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4악장에서 오케스트라의 서주(序奏)가 지나면 바리톤이 일어나 힘차게 독창한다.
“오, 벗들이여! 이런 곡조는 아니오. 더욱 즐겁고 환희에 넘치는 노래를 함께 부릅시다.”
이어서 오케스트라의 서주를 뛰어넘는,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환희의 선율이 터져 나온다. 독일 시인 프리드리히 폰 실러(Friedrich von Schiller, 1759~1805)의 [환희의 송가(An die Freude)]에 베토벤이 곡을 붙인 ‘합창’이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교향곡 제9번]에는 ‘합창’이란 부제가 붙는다. 유럽 연합(EU)은 [환희의 송가]를 공식 찬가로 채택했다. 이 노래에는 자유와 단결, 평화를 염원하는 유럽 연합 회원국 간의 다짐이 담겨 있다.
……
냉혹한 세상이 갈라놓았던 것들을
신비로운 그대의 매력이 다시 이어주누나.
그대의 고요한 날개가 머무는 곳에서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된다.
위대한 하늘의 선물을 받은 자여,
진실한 우정을 얻은 자여,
여인의 따뜻한 사랑을 얻은 자여,
다 함께 환희의 노래를 부르자!
그렇다, 비록 한 사람의 마음이라도,
땅 위에서 그것을 가진 이는 누구라도.
……
팍스 로마나(Pax Romana), 팍스 브리태니카(Pax Britanica),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에 이어서 팍스 시니카(Pax Sinica), 팍스 자포니카(Pax Japonica)까지 등장했고 유럽 연합의 팍스 유로피아(Pax Europaea)도 지구촌 평화의 한 축이 됐다. 이들 신조어가 강대국의 힘에 의한 거짓 평화 혹은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인류를 향한 환희가 되어야 할 것이다.
평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유럽 단일 시장의 닻을 올린 유럽 연합은 어디에서 시작되었고, 어디로 가고 있을까. 혹시 하나로 뭉친 시장이 지역 문화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석탄 먹는 말’이 유럽 연합을 잉태하다
‘풀 먹는 말’이 ‘석탄 먹는 말’로 바뀌면서 세상이 바뀌었다. 석탄 먹는 말은 바로 증기 기관이었다. 영국의 제임스 와트(James Watt, 1736~1819)가 만든 증기 기관은 ‘산업 혁명의 꽃’이었다. 증기 기관의 발달로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고 공업이 급속히 발전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 혁명은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유럽은 산업 혁명을 계기로 농업 중심 사회에서 공업 중심 사회로 이행했다. 산업 혁명은 증기 기관의 주된 연료로 이용된 석탄의 분포에 큰 영향을 받았다. 풍부한 노동력과 철도 등도 산업 혁명이 일어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산업 혁명으로 부가 축적되면서 유럽의 인구 부양력도 향상했고 공업이 발달한 지역에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도시가 성장했다. 대량 생산이 이루어져 상품을 값싸게 공급할 수 있게 되면서 생활수준도 높아졌다. 하지만 열강은 산업화된 사회에서 대량 생산된 잉여 상품을 처분하기 위해 식민지 경쟁을 벌였다. 자본주의적 제국주의는 필연적으로 전쟁을 향한 발걸음으로 이어졌다.
산업 혁명으로 얻은 기술력은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석탄과 철광석 등 원료가 풍부한 지역에는 탄광과 각종 공장이 속속 들어섰다. 독일의 루르·자르 지방은 석탄이, 프랑스의 로렌 지방은 철광석이 풍부했다. 군수 산업이 발달했던 이 지역들은 1, 2차 세계 대전의 접전지가 되었다.
산업 혁명으로 공업화된 유럽은 두 번의 세계 대전을 겪으면서 큰 피해를 보았다. 유럽은 서로 바짝 붙어 있으면서도 언어와 문화, 화폐 등이 각각 다르다 보니 전후에 서로 무역을 하는 일조차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유럽 국가들은 전쟁을 피하고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유럽 연합을 탄생시켰다.
유럽 통합 아이디어는 중세에도 있었다. [신곡]으로 유명한 단테(Alighieri Dante, 1265~1321)는 많은 국가들이 독립적인 주권을 갖게 되면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았다. 단테는 유럽이 기독교를 바탕으로 한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보면서도, 세속 세계의 질서와 통합을 위해서는 교황이 아닌 황제가 여러 국가를 지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혈연과 상속으로 유럽의 대부분을 얻게 된 합스부르크가(家)의 독일(신성로마제국)·오스트리아 황제 카를 5세(Karl V, 1500~1558)도 기독교 단일 국가를 꿈꾸기도 했다.
오늘날에는 유럽의 정치적·경제적 통합에 방점을 두고 있지만, 중세에는 정치적·종교적 통합을 꿈꾸었던 것이다.
하나의 유럽, 하나의 시장, 하나의 통화
2차 세계 대전이 끝나자 프랑스와 독일은 전쟁 방지와 경제 부흥을 위해 전략 자원을 공동 관리하기로 했다. 이를 계기로 1951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6개국이 모여 유럽 석탄 철강 공동체(ECSC)를 결성했다.
이후 1967년, 유럽 석탄 철강 공동체는 1957년에 설립된 유럽 경제 공동체(EEC) 및 유럽 원자력 공동체(Euratom)와 통합하여 유럽 공동체(EC)로 발전했다.
단순한 시장 통합 단계에서 정치·경제 통합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1991년 유럽 공동체 12개국(벨기에, 덴마크, 독일, 그리스, 스페인, 프랑스,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이탈리아, 네덜란드, 포르투갈, 영국) 정상들이 네덜란드의 마스트리흐트에 모였다. 여기서 유럽 통합 조약인 마스트리흐트 조약 체결을 합의하고 1993년에 발효된 조약에 따라 유럽 연합을 출범시켰다. 1995년에는 오스트리아, 스웨덴, 핀란드가 가입하여 회원국이 15개국으로 확대되었다.
1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유럽 중앙 은행. 유로 통화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출처: (CC) Norbert Nagel @ wikimedia commons> 2 유럽 연합기. |
1999년 단일 화폐인 유로화가 등장했고, 2002년 1월 1일부터 유로화가 법정 통화로 일제히 통용되기 시작하면서 유로화는 유럽 연합의 공식 화폐가 되었다. 현재 2015년 1월 기준으로 19개 국가가 유로화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 덴마크, 스웨덴은 지금도 자국 통화를 공식 화폐로 사용하고 있다.
유럽 연합에는 2015년 5월 기준으로 28개국이 가입해 있다. 인구는 2010년 기준 약 5억 1백만 명에 달하고 교역 규모는 2009년 기준 약 3조 2천억 유로나 된다. 북미 자유 무역 협정(NAFTA)이나 아시아 태평양 경제 협력체(APEC) 등은 자유 무역 연합이나 관세 동맹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유럽 연합은 화폐를 통합한 경제 동맹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유럽 연합은 통합을 상징하는 연합기(旗)를 만들었다. 유럽 연합기에는 파란 바탕에 둥글게 원을 이루고 있는 12개의 노란별이 그려져 있다. 회원국 수는 28개인데, 왜 12개의 별이 그려져 있는 것일까? 여기서 별의 수는 회원국 수를 나타내는 게 아니다. 숫자 12는 12개월, 낮과 밤 12시간, 헤라클레스의 12가지 과업 등에서 보듯이 완전함과 완벽함을 상징한다. 원 모양은 통합과 단결을 뜻한다. 따라서 회원국 수가 늘더라도 별의 수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환희의 송가]가 유럽 연합의 연합가(歌)라면 에우로페는 유럽의 상징이다. 유럽의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가 한눈에 반한 페니키아의 공주 에우로페(Europe)에서 유래했다. 황소로 변신한 바람둥이 제우스가 에우로페를 납치해 태우고 다녔는데, 그때 돌아다닌 지역을 에우로페의 이름을 따서 유럽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지금은 ‘20 유로’ 화폐의 ‘초상화 창’ 속에 에우로페가 숨어 있다. 위조 방지를 위해서다. 이제는 제우스도 쉽게 납치하지 못할 것이다.
유럽 연합의 달라진 풍속도
유럽의 경제적 통합으로 많은 변화가 나타났다. 우선 유럽 내에서는 사람과 상품의 이동과 기업의 설립이 자유로워졌다. 또한 통합 화폐인 유로화가 있어 사람들은 환전하지 않고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되었다. 기업의 활동도 더욱 활발해졌다. 환전하는 데 드는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는 데다 시장이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1 체코-오스트리아 국경. 간판 하나만이 이곳부터 체코임을 알린다. <출처: (CC) GuentherZ @ wikimedia commons> 2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국경에 위치한 마을 바를러의 한 카페. 십자가 모양의 선을 기준으로 왼쪽은 네덜란드, 오른쪽은 벨기에 영토이다. <출처: (CC) Jerome @ wikimedia commons> |
최근 유럽에서는 유럽 연합 회원국의 국민들이 국경을 넘어 쇼핑을 하거나 출퇴근을 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심지어 조깅을 하면서 국경을 넘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국적과 무관하게 집값이나 노후 대비를 이유로 거주지를 다른 나라로 옮기기도 한다.
2004년 유럽 연합 집행 위원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6%가 유럽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1999년 동일한 조사와 비교해 5% 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반면 국적 정체성은 42%에 불과했다.
특히 유학과 여행의 기회가 많아진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국가에 대한 인식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1987년부터 유럽 연합에서 실시 중인 유럽 내 교환 학생 프로그램 ‘에라스무스 프로그램’도 젊은이들의 문화적 유대를 강화하는 데에 한몫하고 있다.
집시는 유럽 통합 이전부터 국경을 넘나들었다. 국가 의식이 희박해진 ‘에라스무스 세대’가 유럽의 주역으로 등장하면 그들은 더욱 통합적인 집시의 전통을 만들 것이다.
유럽이 경제적으로 통합되었다 하더라도 주권 국가가 사라지고 새로운 하나의 정부가 유럽에 들어서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정부의 권한이 점차 국민에게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되면서 유럽 연합은 일종의 지방자치단체로 이뤄진 거대 정치 조직으로 변모할지도 모를 일이다.
지역의 다양성을 살리는 유럽의 농업
유럽 연합이 일정한 영역의 경제는 하나로 묶을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농업은 지리적 현상과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지역마다 독특한 특성을 띨 수밖에 없다.
19세기 후반 유럽 농업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 산업 혁명이 진전되고 도시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곡물의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유럽 정부들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아메리카 대륙과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으로부터 값싼 곡물을 들여왔다.
유럽에서는 농작물 재배와 가축 사육을 결합한 혼합 농업이 많이 행해진다. <출처: (CC) Anne Burgess @ wikimedia commons>
곡물 가격 경쟁에서 밀리게 된 유럽의 농부들은 경지의 일부에 밀과 보리 등 식량 작물을 재배하면서 나머지 땅에서는 사료 작물을 재배해 소, 돼지 등 가축을 길렀다. 이런 형태의 농업을 혼합 농업이라고 부르는데, 주로 서안 해양성 기후 지역에서 행해진다. 유럽에는 빙하의 침식으로 넓은 평야가 형성되어 있어 가축을 기르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혼합 농업도 지역 환경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덴마크와 네덜란드 등 기후가 서늘하고 토양이 척박한 곳에서는 젖소를 기르는 낙농업이 발달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의 대도시들이 집중해 있는 북해 연안 지역에는 낙농업과 함께 근교 농업인 원예 농업이 발달했다.
1 프랑스산 레드 와인. 프랑스는 포도 재배에 최적인 자연환경을 갖고 있어 와인이 발달했다. <출처: (CC) Jana Reifegerste @ wikimedia commons> 2 맥주의 본고장 독일의 맥주는 풍부하고 진한 맛과 온화한 향으로 인기가 좋다. <출처: (CC) Hannnnemannnn @ wikimedia commons> |
유럽인이 와인이나 맥주를 많이 마시게 된 것도 자연 환경 탓이다. 남유럽에는 석회암 지역이 많아 수질이 좋지 않으므로 와인이 없어서는 안 될 음료로 자리 잡았다. 포도를 재배하기 어려운 독일에서는 와인 대신 맥주를 즐겨 마신다. 맥주의 원료인 보리와 밀은 서늘한 북서유럽에서 주로 재배되는 작물이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지역에 따라 기후․지형․식생 등 자연 환경과 역사․경제 등 인문 환경이 다르게 나타난다. 유럽이 통합되어도 각 국가들이 다양성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은 바로 서로 다른 자연․인문 환경 덕분이다.
자연 · 인문 환경의 산물, 유럽의 축제
유럽 연합의 자연․인문 환경은 유럽의 축제 문화와도 떼려야 뗄 수 없다. 유럽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잘 보여 주는 축제 문화는 카니발에서 유래했다. 유럽은 기독교라는 종교적 공통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 카니발이 개최된다.
매년 2월 하순경에 열리는 카니발은 예수의 고난과 죽음을 기리기 위해 금육(禁肉)과 절제의 생활을 하는 사순절에 앞서 열리기 때문에 유희와 일탈이 허용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유럽의 민중은 평소 왕과 영주, 교회의 권력에 눌려 감정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없었다. 하지만 카니발을 비롯한 축제 기간에는 교회와 왕을 풍자하는 것이 허용되었다. 이렇듯 축제의 본질은 일탈과 자유라고 할 수 있다.
유럽 국가들은 기후와 지형뿐 아니라 역사와 경제 등을 반영한 지역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겨울이 긴 고위도 지방에서는 백야(白夜)와 관련된 축제가 열린다. 스웨덴에서 가장 큰 축제 중 하나인 하지 축제는 일 년 중 해가 가장 길어지는 6월 20일 전후에 열리는데, 이 시기에는 낮 길이가 무려 20시간이나 지속되어 오전 2시에도 날이 밝다.
1 노르웨이의 바이킹 축제에서 사람들이 바이킹 복장을 하고 행진하고 있다. <출처: (CC) Steven Pavlov @ wikimedia commons> 2 독일의 맥주 축제이자 민속 축제인 옥토버 페스트를 즐기는 사람들. <출처: (CC) Heribert Pohl @ wikimedia commons> |
노르웨이의 바이킹 축제, 그리스의 헬레니즘 예술 축제는 민족의 역사적 배경을 소재로 한 축제이고, 독일의 맥주 축제와 프랑스의 와인 축제는 지역 산업이 축제로 발전한 예다. 세계 3대 영화제인 칸 영화제, 베니스 영화제, 베를린 영화제는 영화 산업을 축제로 발전시킨 것이다.
세계 10대 축제 가운데 독일의 옥토버 페스트,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카니발, 영국의 노팅힐 축제와 에든버러 축제, 스페인의 부뇰 토마토 축제 등 다섯 개가 유럽에서 열리고 있다. 나머지 세계 10대 축제는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 타이의 송끄란 축제, 일본의 삿포로 눈 축제, 멕시코의 세르반티노 축제, 몽골의 나담 축제이다.
스페인의 부뇰 토마토 축제. ‘토마토 공격이 시작됐다.’ <출처: (CC) flydime @ wikimedia commons>
유럽의 축제 정신은 로마인의 축제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고대 달력에 따르면 한 해에 가장 먼저 열리는 전통 축제는 3월 17일의 리베랄리아(Liberalia) 축제이다. 이 축제는 다산과 성장을 주관하는 전원의 신인 리베르(Liber)를 예배하기 위해 열린 의식이었다.
리베랄리아는 일종의 성인식 성격도 지녀서 성년이 된 소년들이 처음으로 어른 옷을 입는 날이기도 했다. 이러한 로마의 관습은 “아버지가 정한 때까지 후견인과 청지기 아래에 있나니.”라는 사도 바울의 말에서도 엿볼 수 있다.
‘자유의 신(the free Father)’으로 불린 리베르(Liber)는 그리스 신화 속 풍요와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와 동일시되고, 리베르의 여성 신인 리베라(Libera)는 대지의 여신인 데메테르 또는 생성의 여신인 페르세포네(데메테르의 딸)와 동일시된다.
연극은 풍요와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에 대한 의식(儀式)이 그리스에 전해져서 발생했다고 한다. 신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성장, 전원, 풍요, 자유, 일탈 등은 축제의 본질이다. 결국, 축제는 이성과는 반대되는 감성을 표현하는 의식이다. 예술의 경지도 규격에서 벗어난 일탈, 더 나아가 환희의 상태를 거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유럽 축제의 정신인 자유와 환희가 실러에게 가닿았을까. 실러의 [환희의 송가]는 프랑스 혁명 직전인 1785년에 쓰였다. 26세 청년이었던 시인 실러는 독일 전제 군주제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염원을 담아 송가를 지었다. 처음에는 ‘자유에 붙임’이라는 제목을 붙이려 했지만 검열을 의식해 ‘자유’를 ‘환희’로 고쳤다. 하지만 ‘환희’라는 단어 덕분에 더 인간적인 가치가 송가에 담기게 됐다.
실러는 자유와 환희가 ‘이 세상 모든 존재에게 내리는 은총’이라고 노래한다. [교향곡 제9번]의 ‘합창’대로라면 유럽 연합이 유럽만을 위한 시장이 아닌 세상을 위한 시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자연의 환희를 가슴에 품고
모든 착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이나
장미 핀 환희의 오솔길을 걷는다.
환희는 우리의 입맞춤과 포도주,
그리고 죽음조차 빼앗을 수 없는 친구를 주고
땅을 기는 벌레에게도 기쁨은 있나니
천사는 신 앞에 선다!
……
네이버 포스트 [이 나라의 랭킹, 순위가 궁금해] 당신을 유혹하는 유럽 축제 Best 5
출 처 : 유럽 연합
'World Geography > World Geograph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국의 역사와 지리 (0) | 2015.07.31 |
---|---|
런던,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0) | 2015.07.31 |
프랑스의 역사와 지리 (0) | 2015.07.31 |
파리, 베르사유, 몽생미셸 (0) | 2015.07.31 |
크로아티아 (0) | 2015.0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