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al science /화 학

Cerium(Ce), 58-세륨

나 그 네 2012. 12. 26. 12:59

 

원자번호 58번 원소인 세륨(Ce)은 가끔 원자번호 55번의 세슘(Cs)과 혼동된다. 둘 다 반응성이 큰 금속 원소이나, 세슘은 알칼리 금속으로 화합물에서 +1의 산화상태를 갖는 반면, 세륨은 란타넘족에 속하는 희토류 금속 원소로 주로 +3과 +4의 산화상태를 갖는 화합물을 만든다. 희토류 금속 원소들은 현대 산업에서 촉매, 전자, 광학, 자석 등의 재료로 아주 중요하게 사용되는 전략 물질들이다. 모든 희토류 금속 원소들이 희귀하지는 않지만, 채광이 가능할 정도의 농도를 가진 희토류 광석이 다른 광물들에 비해 적고, 여러 희토류 원소들이 광석에 함께 들어있어 각각을 분리해내는 것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 현재 희토류 금속과 화합물들은 거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생산되어 전세계에 공급된다. 희토류 금속 원소 중에서 가장 많이 존재하는 세륨의 발견, 성질, 생산, 이용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자.

원자번호 58번, 세륨

세륨(cerium)1)은 원자번호 58번의 원소로, 원소기호는 Ce이다. 주기율표에서 란타넘족에 속하는 희토류 원소의 하나이다. 란타넘족 원소(lanthanide 또는 lanthanoid)는 원자번호 57번인 란타넘(La)에서 71번인 루테튬(Lu)까지의 15가지 원소들을 말하는데, 이들은 가장 바깥 전자껍질에 2개의 6s 전자를 갖고 있으며 원자번호가 커질수록 4f전자가 더 많이 채워 진다. 란타넘족 원소들은 란타넘과 화학적 성질이 비슷하고 원자 반경도 대체로 비슷하나, 원자번호가 클수록 이온 반경이 약간씩 줄어드는, ‘란타넘족 수축’ 경향을 보인다. 세륨은 색과 광택이 철과 비슷한 은회색 금속으로, 무르고 전성과 연성이 있다. 매우 전기양성적이고 화학 반응성이 큰 금속으로, 공기 중에서 쉽게 산화세륨(IV)(CeO2)로 산화되는데, 칼로 긁으면 불이 날수도 있다. 찬 물과는 느리게, 그리고 더운 물과는 빠르게 반응하여 수산화세륨(III) (Ce(OH)3)이 되고 수소 기체를 발생시킨다. 산에 잘 녹으며, 수소, 할로겐 원소, 다른 금속 등과도 잘 반응한다. 화합물에서는 보통 +3 또는 +4의 산화상태를 갖는다.

원자번호 58번, 세륨.

세륨의 원소정보

세륨은 희토류 원소의 하나이나, 희귀한 원소는 전혀 아니다. 지각에서의 존재비가 약 46ppm(0.0046%)로 대략 26번째로 풍부한 원소이다. 희토류 원소 중에서 가장 풍부한데, 존재량이 구리(Cu)나 아연(Zn)과 비슷하고, 주석(Sn), 납(Pb), 리튬(Li)보다 많다. 세륨은 여러 광석에 란타넘을 비롯한 다른 희토류 금속 원소들과 함께 들어 있는데, 주요 광석은 모나자이트(monazite (Ce,La,Th,Nd,Y)PO4), 희토류광(bastnäsite, (Ce,La,Y)CO3F), 갈염석(allanite, (Ca,Ce,La,Y)2(Al,Fe)3(SiO4)5OH, 세라이트(cerite, (Ce,La,Ca)9(Mg,Fe)(SiO4)6(SiO3H)(OH)3) 등이다. 현재 세륨은 주로 모나자이트와 희토류광에서 생산된다.

세륨 금속과 합금, 그리고 화합물들은 여러 용도로 중요하게 사용된다. 산업적으로 가장 중요한 용도는 촉매로, 산화세륨은 자동차 배기 가스에서 일산화탄소(CO)를 산화시키는 촉매, 자동 청소 오븐의 오염 물질 분해 촉매, 정유 공장의 석유 분해 촉매 등에 사용된다. 산화세륨은 또한 연료전지의 고체 전해질 등으로 폭 넓게 사용되며, 디젤 연료에 첨가되기도 한다. 또 유리와 도자기에 착색제와 유백제로, 그리고 자외선 차단 유리를 만드는데 사용되며, 형광등과 브라운관의 인광체에도 사용되고 유리 연마제로도 쓰인다. 세륨 합금은 영구자석과 기체 텅스텐 아크 용접의 텅스텐 전극에 사용되며, 발화금속으로 ‘라이터 돌’과 가스 점화기를 만드는데도 사용된다. 세륨은 또한 알루미늄, 마그네슘, 철 등의 합금제로도 사용된다. 최근에는 세륨 레이저가 새로 개발되어 여러 용도로 중요하게 사용되는데, 이 레이저는 파장가변 자외선 고체 레이저이다. 이들 외에도 여러 세륨 화합물들이 화학 분석 시약, 유기화학 반응 촉매, 구토 방지제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세륨의 발견과 역사

세륨은 1839년에 모산데르가 처음 발견하였다는 것이 과학계의 정설이다. 그는 같은 해에 란타넘을 발견한 인물이기도 한데, 세륨 발견의 역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751년에 스웨덴의 광물학자 크론스테트(Axel Cronstedt, 1722-1765)는 스웨덴의 바스트나스(Bastnäs) 광산에서 유난히 무거운 광석을 발견하였는데, 이 광석에서 1803년에 독일의 클라프로트(Martin Heinrich Klaproth, 1743~1817), 그리고 스웨덴의 베르셀리우스(JÖns Jakob Berzelius, 1779~1848)와 히싱어(Wilhelm Hisinger, 1766~1852)가 각각 독립적으로 새로운 산화물로 여겨지는 물질을 분리하였다. 베르셀리우스는 이 새로운 산화물의 이름을 2년 전인 1801년에 발견된 소행성의 이름인 세레스(케레스, ceres)를 따서 세리아(ceria)로, 그리고 이 산화물의 성분 금속 원소의 이름을 세륨(cerium)으로 명명하였다. 소행성 세레스는 이탈리아 천문학자 피아치(Giuseppe Piazzi, 1746~1826)가 발견한 자전주기 9.078시간, 공전주기 4.6년, 지름 914 km의 소행성으로, 로마 신화에 나오는 농업의 여신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현재 세레스는 왜소행성(혹은 왜행성, dwarf planet)으로 분류된다.

왜소행성 세레스의 사진. 세륨의 이름은 세레스에서 유래했다. <출처: NASA, ESA, J.-Y. Li (University of Maryland) and G. Bacon (STScI)>

모산데르(Carl Gustav Mosander, 1797~1858)

세리아로 명명된 이 산화물은 실제로는 한 가지 원소의 산화물이 아니고 바스트나스의 무거운 광석에 들어있던 란타넘 원소들 중에서 프로메튬(Pm)만을 제외한 다른 모든 란타넘족 원소들의 산화물이 들어있는 혼합물로, 순수한 세륨 산화물의 함량은 45%에 지나지 않았다. 베르셀리우스의 ‘세리아’에 들어있던 모든 란타넘족 원소들을 분리·발견하는 데는 1839년에서 1907년까지 무려 70년의 세월이 걸렸는데, 이를 시작한 사람이 베르셀리우스의 학생이었던 모산데르(Carl Gustav Mosander, 1797~1858)이다.

모산데르는 스승의 ‘세리아’에 다른 희토류 원소도 함께 들어있을 것으로 여기고 이를 분리하고자 하였는데, 1839년에 ‘세리아’에 찬 묽은 질산을 첨가하여 란타넘(La)과 ‘디디뮴(didymium)’을 분리 제거한 후 순수한 산화세륨(세리아, CeO2)을 얻었다. ‘디디뮴’은 당시에는 새로운 원소로 여겨져 원소기호 Di로 나타내었으나, 약 40 년이 지난 후에 이로부터 프라세오디뮴(Pr)과 네오디뮴(Nd)이 분리·발견되어 혼합물임이 밝혀졌다. 세륨을 처음 발견한 사람으로 클라프로트, 베르셀리우스, 히싱어를 들기도 하나, 모산데르가 처음 발견하였다고 하는 것이 보다 적절할 것이다.

금속 세륨은 1825년에 모산데르가 세륨의 염화물을 소듐(Na)으로 환원시켜 처음으로 얻었다. 그러나 이때 세륨 염화물을 얻는데 사용된 ‘세리아’가 순수한 산화세륨이 아니었기 때문에 염화물을 환원시켜 얻은 금속 세륨도 여러 다른 란타넘족 금속들이 포함된 일종의 희토류 금속 합금이었다. 비교적 순수한 금속 세륨은 1875년에야 용융 염화물을 전기분해시켜 얻어졌다.

세륨이 실용적으로 이용된 첫 번째 산물은 벨스바흐(Carl Auer von Welsbach, 1856~1929)가 발명한 가스등 그물 망(맨틀, mantle)이다. 그는 1885년에 60% MgO, 20% La2O3, 20% Y2O3의 혼합물로 만든 악티노포르(actinophor)라 불린 그물망을 처음 개발해서 특허를 얻고 이를 생산하였으나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였는데, 1890년에 개발한 99%산화토륨(ThO2)-1% 산화세륨(CeO2)의 새로운 그물망은 악티노포르에 비해 훨씬 밝은 흰색 빛을 내어 널리 사용되었다. 벨스바흐는 모나자이트 광석에서 토륨(Th)을 회수하고 남은 잔류물로부터 미시메탈(mischmetal, 독일어로 혼합 금속을 뜻함)을 얻었는데, 이 미시메탈에는 세륨이 약 50% 들어 있다. 그는 1903년에 세륨에 철을 약 35%로 합금시켜 강철로 긁으면 불꽃이 나는 단단한 발화합금을 얻었는데, 페로세륨(ferrocerium)이라 불린 이 합금은 오늘날까지 ‘라이터 돌’ 재료 등으로 널리 사용된다. 세계 제2차 대전 시기인 1939~1945년에, 미시메탈을 첨가한 마그네슘 합금이 개발되어 항공기 부품 제조에 사용되었고, 소량의 미시메탈을 주철에 첨가하면 단조성이 있게 된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세륨 금속 사진 <출처 : (cc) http://images-of-elements.com/>

물리적 성질

세륨은 무르고(모스 경도 2.5) 전성과 연성이 있는 은회색의 금속이다. 녹는점은 795oC이고 끓는점은 3443oC이다. 액체로 존재하는 온도 범위가 무려 2648oC나 되는데, 넵투늄(Np, 녹는점 637oC, 끓는점 4000oC)과 토륨(Th, 녹는점 1842oC, 끓는점 4788oC) 다음으로 액체로 존재하는 온도 범위가 넓다. 녹음열은 5.46kJ/mol이고 증발열은 398kJ/mol이다. 20oC에서의 밀도는 6.77g/cm3로, 이보다 원자번호가 하나 작은 란타넘(La)의 6.16g/cm3보다 거의 10%나 큰데, 이는 전자 하나가 란타넘 전자배치([Xe]5d16s2)내부의 4f 오비탈로 추가되어 [Xe]4f15d16s2의 전자배치를 하기 때문이다. 4f 전자와 5d 전자는 에너지가 아주 비슷해서 온도와 압력에 따라 이들의 상대적 분포율이 변하고 이에 의해 물리-화학적 성질이 달라지는데, 압력을 높이거나 온도를 낮추면 부피가 10%나 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륨은 천연상태 에서4가지 동소체로 존재하며, 1기압에서 고체가 녹아 액체로 될 때 부피가 감소한다. -150o~-10oC에서는 육방조밀격자(hcp) 구조를 하며, -10oC 이상에서는 면심입방(fcc) 구조를 한다. 2개의 짝짓지 않은 전자를 갖고 있어 상자기성(paramagnetic)을 보이며, 전기 비저항은 25oC에서 약 730 nΩ·m이다.

동위원소
세륨은 천연상태에서 136Ce(0.185%), 138Ce(0.251%), 140Ce(88.450%), 142Ce(11.114%)의 4가지 동위원소로 있다. 이 중 142Ce는 반감기가 5x1016 년이 넘는 방사성 동위원소로 두 번의 β- 붕괴를 하고 네오디뮴(Nd)-142가 되는 것으로 예측되기도 하나, 실제로 방사능이 관측되지는 않았다. 20가지가 넘는 방사성 동위원소들이 확인되었는데, 이 중에서 반감기가 긴 것들은 144Ce(반감기 284.893일), 139Ce(반감기 137.640일), 141Ce(반감기 32.501일), 134Ce(반감기 3.16일)이다. 질량수가 139보다 작은 동위원소들은 주로 β+ 붕괴를 하고 란타넘(La) 동위원소가 되며, 141보다 큰 것들은 주로 β- 붕괴를 하고 프라세오디뮴(Pr) 동위원소가 된다. 144Ce는 핵연료의 핵분열에서 높은 수율로 생성되는데, 1960년 대에는 이를 분리하여 핵 추진 항공기와 원자력 보조 전력체계(SNAP) 개발 사업에 사용하기도 하였다. 현재는 세륨 방사성 동위원소의 상업적 이용이 없다.

화학적 성질

세륨은 화학 반응성이 큰 금속 원소로, 란타넘족 원소 중에서는 유로퓸(Eu) 다음으로 반응성이 크다. 원자의 바닥 상태 전자배치는 [Xe]4f15d16s2이며, 화합물에서는 주로 +3 또는 +4의 산화 상태를 갖는데, 대체로 +3 상태가 더 안정하나 산화물의 경우는 +4상태가 더 안정하다. 산화상태가 +3인 세륨을 세륨(III) 또는 제1세륨(cerous)이라 하고, +4상태의 세륨을 세륨(IV) 또는 제2세륨(ceric)이라 부른다. 세륨(IV) 염들은 주황색 또는 노랑색을 띠나, 세륨(III) 염들은 보통 색을 띠지 않는다.

세륨은 공기 중에서 실온에서는 느리게 표면이 산화되지만, 약 160oC에서는 격렬히 반응하여 산화세륨(IV)(CeO2)이 되면서 빛과 열을 내어 놓는다. 또 칼로 표면을 긁으면 산화되지 않은 표면이 노출되어 불이 붙을 수 있다. 세륨은 찬 물에서는 느리게, 그러나 더운 물에서는 빠르게 물과 반응하여 수소(H2)을 내어 놓으면서 수산화세륨(III)(Ce(OH)3)이 된다. 할로겐 원소들과 반응하여 세륨(III) 화합물(CeX3)을 생성하며, 가열하면 수소와도 반응하여 CeH2와 CeH3를 생성한다. 찬 무기산(예로 황산)에도 잘 녹아 수소 기체를 발생시키면서 Ce3+ 이온이 된다. Ce4+ 이온도 물에서 안정하게 존재할 수 있는데, 이는 과망가니즈 이온(MnO4-)보다도 강한 산화제이다. 세륨 이온들에 대한 산화-환원 반응의 표준전위(Eo)는 다음과 같다.

Ce4+ + e- Ce3+ Eo = 1.72 V
Ce3+ + 3e- Ce Eo = -2.34 V


세륨의 바닥 상태 전자 배치 <출처 : (cc)Pumbaa at Wikipedia.org>

세륨 이온은 반경(6 배위체의 경우 Ce(III)은 102pm, Ce(IV)는 87pm)이 크기 때문에 전이금속들에 비해 약한 배위결합을 하는 반면, 한 이온에 배위될 수 있는 배위자(ligand)의 수는 많다. 예로, Ce3+는 물에서 9 배위체인 [Ce(H2O)9]3+로 존재하며, 두 자리 배위자인 질산 이온(NO3-)과는 6개가 배위된 12배위 화합물인 [Ce(NO3)6]3-와 [Ce(NO3)6]2-를 생성한다.

세륨의 생산

세륨은 주요 희토류 광석인 모나자이트(monazite)와 희토류광(bastnäsite)에서 주로 분리∙생산된다. 이들 광석은 경희토류 원소((light rare earth elements, LREE: 57La~63Eu) 광석으로 세륨이 다른 희토류 금속들과 함께 들어있다. 희토류 광석에서 세륨과 다른 희토류 금속을 분리시키는 것은 여러 단계의 과정들이 필요한데, 전형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희토류 광석을 분쇄하여 가루로 만들고 선광한 후, 뜨거운 황산으로 처리하여 희토류 원소의 수용성 황산염을 만든다. 녹인 용액을 여과하여 녹지 않은 찌꺼기를 제거한 후, 여액에 수산화소듐(NaOH)을 가해 pH를 3~4로 높여서 토륨(Th)을 수산화물 침전으로 제거한다. 다음에 옥살산암모늄((NH4)2C2O4)을 첨가해서 희토류 원소들의 옥살산 염을 침전으로 얻고, 이를 공기 중에서 열 분해시켜 희토류 금속의 혼합 산화물을 얻는다.

2 Ln3+ + 3 (NH4)2C2O4 Ln2(C2O4)3+ 6 NH4+ (Ln: 희토류 원소)
2 Ln2(C2O4)3 + 3 O2 2 Ln2O3 + 12 CO2
(세륨의 경우: Ce2(C2O4)3 + 2 O2 2 CeO2 + 6 CO2)

희토류 혼합 산화물을 질산 또는 염산으로 처리하면 산화세륨(CeO2)을 제외한 다른 희토류 원소들의 산화물은 녹기 때문에 산화세륨 만을 분리할 수 있는데, 이는 CeO2가 다른 란타넘족 원소의 산화물(Ln2O3)과는 달리 염기성이 매우 약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주로 이온교환 방법으로 세륨 이온을 다른 희토류 금속 이온과 분리시킨다.

순수한 상태의 금속 세륨은 용융 염화세륨(CeCl3)을 전기분해시키거나, 염화세륨이나 플루오르화세륨(CeF3)을 칼슘(Ca)과 함께 가열하여 환원시키면 얻을 수 있다.

2 CeF3 + 3 Ca 2 Ce + 3 CaF2

희토류광(bastnäsite). 모나자이트 광석과 함께 세륨을 비롯한 희토류 금속을 생산하는 주된 광석이다.
같은 종류의 광석도 이물질의 종류와 양, 결정의 크기에 따라 이처럼 달라 보일 수 있다. <출처 : (cc) Rob Lavinsky / iRocks.com>

미시메탈(mischmetal)과 페로세륨(ferrocerium)
희토류 금속 원소들의 혼합 산화물에서 개별 성분들을 분리하는 것이 어렵고 또 비용이 많이 들며, 각 성분들의 성질이 비슷하므로 이들을 분리하지 않고 그대로 환원시켜 희토류 금속 합금 형태인 미시메탈로 얻기도 한다. 전형적인 미시메탈에는 세륨 50%, 란타넘(La) 25%, 네오디뮴(Nd) 17%, 프라세오디뮴(Pr) 5% 등이 들어 있다. 최근에는 네오디뮴과 프라세오디뮴의 수요가 많아 이들 금속을 분리·생산하기도 하는데, 이들을 분리하고 난 다음에 얻은 미시메탈에는 세륨이 약 65%, 란타넘이 약 35% 들어있다.

세륨 합금의 또 다른 형태는 철(Fe)과의 합금인 페로세륨(ferrocerium)이다. 원래의 페로세륨은 순수한 세륨에 철을 약 35% 함량으로 혼합시킨 것인데, 지금은 미시메탈에 철(전체의 약 19%)과 마그네슘(전체의 약 4%)을 넣거나, 산화철(약 20%)과 산화마그네슘(약 2%)을 넣어 만든다. 페로세륨은 세륨에 비해 굳기가 월등히 좋다.

세륨(페로세륨, 미시메탈, 산화세륨 포함)의 연간 생산량은 약 24,000톤이다. 2012년 10월 현재의 금속 세륨(순도 99% 이상) 가격은 미화로 약 35$/kg인데, 6~9월에는 42$이었다. 그리고 CeO2(순도 99% 이상) 가격은 미화 약 16,000$/톤인데, 6~9월에는 약 20,000$/톤이었다.

세륨의 용도

세륨은 순수한 금속 형태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으며, 대부분이 다른 희토류 금속 원소와의 합금 형태인 미시메탈, 철과의 합금 형태인 페로세륨, 그리고 화합물 형태로 사용된다.

페로세륨은 라이터의 부싯돌에 쓰인다. <출처: (cc) Markhamilton>


금속 세륨 및 세륨 합금
세륨은 철과 다른 금속들에 첨가되어 이들의 성질을 바꾸는데 사용된다. 세륨은 강철 속의 산화물과 황화물 불순물을 환원시키는데 사용되고, 주철을 단조 가능한 철로 만들기 위해 첨가되며, 스테인리스 강철의 굳기를 높이는 합금제로도 사용된다. 마그네슘 합금의 경우에는, 주조성을 높이기 위해 미량의 지르코늄(Zr)과 함께 세륨이 3~4%로 첨가되며, 마그네슘 주물의 내열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첨가된다. 세륨은 또한 여러 알루미늄 합금을 만드는데도 사용된다. 세륨 합금은 영구자석과 기체 텅스텐 아크 용접의 텅스텐 전극에도 사용된다.

페로세륨의 거친 표면을 강철로 긁으면 스파크가 나는데, 이러한 성질 때문에 페로세륨은 라이터 돌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이러한 용도의 페로세륨을 부싯돌(flint)이라 부르는데, 페로세륨 부싯돌은 선사시대부터 인류가 사용해온 부싯돌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전통적인 부싯돌은 석영(quartz) 광물로, 철로 긁으면 철의 표면이 노출되고 철이 산소와 반응하여 스파크가 나는 반면, 페로세륨은 강철에 의해 페로세륨의 표면이 긁혀 노출되고 세륨의 저온(150~180oC) 발화성질로 인해 스파크가 난다.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세륨 산화물
세륨 화합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산화세륨이다. 산화세륨은 산화세륨(III)(Ce2O3)과 산화세륨(IV)(CeO2)의 두 가지가 있는데, 대기압 하의 실온에서는 세리아(ceria)로 불리는 CeO2가 보다 안정하다. 산화세륨은 자동차 배기가스 촉매변환기에서 일산화탄소(CO)를 이산화탄소(CO2)로 산화시키는 촉매로 사용되는데, 산소가 부족하면 CO가 CeO2와 반응하여 CO2로 산화되고 Ce2O3를 생성하는데, Ce2O3는 산소가 충분한 상태에서는 다시 CeO2로 산화된다.

2 CeO2 + CO Ce2O3 + CO2
2 Ce2O3 + O2 4 CeO2

CeO2/Ce2O3 순환과정은 물을 열로 분해시켜 수소(H2)를 생산하는데도 이용된다. CeO2는 또한 디젤의 완전 연소를 돕기 위해 첨가되기도 한다. 그리고 자동 청소 오븐(self-cleaning oven)의 안쪽 벽에 칠해 오븐 벽에 묻는 찌꺼기를 산화시켜 오븐을 깨끗하게 유지시키는 촉매로도 사용되며, 석유 정제에서 석유 분해 촉매로도 사용된다. 또한 백색광을 내는 가스 그물망(mantle)에 방사성 토륨 산화물의 대체 물질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외에도 여러 화학 반응의 촉매로 사용된다.

산화세륨(IV) 분말. 세리아로 불리는 산화세륨(IV) (CeO2)는 화학 촉매, 유리 연마제 및 착색제, 자외선 차단 유리 제조 등에 사용된다.

자동차의 촉매장치에 산화세륨이 쓰인다. <출처 : (cc) The RedBurn>

산화세륨(IV) (CeO2)는 유리 산업에서 여러 용도로 중요하게 사용된다. 이산화타이타늄(TiO2)과 함께 유리에 황금색을 내는데 사용되고, 유리에서 원하지 않는 색을 탈색시키고, 방사선에 민감한 유리를 만드는데도 사용된다. 세륨이 포함된 유리는 자외선을 잘 흡수한다. 또한 방사선, X-선, 전자 빔 등에 노출되는 유리에도 첨가되는데, 특히 브라운관 TV 유리에 많이 사용되었다. 그리고 과거에 많이 사용했던 산화철(루주, rouge)을 대체하여 유리(특히 정밀 광학 유리)를 연마하고 광택을 내는데 사용된다. 산화세륨은 자동차 앞 유리에 들어가기도 하며, 도자기 유약에도 첨가되어 도자기를 착색하고 불투명하게 하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한편, CeO2가 자외선을 잘 흡수하므로, 자외선 차단 크림에서 산화아연(ZnO)이나 이산화타이타늄(TiO2)의 대체 물질로 기대되고 있다.

산화세륨은 유리 산업에 여러 용도로 쓰인다. 자동차의 앞 유리도 한 예이다. <출처 : (cc) Wesha>

이외에도 산화세륨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안료의 빛에 대한 안정성을 높여 고분자나 유리가 오랫동안 변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첨가되기도 하며, 브라운 TV나 형광등에 쓰이는 인광물질의 한 성분으로도 사용된다. 또한 방수처리제로도 사용되며, 섬유 제조에서 항균제로도 사용된다. 다른 희토류 금속 산화물이 혼합된 CeO2는 고체전해질(solid electrolyte, 고체 상태에서 이온의 이동에 의해 전기를 통할 수 있는 물질)로 산소 이온(O2-)을 잘 전도시키는데, 이런 특성 때문에 고체 산화물 연료 전지의 전해질로 사용될 것이 기대된다. 연료 전지는 연료가 산화될 때 나오는 에너지를 직접 전기로 전환시키는 것으로, 연료를 태워 방출되는 열로 전기를 생산하거나 내연기관을 움직이는 것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월등히 높다.

탄소 아크등과 레이저

세륨을 포함하는 혼합산화물과 플루오르화물은 탄소 아크등에 사용되는데, 이를 첨가한 아크등은 그렇지 않은 것에 비해 빛의 세기가 10배 정도 세지고 백색광의 색조 균형이 향상되어 영화 촬영시 조명과 영사기 광원으로 사용된다. 또한 최근에는 세륨 레이저가 개발되어 반도체 미세 가공 등에 널리 사용되는데, 세륨 레이저는 Ce3+를 플루오르화물 결정에 소량 첨가시켜 만든 것으로 Ce3+:LiCaAlF6(Ce:LiCAF), Ce3+:LiSrAlF6(Ce:LiSAF), Ce3+:LiLuF4(Ce:LiLuF 또는 Ce:LLF)의 3가지가 가장 중요하게 사용된다. 이들 레이저는 고체 상태 레이저로, 자외선 빛을 내는 파장가변(tunable) 레이저이다.

주요 세륨 화합물

중요한 세륨 화합물로는 산화세륨(Ce2O3와 CeO2)과 할로겐화세륨(CeX3) 등이 있는데 산화세륨의 용도에 대해서는 앞에서 이미 자세히 설명하였으므로 여기서는 이를 제외한 나머지 사항들에 대해 기술한다.

산화세륨
산화세륨(IV)(CeO2)는 세리아(ceria) 또는 이산화세륨으로도 불리며, 흰색내지 연한 노란색 고체이다. 공기 중에서 세륨을 태우면 생성되며, 옥살산세륨(Ce2(C2O4)3)이나 수산화세륨(Ce(OH)3)을 열분해시켜도 생성된다. 녹는점은 2400oC이며, 분말은 약간 흡습성이 있고 공기 중에서 소량의 탄산가스(CO2)를 흡수하며, 물에 녹지 않는다.

산화세륨(III)(Ce2O3)는 녹는점이 2177oC인 노란색 고체이다. CeO2를 약 1400oC에서 수소로 환원시키면 안정한 Ce2O3가 얻어지나, 다른 온도에서 환원시키면 발화성 Ce2O3가 생성된다. 물과 염산에는 녹지 않으나, 황산에는 녹는다.

할로겐화물
세륨은 4가지 할로겐 원소 모두와 반응하여 CeX3 형의 할로겐 화합물을 만드는데, 이들은 CeO2와 할로겐화암모늄(NH4X)을 반응시켜 만들 수도 있다. CeI3는 노란색이고 다른 할로겐화물들은 흰색이다. CeX3형의 화합물 외에도 CeF4와 CeI2가 알려져 있다. CeF4는 비교적 안정하며, Ce 금속과 F2와의 직접 반응으로 만들거나 Ce(IV) 수용액에 F-를 작용시켜 만들 수 있다. CeI2는 CeI3를 Ce와 반응시키면 얻을 수 있으며, 금속 광택이 나고 전기전도성이 아주 좋다.

CeCI3는 세륨의 할로겐 화합물 중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으로, 흡습성이 크다. 물에 잘 녹고 무수물 상태에서는 에탄올과 아세톤에도 녹는다. 다른 Ce(III) 화합물을 합성하는 출발 물질로 사용되며, 여러 유기화학 반응에서 촉매로 사용된다. 촉매로 사용되는 반응의 한 예는 Luche 환원인데, α,β-불포화 카르보닐 화합물을 NaBH4로 환원시킬 때 CeCI3를 첨가하면 이중 결합은 그대로 있고 카르보닐기만 알코올로 환원된다. CeCI3는 또한 올레핀의 중합 촉매로도 사용된다.

기타 세륨 화합물
옥살산세륨(III)(Ce2(C2O4)3)은 구토방지제로 사용되며, 황산세륨(IV)(Ce(SO4)2)은 산화-환원 적정에서 산화제로 널리 사용되고, 질산세륨(IV)암모늄[(NH4)2Ce(NO3)6]과 황산세륨(IV)암모늄[(NH4)2Ce(SO4)3]은 분석화학에서 산화제 표준물질로, 그리고 유기합성에서 산화제로 널리 사용된다.

황산세륨(IV). +4가 세륨 화합물은 보통 노란색을 띤다. 황산세륨(IV)는 강한 산화제로 산화-환원 적정에서 산화제로 흔히 사용된다. <출처 : (cc) BXXXD>

생물학적 역할과 독성

세륨의 생물학적 역할은 알려진 것이 없다. 세륨은 다른 란타넘족 원소들과 마찬가지로, 인체 건강을 위협할 정도의 강한 독성은 나타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동물 실험에서 과량의 세륨을 주사한 경우 심장마비로 사망한 경우가 보고되었다. 세륨에 노출된 사람에게는 피부 가려움증과 병변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세륨 자체는 방사선을 내지 않으나, 순도가 높지 않은 세륨에는 방사성 원소인 토륨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금속 세륨은 강한 환원제이고 공기 중에서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도 불이 붙을 수 있어 취급에 주의가 필요하며, 불이 붙은 경우에는 물로 불을 끄려고 해서는 안 되는데, 세륨이 물과 반응하여 수소 기체를 내어 놓기 때문이다. CeO2를 비롯한 Ce(IV) 화합물들은 강한 산화제로, 가연성 유기 물질들과 반응할 수 있다.

  1. 수치로 보는 세륨
    세륨의 표준원자량은 140.116g/mol이고, 원자의 바닥 상태 전자배치는 1s22s22p63s23p63d104s24p64d105s25p64f15d16s2 ([Xe]4f15d16s2)이며, 화합물에서 주된 산화 수는 +3과 +4이다. 지각에서의 존재 비는 약 46ppm(0.0046%)으로 대략 27번째로 풍부한 원소이다. 1기압에서 녹는점은 795oC이고 끓는점은 3443oC이며, 20oC에서의 밀도는 6.770 g/cm3이고 녹는점에서의 액체 밀도는 6.55g/cm3이다. 모스 경도는 2.6이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이온화 에너지는 각각 534.4, 1050, 1949 kJ/mol이며, 폴링의 전기 음성도는 1.12이다. 원자 반경은 181.8 pm(비교: Y, 180 pm, La, 187 pm)이며, 6 배위체의 Ce3+ 이온 반경은 102pm(비교: Y3+, 90pm, La3+, 103.2pm)이다. Ce4+/Ce3+표준 전극 전위는 1.72V이고, Ce3+/Ce 표준 전극 전위는 -2.34V이다. 천연상태에서 136Ce(0.185%), 138Ce(0.251%), 140Ce(88.450%), 142Ce(11.114%)의 4가지 동위원소로 존재하는데, 142Ce는 반감기가 >1.05x1016년인 방사성 동위원소이다.

박준우 / 이화여대 명예교수(화학)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템플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랫동안 이화여대에서 화학을 연구하고 가르쳤다. 저서로 [인간과 사회와 함께한 과학기술 발전의 발자취]와 [아나스타스가 들려주는 녹색화학 이야기] 등이 있고, 역서로 [젊은 과학도에 드리는 조언] 등이 있다.

발행일 2012.10.24

 

 

Cerium

Cerium

Atomic Weight 140.116
Density 6.689 g/cm3
Melting Point 798 °C
Boiling Point 3360 °C
Full technical data

Cerium is one of the least expensive rare earths and is the major component of "mischmetal", used in lighter flints because it catches fire easily when struck. Larger blocks are used for sparking special effects.

Scroll down to see examples of Cerium.

'Natural science > 화 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Praseodymium(Pr), 59- 프라세오디뮴  (0) 2012.12.26
Lanthanum(La), 57-란타넘, 란탄  (0) 2012.12.26
Barium(Ba), 56-바륨  (0) 2012.12.26
Cesium(Cs), Caesium, 55-세슘  (0) 2012.12.26
Xenon(Xe), 54-제논, 크세논  (0) 2012.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