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이제부터는 적이다.’
늘 한솥밥을 먹었던 슈퍼쌍둥이 자매가 서로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첫 맞대결을 펼친다. 주인공은 흥국생명 레프트 이재영과 현대건설 세터 이다영이다.
진주 선명여고 3학년에 재학중인 자매는 지난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초고교급 선수라는 사실이 입증되는 순간이었다. 이어 9월11일 열린 2014-2015 여자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는 1순위(이재영)와 2순위(이다영)으로 각각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에 지명됐다.
시즌 개막과 함께 소속팀 경기에 나섰던 자매는 제주에서 열린 전국체전 출전을 위해 다시 선명여고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역시나 금메달이었다. 같은 팀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무대인 셈이었던 것.
소속팀으로 완전히 복귀해 출전시간을 늘려가며 V리그 무대에 적응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매는 운명의 첫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제부터 하나는 웃고, 하나는 울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재영의 소속팀 흥국생명은 4승3패 승점 12점으로 4위를 기록중이다. 1라운드 돌풍이 잠잠해지며 최근 2연패에 빠졌다. 오늘 승리한다면 3연패 위기 탈출과 동시에 3위로 한 계단 올라설 수 있다. 팀의 승리가 간절한 순간에 이재영은 책임감을 안고 코트에 나선다.
최근 경기였던 23일 IBK기업은행전에서 이재영은 1세트에 교체로 경기에 투입된 뒤, 2세트부터 맹활약하며 팀의 상승세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5득점을 기록하며 외국인선수 루크에 이어 가장 많은 득점도 올렸다. 공격점유율 14.5%에 성공률은 46.7%였다. 그러나 팀은 이재영의 활약에도 2-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박미희 감독은 이재영의 체력과 코트벨런스를 감안해 출전타이밍을 조정하고 있다. 9일 인삼공사 전에서 16점(성공률 75%)으로 퍼펙트한 활약을 보였던 이재영이 13일 도로공사전에서는 7점(성공률 27%)으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직은 기복이 심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맞서는 이다영의 소속팀 현대건설은 6승2패 승점 15점으로 2위에 올라있다. 오늘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단독선두로 치고 올라간다. 역시나 중요한 시점이다. 현대건설은 2라운드 들어 KGC인삼공사와 IBK기업은행에 이어 GS칼텍스까지 연속으로 잡아내며 3연승을 내달리고 있다. 오늘 4연승에 도전한다. 다만 24일 GS칼텍스전에서 풀세트 접전을 펼친 뒤 하루밖에 쉬지 못했다는 점이 체크포인트다.
세터인 이다영은 GS칼텍스전에서 매 세트마다 코트에 나서며 활력을 불어넣었다. 아직은 염혜선 세터를 받치는 역할이지만 주전 자리를 꿰차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두 팀은 1라운드 대결에서 현대건설이 3-1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흥국생명의 1라운드 유일한 패배이기도 했다. 당시 주예나가 부상으로 실려 나갔었지만 현재는 복귀한 상태다.
슈퍼쌍둥이 자매의 어머니인 김경희씨는 국가대표 세터 출신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었다. 늘 딸들의 모습을 대견하게 바라보며 응원했었지만 오늘 만큼은 응원 팀 없이 그저 두 딸의 대결을 지켜보는 입장이 됐다.
유니폼 색깔은 다르지만 프로무대에 뛰어들며 코트에 새 바람을 몰고 온 슈터쌍둥이 이재영과 이다영 자매. 그들의 첫 맞대결에 배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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