과 오스뮴의 천연 합금으로 이리도스민(iridosmine)이라고도 부름)에서 주로 얻는다. 연간 생산량은 대략 12톤으로 추정된다.

 

루테늄은 백금과 팔라듐의 경도를 높이는 경화제(硬化劑, hardener)로 많이 사용된다. 이들 합금은 내마모성이 아주 우수하여 전기접점으로 주로 사용되는데, 값비싼 금속 장신구, 만년필 펜촉 끝, 의료 기구 등에도 사용된다. 또한 타이타늄(Ti)의 내부식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루테늄을 소량 첨가하기도 한다. 전자 공업에서는 하드 디스크의 기억 용량을 높이는 픽시 더스트(pixie dust: 요정먼지) 층을 만드는데 쓰이며, 후막 칩 저항 재료로도 사용된다. 루테늄 화합물은 여러 화학 공정에서 촉매로 사용되며, 태양에너지를 화학에너지나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계에서 광촉매로 사용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또한 여러 루테늄 화합물들이 유망 항암제로 임상 시험 중에 있다.

 

루테늄의 생물학적 역할은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사산화 루테늄(RuO4)은 아주 강한 산화제로 독성이 크고 폭발할 수도 있다.

 

 

루테늄의 발견, 역사, 명명

천연 백금 합금인 백금 광석은 미대륙 원주민들이 오래 전부터 사용해 왔으며, 16세기 중반에는 유럽의 화학자들에게도 알려졌다. 백금 광석에는 루테늄을 비롯한 다른 백금족 금속들이 포함되어 있다. 1700년대 중엽에는 백금이 원소임이 확인되었으며, 1803년에는 백금 광석에서 팔라듐, 로듐, 오스뮴, 이리듐이 분리∙발견되었다. 따라서 백금족 금속 중에서 이때까지 발견되지 않은 것은 오직 루테늄 뿐이었는데, 이를 처음 발견한 사람을 누구로 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약간의 논란이 있다.

 

루테늄의 최초 발견자로 맨 먼저 등장하는 사람은 폴란드의 의사이자 화학자였던 시니아데츠키(Jedrzej Sniadecki, 1768~1838)로, 그가 1807년에 루테늄을 발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있다. 그는 남미산 백금 광석에서 새로운 원소를 발견하고 이를 베스튬(vestium)이라 명명한 내용의 논문을 1808년에 발표하였는데, 베스튬이 루테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화학자들이 그의 결과를 확인하려 하였으나, 성공하지 못했고, 이에 실망한 시니아데츠키는 자신의 새 원소 발견 주장을 철회하고 더 이상 이 원소에 대해 연구하지 않았다.

 

시니아데츠키는 1807년 남미산 백금 광석에서 새로운 원소를 발견하고 ‘베스튬’이라 명명한 논문을 발표했으나, 다른 화학자들이 그 결과를 확인하지 못해 자신의 주장을 철회했다.

베셀리우스는 1827년 러시아 우랄 산맥의 퇴적 광상에서 채취한 백금 원석을 왕수에 녹이고 남은 찌꺼기를 조사하였으나, 새로운 금속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오산은 백금 광석을 왕수에 녹이고 남은 찌꺼기에 ‘플루라늄’, ‘루테늄’, ‘폴리늄’이라고 명명한 3가지 새로운 금속이 들어있다고 주장했다.

클라우스는 1844년 러시아산 백금 광석에서 제법 많은 양의 루테늄을 분리하였다. 루테늄의 최초 발견자로 인정 받고 있다.

 

 

이후 등장하는 사람은 베르셀리우스(Jons J. Berzelius, 1779~1848)와 오산(Gottfried W. Osann, 1796~1866)이다. 이들은 1827년에 러시아 우랄 산맥의 표사광상에서 채취한 백금 원석을 왕수에 녹이고 남은 찌꺼기를 조사하였다. 베르셀리우스는 이에서 새로운 금속을 발견하지 못한 반면, 오산은 이 찌꺼기에 3가지 새로운 금속이 들어있다고 결론짓고는 이들을 플루라늄(pluranium), 루테늄ruthenium), 폴리늄(polinium)으로 명명하였다. 오산은 뒤에 플루라늄과 폴리늄은 기존에 이미 알려진 금속들의 혼합물에 지나지 않음을 인정했으나, 루테늄은 새로운 원소라는 견해를 견지하였다. 이 찌꺼기의 성분에 대한 베르셀리우스와 오산의 논쟁은 오랫동안 계속되었다.

 

루테늄이 새로운 원소라는 확실한 증거를 제시한 사람은 러시아 화학자 클라우스(Karl Klaus 또는 Carl Ernst Claus, 1796~1844)로, 그는 1844년에 러시아산 백금 광석에서 제법 많은 양의 루테늄을 분리하였다. 러시아의 타르투(Tartu, 현재는 에스토니아(Estonia)에 속하는 지역) 출신인 그는 왕수에 녹지 않는 백금 원석 찌꺼기에서 6 그램의 금속 루테늄을 분리하였으며, 오산이 얻은 것은 불순한 형태의 루테늄 산화물임을 보였다. 클라우스는 자신이 얻은 새로운 원소의 이름을 자신의 모국인 러시아의 라틴어명 루테니아(Ruthenia)를 따서 루테늄(Ruthenium)이라 명명하였는데, 이는 오산이 전에 제안한 이름과 같은 것이다. 루테늄의 최초 발견자로 많은 사람들은 오산보다는 클라우스를 인정하나, 일부 사람들은 오산을 지지하기도 한다.

 

전자빔 용해 처리된 고순도 루테늄 바. <출처: (CC)Alchemist-hp at Wikipedia.org>

 

 

물리적 성질

루테늄은 모스 경도가 6.5인 단단한 금속으로, 은백색의 광택을 낸다. 그러나 분말은 검정색을 띤다. 백금처럼 보이나 백금보다 더 단단하고 잘 부서진다. 상자기성을 띠며, 결정은 육방조밀격자(hcp) 구조를 한다. 녹는점은 2334oC이고 끓는점은 4150oC이며, 실온 부근에서의 밀도는 12.45g/cm3이다. 철보다 열과 전기를 더 잘 통한다. 루테늄과 몰리브데넘 합금은 초전도 성질을 보인다.

 

동위원소
루테늄은 천연상태에서 96Ru(5.54%), 98Ru(1.87%), 99Ru(12.8%), 100Ru(12.6%), 101Ru(17.1%), 102Ru(31.6%), 104Ru(18.6%)의 7가지 동위원소로 존재하는데, 이들은 모두 안정하여 방사성 붕괴를 하지 않는다. 30가지가 넘는 방사성 동위원소들이 핵분열 생성물에서 발견되었는데, 반감기가 긴 것들은 106Ru(반감기 373.59일), 103Ru(반감기 39.26일), 97Ru(반감기 2.9일)이며, 나머지 것들은 반감기가 5 시간 이내이다. 102Ru보다 가벼운 동위원소들은 주로 전자포획을 하고 원자번호가 하나 작은 테크네튬(Tc) 동위원소가 되며, 102Ru보다 무거운 동위원소들은 주로 β- 붕괴를 하고 원자번호가 하나 더 큰 로듐(Rh) 동위원소가 된다. 106Ru은 안(眼)암의 하나인 맥락막 흑색종(choroidal melanoma)의 핵의학적 치료에 사용된다.

 

 

화학적 성질

루테늄의 바닥상태 전자배치. <출처: (CC)Pumbaa at Wikipedia.org>


다른 백금족 금속들과 마찬가지로, 루테늄은 비교적 반응성이 없는 원소이다. 그러나 고운 분말 상태에서는 반응성이 크며, 다량의 기체를 흡수하기도 한다. 비산화성 산에는 녹지 않으며, 100oC 이하에서는 왕수에도 녹지 않는다. 용융 알칼리에는 공기가 있으면 녹을 수 있으며, Na2O2나 KClO3와 같은 산화성 용제가 있으면 더욱 잘 녹아 루테늄산 이온([RuO4]2-)이 된다.  공기 중에서 실온에서는 녹슬지 않고, 800oC가 되어야 산화되기 시작하여 검은 자주색의 이산화 루테늄(RuO2)을 생성한다. 대부분의 비금속과는 고온에서만 느리게 반응한다. 다만 플루오린(F2)이나 염소(Cl2) 등의 산화제와는 쉽게 반응하는데, F2 기체와는 RuF6를, Cl2 기체와는 RuCl3를 만든다.

 

루테늄의 바닥 상태 전자배치는 [Kr]4d75s1이다. 루테늄의 산화수가 +1~+8, -2인 화합물들이 알려져 있으나, 화합물에서 흔한 산화상태는 +2, +3, +4이다. 산화수가 +8인 화합물로 RuO4가 있는데, 이는 녹는점이 25.4oC, 끓는점이 40oC인 휘발성 금속 산화물이다. 같은 족의 오스뮴 산화물 OsO4(녹는점 40.25oC, 끓는점129.7oC)과 성질이 비슷하며 자극성 냄새가 난다.

 

 

루테늄의 생산

루테늄은 다른 백금족 금속들과 마찬가지로, 니켈과 구리를 전기 제련할 때 전해조의 양극 바닥에 쌓인 찌꺼기(양극전물, anodic slime)나 황화물 광석을 제련할 때 얻어지는 전로 매트(converter matte)에서 얻거나, 백금족 금속 광석에서 얻는다. 이 과정에서 다른 백금족 금속들도 얻어지는데, 구체적인 분리 방법은 농축물의 조성에 따라 다르다. 금속 분리에는 선택적 침전 방법이 여전히 많이 사용되나, 용매 추출과 이온 교환 방법도 사용된다.

 

여러 단계의 과정을 거쳐 다른 금속들을 분리시킨 후, Ru과 Os는 수용성 염 형태를 거쳐 휘발성인 RuO4와 OsO4로 전환된다. 이들에서 RuO4를 분리하는 데는 분별 증류, NH4Cl에 의한 (NH4)3RuCl6침전, 또는 OsO4용매 추출 방법이 사용된다. 금속 루테늄은

(NH4)3RuCl6를 H2로 환원시켜 분말 또는 스폰지 형태로 얻으며, 보통 분말 야금법으로 가공된다.

 

폐 핵연료 1톤에는 평균 2kg의 루테늄이 들어있다. 따라서 폐 핵연료의 재처리로도 루테늄을 얻을 수 있으나, 이는 아직 실용화되지 않고 있다. 이는 폐 핵연료에 들어있는 루테늄은 안정한 동위원소도 있지만 방사성 동위원소도 있고, 또 다른 방사성 원소에서 생성되기도 해서 여기서 추출하기 위해서는 안정화되기까지 최소한 10년은 저장하여야 할 뿐 아니라, 추출 과정도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전세계 연간 생산량은 약 12톤으로 추정된다. 남 아프리카 공화국이 약 80%를 생산하며, 나머지는 캐나다, 짐바브웨, 러시아 등에서 생산된다. 전세계 매장량은 약 5,000톤으로 추정된다. 루테늄의 2011년 평균가격은 토로이 온스(31.103g) 당 미화 170$로, 로듐(2030$), 백금(1720$), 이리듐(1030$), 팔라듐(730$), 오스뮴(380$)에 비해서는 월등히 저렴하다.

 

 

루테늄의 용도

생산된 루테늄의 약 50%는 전자 산업 재료로, 약 40%는 화학공업 촉매로, 그리고 나머지는 금속 합금제와 도금 등으로 사용된다. 그리고 앞으로 태양에너지 전환에서의 광감제와 의료용 항암제로의 사용이 크게 기대되고 있다.

 

전자 산업
루테늄은 전자산업에서 하드 디스크 제작에 많이 사용된다. 하드 디스크의 자성 층 사이에 3개 원자 층 정도의 얇은 루테늄 막을 만들면 기억 용량이 4배나 증대되는데, 이를 개발한 IBM 과학자들이 이 루테늄 층을 ‘픽시 더스트(Pixie dust, 요정의 먼지)’라 이름지었다. 또한 루테늄 합금은 전기적 접점에 사용되며, 이산화 루테늄(RuO2), 루테늄산 납(PbO와 RuO2의 혼합 산화물), 루테늄산 비스무트(BiO와 RuO2의 혼합 산화물) 등은 후막 칩 저항(thick film chip resistor) 재료로 사용된다.

 

컴퓨터 하드 디스크에 약 3개 원자 두께의 루테늄 층을 넣어 기억 용량을 증대시킨다. <출처: sxc.hu>

 

 

화학공업 촉매

루테늄의 상당량은 화학산업에서의 촉매로 사용된다. 예로, 루테늄은 암모니아(NH3) 생산의 촉매로 사용된다. 이산화 루테늄(RuO2)도 여러 용도의 촉매로 사용되는데, 예로 염화수소(HCl)를 공기 산화하여 염소를 얻는 디컨법(Deacon process)에서 사용되는 촉매의 주요 성분이다. 또한 RuO2는 황화카드늄(CdS) 광촉매에 입혀 정유 과정에서 황화수소(H2S)를 광분해시키는 데도 사용되며, 전기분해로 염소(Cl2)를 생산할 때 사용되는 타이타늄(Ti) 양극의 코팅에도 쓰인다.

 

루테늄 유기금속 화합물들은 유기합성의 촉매로 많이 사용되는데,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그럽스 촉매(Grubbs’ catalyst)라 불리는 일련의 루테늄-유기금속 화합물들이다. 이 촉매는 올레핀 복분해 반응(olefin metathesis, 올레핀의 탄소-탄소 이중결합을 자르고 다시 생성시켜 올레핀의 조각들을 재배치시키는 유기 반응)에 이용되는데, 이 촉매 반응은 유기 합성에서 요긴하게 사용된다. 그럽스(Robert H. Grubbs, 1942~)는 이러한 촉매를 만들고 이를 이용한 올레핀 복분해 반응을 개발한 공로로 2005년에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하였다.


그럽스(Grubbs)는 그럽스 촉매(Grubbs’ catalyst)라 불리는 일련의 루테늄-유기금속 화합물들을 만들고 이들을 이용하여 올레핀 복분해 반응을 개발한 공로로 2005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하였다.

 

합금 및 도금

루테늄은 시계판, 안경태, 장신구 등에 장식용 및 내마모성 도금을 하는데도 사용된다. <출처: sxc.hu>


루테늄은 백금과 팔라듐의 경도를 높이는 경화제로 사용된다. 루테늄 합금은 전기 전도성이 좋고 내마모성이 우수하여 전기접점과 필라멘트에 사용된다. 그리고 내마모성이 요구되는 만년필의 펜촉 끝을 루테늄 합금으로 만들기도 하는데, 유명한 파커(Parker) 51 만년필 펜촉은 14 K 금에 끝부분을 96.2% 루테늄-3.8% 오스뮴 합금으로 만들었다. 루테늄은 또한 타이타늄의 내부식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첨가되기도 하는데, 0.1%만 첨가해도 내부식성이 대략 100배나 향상된다. 여러 고온용 니켈 초합금에도 소량의 루테늄이 첨가되는데, 이들 합금은 제트 엔진의 터빈 날개 등으로 사용된다. 또한 금, 백금, 팔라듐 등의 귀금속 장신구에도 가끔 루테늄이 첨가된다. 몰리브데넘과의 합금은 초전도체로 사용된다.

 

루테늄은 종전에 사용했던 훨씬 값비싼 로듐을 대체하여 표면 도금에 사용된다. 루테늄 도금은 고상한 흑갈색을 띠며 단단하여 흠집이 잘 나지 않고 녹슬거나 변색이 잘 되지 않는 표면을 만들므로 시계 숫자판, 안경태, 장신구, 식기류 등의 도금에 사용되고 있다. 류테늄이 도금된 시계나 안경 등은 고가의 명품으로 판매된다.

 

태양에너지 전환, 항암제, 기타 응용
여러 루테늄 착화합물들은 가시광선 영역의 빛을 잘 흡수하고, 들뜬 상태에서 다른 화학종과 전자를 주거나 받을 수 있다. 이런 성질을 이용하여 루테늄 착화합물들을 태양에너지를 화학에너지나 전기에너지로 전환시키는 계에서 광산화환원 촉매로 사용하거나, 빛으로 작동되는 소자에서 광감제로 사용하는 연구가 오래 전부터 수행되어 오고 있다. 특히 이들은 염료-감응 태양전지(dye-sensitized solar cell)에서 염료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여러 루테늄 착화합물들이 들뜬 상태에서 내는 형광 특성이 주위 환경에 따라 민감하게 변하는 것을 이용하여 이를 형광 표지 물질이나 화학센서에 사용하는 연구도 수행되고 있다. 그리고 루테늄 레드(ruthenium red, [(NH3)5Ru-O-Ru(NH3)4-O-Ru(NH3)5]6+)는 세포막에서 다중 음이온성 자리를 염색하는데 이용된다.

 

한편, 여러 루테늄 화합물들이 항암제로 유망시되어 개발 또는 임상 시험 중에 있다. 예로 항암제로 사용되고 있는 시스플라틴(cisplatin)이라는 백금 착물은 암 세포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도 손상을 입히는 단점이 있는 반면, 시스플라틴과 유사한 구조를 가진 여러 루테늄 화합물들은 가수분해가 잘 안되고, 암세포에 보다 선택적이며, 빛으로 약물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루테늄 화합물

다양한 루테늄 화합물들이 연구되고 이용되고 있으나, 이 항에서는 앞에서 언급된 루테늄의 용도와 관련된 몇 가지 화합물들은 보다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산화물
루테늄의 산화물은 산화 수가 각각 +4와 +8인 RuO2와 RuO4 두 가지가 있다. RuO2은 금속 Ru과 산소를 1000oC에서 반응시키면 생성된다. 자주색(거의 검은색) 고체로 루틸(rutile, TiO2의 한 형태) 구조를 한다. RuO2는 다른 물질 표면에 RuO2막을 형성시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막은 RuCl3의 열분해, 또는 RuCl3용액에서의 전기 도금 등을 통해 만들 수 있다. RuO2는 또한 전기분해로 염소(Cl2)를 생산할 때 쓰이는 타이타늄 양극의 코팅에도 사용되며, 칩 및 집적회로 저항의 후막(thick film) 재료로도 사용된다. RuO2 저항체는 아주 낮은 온도에서 온도계로 사용될 수 있다. 또한 앞 항에서 소개하였듯이 여러 반응의 촉매로 사용된다.

 

RuO4는 루테늄의 알칼리 용융 산물을 물로 추출한 후, Cl2로 처리하고 가열하여 얻거나, Ru3+ 이온 또는 RuO2를 IO4-로 산화시켜 얻는다.

 

8 Ru3+ + 5 IO4- + 12 H2O 8 RuO4 + 5 I- + 24 H+

 

RuO4는 노란색의 반자성(diamagnetic) 물질로 정사면체 분자 구조를 하며, 녹는점이 25.4oC이고 끓는점이 40oC으로 휘발성이 크다. 매우 강한 독성을 나타내며, 약간 높은 온도에서는 폭발적으로 분해한다. 사염화탄소(CCl4)에서 안정한 용액을 만든다. 매우 강한 산화제로, 거의 모든 탄화수소를 산화시킬 수 있다. 예로, 유기합성에서 말단 알카인(alkyne, HC≡C-)을 1,2-다이케톤으로, 1차 알코올을 유기산으로 산화시키는 산화제로 사용된다. 여기서 사용하는 RuO4는 미리 합성된 것을 가져다가 사용하기 보다는, 물, CCl4, CH3CN 혼합 용매에 녹인 RuCl3용액에 NaIO4를 첨가하여 그 자리에서 생성시켜 바로 반응에 사용한다. RuO4는 또한 전자현미경에서 유기 물질의 염색제과 고정제로 사용되기도 한다.

 

할로겐 화합물
루테늄은 플루오린(F)과는 산화수가 +3~+6인 플루오르화물을, 그리고 다른 할로겐과는 산화수가 +2와 +3인 할로겐 화합물을 만든다. 이들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염화 루테늄(III)(RuCl3, 삼염화 루테늄이라 부르기도 한다)이다. RuCl3는 수화물 형태로도 존재하는데, 무수물과 수화물은 모두 검정색이다. 금속 루테늄 분말을 Cl2와 CO의 4:1 혼합 기류 하에서 700oC로 가열하여 얻는데, 고온에서는 루테늄과 염소로 분해된다. 대부분의 루테늄 착화합물과 유기금속 화합물의 합성에서 출발물질로 사용된다.

 

배위화합물과 유기금속 화합물
다른 전이금속 원소들과 마찬가지로, 루테늄은 아주 다양한 배위화합물을 만든다. 배위화합물은 중심 원자 또는 이온을 고립 전자쌍을 갖는 몇 개의 원자 또는 원자단(이를 리간드라고 부른다)이 둘러싸고, 이들 리간드와 중심 원자가 배위결합을 해서 생성된 화합물을 말한다. 루테늄 배위화합물에서 루테늄은 주로 +2 또는 +3의 산화상태를 가지며, 리간드로는 2,2’-bipyridine(bpy)과 이의 유도체들이 많이 사용된다. 가장 잘 알려진 배위화합물은 Ru(bpy)32+∙2Cl- (tris(2,2’-bipyridine)ruthenium(II) chloride)인데, 하이포인산이 첨가된 수용액에서 RuCl3와 2,2’-bipyridine을 반응시켜 얻는다.

 

Ru(bpy)32+∙2Cl-과 이의 화학적 구조.
이 루테늄 배위화합물은 태양에너지 전환에서의 광산화환원 촉매, 형광센서 및 표지물질, 광전자 소자의 안테나 등으로 아주 널리 연구되고 있다.

 

 

Ru(bpy)32+는 자외선이나 가시광선을 흡수하여 들뜬 상태가 되는데, 들뜬 상태에서 다른 화학종에 전자를 전달하고 Ru(bpy)33+으로 산화되거나, 다른 화학종에서 전자를 받아 Ru(bpy)3+으로 환원될 수 있다. 산화 또는 환원된 착이온은 다른 화합물에 의해 각각 환원 또는 산화되어 원래의 Ru(bpy)32+로 되돌아 간다.  따라서 Ru(bpy)32+는 태양에너지 전환(인공 광합성 및 화학적 광전지)에서 광산화환원 촉매로 많이 사용된다.  이외에도 형광 표지물질, 화학센서, 광전자 소자의 광감제로 널리 연구되고 있다.


루테늄과 탄소 사이의 결합을 갖는 여러 루테늄 유기금속 화합물들이 합성되었는데, 이들은 루테늄이나 루테늄 화합물의 화학증착(chemical vapor deposition)에 사용되거나, 유기화학 반응에서 촉매로 사용된다. 가장 중요한 촉매 중의 하나가 올레핀 복분해 반응에 쓰이는 그럽스 촉매이다.

 

1세대 그럽스 촉매.

2세대 그럽스 촉매.

 

 

  1. 수치로 보는 루테늄
    루테늄의 표준원자량은 101.07g/mol이다. 원자의 바닥 상태 전자배치는 1s22s22p63s23p63d104s24p64d75s1([Kr]4d75s1)이며, 화합물에서 주된 산화 수는 +2, +3, +4이다. 아주 희귀한 원소로, 지각에서의 존재비는 약 0.0004 ppm으로 추정된다. 니켈이나 구리 제련의 부산물로 얻거나 백금 광석에서 생산되며, 연간 전세계 생산량은 약 12 톤정도로 파악된다. 1기압에서 녹는점은 2.334oC이고, 끓는점은 4,150oC이며, 실온에서 밀도는 12.45g/cm3이다. 0oC에서 전기비저항은 71nΩ∙m이며, 열 전도율은 117 W∙m-1∙K-1이이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이온화 에너지는 각각 710.2, 1620, 2747 kJ/mol 이며, 폴링의 전기음성도는 2.2이다. 원자 반경은 134pm이고, 6배위된 Ru3+ 이온의 반경은 68pm이다. 천연 동위원소는 96Ru(5.54%), 98Ru(1.87%), 99Ru(12.8%), 100Ru(12.6%), 101Ru(17.1%), 102Ru(31.6%), 104Ru(18.6%) 의 7가지가 있으며 모두 안정하다.

  2.  백금족 금속(Platinum Group Metals, PGMs)
    주기율표에서 8, 9, 10족에 있는 5주기와 6주기의 원소들, 즉 루테늄(Ru), 오스뮴(Os), 로듐(Rh), 이리듐(Ir), 팔라듐(Pd), 백금(Platinum, Pt)의 6가지 금속 원소들을 말한다. 흔히 약어로 PGMs라 부른다.  모두 전이금속이며, 물리 및 화학적 성질이 비슷하고, 보통 천연 합금 형태로 광석에 함께 들어있다. 모두 촉매 성질이 탁월하며, 내마모성과 내부식성이 우수하고, 전기를 잘 통하며 고온에서도 안정하다.

 

 

 

박준우 / 이화여대 명예교수(화학)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템플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랫동안 이화여대에서 화학을 연구하고 가르쳤다. 저서로 [인간과 사회와 함께한 과학기술 발전의 발자취]와 [아나스타스가 들려주는 녹색화학 이야기] 등이 있고, 역서로 [젊은 과학도에 드리는 조언] 등이 있다.

발행일  2012.07.04

Ruthenium     

Ruthenium

Atomic Weight   101.07
Density   12.37 g/cm3
Melting Point   2334 °C
Boiling Point   4150 °C
Full technical data

This button of pure solid ruthenium was created by the easiest known method--melting ruthenium powder in an argon-arc furnace. Jewelry is often ruthenium-plated when a dark, pewter-colored shine is des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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