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al science /화 학

Cadmium(Cd), 48-카드뮴

나 그 네 2012. 12. 18. 12:56

 

원자번호 48의 원소 카드뮴은 아주 독성이 큰 금속으로, 사람에게 이타이이타이병을 일으킨다. 이 병은 일본에서 처음 발견되었는데, 이 병에 걸리면 뼈가 물러져 조금만 움직여도 골절이 일어나서 환자가 ‘아프다, 아프다(일본말로 이타이, 이타이)’라고 신음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카드뮴은 흡연, 음식물, 오염된 물 등을 통해 인체로 들어오게 되는데, 골절 외에도 아주 다양한 신체 조직의 손상과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드뮴은 아연 생산의 부산물로 주로 얻는데, 강철의 부식 방지를 위한 도금, 니켈-카드뮴 2차 전지, 다양한 색의 안료, 플라스틱 안정제, 브라운관 TV의 인광체 등의 재료로 오랫동안 요긴하게 사용되어 왔다. 새로운 기술과 대체품의 개발, 그리고 환경 오염 규제로 소비제품에서의 카드뮴 수요는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전력 저장 목적의 산업용 니켈-카드뮴 전지의 중요성은 더해지고 있다. 카드뮴과 이의 화합물의 특성과 용도, 그리고 이것이 환경과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들을 보다 자세하게 알아보기로 하자.

원자번호 48번, 카드뮴

카드뮴(cadmium)은 원자번호 48번의 원소로, 원소기호는 Cd이다. 주기율표에서는 아연(Zn), 수은(Hg)과 함께 12족(2B족)에 속하는 금속이다. 카드뮴은 푸른색을 띠는 은백색 금속으로, 칼로 자를 수 있을 정도로 무르며 연성과 전성이 좋다. 녹는점은 321.07oC로 비교적 낮다. 화학적 성질은 아연과 비슷하며, 습기가 있는 공기 중에서 표면이 산화되어 검게 되나, 수화된 산화물 피막은 내부를 보호한다. 고온에서는 붉은색 불꽃을 내면서 타서 산화카드뮴(CdO)이 된다. 가열하면 할로겐 원소들과 반응하나, 수소나 질소와는 반응하지 않는다. 산에 녹아 +2 산화상태의 염들을 만드나, 알칼리에는 녹지 않는다. 중요한 화합물로는 산화카드뮴과 칼코겐(, 셀레늄, 텔루륨) 화합물들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화합물 반도체 물질로, 여러 분야에서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다.

원자번호 48번, 카드뮴. <출처: NACCON>

카드뮴의 원소 정보.

카드뮴은 지각에서의 존재비가 약 0.1~0.5ppm(1~5x10-5%)로, 비교적 희귀한 원소이다. 중요한 카드뮴 광석으로는 그리노카이트(greenockite, CdS)가 거의 유일하다. 아연 광석에는 카드뮴이 불순물로 0.2~0.4% 포함되어 있는데, 상업적으로 가장 중요한 아연 광석은 섬아연석(sphalerite, ZnS)이다. 카드뮴은 바닷물에도 1L당 대략 1μg(1x10-6g)이 들어있고, 해양 퇴적물에는 약 1ppm 농도로 있으며, 대기 1m3에는 보통 0.1~0.5ng(1ng=1x10-9g)이 들어있다. 카드뮴은 주로 아연 제련의 부산물로 얻는데, 2011년 연간 생산량은 21,500톤으로 추정되며, 이중 7500톤(34.9%)이 중국에서 생산되었고, 우리나라는 두 번째로 많은 2500톤(11.6%)을 생산하였다. 사용된 카드뮴의 약 1/4은 회수·재생되어 다시 사용된다.

카드뮴의 가장 큰 용도는 니켈-카드뮴 2차 전지의 음극으로 쓰이는 것인데, 2차 전지는 충전이 가능한 전지를 일컫는 용어이다. 다음으로는 안료, 강철의 부식 방지를 위한 도금, 플라스틱 안정제, 비철 금속 합금, 그리고 광전지 등에 쓰인다. 독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니켈-카드뮴 전지를 제외한 용도로의 사용은 점차 줄고 있다. 또 니켈-카드뮴 전지도 휴대 전화나 노트북 컴퓨터에서는 무게당 축전량이 보다 큰 리튬-이온 전지로 이미 대부분 대체되었다. 그러나 산업용 전력 저장 수단으로는 수요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여겨진다.

같은 족의 아연과는 달리, 고등 생물에서 카드뮴의 유용한 생물학적 역할은 알려진 것이 없다. 다만 일부 해양 규조류에서는 카드뮴이 아연을 대신하여 탄산무수화효소(carbonic anhydrase, 탄산가스와 물을 탄산수소이온과 수소이온으로 변환시키는 반응을 촉매하는 효소)의 작용에 관여하는 것이 발견되었다. 카드뮴은 사람에게 독성이 아주 크며 몸 안으로 들어온 것은 간이나 신장(콩팥)에 축적되고, 특히 신장의 여과 기능을 손상시킨다. 일부 식품, 오염된 물과 공기, 흡연 등을 통해 인체로 들어오는데, 카드뮴 중독은 골절, 심장 및 신장 손상, 고혈압, 암 등 여러 질환의 원인이 되며, 대표적인 예가 이타이이타이병이다.

카드뮴의 발견, 역사, 명명

독일의 슈트로마이어는 1817년 노란색 산화아연에서 후에 ‘카드뮴’이라 불리는 새로운 금속 산화물을 발견, 원소 상태로 분리하였다.


카드뮴은 같은 족의 아연이나 수은에 비해 훨씬 늦은 1817년에야 발견되었다. 철학자의 양털, 아연의 꽃 등으로 불렸던 산화아연(ZnO)은 예부터 피부에 바르는 의약품 등으로 요긴하게 사용되었으며, 칼라민(calamine)이라 불린 탄산아연(ZnCO3) 광석을 구워 만들었다. 독일 괴팅겐 대학 교수이자 하노버(Hanover) 주의 약품 검사관이었던 슈트로마이어(Friedrich Stromeyer, 1776~1835)는 어떤 탄산아연 광석에서 얻은 산화아연은 원래의 흰색 대신에 노란색을 띤다는 것을 약제사들에게서 전해 듣게 되었다. 그는 이 노란색이 철 불순물 때문일 것으로 짐작하고 이를 분석해 보도록 하였으나 철은 발견되지 않았다. 자신이 직접 노란색 산화아연을 분석한 결과, 1817년에 이에서 새로운 금속 산화물을 발견하였다. 그는 이 금속 산화물과 탄소의 혼합물을 구운 후 증류하여 밀도가 8.75g/cm3(현재 알려진 밀도는 8.65g/cm3)인 새로운 금속을 원소 상태로 분리하였으며, 제련된 아연에도 이 새로운 금속이 보통 0.1~1% 포함되어 있음도 발견하였다. 한편, 독일 화학자 헤르만(Karl Samuel Leberecht Hermann, 1765~1846)도 같은 해에 독립적으로 산화아연에서 카드뮴을 발견하였는데, 보통은 슈트로마이어를 카드뮴 발견자로 간주한다.

슈트로마이어는 자신이 발견한 새로운 원소를 칼라민(calamine) 광석의 라틴어 이름 ‘cadmia’를 따서 카드뮴(cadmium)으로 명명하였다. 칼라민 광석은 18세기 후반에 능아연석(smithsonite)인 탄산아연 광물과 이극석(hemimorphite)인 규산아연(Zn4Si2O7(OH)2·H2O) 광물의 혼합물임이 밝혀졌다. 산화아연은 지금도 피부 보호제로 널리 사용되는데, 칼라민 로션에는 산화아연과 약 0.5%의 산화철(Fe2O3) 분말이 들어가 있다.

1840년대에 노란색의 황화카드뮴(CdS)을 안료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인식되었으나, 생산량이 적어 실제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1930년대 카드뮴이 상업적으로 대량 생산되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철과 강철의 부식 방지를 위한 도금에 주로 쓰였고 일부는 화합물로 만들어 노랑색이나 주황색 안료로 사용되었다. 1956년 미국의 경우 소비된 카드뮴의 59%가 철과 강철의 도금에, 그리고 24%가 안료 제조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된다. 1970년대부터는 카드뮴 화합물들이 PVC와 같은 플라스틱의 안정제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1971년에는 이타이이타이병이 아연 광산에서 아연을 제련하고 버린 폐기물에 들어있던 카드뮴 때문이라는 것이 일본의 법정 소송에서 인정되었고, 이후에도 이타이이타이병의 여러 케이스들이 보고되었다. 따라서 1980년대 이후에는 카드뮴에 대한 환경 규제가 크게 강화되어 도금, 안료, 플라스틱 안정제 등으로의 카드뮴 이용은 크게 줄어들었으며, 오늘날에는 거의 대부분이 니켈-카드뮴 2차 전지의 제작에 사용된다.

니켈-카드뮴 전지는 1899년에 스웨덴에서 처음 개발되었고, 미국에서는 1946년에 휴대용 전자 제품에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1990년대에는 니켈-카드뮴 전지가 휴대용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2차 전지의 대부분을 차지하였는데, 이제는 노트북 컴퓨터, 휴대폰 등 많은 제품에서는 리튬(Li) 이온 전지로 대체되었다. 카드뮴은 환경 오염의 우려 때문에 EU에서는 휴대용 소비제품에 이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으나, 니켈-카드뮴 전지는 산업용 전력 저장 수단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2010년 이후 제작된 전기 자동차는 주로 리튬 이온 전지를 사용하나, 이전에 제작된 것의 일부는 니켈-카드뮴 전지를 사용하기도 하였다.

카드뮴 바와 입방체. <출처: (CC)Alchemist-hp at Wikipedia.org>

물리적 성질

카드뮴은 푸른색을 띠는 은백색 금속으로, 칼로 자를 수 있을 정도로 무르며 연성과 전성이 아주 좋다. 녹는점은 321.07oC, 끓는점은 767oC, 그리고 실온에서 밀도는 8.65g/cm3이다. 반자기성을 띠며, 결정은 육방조밀구조(hcp)를 한다.

동위원소
자연 상태에서 카드뮴은 106Cd(1.25 %), 108Cd(0.8 %), 110Cd(12.5 %), 111Cd(12.8 %), 112Cd(24.1 %), 113Cd(12.2 %), 114Cd(28.7 %), 116Cd(7.49 %)의 8가지 동위원소로 존재한다. 이들 중에서 110Cd, 111Cd, 112Cd는 안정한 동위원소이고 나머지 5가지는 방사성 동위원소이나, 반감기가 우주의 나이(1.37x1010년)보다도 월등히 길어 안정하다고 여길 수 있다. 106Cd(반감기 >9.5x1017년)과 108Cd(반감기 >6.7x1017년)은 각각 두 번의 전자포획을 하고 각각 106Pd와 108Pd가 된다. 113Cd(반감기 7.7x1015년)은 β- 붕괴를 하고 인듐(In)-113(113In)이 된다. 114Cd(반감기 >9.3x1017년)과 116Cd(반감기 2.9x1019년)은 각각 두 번의 β- 붕괴를 하고 주석(Sn)의 동위원소 114Sn과 116Sn이 된다. 질량수가 95~132인 여러 인공 방사성 동위원소들이 알려져 있는데, 반감기가 비교적 긴 것들은 109Cd(반감기 462.6일)와 115Cd(반감기 53.46시간)이다. 112Cd보다 가벼운 동위원소는 주로 전자포획을 하고 (Ag) 동위원소가 되며, 보다 무거운 동위원소는 주로 β- 붕괴를 하고 인듐 동위원소가 된다. 최소한 8 종류의 준안정한 상태의 핵이성체가 알려져 있는데, 반감기가 긴 것들은 113mCd(반감기 14.1년), 115mCd(반감기 44.6일), 117mCd(반감기 3.36시간)이다. 109Cd는 가끔 금속 합금을 분석하는데 사용되는데, 폐 금속 등에서 카드뮴을 추적하여 찾아내는 수단으로 이용된다.

화학적 성질

카드뮴의 화학적 성질은 여러 면에서 아연과 비슷하다. 화합물에서 가장 흔한 산화상태는 +2이다. Cd 원자의 전자배치는 [Kr]4d105s2이고, 따라서 산화상태가 +2에서는 d 궤도가 완전히 채워진 [Kr]4d10의 전자배치를 갖게 된다. 전통적으로는 카드뮴을 전이금속으로 분류하나, 이제는 전이후금속(post-transition metal)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전이금속에 대한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IUPAC)의 정의에 따르면 카드뮴은 전이금속이 아니며, 같은 12족의 아연과 수은도 마찬가지이다.

카드뮴은 습한 공기 중에서 빠르게 산화되는데, 회백색의 수화된 산화물 피막은 내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공기 중에서 태우면 붉은색 불꽃을 내면서 타서 산화카드뮴(CdO)이 되는데, CdO는 열적 이력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색을 띤다. 가열하면 카드뮴은 황(S), 인(P), 할로겐과 결합하나, 수소나 질소와는 반응하지 않는다. 산에 녹아 수소 기체를 발생시키고 +2 상태의 염들을 만드나, 알칼리에는 녹지 않는다. Cd2+/Cd의 표준전위(Eo)는 -0.403 V로, Zn2+/Zn의 Eo 값인 -0.762 V보다 덜 음의 값이다. 즉, Cd의 환원력은 Zn보다 적다.

Cd2+ + 2e- = Cd Eo = -0.4030 V


카드뮴의 바닥 상태 전자 배치. <출처: (CC)Pumbaa at Wikipedia.org>

카드뮴의 생산

그리노카이트 카드뮴 광석. 천연 황화카드뮴(CdS) 광석이나 희귀하다. 카드뮴은 대부분 아연 제련의 부산물로 생산된다. <출처: (CC)Christian Rewitzer at Wikipedia.org>


대부분의 아연 광석에는 카드뮴이 불순물로 0.2~0.4% 들어있으며, 일부 황화물 아연 광석에는 카드뮴이 1.4%나 포함되어 있기도 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카드뮴은 아연 제련의 부산물로 얻는데, 1970년의 자료에 따르면 아연 1톤 당 약 3kg의 카드뮴이 산출되었다. 석탄기 석탄 등에도 아연과 함께 카드뮴이 들어있으나, 이를 회수하는 것은 경제성이 없다.


아연 제련의 부산물로 카드뮴을 얻는 방법은 아연을 제련하는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 아연은 주로 섬아연석(CdS)을 공기 중에서 구워 산화아연(ZnO)을 만들고, 이를 환원시킨 후 생성된 Zn 증기를 응축시켜 얻거나(고온건식야금법), 황산에 녹이고 전기분해시켜 금속으로 얻는데(전해채취법), 전자에서는 진공 증류에 의해 카드뮴(끓는점 767oC)을 아연(끓는점 907oC)에서 분리하며, 후자에서는 황산카드뮴(CdSO4)을 전해액에서 침전시켜 회수한다.

미국지질조사국(USGS)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전세계 카드뮴 생산량은 21,500톤이며, 중국(7500톤, 34.9%), 한국(2500톤, 11.6%), 일본(2000톤, 9.3%)이 주된 생산국이다. 미국에서의 2011년 평균 가격은 1kg당 미화 2.75 $로, 아연의 2.34 $보다 약간 더 비싸다.

카드뮴의 용도

카드뮴의 용도는 시대에 따라 크게 변하였다. 2009년에는 카드뮴의 89%가 2차 전지인 니켈-카드뮴 전지에 사용되고, 나머지가 전통적인 용도인 안료, 도금, 플라스틱 안정제, 비철 금속 합금 등에 사용되었다. 이는 1959년 당시 미국에서의 용도 분포인 도금 59%, 안료 24%와 매우 대조적이다. 이러한 변화는 카드뮴의 독성 및 이에 따른 환경 규제와 밀접하게 연관되며, 전력 저장 수단의 필요성에 따른 것이다.

니켈-카드뮴(Ni-Cd 또는 NiCad) 전지
현재 카드뮴의 주된 용도는 니켈-카드뮴 전지 제작이다. 니켈-카드뮴 전지는 충전이 가능한 2차 전지로, 전압은 1.2V이며 수산화산화니켈(III) (NiO(OH)) 양극과 카드뮴 음극이 알칼리 전해액(보통 수산화포타슘, KOH)으로 분리되어 있다. 1899년에 스웨덴의 융너(Waldemar Jungner, 1869~1924)가 처음 만들었고, 미국에서는 1946년에 처음 생산되었다. 납축전지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높고 수명이 긴 장점이 있으나, 가격이 비싸다. 그러나 리튬 이온 전지에 비해서는 에너지 밀도가 낮고, 가격은 저렴하다. 방전시의 화학 반응은 다음과 같다.

카드뮴 전극(음극): Cd + 2OH- Cd(OH)2 + 2e-
니켈 전극(양극): 2NiO(OH) + 2H2O + 2e- 2Ni(OH)2 + 2OH-
전체 반응: 2NiO(OH) + Cd + 2H2O 2Ni(OH)2 + Cd(OH)2

충전 때에는 위 반응의 역반응이 일어난다.

니켈-카드뮴 전지는 카드뮴의 환경 오염이 크게 문제시 되고 않고 리튬 이온 전지가 보편화되기 전까지 휴대용 소형 전자기기의 주된 전원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노트북 컴퓨터와 휴대폰 등에는 무게당 저장 전력이 더 크고 환경오염 문제가 덜한 리튬 이온 전지로 대부분 대체되었다. 유럽연합(EU)은 2004년에 몇 가지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자 제품에 니켈-카드뮴 전지를 사용하는 것을 금하였고, 전자 제품의 카드뮴 허용량도 0.002% 이하로 줄였다. 그러나 심야 전력을 저장하고 저장된 전력을 피크 시간대에 이용하기 위한 산업용 니켈-카드뮴 전지의 수요는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 전망된다. 이러한 산업용 니켈-카드뮴 전지는 수명이 다한 후 회수·재생이 용이하므로, 환경 오염 문제를 피할 수 있으며 오히려 아연 생산 과정에서 얻어지는 독성 금속을 잡아두는 효과가 있다고 여겨진다.


산업용 니켈-카드뮴 전지. <출처: ALCAD>

도금
철이나 강철에 카드뮴을 도금하면 바닷물에 대한 내부식성, 납땜성, 외관 등이 크게 좋아진다. 특히 고강도 강철에 수소가 들어가서 일어나는 부서짐 성질이 크게 개선된다. 이런 이유로 30~40년 전에는 카드뮴의 주요 용도가 강철의 전기도금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환경 문제 때문에 특수한 경우(예로, 항공기 계류장치)를 제외하고는 카드뮴 도금 대신에 아연 또는 알루미늄 도금을 한다.

카드뮴 안료(여러 색). 카드뮴 안료들은 색이 매우 밝고 잘 변색되지 않는다.
<출처: KREMER Pigmente>


안료와 플라스틱 안정제

카드뮴 화합물은 페인트 안료로도 많이 사용되는데, 대표적인 것들은 노란색의 황화카드뮴(CdS), 카드뮴 레드(cadmium red)라 불리는 붉은색의 셀렌화카드뮴(CdSe), 그리고 황화카드뮴과 셀렌화카드뮴을 섞어 만든 주황색 안료 등이다. 이들 노랑, 주황, 빨간 색의 카드뮴 안료는 그림 및 페인트 물감 재료와 플라스틱 채색제로 사용되는데, 색이 매우 밝고 변색이 안 되는 아주 좋은 안료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카드뮴 중독의 위험이 있으므로, 사용할 때 피부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플라스틱에 사용되는 카드뮴 안료는 대부분이 황화세륨(Ce2S3)으로 대체되었으나, 물감에서는 현재 마땅한 대체 물질이 없는 실정이다. 2009년의 경우, 카드뮴의 약 10%가 안료로 사용되었다.

카드뮴의 유기산(예로, 스테아린산) 염은 PVC 등에서 열, 빛에 대한 안정제로 사용되었으나, 이 역시 환경 문제 때문에 사용이 중지되었고, 이제는 바륨(Ba)/아연(Zn), 칼슘(Ca)/아연, 유기주석계열의 안정제로 완전히 대체되었다.

합금
카드뮴은 여러 금속과 녹는점이 낮은 합금을 만들며 이들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대표적인 것이 우드합금(Wood’s metal)인데, 이는 무게 비로 50% 비스무트, 26.7% , 13.3% 주석, 그리고 10% 카드뮴으로 구성된 합금이다. 녹는점이 70oC로 저융점 땜납, 저온 주조 금속, 화재시의 자동 살수 장치(sprinkler)등에 사용된다. 또한 카드뮴 합금은 원자로에서 중성자를 조절하는 물질로도 사용되는데,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 가압중수로는 80% 은, 15% 인듐, 5% 카드뮴으로 구성된 합금을 사용한다. 카드뮴이나 납을 포함하는 합금도 대부분 이들 금속의 독성 때문에 가능한 한 다른 합금으로 대체된다.

전자 산업 및 기타 이용
황화카드뮴(CdS), 셀렌화카드뮴(CdSe), 텔루르화카드뮴(CdTe) 등은 화합물 반도체로, 빛의 검출과 태양 전지에 사용될 수 있는데, CdS는 복사기 드럼의 광전도성 피복 재료로 사용되었다. 또한 이들 화합물들과 산화카드뮴(CdO)은 브라운관 TV의 인광체로도 사용되었다. HgCdTe는 적외선에 민감하여 적외선 검출기, 원격 조정기 등의 스위치 재료로 사용될 수 있으며, ZnCdTe는 x-선과 γ-선 검출기에 사용된다. CdSe 양자점(quantum dot)은 자외선을 받으면 크기에 따라 밝은 녹색, 노란색, 또는 붉은색 빛을 내는데, 이들 입자들은 형광 현미경에서 생물 조직 시료의 영상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헬륨-카드뮴 레이저는 금속-증기 레이저의 일종으로 441, 563, 또는 325 nm 파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데, 형광 현미경, 인쇄 등에 사용된다. 예로 미국 지폐의 인쇄에 이를 사용한다.

카드뮴 화합물

카드뮴의 중요한 화합물은 산화물과 칼코겐 화합물이다. 칼코겐은 산소족(16족) 원소 중에서 산소를 제외한 황(S), 셀레늄(Se), 텔루륨(Te)을 말한다.

산화카드뮴과 수산화카드뮴
산화카드뮴(CdO)은 카드뮴과 산소의 반응에서 생성되며, 열적 이력에 따라 황록색, 갈색, 붉은색 또는 검은색을 띨 수 있다. 이처럼 색깔의 차이가 나는 이유는 부분적으로는 결정 입자 크기의 차이 때문이지만, 보다 주된 요인은 격자 결함의 차이이다. 무정형 분말은 무색이다. CdO는 카드뮴 도금과 안료로 주로 사용되며, 카드뮴 염의 제조와 도자기 유약 재료, TV 인광체, 살선충제(nematocide), 수소화 반응과 탈수화 반응 촉매 등으로 사용된다. 또한 CdO는 띠 간격 에너지가 2.16 eV인 n-형 반도체로, 여러 광 반도체 장치에 사용되어 왔다. 한편, CdO는 산화아연(ZnO)보다 염기성이 강하고 산에 쉽게 녹으나, 알칼리에는 잘 녹지 않는다. Cd2+ 용액에 알칼리를 가하면 흰색의 수산화카드뮴(Cd(OH)2)이 침전으로 얻어지는데, Cd(OH)2의 물에 대한 용해도는 0.026 g/100 mL이다. Cd(OH)2는 니켈-카드뮴 전지에 사용된다.

칼코겐 화합물
황화카드뮴(CdS)은 매우 중요한 카드뮴 화합물로, Cd(II) 용액에 S2-를 첨가하여 얻는다. 열적으로 안정하여 플라스틱 안료로 요긴하게 사용되었다. 직접 띠 간격 반도체(띠 간격 에너지 2.42eV)로 광전도성을 보이며, 광감 장치와 광전지에 유용하게 사용된다. 황화아연(ZnS)과 섞으면 광 지속시간이 긴 인광체로 작용한다.

셀렌화카드뮴(CdSe)과 텔루르화카드뮴(CdTe)도 CdS와 비슷한 성질을 갖는 화합물 반도체이다. 이들은 적외선을 잘 통과시키므로, 적외선을 사용하는 기기의 창이나 렌즈로 사용된다. 이들은 또한 저렴한 태양전지 재료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으며, 이들의 나노입자를 형광 영상이나 전기-광 변환기에 사용하는 연구도 수행되고 있다. 카드뮴의 칼코겐 화합물들은 박막트랜지스터(TFT) 재료로 사용된 최초 물질 중 하나이나, 환경 문제로 TFT에는 현재 사용되지 않는다.

크기가 다른 셀렌화카드뮴(CdSe) 나노입자(양자점) 용액에 자외선를 비추면 크기에 따라 다양한 색의 형광이 나오는 사진. 스펙트럼의 폭이 좁다.

할로겐 화합물
카드뮴을 할로겐 원소 또는 할로겐화 수소산(HX)과 반응시키면 CdX2 형의 할로겐 화합물이 얻어진다. CdF2를 제외한 할로겐 화합물들은 물, 에탄올, 아세톤에 잘 녹는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할로겐 화합물은 CdCl2로, 복사, 염색, 카드뮴 전기 도금에 사용된다. 또한 CdCl2 수용액에 H2S를 통과시켜 CdS를 만드는데 사용된다. 한편, CdCl2와 그리나르(Grignard) 시약(RMgX)을 반응시키면 R2Cd(R = 알킬) 형의 유기 카드뮴 화합물이 얻어지는데, R2Cd는 염화아실(RCOCl)에서 케톤을 합성하는 데 사용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보다 독성이 덜한 유기-구리 화합물로 대부분 대체되었다.

CdCl2 + 2RMgX R2Cd + MgCl2 + MgX2
R2Cd + 2R’COCl 2R’COR + CdCl2

생물학적 역할과 독성

주기율표상의 같은 족에 있는 아연(Zn)이 생체 내 여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필수 미량 원소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카드뮴은 아주 독성이 강하고 생체 내에 축적되어 여러 중독 증상을 일으킨다. 카드뮴은 일부 식품(예로, 어패류, 동물의 신장이나 간 등)이나 오염된 물을 통해 인체 내로 들어오고, 간과 신장(콩팥)에 축적되어 이들 기관의 손상을 초래한다. 특히 신장 손상은 인체 기능에 필수적인 여러 단백질과 당을 체외로 배출시켜 여러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카드뮴 중독은 아주 쉽게 골절이 일어나는 이타이이타이병의 원인이며, 또한 설사, 복통, 심한 구토를 수반하고, 생식 기능의 저해와 불임, 간장 및 신장 장애, 중추 신경계와 면역계의 손상, 정신 질환, 고혈압, 암 발병 등을 초래할 수 있다. 미량으로도 장기간 섭취하면 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카드뮴은 단백질의 시스테인(cysteine)의 –SH기에 결합되어 SH기를 갖는 효소 기능을 방해한다. 또한 Zn가 들어있는 효소에서 Zn을 대체함으로써 이들 효소의 기능을 저해하며, 칼슘(Ca)과 마그네슘(Mg)를 필요로 하는 생체 내 과정도 방해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반면에, 고등생물에서 카드뮴의 유익한 생물학적 역할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연이 결핍된 환경에서 서식하는 일부 해양 규조류(diatom)에서는 카드뮴이 아연을 대신하여 탄산무수화 효소의 작용에 관여하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타이이타이병. <출처: (CC)XingXiong at 2009.igem.org>

환경 오염의 문제

연간 약 25,000톤의 카드뮴이 지구 환경으로 배출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중 약 반은 암석의 풍화작용을 통한 강으로의 유입, 그리고 산불과 화산 활동에 의한 대기 중으로의 방출 등 자연적인 것이다. 나머지 약 반이 인간의 산업 활동에 의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화석 연료의 연소, 인산 비료의 생산과 사용, 카드뮴이 들어있는 여러 제품의 생산과 소각 처리, 카드뮴 도금 철강 제품, 각종 폐기물 등이 주요 배출원들이다. 일본 진즈(神通)강 하류에 거주했던 사람들에게서 발생한 이타이이아타이 병은 강 상류에 있는 아연 제련소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카드뮴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버린 것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토양에 존재하는 카드뮴은 식물에 흡수되고 먹이사슬을 통해 동물에게로 이동하고 축적되며, 결국 인체로 유입된다. 카드뮴으로 오염된 농토에서 수확한 채소나 곡류에도 카드뮴이 들어있을 수 있는데, 식품위생법에서는 쌀(현미)의 카드뮴 함량을 1.0ppm 미만으로 정하고 있다. 동물의 간과 콩팥(신장)에는 높은 농도의 카드뮴이 들어있을 수 있으며, 어패류, 새우, 게, 물고기 등에도 카드뮴이 축적되어 있을 수 있다. 일반인에게는 흡연이 가장 큰 카드뮴 유입원으로 여겨지고 있다. 흡연할 때 담배에 들어있는 카드뮴의 약 10%가 폐로 들어가고 이의 약 50%가 폐에서 흡수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피부 접촉을 통해서는 체내로 흡수되는 비율이 1% 미만인 것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미 판매한 제품에 카드뮴이 들어있는 것이 발견되어 대대적인 회수(recall)가 이루어진 경우가 수 차례 있었으나, 이제는 거의 대부분의 소비 제품에서 카드뮴 사용을 아예 금지하거나 카드뮴 함량 상한치를 엄격히 정하고 있다. 그러나 폐 제품의 체계적인 수거와 카드뮴 회수가 실질적으로 가능한 경우에 국한하여 카드뮴을 사용한다면, 카드뮴이 갖는 유용한 성질을 인류가 활용하면서 환경 오염은 막는 것이 될 것이다. 산업용 니켈-카드뮴 전지, 전력 생산용 태양전지 등이 이의 예가 되리라 여겨진다.

  1. 수치로 보는 카드뮴
    카드뮴의 표준원자량은 112.411g/mol이다. 원자의 전자배치는 1s22s22p63s23p63d104s24p64d105s2 ([Kr]4d105s2)이며, 화합물에서의 주된 산화 수는 +2이다. 지각에서의 존재비는 약 0.1~0.5ppm이고, 아연 광석에 대략 0.2~0.4%의 비율로 포함되어 있다. 주로 아연 제련의 부산물로 얻으며, 2011년 연간 생산량은 21,500톤으로 추정된다. 녹는점은 321.07oC 이고, 끓는점은 767oC이며, 실온에서 밀도는 8.65g/cm3이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이온화 에너지는 각각 867.8, 1631, 3616kJ/mol이며, 폴링의 전기음성도는 1.69이다. 22oC에서 전기비저항은 72.7nΩ∙m이고, 열전도율은 96.9W∙m-1∙K-1이다. 자연 상태의 동위원소는 106Cd(1.25%), 108Cd(0.8%), 110Cd(12.5%), 111Cd(12.8%), 112Cd(24.1%), 113Cd(12.2%), 114Cd(28.7%), 116Cd(7.49%)의 8가지이다. 110Cd, 111Cd, 112Cd를 제외한 나머지 5 가지 동위원소들은 방사성 붕괴를 하나, 반감기가 우주의 나이보다도 월등히 길어 실질적으로는 안정하다.

  2.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IUPAC)의 전이금속에 대한 정의
    ‘원자나 여기서 생긴 이온이 부분적으로 채워진 d 궤도를 갖는 원소’를 전이금속이라 한다. 카드뮴을 비롯한 12족 원소들은 원자나 여기서 생긴 이온이 모두 꽉 채워진 d 궤도를 갖고 있으므로, 이 정의의 전이금속 원소에는 맞지 않는다.

  3. 양자점(quantum dot)
    결정의 크기와 모양에 따라 전자적 성질이 크게 달라지는 반도체 나노입자로, 1980년대 초반에 처음 발견되었다. 트랜지스터, 태양전지, LED, 다이오드 레이저, 자기공명 영상제 등에 사용하는 것이 연구되고 있으며, 양자 컴퓨터에도 이용이 기대된다. 나노과학 기술의 중요한 연구 분야의 하나이다.

박준우 / 이화여대 명예교수(화학)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템플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랫동안 이화여대에서 화학을 연구하고 가르쳤다. 저서로 [인간과 사회와 함께한 과학기술 발전의 발자취]와 [아나스타스가 들려주는 녹색화학 이야기] 등이 있고, 역서로 [젊은 과학도에 드리는 조언] 등이 있다.

발행일 2012.08.01

 

Cadmium

Cadmium

Atomic Weight 112.411
Density 8.65 g/cm3
Melting Point 321.07 °C
Boiling Point 767 °C
Full technical data

Fish are not normally cast out of pure cadmium, but if you're making a periodic table poster, why not? The hint of yellow is a bit of cadmium oxide, a favorite pigment of the impressionist painters, notably M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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