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길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도라는 말을 종종 사용하지만, 도(道)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도의 사전적 개념은
<마땅히 지켜야 할 이치> <종교적으로 깨달은 이치나 경지>라고
되어있다. 또한, 도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삶의 경험을 통해서
지혜를 얻기 위한 과정이고 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가 도통하다거나 도사를 지칭할 때 쓰는 도와 길을
의미하는 한자어 도(道)는 같은 글자로써 길, 이치, 통하다 등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도는 특별한 사람들이 고된 수행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의 보통사람들도 누구나가
자신의 삶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어느 날 문득 밤하늘을 쳐다보다가 뭔가를 깨달은 것이 있다면 당신도
도인인 것이다. 풀잎에 맺힌 아침 이슬을 보다가, 강가에 자욱한 아침
안개를 보다가, 장마철에 세차게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다가 무엇인가
깨달은 것이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도인인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누구나 다 도인이 될 수 있다.
논어에 이르기를 “子曰 朝聞道면 夕死라도 可矣 니라.”라고 하였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깨달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것이다. 이것을
다시 의역하면 옳은 도를 통하여 마음에 깨달음이 있으면 곧 죽는
일이 있어도 좋다는 뜻이다.
예로부터 선인들은 삶의 이치를 깨닫기 위한 수행의 한 방법으로써
무작정 길을 떠나기도 했었다. 길에는 삶의 이치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굳이 수행의 목적이 아니더라도 무작정 걷다가 보면 어느새
머릿속이 정리가 되고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경우를 우리는 경험하게
된다.
사람에게는 각자 자기에게 주어진 길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길은
당연히 옳은 길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절대로
가지 말아할 길을 그 무엇에 홀려서 태연하게 간다. 그런 사람들로
인해서 세상의 모습이 왜곡되어지고 혼탁해지는 것이다.
정치의 길이든지 학문의 길이든지 혹은 또 다른 길이든지 간에 모든
길은 한 가지가 아닌 다양하면서도 수 또한 많다. 어느 길을 선택
하는가는 물론 각자의 몫이다. 그렇지만 기왕에 가는 길이라면 이치나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 길을 걸어갈 것을 권면하고 싶다.
계사년 새해에는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이 타인의 생각을 존중하고
이치에 맞는 바른 길을 가기를 소망한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는 길>처럼 남들이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국민들 또한 늘어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모두모두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2년12월 23일 청너울 지선환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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