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야 구

셉터플 크라운

나 그 네 2010. 8. 20. 17:27

'아직 끝이 아니다' 이대호, 셉터플 크라운 가능할까?

롯데 이대호가 19일 문학 SK전에서 타점을 추가해 이 부문 선두에 오르면서 그의 트리플크라운(타율·타점·홈런 부문 1위) 획득이 확실시 되고 있다.

현재의 페이스라면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세 번째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게 된다.

이대호 개인으로 볼 때 2006년에 이어 두 번째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는 기쁨을 누리게 된다.

그러나 이대호의 목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다. 바로 7관왕을 의미하는 셉터플크라운(Septuple Crown)이 그 것이다.

◇트리플크라운을 넘어 셉터플크라운으로

현재 이대호는 타율. 타점. 홈런. 최다안타. 장타율 등 5개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득점(85점)에선 2위. 출루율(0.432)에선 3위를 달리고 있지만 언제든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선두와의 격차가 크지 않다.

현재 팀 동료 홍성흔이 득점 선두(86점)와 출루율 선두(0.434)를 달리고 있지만 왼 손등 골절로 남은 경기에 출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대호는 득점에선 1위에 1개 뒤져 있고.출루율에선 0.002 차로 추격하고 있다.

이대호가 득점과 출루율 타이틀까지 거머쥘 경우 무려 7개 부문에서 개인타이틀을 차지하는 셉터플 크라운을 완성하게 된다.

메이저리그에서도 40년 넘게 나오지 않은 셉터플크라운

셉터플크라운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단 5번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한 기록이다. 1887년 팁 오닐. 1901년 냅 라조이. 1909년 타이 콥. 1922년 로저스 혼스비. 1967년 칼 야스트르젬스키 등이 셉터플크라운의 영광을 거머쥐었다.

그 중 오닐. 라조이. 콥 등 세 선수는 반발력이 적은 공을 사용했던 데드볼시대에 셉터플크라운의 대기록을 수립했다. 1920년 이후 반발력이 큰 딱딱한 공으로 야구를 하면서 라이브볼시대가 열렸고 이후 셉터플크라운은 단 두 차례만 기록됐다. 그마저도 43년 전에 나온 게 가장 최근 기록이다.

◇이대호가 셉터플크라운 등극키 위해선?

이미 9연속경기홈런으로 메이저리그 기록을 뛰어넘은 이대호가 21세기 첫 셉터플크라운 주인공이 될지는 타율에 달렸다. 현재 2위 홍성흔에 0.04 앞서 있지만 남은 경기 0.360의 타율을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

박영길 본지 객원기자는 “타율만 받쳐주면 셉터플크라운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안타 하나에 타율 0.001가 오락가락한다. 컨디션 난조로 한 경기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면 0.002. 0.003씩 떨어진다. 타율 관리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일단 타율을 높이면 득점과 출루율에서도 좋은 성적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박 객원기자는 이대호가 높은 타율을 유지하기 위한 사항 몇 가지를 지적했다. 첫 번째는 정신적인 문제다. 롯데가 4.5위 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초조함.불안감에 시달리면 안된다. 두 번째는 동료타자들의 컨디션문제다. 가르시아 강민호 등 후속타선의 컨디션이 좋아야 상대 투수들이 이대호와 정면 승부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경윤기자 bicy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