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번호 100번의 원소 페르뮴(fermium, Fm)은 99번 원소 아인슈타이늄과 마찬가지로, 1952년에 실시된 수소폭탄 폭발 실험의 낙진에서 처음 발견된 방사성 금속 원소이다. 원소 이름은 이탈리아 출신 핵물리학자 페르미(Enrico Fermi. 1910~1954)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페르미는 양자론, 핵 및 입자 물리학, 통계역학 개발에 큰 공헌을 하였으며, 1938년에 핵분열 연구와 초우라늄 원소 발견의 공적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β- 붕괴 이론을 제안하였고, 미국으로 이주한 후에는 제어된 핵분열 연쇄반응을 최초로 실현시키고 대형 원자로를 개발하였다. 페르뮴은 보다 가벼운 원소에 중성자를 쪼여 얻을 수 있는 가장 무거운 원소이다. 1년에 몇 마이크로그램(μg, 100만분 1g) 정도 얻어지는 것으로 추정되며, 아직 순수한 금속이나 화합물은 얻어지지 않았다. 가장 안정한 동위원소(257Fm)의 반감기도 100.5일에 불과하고 얻기도 매우 어려워 아직 기초과학 연구 이외의 실용적 용도는 없다. 페르뮴의 발견과 역사, 물리·화학적 특성, 합성 등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자.
원자번호 100번, 페르뮴
페르뮴(fermium)1)은 원자번호 100번의 원소로, 원소 기호는 Fm이다. 주기율표에서 악티늄족 원소의 하나이며, 8번째 초우라늄 금속 원소이다. 1952년에 수행된 최초의 수소폭탄 폭발 실험의 잔해에서 동위원소 255Fm(반감기 20.07시간)이 처음 발견되었다. 폭발 잔해에서 처음 발견된 또 다른 원소는 원자번호 99번인 아인슈타늄(Es)의 동위원소 253Es이다. 페르뮴은 질량수가 241~260인 20가지의 동위원소들이 알려져 있는데, 모두 방사성 붕괴를 하며 가장 안정한 것이 반감기가 100.5일인 257Fm이다. 페르뮴은 원자로에서 보다 가벼운 악티늄족 원소에 중성자를 쪼여 만들 수 있는 가장 무거운 원소이며, 무게를 잴 수 있을 정도의 양으로 얻어지는 마지막 원소이다. 페르뮴보다 원자번호가 큰 원소들은 주로 보다 가벼운 원소 표적에 이온을 쪼여 합성하는데, 무게를 잴 수 있는 양으로는 얻어지지 않는다.
- 수치로 보는 페르뮴
- 페르뮴은 질량수가 241~260인 20가지의 동위원소가 알려져 있는데, 가장 안정한 것은 반감기가 100.5일인 257Fm이며 이의 표준 원자 질량은 257.0951 g/mol이다. 주로 고선속 핵반응로에서 239Pu에 중성자를 쪼여 만드는데, 연간 전세계 생산량이 수 마이크로그램(μg)에 불과하다. 원자의 바닥상태 전자배치는 1s22s22p63s23p63d104s24p64d105s25p64f145d106s26p65f127s2([Rn]5f127s2)이다. 녹는점은 약 1500℃로 추정되며, 끓는점과 밀도는 알려지지 않았다. 화합물에서는 주로 +3의 산화상태를 가지나, +2의 상태도 있을 수 있다. 수용액에서는 +3가 상태의 이온만 존재하며, 6배위된 Fm3+ 이온의 반경은 92.2 pm이다. 첫 번째 이온화 에너지는 627kJ/mol이며, 폴링의 전기음성도는 1.3이다. 산성수용액에서 Fm3+/Fm2+, Fm3+/Fm, 그리고 Fm2+/Fm쌍의 표준환원 전위는 각각 -1.15V, -1.98V, -2.37V이다.
원자번호 100번 페르뮴. 핵물리학을 개척한 페르미를 기리는 원소. |
페르뮴의 원소정보 |
페르뮴은 원자로에서 악티늄족 원소(특히 238U와 239Pu)에 고선속 중성자를 쪼여 얻는데, 1회에 얻어질 수 있는 양은 수 나노 그램(ng, 10억분의 1 그램)에서 수 마이크로 그램(μg, 100만분의 1그램) 정도이고, 반감기가 짧아 여러 번 생산하여 모아 사용할 수도 없다. 따라서 금속 페르뮴이나 정제된 화합물들은 아직 얻어지지 않았으며, 물리-화학적 성질도 거의 조사되지 않았다. 몇 가지 성질이 예측되었는데, 은백색 금속으로 녹는점은 약 1500℃이고, 공기, 수증기, 산과 잘 반응할 것으로 짐작된다. 산화상태는 +2와 +3을 갖는데, +3의 상태가 보다 안정하며, 수용액에서는 Fm3+으로만 존재한다.
페르뮴은 인공원소로 자연계에서는 존재하지 않으며, 238U에서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많은 수(255Fm의 경우는 17개)의 중성자를 흡수해야 되기 때문에 자연 상태에서 합성될 가능성도 거의 없다. 그러나 아주 오래 전에는 아프리카 가봉(Gabon)의 오클로(Oklo)에 존재하였던 천연 원자로에서 원자번호 93(넵투늄)에서 100(페르뮴)까지의 원소들이 생성되었음이 동위원소 비율의 분석에서 밝혀졌다. 지금은 과학연구실, 고출력 원자로 또는 핵무기 실험에서 극 미량 만들어져 몇 개월은 존재할 수 있다. 생산량이 극히 적고 반감기가 짧아 현재로는 기초과학 연구 외에는 사용되지 않는다.
페르뮴의 발견과 역사
페르뮴은 1952년 11월1일 남태평양의 에니위탁 환초(Eniwetak Atoll)에서 수행된 최초의 수소폭탄(암호명, 아이비 마이크(Ivy Mike)) 폭발 실험의 잔해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이 발견에는 미국의 아르곤 국립연구소(Argonne National Laboratory)와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그리고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UC Berkeley)의 방사선 연구소(Radiation Laboratory, 현재의 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 LBL)의 여러 과학자들이 기여하였다. 특히 버클리의 하비(Bernard G. Harvey), 쇼핀(Gregory R, Choppin, 1927~), 톰프슨(Stanley G. Thompson, 1894~1953), 기오르소(Albert Ghiorso, 1915~2010) 등이 큰 기여를 하였는데, 기오르소가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 페르뮴의 발견은 같은 폭발 잔해에서 약간 먼저 발견된 99번 원소 아인슈타이늄의 발견과 밀접하게 연관된다(네이버캐스트 [아인슈타이늄] 참조).
기오르소 등이 아인슈타이늄과 페르뮴을 발견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를 제공한 것은 수소폭탄 폭발 실험 잔해에서 새로운 플루토늄(Pu) 동위원소 244Pu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이었다. 당시에는 238U가 여러 개의 중성자를 흡수하여 무거운 원자핵이 생성되는 것이 확률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겨지고 있었기 때문에, 수소폭탄을 감싼 238U가 6개의 중성자를 흡수하고 2번의 β- 붕괴를 일으켜 생성된 244Pu가 발견되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이러한 244Pu의 생성 소식을 접한 기오르소는 238U가 더 많은 중성자를 흡수하고 더 여러 번의 β- 붕괴를 일으켜 더 무겁고 더 큰 원자번호를 갖는 새로운 원소(원자번호 99번과 100번 원소)도 생성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여기고, 폭발 잔해물에서 이들 원소들을 찾고자 하였다. 그들은 먼저 폭발 버섯 구름에 날려 잔해 먼지를 흡착시킨 여과지에서 99번 원소의 동위원소 253Es(반감기 20.5일)를 발견하는데 성공하였는데, 앞서의 244Pu도 이 방법으로 채취된 폭발 잔해 먼지에서 발견되었었다.
페르뮴은 1952년에 수행된 최초의 수소폭탄(암호명 아이비 마이크, 무게 62톤) 폭발 실험의 잔해로 오염된 산호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사진은 폭발 버섯 구름
100번 원소(페르뮴)는 99번 원소보다 더 많은 수의 중성자를 흡수하여 생성되므로 생성 수율이 월등히 더 적을 것으로 짐작되었고, 이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료가 필요하였다. 기오르소 팀은 폭발이 일어난 에니위탁 환초에서 폭발 잔해 먼지로 오염된 수백 파운드의 산호를 제공받아 이를 산 처리하고 양이온-교환 크로마토그래피(cation-exchange chromatography)로 분리하여 마침내 반감기가 약 1일이며 7.1MeV의 α입자를 방출하는 새로운 원소가 포함된 용출 분획을 얻고 이에서 약 200개의 페르뮴 원자를 화학적으로 확인하였다. 이때가 1953년 1월로 수소폭탄 실험이 수행된 지 2개월이 지난 즈음이었다. 이 새로운 원소가 질량수 255인 100번 원소의 동위원소 255Fm인데 지금 알려진 반감기는 20.07시간이다.
버클리 팀이 발견한 255Fm는 수소폭탄 폭발 때 생성되어 발견 당시까지 붕괴되지 않고 남아있던 것은 아니다. 255Fm은 반감기가 불과 20.07시간(α붕괴를 하고 251Cf로 전환된다)이므로, 생성되고 두 달 후에는 단지 처음의 약 1/1022만 남아있게 되어 이를 발견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수소폭탄 폭발 때 253Es가 두 개의 중성자를 흡수하여 생성된 255Es(반감기 39.8일)가 폭발 잔해에서 β-붕괴를 통해 계속해서 255Fm를 생성하게 되는데, 그들은 이를 발견했다고 볼 수 있다(253Es의 생성 과정은 네이버캐스트 아인슈타이늄 참조).
아인슈타이늄과 페르뮴의 발견은 냉전시의 핵 기술 개발에 대한 소련과의 경쟁 때문에 비밀에 부쳐지고 발표가 금지되었다. 버클리 팀은 혹시 다른 연구팀이 이온 충돌 방법으로 이들 원소의 동위원소들을 합성·발견하고 그 결과를 자신들 보다 먼저 발표할까를 걱정하였다. 이에 그들은 아르곤국립연구소와 공동으로 처음에는 238U에 사이클로트론으로 가속된 14N이온을 충돌시켜서, 그리고 나중에는 239Pu 또는 252Cf에 강한 중성자선을 쪼여서 이들 두 원소를 합성하였다. 이 결과는 1954년 2월에 발표되었는데, 그들은 아직 국가 기밀 목록에서 해제되는 않은 선행 연구에서 이들 원소들을 처음 발견하였음을 명시하였다. 1954년 5월에는 스웨덴의 노벨물리학연구소(Nobel Institute of Physics) 연구진이 이들과는 독립적으로 238U 표적에 16O 이온을 충돌시켜 100번 원소의 동위원소(뒤에 반감기가 30분인 250Fm으로 밝혀짐)를 합성하였음을 발표하였다. 스웨덴 팀은 이 원소의 원자번호가 100이므로, 원소 이름을 센투륨(centurium, 원소기호 Ct)으로 할 것을 제안하였으나, 원소 발견에 대한 선취권이 버클리 연구진에 있다는 이유로 국제순수·응용화학연맹(IUPAC)에 의해 거절되었다.
수소폭탄 잔해에서 이들 원소들을 발견한 결과는 1955년 8월에야 비밀이 해제되어 발표되었는데, 이의 저자에는 버클리의 기오르소, 톰프슨, 히긴스(G. H. Higgins), 시보그(Glenn T. Seaborg, 1912~1999), 그리고 아르곤과 로스앨러모스 연구소의 여러 연구자들이 포함되었다. 이 논문에서 그들은 처음으로 99번과 100번 원소들에 대해 현재의 원소 이름을 사용하였는데, 논문 발표 즈음에 사망한 두 명의 유명한 과학자의 이름을 따서 각각 아인슈타이늄과 페르뮴이란 이름을 사용하였다. 이들 이름은 1957년에 국제순수·응용화학연맹(IUPAC)에 의해 승인되었다.
물리 및 화학적 성질
레이저 빛으로 본 페르뮴. 레이저를 쪼여 빛을 흡수한 원자를 이온화시키고, 생성된 페르뮴 이온을 다른 파장의 레이저로 검출한다. 페르뮴은 현재까지 스펙트럼이 측정된 가장 무거운 원소이다. <출처: M. Sewtz et al., [First Observation of Atomic Levels for the Element Fermium (Z=100)], Phys. Rev. Lett. 90, 163002 (2003) >
페르뮴은 반감기가 비교적 짧으며 강한 방사선을 내고 화학 반응성이 큰 원소이다. 얻어지는 양이 매우 적고 아직 순수한 원소 상태의 금속이나 고체 화합물도 얻지 못하였으므로, 방사성 붕괴 성질 이외의 성질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몇 가지 화학적 성질은 극미량을 사용하여 조사되었다. 페르뮴은 은백색을 띠는 금속이고, 녹는점은 약 1500℃으로 예측되었다. 또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하여 산화페르뮴(Fm2O3)을 생성하고, 수증기와 반응하여 수소를 발생시키면서 산화페르뮴이 되며, 산에 녹아 Fm3+이 될 것으로 짐작된다. 주된 산화상태는 +3이며, +2의 상태도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보통 조건의 수용액에서는 Fm3+ 이온만 존재하고, Fm3+ 이온은 여러 배위자(ligand)와 착화합물을 잘 만든다. Fm3+ 이온의 수화수(hydration number)는 16.8이고 산해리 상수는 1.6x10-4으로 보고되었다.
Fm3+ 이온은 비교적 쉽게 +2 상태로 환원되는데, 예로 SmCl2에 의해 환원되어 FmCl2와 SmCl2가 함께 침전한다. 산성 수용액에서 Fm3+/Fm2+, Fm3+/Fm, 그리고 Fm2+/Fm쌍의 표준환원 전위는 각각 -1.15V, -1.98V, -2.37V이다.
동위원소
페르뮴(Fm)의 동위원소는 질량수가 241~260인 20가지가 알려져 있는데, 모두 방사성 동위원소이며, 멘델레븀-260의 전자포획 붕괴 생성물인 260Fm을 제외하고는 모두 인공적으로 합성되었다. 처음으로 수소폭탄 폭발 실험 낙진에서 발견된 동위원소는 255Fm이며, 처음으로 인공적으로 합성된 동위원소는 250Fm이다. 반감기가 상대적으로 긴 동위원소들은 257Fm(반감기 100.5일), 253Fm(반감기 3일), 252Fm(반감기 25.39시간), 255Fm(반감기 20.07시간), 251Fm(반감기 5.3시간), 256Fm(반감기 2.6시간)이며, 나머지들은 반감기가 32분보다 짧다. 2가지 준 안정한 핵 이성체, 250mFm과 251mFm이 알려져 있는데, 이들의 반감기는 각각 1.92초와 21.1 마이크로 초로 짧다. 241Fm, 242Fm, 244Fm, 256Fm, 258Fm, 259Fm, 260Fm은 주로 자발적 핵 분열을 한다. 243Fm, 245Fm, 246Fm, 247Fm, 248Fm, 250Fm, 252Fm, 254Fm, 255Fm, 257Fm은 주로 α붕괴를 하고 캘리포늄(Cf) 동위원소가 되는데, 뒤의 4가지 동위원소들의 α붕괴 비율은 99.8% 이상이다. 249Fm, 251Fm, 253Fm은 주로 β+ 붕괴 또는 전자포획을 하고 아인슈타이늄(Es) 동위원소가 된다. β- 붕괴를 하는 동위원소는 없으며, 따라서 페르뮴의 방사성 붕괴에서 원자번호 101번인 멘델레븀(Md)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페르뮴의 바닥상태 전자배치<출처: (cc) Pumbaa at Wikimedia.org>
페르뮴의 합성
페르뮴은 핵반응로(원자로)에서 239Pu 표적에 고선속 중성자를 장기간 쪼여 합성한다. 주로 미국의 오크릿지국립연구소(ORNL)의 85 MW 고선속 동위원소 원자로(High Flux Isotope Reactor, HFIR)와 러시아의 원자로연구소의 SM-2 루프형 원자로(loop reactor)에서 만드는데, 페르뮴 이외에도 다른 가벼운 초우라늄 원소들이 함께 생성된다. 오크릿지 연구소에서 수 kg의 239Pu 표적을 써서 생산되는 원소들의 전형적인 양은 퀴륨-242(242Cm)가 100 g 규모, 버클륨-249(249Bk), 캘리포늄-252(252Cf), 아인슈타이늄-253(253Es)가 각각 mg 규모, 그리고 257Fm이 μg 규모이다. 257Fm외에 미량의 253Fm과 255Fm도 함께 얻어진다. 239Pu대신에 다른 가벼운 악티늄족 원소(예로 퀴륨)를 표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257Fm은 원자로에서 보다 가벼운 악티늄 원소에 중성자를 쪼여 얻을 수 있는 가장 무거운 원소이다. 257Fm에 중성자가 하나 더 더해져 생성된 258Fm(반감기 3.8x10-4초)은 거의 생성 즉시 자발적 핵 분열을 하므로, 이보다 더 큰 질량을 갖는 원소가 만들어지지 않으며, 모든 페르뮴 동위원소들이 β- 붕괴를 하지 않아 이에서 101번 원소(멘델레븀, Md)가 생성되지 않는 것이 101번 이후의 원소가 중성자 쪼임으로는 만들어지지 않는 이유가 된다.
양이온 교환 크로마토그래피로 여러 초우라늄 원소 이온들을 분리한 크로마토그램. 페르뮴과 아인슈타이늄은 각각 100과 99로 표시되어있고, 다른 것들은 원소 기호로 표시되어 있다.
페르뮴은 토륨(Th)에 질소 이온을, 우라늄(U)에 헬륨 이온을, 그리고 플루토늄에 탄소 이온을 충돌시켜서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의 발견 과정에서 보았듯이, 열핵(thermonuclear bomb, 수소 폭탄) 폭발 잔해에서도 분리될 수 있다. 1969년 7월 16일에 실시된 2만~20만 톤 열핵 폭발 실험(허치 실험(Hutch test)이라 불렸음)에서 수 mg의 페르뮴이 생성된 것으로 여겨지는데, 10 kg의 잔해에서 40 pg(1pg=1x10-12g)의 257Fm이 회수되었다.
페르뮴을 생성시킨 표적이나 페르뮴이 포함된 폭발 잔해에는 다른 악티늄족 원소나 이들의 핵 분열 생성물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에서 페르뮴을 분리하는 전형적인 방법은 먼저 표적이나 잔해를 질산에 녹인 후 양이온교환 크로마토그래피로 분리하는 것인데, 용출액으로는 α-히드록시아이소부틸산암모늄(ammonium α-hydroxyisobutylate) 용액을 사용한다. 같은 전하를 갖는 양이온의 경우, 이온 크기가 작을수록 α-히드록시아이소부틸산 음이온과 강한 착물을 형성하므로 먼저 용출되어 나오는데, 악티늄 원소들은 주로 +3가 상태의 양이온이 되며 이온 크기는 원자번호가 클수록 작다. 용출 분획에 들어있는 각 원소들은 방사성 붕괴에서 방출되는 β- 선과 α선을 추적하여 검출한다.
페르뮴은 아직 충분한 양이 얻어지지 않아, 금속이나 화합물 형태로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페르뮴의 이용
페르뮴은 아주 극미량만 만들어지고 또 반감기가 비교적 짧아 기초과학 연구 이외의 다른 용도는 아직 없다. 페르뮴을 사용하여 보다 무거운 원소를 합성한 경우도 찾기 어렵다. 그러나 255Fm는 반감기가 20.07시간인 α입자 방출원으로, 암 치료에 대한 방사성 의약품으로 사용하는 것이 연구되고 있다.
페르뮴 화합물
아직 분리된 페르뮴 화합물은 없으며, 산화물도 Fm2O3일 것으로 짐작될 뿐이다. 유일하게 확인된 화합물은 FmCl2인데, 이는 용액 중의 Fm3+를 염화사마륨(II)(SmCl2)로 환원시킬 때 생기는 FmCl2/SmCl2 공동 침전에서 확인되었다.
생물학적 역할, 독성, 주의 사항
페르뮴은 인공원소로 생물학적 역할은 없다. 강한 방사선을 내므로 건강에 위험하지만, 일반인이 페르뮴을 접할 기회는 없다. 페르뮴을 연구하는 사람은 접할 기회가 있어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회(International Commission on Radiological Protection)는 253Fm과 257Fm에 대한 연간 노출 상한치를 설정하고 있는데, 253Fm의 경우는 섭취로는 107 베크렐(becquerel, Bq), 흡입으로는 105 Bq이고, 257Fm의 경우는 섭취로는 105 Bq, 흡입으로는 4000 Bq이다.
- 글
- 박준우 이화여대 명예교수(화학)
-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템플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랫동안 이화여대에서 화학을 연구하고 가르쳤다. 저서로 [인간과 사회와 함께한 과학기술 발전의 발자취]와 [아나스타스가 들려주는 녹색화학 이야기] 등이 있고, 역서로 [젊은 과학도에 드리는 조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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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 1수치로 보는 페르뮴
- 페르뮴은 질량수가 241~260인 20가지의 동위원소가 알려져 있는데, 가장 안정한 것은 반감기가 100.5일인 257Fm이며 이의 표준 원자 질량은 257.0951 g/mol이다. 주로 고선속 핵반응로에서 239Pu에 중성자를 쪼여 만드는데, 연간 전세계 생산량이 수 마이크로그램(μg)에 불과하다. 원자의 바닥상태 전자배치는 1s22s22p63s23p63d104s24p64d105s25p64f145d106s26p65f127s2([Rn]5f127s2)이다. 녹는점은 약 1500℃로 추정되며, 끓는점과 밀도는 알려지지 않았다. 화합물에서는 주로 +3의 산화상태를 가지나, +2의 상태도 있을 수 있다. 수용액에서는 +3가 상태의 이온만 존재하며, 6배위된 Fm3+ 이온의 반경은 92.2 pm이다. 첫 번째 이온화 에너지는 627kJ/mol이며, 폴링의 전기음성도는 1.3이다. 산성수용액에서 Fm3+/Fm2+, Fm3+/Fm, 그리고 Fm2+/Fm쌍의 표준환원 전위는 각각 -1.15V, -1.98V, -2.37V이다.
Fermium
Fermium, named for physicist Enrico Fermi, has a half-life of 11 days and no applications. Fermi worked to create the first nuclear chain reaction in a squash court under the University of Chicago stadium. Scroll down to see examples of Fermiu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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