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al science /화 학

Erbium(Er), 68-에르븀(어븀)

나 그 네 2013. 1. 9. 17:53

원자번호 68번의 원소 어븀(erbium, Er)은 에르븀이라고도 불리는 희토류 원소인데, 이트륨(yttrium, Y), 터븀(terbium, Tb: 테르븀), 이터븀(ytterbium, Yb: 이테르븀)과 함께 스웨덴의 광산 마을의 이름 ‘이테르비(Ytterby)’의 일부를 따서 이름이 지어진 원소이다. 이들 원소들은 모두 이테르비 마을의 채석장에서 발견된 광석 가돌리나이트(gadolinite, 발견 당시에는 이테르바이트(ytterbite)라 불렸음)에서 얻은 이트리아(yttria: 산화이트륨)에 포함된 불순물에서 발견되었다. 어븀은 1843년에 모산데르에 의해 터븀과 함께 발견되었는데, 원자번호 65번인 터븀과 겉보기와 성질들이 비슷하기는 하나, 사용 용도는 크게 차이가 난다. 터븀은 에너지 관련 기술에 많이 사용되는 반면, 어븀은 광섬유 통신과 레이저에 주로 사용된다. 어븀을 첨가한 광섬유 증폭기는 최신 광통신 기술에서 핵심 모듈로 사용되며, 어븀 레이저는 피부 주름과 흉터 제거 등 피부 표피 제거에 널리 사용된다. 어븀의 발견, 물리 및 화학적 성질, 이용 등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보자.

원자번호 68번, 어븀

어븀(erbium, 에르븀이라고도 부름)1)은 원자번호 68번의 원소로, 원소기호는 Er이다. 주기율표에서 란타넘족에 속하는 희토류 원소의 하나인데, 중희토류에 속한다. 어븀은 겉보기가 은과 비슷한 은백색 금속으로, 무르고 전성이 있다. 녹는점은 1529oC이고, 끓는점은 2868oC이며, 25oC에서 밀도는 9.066g/cm3이다. 19K이하에서는 강자성(ferromagnetic)을, 19~80K에서는 반강자성(antiferromagnetic)을, 그리고 80K이상에서는 상자성(paramagnetic)을 보인다.

원소번호 68번 어븀 <출처: (cc) Tyler Nienhouse>

어븀의 원소정보

어븀은 희토류 원소 중에서는 화학 반응성이 적은 편으로, 공기 중에서 비교적 느리게 산화되면서 광택이 흐려진다. 화합물에서의 산화상태는 주로 +3이며, 화합물들은 주로 분홍색 또는 붉은색을 띤다. 가열하면 쉽게 산화되어 산화어븀(III)(Er2O3)가 되고, 뜨거운 물과도 빠르게 반응하여 수소 기체를 발생시키고 수산화어븀(III)(Er(OH)3)가 된다. 산과 반응하여 수소를 발생시키고 Er3+이온이 되는데, Er3+은 수용액에서 노란색의 [Er(H2O)9]3+로 존재한다. 할로겐 원소들을 비롯한 여러 비금속 원소들과 쉽게 반응한다.

어븀은 지각에서의 존재비가 약 2.8ppm(0.00028%)으로 대략 45번째로 많은 원소이며, 터븀에 비해 약 3배 많이 존재한다. 여러 희토류 광물에 조금씩 널리 퍼져있는데, 주요 광석은 모나자이트(monazite), 희토류광(bastnäsite), 제노타임(xenotime), 육세나이트(euxenite), 가돌리나이트(gadolinite) 등이다. 상업적으로는 제노타임, 육세나이트, 그리고 최근에는 중국 남부에 널리 분포되어있는 이온-흡착 점토에서 얻는다. 이들 광석에서 선광 등의 과정을 거쳐 얻은 고품위 농축물에는 산화이트륨이 전체 무게의 약 65%를 차지하고 산화어븀은 대략 4~5%로 들어있다. 바닷물 1L에는 대략 0.9ng(0.9x10-9g)이 녹아 있다. 중국에서 주로 생산되어 공급되며, 연간 전세계 생산량은 약 500톤으로 추정된다.

어븀의 중요한 용도는 광섬유와 레이저인데, 이는 Er3+이온의 형광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어븀이 첨가된 광섬유는 광섬유 증폭기에 쓰이는데, 이를 ‘어븀 첨가 광섬유 증폭기(Erbium-doped fiber amplifier, EDFA)’라 부른다. 이는 값비싼 중계기 없이도 장거리 통신을 가능하게 하여 광섬유 통신에 널리 사용된다. 또 파장이 2940nm인 적외선을 방출하는 어븀야그(Er:YAG) 레이저는 피부 주름, 흉터, 문신 등을 비롯한 피부 표피 제거, 사마귀 제거, 치아 및 뼈 절삭 등에 널리 사용된다. 어븀은 또한 원자로 제어봉에도 사용되며, 바나듐(V)의 경도(硬度)를 줄이고 가공성을 높이는 합금제로도 쓰인다. 그리고 산화어븀은 유리, 큐빅 지르코니아, 도자기의 분홍색 착색제로 사용된다.

어븀의 발견과 역사

어븀은 1843년에 스웨덴 화학자 모산데르(Carl Gustaf Mosander, 1797~1858)에 의해 터븀과 함께 발견되었다. 어븀 발견의 역사는 1787년에 스웨덴 육군 장교 악셀 아레니우스(Carl Axel Arrhenius, 1757~1824)가 스웨덴의 이테르비(Ytterby) 마을의 채석장에서 무거운 검정색 돌을 발견했던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아레니우스는 이 돌의 광물 이름을 발견된 마을 이름을 따서 이테르바이트(ytterbite)라 짓고 여러 화학자들에게 이 광물의 분석을 의뢰하였다. 1789년에 핀란드 화학자 가돌린(Johan Gadolin, 1760~1852)이 이테르바이트에서 새로운 금속 산화물을 분리∙발견하였는데, 이 산화물은 광석 이름을 따서 이트리아(yttria)로, 그리고 이 산화물을 이루는 금속 원소는 이트륨(yttrium)으로 명명되었다. 1800년에 이테르바이트는 가돌리나이트(gadolinite)로 이름이 바뀌었는데, 이는 이트리아를 분리·발견한 가돌린을 기리기 위한 것이었다.

모산데르는 어븀과 터븀을 발견하기에 앞서 1839년에는 세라이트(cerite, 세륨 산화물이 주성분)에서 란타나(lanthana, 란타넘 산화물)를 분리해 냄으로써 란타넘(La)을 발견하였다. 그는 가돌린의 이트리아에도 이와 비슷하게 다른 물질이 들어있을 것이라 짐작하고는, 이트리아를 녹인 용액에 암모니아를 가해 염기성에 따라 분별 침전시킨 결과 색이 다른 3가지 산화물로 분리할 수 있었다. 그는 이들 이름을 모두 이테르비(Ytterby) 마을 이름의 일부를 따온 것에 금속 산화물에 사용하는 접미어 ‘아(a)’를 붙여, 노란색 침전은 어비아(erbia), 분홍색 침전은 터비아(terbia)로 부르고, 원래 이름인 이트리아(yttria)는 흰색 침전을 부르는데 사용하였다. 그리고 어비아와 터비아를 이루는 금속 원소들은 각각 어븀(erbium)과 터븀(terbium)으로 명명하였다.

스위스 화학자 드 마리낙(Jean Charles Galissard de Marignac, 1817~1894)도 1877년에 이트리아에서 색이 다른 두 가지 새로운 산화물을 분리하였는데, 그는 모산데르가 지은 이름을 혼동하여 분홍색 산화물을 어비아로, 그리고 노란색 산화물을 터비아로 바꾸어 불렀다. 이렇게 뒤바뀐 이름이 지금 사용되고 있는 명칭이다. 이듬해인 1878년에 드 마리낙은 ‘어비아’에서 불순물로 포함된 또 다른 새로운 산화물을 분리하였는데, 이것의 이름 역시 이테르비 마을 이름을 따서 이테리아(ytteria)로, 그리고 이를 이루는 금속 원소를 이터븀(ytterbium)이라 명명하였다. 이로써 이테르비 마을 이름을 따서 지은 원소 이름은 처음의 이트륨을 포함하여 모두 4개가 되었다.

비교적 순수한 어븀 산화물 Er2O3는 1905년에 우르뱅(George Urbain, 1872~1936)과 제임스(Charles James, 1880~1928)가 각각 독립적으로 얻었는데, 이들은 수 많은 회수의 분별 침전과 결정화 과정을 통해 희토류 원소들을 분리·확인하였으며, 1907년에는 마지막까지 발견되지 않고 남아있던 희토류 원소인 원자번호 71번의 루테튬(Lu)을 분리∙발견하였다. 그러나 두 사람 중에서 우르뱅이 루테튬의 발견 사실을 먼저 발표하였기 때문에 그가 최초의 발견자로 인정된다. 비교적 순수한 금속 어븀은 1934년에 무수 염화어븀(ErCl3)을 포타슘(K) 증기로 환원시켜 얻었으며, 순수한 어븀과 이의 화합물은 이온교환 크로마토그래피 방법을 써서 희토류 원소를 분리하기 시작한 1950년대 이후에야 얻게 되었다.

어븀은 밝은 은백색의 금속 광택이 나는 금속으로, 무르고 전성이 있다. <출처: (cc) images-of-elements.com>

물리적 성질

어븀은 밝은 은백색의 금속 광택이 나는 금속으로, 무르고 전성이 있다. 녹는점은 1529oC이고, 끓는점은 2868oC이며, 25oC에서 밀도는 9.066 g/cm3인데, 들어있는 불순물의 종류와 양에 따라 성질이 크게 달라진다. 결정은 육방조밀격자(hcp) 구조를 하며, 동소체는 알려져 있지 않다. 19K이하에서는 강자성(ferromagnetic)을, 19~80K에서는 반강자성(antiferromagnetic)을, 그리고 80K이상에서는 상자성(paramagnetic)을 보인다.

동위원소
어븀은 천연상태에서 162Er(0.139 %), 164Er(1.60 %), 166Er(33.50 %), 167Er(22.87 %), 168Er(26.98 %), 170Er(14.91 %)의 6가지 동위원소로 존재하는데, 이들은 이론상으로는 모두 방사성 동위원소이나 실제적으로는 반감기가 아주 길어 안정한 것으로 간주한다. 질량수가 142~177사이에 있는 30가지의 인공 방사성 동위원소들이 확인되었는데, 반감기가 긴 것들은 169Er(반감기 9.4일), 172Er(반감기 49.3 시간), 160Er(반감기 28.58 시간)이며, 나머지 동위원소들은 반감기가 11시간보다 짧다. 질량수가 166보다 작은 방사성 동위원소들은 주로 전자포획(β+ 붕괴)을 하고 원자번호 67인 홀뮴(Ho) 동위원소가 되는데, 152Er과 153Er은 α-붕괴를 하고 원자번호 66인 디스프로슘(Dy) 동위원소로 되는 비율이 β+ 붕괴를 하는 비율보다 크다. 질량수가 166보다 큰 방사성 동위원소들은 주로 β- 붕괴를 하고 원자번호 69인 툴륨(Tm) 동위원소가 된다. 13가지의 준안정한 핵 이성체들이 알려져 있는데, 반감기가 가장 긴 것이 167mEr(반감기 2.269초)이다. 169Er는 높은 에너지의 β- 선을 내므로 이를 방사선 치료에 사용하려는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화학적 성질

어븀은 다른 희토류 원소들에 비해서는 화학 반응성이 적은 편으로, 실온에서는 물이나 공기 중의 산소와 아주 느리게 반응한다. 화합물에서는 주로 +3의 산화상태를 가지며, 화합물들은 분홍색 또는 붉은색이고, 자외선-가시광선-적외선 영역에서 폭이 좁은 흡수 띠들을 보인다. 공기 중에서 가열하면 쉽게 산화되어 산화어븀(III)(Er2O3)이 되며, 뜨거운 물과도 빠르게 반응하여 수소 기체를 발생시키고 수산화어븀(III)(Er(OH)3)가 된다. 산과 반응하여 수소를 발생시키고 Er3+ 이온이 되는데, Er3+은 수용액에서 노란색의 [Er(H2O)9]3+로 존재한다. 할로겐 원소들을 비롯한 여러 비금속 원소들과 반응하여 이성분 화합물을 만든다. Er3+ 이온의 표준 환원전위(Eo)는 -2.32V이다.

Er3+ + 3 e- Er Eo = -2.32 V


어븀의 바닥 상태 전자 배치 <출처 : (cc)Pumbaa at Wikipedia.org>

어븀의 생산

어븀은 제노타임, 육세나이트, 그리고 최근에는 중국 남부에 널리 분포되어있는 이온-흡착 점토로부터 분리생산되는데, 전형적인 분리· 생산 과정은 다음과 같다. 선광된 광석을 분쇄한 후 염산이나 황산에 녹이면 희토류 금속 산화물은 수용성인 염화물이나 황산염으로 전환된다. 녹지 않는 찌꺼기를 여과하고 얻은 산성 용액에 수산화소듐(NaOH)을 가해 토륨을 ThO2로 침전시켜 제거한다. 여액을 옥살산암모늄((NH4)2C2O4)으로 처리해서 희토류 원소의 옥살산염을 침전으로 얻고, 이를 가열·분해시켜 혼합 산화물을 얻는다. 혼합 산화물을 질산에 녹이면 산화세륨(CeO2)은 녹지 않아 침전으로 분리된다. 여과한 용액을 질산마그네슘(Mg(NO3)2)으로 처리하면, 희토류 금속들의 복염 혼합물이 얻어지는데, 이를 이온교환 크로마토그래피로 각 성분 별로 분리한다. 분리된 어븀은 주로 산화어븀(III)(Er2O3), 염화어븀(III)(ErCl3) 또는 플루오르화어븀(III)(ErF3) 형태로 전환된다.

금속 어븀은 보통 무수 ErCl3 또는 ErF3를 아르곤(Ar) 기체 하에서 칼슘(Ca)과 함께 1450oC에서 가열하여 환원시켜 얻는데, 공정상 ErF3를 사용하는 것이 더욱 편리하다.

2 ErF3 + 3 Ca 2 Er + 3 CaF2

어븀은 주로 산화어븀(Er2O3) 형태로 생산되어 판매된다. 전세계 연간 생산량은 약 500톤이며 중국이 주 생산국이었는데, 2010년에 미국에서 월 50톤 규모의 산화어븀 생산 설비를 갖춤으로써 2014년에는 전세계 공급량이 1180톤이 되고 수요는 940톤이 되어 240톤의 공급 과잉이 예상되고 있다. 2011년 12월 말 현재의 금속 어븀(순도 99.9%이상) 가격은 미화로 350$/kg이고, 산화어븀(순도 99.5%이상)은 175$/kg인데, 2011년 7월 가격은 각각 275$/kg, 180$/kg이었다. 이 가격은 터븀 가격의 약 1/10 이다.

어븀을 얻을 수 있는 광석중 하나인 제노타임(xenotime) <출처: (cc) Elke Wetzig>

어븀의 용도

어븀은 광섬유 통신, 레이저, 유리 채색제로 주로 사용되며, 바나듐 합금제, 원자로 제어봉, 초저온 냉각기 재료 등으로도 사용된다.

광섬유 통신
어븀은 광섬유 통신에서 신호 증폭기에 사용된다. 광섬유 케이블에서 빛이 전달되는 거리는 빛의 산란에 의해 제한을 받는데, 신호 손실이 가장 적은 파장은 1550nm이다. 유리 섬유에 첨가된 어븀 이온(Er3+)을 980nm 또는 1480nm의 빛으로 광펌핑(optical pumping)2)하면 유도 방출3)에 의해 신호 손실이 적은 1530nm의 레이저 광을 내어 놓는다. 이런 배경에서, 어븀은 레이저 광 증폭기에 첨가물로 사용되는데, 이런 증폭기를 ‘어븀-첨가 광섬유 증폭기(Erbium-doped fiber amplifier, EDFA)’라 부르며, 장거리 광통신 등에서 광 신호를 키울 필요가 있을 때 널리 사용된다. 한편, 어븀 또는 어븀과 이터븀(Yb)이 함께 첨가된 유리는 도파로형 광증폭기(waveguide amplifier)에도 사용된다.

어븀은 광섬유 통신에서 신호 증폭기에 사용된다. <출처: Calmar Laser>

레이저
어븀이 첨가된 광섬유는 광섬유 레이저(fiber laser)를 만드는데 사용된다. 또한 어븀과 이터븀(Yb)을 같이 첨가해 고출력 Er/Yb 광섬유 레이저를 만드는데도 사용된다. 이들 어븀 첨가 광섬유 레이저는 1520~1570nm의 레이저 광을 낸다. Er/Yb 광섬유 레이저는 점차 금속 절단과 용접에 사용되는 이산화탄소(CO2) 레이저를 대체하고 있다.

어븀이 첨가된 야그(YAG: Yttrium-Aluminum Garnet)를 이득 물질로 사용하는 고체 상태 레이저인 어븀야그(Er:YAG) 레이저는 Er3+에서 2940nm의 적외선 레이저 광을 내어 놓는다. 이 파장의 빛은 물에 아주 잘 흡수되며, 따라서 물에 대한 흡수도가 가장 큰 레이저가 어븀야그 레이저이다. 이 때문에 어븀야그 레이저는 물이 들어있는 조직의 수술에는 사용할 수 없으나, 피부의 여드름, 흉터, 주름살, 색소성 병변, 문신 등을 정교하게 제거하는 등 피부의 표피 제거(resurfacing) 시술에 널리 사용된다. 또한 사마귀를 제거하는 데도 종래 사용한 이산화탄소(CO2) 레이저보다 안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어븀야그 레이저는 또한 뼈와 치아의 주성분인 수산화인회석(hydroxyapatite)에도 흡수되므로 치아와 뼈를 깎는데도 널리 사용된다.

유리 등의 채색제
산화어븀(Er2O3)은 유리, 도자기 유약, 큐빅 지르코니아(cubic zirconia)의 분홍색 채색제로 사용된다. 특히 산화어븀의 가격이 낮아진 1990년대부터는 분홍색 공예 유리를 제조하는데도 흔히 사용되고 있다. 어븀을 첨가한 유리는 용접공과 유리 세공자의 눈을 강한 적외선으로부터 보호하는 보안경에 사용되며, 분홍색 선글라스와 모조 보석으로 저렴한 장신구에도 가끔 사용된다.

합금, 냉각기 및 원자로 제어봉 재료
어븀은 바나듐(V)의 경도를 낮추고 가공성을 높이는 합금제로 첨가되는데, 바나듐과 바나듐강은 공구, 제트엔진 등의 제작에 사용된다. 어븀-니켈 합금(Er3Ni). 황화어븀(EuS), 어븀-코발트 합금(ErCo) 등은 아주 낮은 온도에서의 열 용량(물질 1g의 온도를 1oC 올리는데 필요한 열량)이 다른 물질에 비해 아주 크다. 이중에서 Er3Ni가 8K 이하에서는 가장 열 용량이 커서 액체 헬륨 온도에서 작동하는 자기공명영상(MRI)장치 등에서 냉각기 재료로 사용된다. 최근에는 부피당 열 용량이 Er3Ni보다도 더욱 큰 65% Er3Co와 35% Er0.9Yb0.1Ni 합금 혼합물이 발견되었다. 한편, 동위원소 어븀-167(167Er)은 중성자를 잘 흡수하는데, 오랫동안 사용하는 특수 핵연료봉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어븀 유리. 산화어븀(Er2O3)이 첨가된 분홍색 유리는 공예 유리, 광섬유 등 여러 용도로 사용된다. <출처: (cc) Lanthanum-138 at en.wikipedia>

어븀 화합물

어븀은 주로 +3가 상태의 화합물들을 만들며, 주된 화합물로 산화물과 할로겐화물이 있다.

산화어븀(III)
어븀은 산소와 반응하여 산화어븀(III)(Er2O3)를 만든다. Er2O3는 어비아(erbia)로도 불리며, 녹는점이 2344oC인 분홍색 고체이다. 주로 판매되는 어븀 화합물의 형태로, 물에는 녹지 않으나 산에는 녹아 대응하는 +3산화상태의 어븀 염이 된다. 공기 중에서 수분과 이산화탄소를 잘 흡수한다. 유리, 도자기, 유약 등에 분홍색 채색제로 사용되며, 고순도 제품은 광섬유와 레이저 재료 등에 첨가제로 사용된다. 또한 여러 어븀 화합물을 만드는 원료물질로 사용된다.

할로겐화물
어븀은 4가지 할로겐 원소(X2) 모두와 반응하여 삼할로겐화물(ErX3)을 만드는데, ErF3는 분홍색이고 나머지들은 보라색이다. ErF3를 제외하고는, Er2O3를 할로겐산(HX)에 녹이거나 할로겐화암모늄(NH4X)과 반응시키면 얻을 수 있다. ErF3는 수용성 Er3+ 염 수용액에 HF를 가하면 ErF3∙½H2O의 침전으로 얻어지며, 이의 무수물은 금속 어븀을 생산하는데 사용된다. 염화어븀(ErCl3)은 보통 육수화물(ErCl3∙6H2O) 상태로 얻어지며, 진공에서 가열하면 무수물이 된다. 물에 잘 녹고, 에탄올에 약간 녹는다. 알코올 또는 페놀을 산무수물((RCO)2O)과 반응시키는 아실화 반응(RCO기를 도입시키는 반응)에서 촉매로 작용한다고 보고되었다. ErBr3는 물에 잘 녹는다. ErI3는 물에 녹지 않으며, 나일론 섬유의 열 및 광 안정제로 쓰인다.

이외에도 Er(III)의 탄산염, 황산염, 질산염, 아세트산염, 옥살산염, 과염소산염 등이 제조되어 판매되고 있다.

생물학적 역할과 독성

어븀의 생물학적 역할은 별로 알려진 것이 없으나, 대사를 촉진한다는 보고도 있다. 다른 란타넘족 원소들과 마찬가지로, 수용성 염을 섭취한 경우에는 약간의 독성을 나타낼 수 있으나 물에 녹지 않는 염은 거의 독성이 없다. 금속 어븀 분말은 불이 붙거나 폭발할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1. 수치로 보는 어븀

    어븀의 표준원자량은 167.259g/mol이고, 원자의 바닥 상태 전자배치는 1s22s22p63s23p63d104s24p64d105s25p64f126s2([Xe]4f126s2)이며, 화합물에서 주된 산화 수는 +3이다. 지각에서의 존재 비는 약 2.8ppm(0.00028%)이다. 1기압에서 녹는점은 1529 oC이고 끓는점은 2868oC이며, 25oC에서의 밀도는 9.066g/cm3이고 녹는점에서의 액체 밀도는 8.86g/cm3이다. 19K 이하에서는 강자성을, 19~80K에서는 반강자성을, 그리고 80 K 이상에서는 상자성을 보인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이온화 에너지는 각각 589.3, 1150, 2194 kJ/mol이며, 폴링의 전기 음성도는 대략 1.24이다. 원자 반경은 176.1pm(비교: Ho, 176.2pm; Tm, 175.9pm)이며, 6 배위체의 Er3+ 이온 반경은 89.0pm(비교: Ho3+, 90.1pm; Tm3+, 88.0pm)이다. Er3+/Er의 표준 환원 전위는 -2.32V이다. 천연상태 동위원소는 162Er(0.139%), 164Er(1.60%), 166Er(33.50%), 167Er(22.87%), 168Er(26.98%), 170Er(14.91%)의 6가지인데, 이들은 모두 안정하다. 전세계 연간 생산량은 약 500톤이다.

  2. 광펌핑(optical pumping)

    원자, 분자, 또는 이온에 빛을 쪼여 전자를 에너지가 낮은 상태에서 높은 상태로 전이시켜 들뜬 상태의 전자가 열적 평형 상태에 있을 때보다 더 많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이 기술은 1966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카스틀레(Alfred Kastler)에 의해 1950년대 초반에 개발되었다. 레이저에서 능동 매질이 낮은 에너지 상태보다 높은 에너지 상태에 보다 많이 있도록 하는데 흔히 이용된다.

  3. 유도 방출(stimulated emission)

    들뜬 상태의 원자, 분자, 또는 이온의 전자가 외부 전자파(입사광)의 작용에 의해 자신들의 에너지는 낮은 상태로 전이되면서 에너지를 외부 전자파에 전달하고 빛을 방출하는 것을 말한다.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에 의해 이론적으로 먼저 발견되었다. 유도 방출에 의해 입사광과 위상, 파장, 방향이 같고 세기가 큰 빛을 얻을 수 있으며, 이런 현상을 이용한 것이 레이저이다. 레이저(Laser)는 ‘Light Amplification by Stimulated Emission of Radiation’의 머리 글자를 딴 합성어로, ‘복사선의 유도방출에 의한 빛의 증폭’을 의미한다.

박준우 / 이화여대 명예교수(화학)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템플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랫동안 이화여대에서 화학을 연구하고 가르쳤다. 저서로 [인간과 사회와 함께한 과학기술 발전의 발자취]와 [아나스타스가 들려주는 녹색화학 이야기] 등이 있고, 역서로 [젊은 과학도에 드리는 조언] 등이 있다.

발행일 2013.01.02

 

Erbium

Erbium

Atomic Weight 167.259
Density 9.066 g/cm3
Melting Point 1497 °C
Boiling Point 2868 °C
Full technical data

Erbium is used to dope fiber optic cables to improve their information carrying capability, which it does by helping to amplify the signal. It can also impart interesting colors to pottery glaz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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