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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다향(茶鄕), 녹차의 고장

나 그 네 2013. 1. 9. 18:26

보성은 대한민국 최남단인 전라남도 남부의 중앙에 위치해 산, 바다, 호수가 잘 어우러진 ‘3경 3향’의 고장이다. 제암산 등 임금 제(帝)자를 가진 명산과 청정해역인 득량·여자만, 내륙호수인 주암호의 아름다운 풍광이 조화를 이뤄 3경(景)을 연출하고 있다.

예로부터 충신열사와 민족의 선각자가 많이 배출된 고장이어서 의향(義鄕)으로도 불리며, 판소리의 비조 박유전 선생과 정응민 선생을 중심으로 창제된 보성소리와 채동선 선생의 민족음악 혼이 서린 예향(藝鄕)이기도 하다. 여기에 생명연장의 꿈을 이룰 수 있다고까지 하는 국내 최대 다향(茶鄕)이란 명성도 얻고 있다.

전남 보성군의 평지 녹차밭 풍경. 마치 파란 융단을 펼쳐놓은 듯 주변의 나무 등과 어울려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출처:보성군 제공>

국내 최대 다향(茶鄕), 녹차의 고장

보성은 요즈음 녹차 밭마다 파란 싹이 돋아나면서 남녘의 봄기운을 전하고 있다. 혹독한 추위를 견뎌낸 보성차밭의 푸른 차나무들은 기지개를 켜며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보성녹차는 단순한 음료를 넘어서 차밭의 관광자원화와 함께 다양한 연관제품 개발을 통해 보성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다. 보성군 관내에는 크고작은 차밭 200여곳이 있으며, 전체 면적도 1063㏊에 달하고 있다. 이 가운데 보성읍 봉산리에 자리한 대한다업의 대한다원은 28㏊ 규모이다. 차밭 들머리에는 70여년생 삼나무가 즐비하게 서 있어 하늘을 가리고, 다원은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춰 사계절 관광객이 찾고 있다.

보성차밭은 녹차 대축제가 열리는 5월이 가장 아름답다. 녹차밭과 인접 율포해수풀장 등지의 관광객은 2011년을 기준으로 600만 명에 육박하는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0년에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보성 녹차찻집을 열고, 녹차를 이용한 비누와 화장품, 라떼 등 80여 종의 연관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보성군은 “녹차와 연관산업 등을 합친 녹차의 부가가치는 연간 6,00억 원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람사르협약 보존습지, 벌교의 해산물

수산물로는 국내 해안습지 가운데 첫 람사르협약 보존습지로 등록한 벌교의 넓은 갯벌에서 잡아 올린 꼬막, 국물이 구수한 짱뚱어, 횟감으로 일품인 우럭, 바지락, 새조개, 키조개 등이 있다. 벌교꼬막은 ‘보성 벌교에 와서 꼬막 맛을 못보고 가면 평생 후회한다’는 말이 전래될 만큼 독특한 맛을 지니고 있다. 꼬막은 찬바람이 부는 가을부터 이듬해 3월까지가 제철이다. 벌교꼬막은 모래가 섞이지 않은 쫀득쫀득한 개펄에서 자라기 때문에 일품이다. 새꼬막(일명 똥꼬막)과 달리 껍데기가 단단하고 골이 깊은 벌교꼬막은 쫄깃하고 담백한 맛이 난다.

벌교꼬막은 바닷물이 빠지면 널빤지인 뻘배를 타고 널 옆에 달린 갈쿠리를 이용하여 잡는다. 벌교의 식당에 가면 소쿠리 째 내놓는 삶은 꼬막과 양념 꼬막, 꼬막 회무침, 된장국에 푼 꼬막국물, 꼬막전 등 다양한 꼬막요리를 맛볼 수 있다. 꼬막회무침 등을 이용한 ‘꼬막비빔밥’도 관광객이 즐겨 찾는 메뉴이다. 벌교역 앞에서 부용교로 나가는 길목의 일일시장에서는 생꼬막을 팔고 있고, 시장 부근에 있는 몇몇 도매상에서도 3~15kg 단위로 구입할 수 있다.

갯벌에서 즐기는 레포츠, 뺄배 타기

보성 갯벌은 다양한 수산물의 보고 뿐 아니라 조개잡이 도구로 이용하는 뻘배(속칭 널배)를 이용한 ‘레포츠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보성군은 2011년 벌교읍 장양리 앞 갯벌에서 ‘제1회 도지사기 뻘배대회’를 성공적으로 열었다. 뻘배 경기는 남녀노소 참여할 수 있는 데다 질 좋은 갯벌이 ‘미용효과’ 성분까지 함유하고 있어 갈수록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갯벌에서 펼쳐지는 씨름대회와 갯벌 속 보물찾기 등은 참여하는 모든 이에게 색다른 기쁨을 선사하고 있다.

보성 뻘배는 재래식 뻘배보다 훨씬 가벼운 무게 7~9㎏이어서 누구나 손쉽게 탈 수 있다. 보성군은 올해 더욱 다양하고 알찬 행사를 열어 보성 뻘배경기를 바다레포츠로 자리잡도록 할 계획이다.

전남 보성군 벌교 포구앞 갯벌에서 어민들이 꼬막을 캐고 있다. 벌교꼬막은 담백한 맛을 자랑하여 수산물 지리적 표시 제 1호로 동록된 보성의 명물이다.

태백산맥의 고장

벌교읍 시골장터에는 벌교꼬막을 이용한 다양한 음식점이 문을 열고 있으며, 인접지역에서는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를 찾아 볼 수 있다. 시장에 들어서면 꼬막 삶는 냄새가 군침을 돌게한다. 시장 골목에는 돼지국밥집과 순대집 등이 즐비하여 시골장터의 맛과 멋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벌교 5일장 주변인 벌교우체국~벌교읍사무소 간 길이 750여m에 조성해 둔 ‘태백산맥 문학거리’는 우리의 소중하면서도 아픈 역사를 말하고 있다.

보성군이 지난해 조성한 태백산맥 문학거리에는 소설 [태백산맥]에 등장하는 김범우와 염상진·염상구 등 대표 인물 7명의 ‘인명판’이 만들어져 있다. 거리에는 소설 속의 남도여관과 금융조합 자리가 그대로 남아 옛 정취를 전하고 있다. 이곳에는 미니콘서트를 열 수 있는 작은 무대가 만들어져 있어 주말이면 문화공연도 열리고 있다.

비옥한 농토와 청정한 자연

보성의 청정 농·축·수산물은 비옥한 농토와 청정한 자연 속에서 키워져 유명하다. 다습한 해양성 기후에서 자라 맛과 향이 뛰어난 쪽파, 득량만의 싱그러운 바닷바람을 쐬며 자란 황토감자, 연중 햅쌀 밥맛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녹차미인 보성쌀’,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일품인 ‘웅치올벼쌀’ 등이 있다. 참다래, 딸기, 토마토, 오이, 버섯, 오디 등도 맛과 영양 면에서 최고로 꼽힌다. 벌교에서 맛볼 수 있는 꼬막정식과 보성읍의 양탕, 녹차떡갈비, 녹차를 이용해 만든 다양한 웰빙 요리 등도 보성의 자랑거리다.

300년 동안 빚어 온 미력옹기, 올이 가늘고 투박하여 입을수록 질이 좋아지며 땀에 젖어도 달라붙지 않아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보성 삼베, 섬세한 멋을 자랑하는 용문석과 징광유기 등도 보성이 자랑하는 특산품이다.

사계절 내내 자연을 닮은 축제

보성은 다양한 천혜 자원을 바탕으로 계절별 축제를 열고 있다. 봄이 무르익는 5월이면 차 잎 따기 등 다양한 체험 등을 할수 있는 전국 최대 차문화 축제인 보성다향제 ‘녹차대축제’를 열고 있다. 차 만들기, 차잎따기 등 5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행사를 통해 차의 참 맛과 우리 차의 소중함을 선사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일림산 철쭉제’도 주요 볼거리로 꼽힌다. 5월 초 쯤이면 초암산과 일림산은 온통 붉게 물들여진다. 330여 만㎡의 일림산 자연 철쭉단지는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여름이면 율포솔밭 해변 등지에서 ‘한 여름 밤의 향연’이 펼쳐지고, 가을이면 득량만의 별미 ‘전어축제’를 열어 보성의 맛을 선사하고 있다. 보성에서는 또 매년 10월이면 ‘서편제 보성소리축제’를 열어 우리나라 국악의 양대 산맥을 튼실하게 지켜가고 있다.

서편제 보성소리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우리민족의 자산이다. 보성은 서편제의 비조 박유전 선생과 보성소리를 창제한 정응민 선생의 빛나는 업적으로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판소리 성지로 불리고 있다. 조상현, 성우향, 성창순 등 판소리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를 여러명 배출한 고장이기도 하다.

초겨울이면 제맛을 내는 ‘벌교 꼬막축제’와 연말쯤의 ‘보성차밭 빛 축제’ 등 사계절 내내 자연을 닮은 축제를 열고 있다.

전남 보성군 보성읍 녹차로에 2010년 9월 준공한 한국차 박물관 모습. 지금까지 31만여 명이 찾고, 44,00여 명이 다례체험을 하는 등 국내 최고 다례교육장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가는 곳마다 명승지, 천혜의 관광지 즐비한 고장

보성군은 발길 닿는 곳 마다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는 천혜의 관광지가 즐비하게 있다. 천봉산 자락의 벚꽃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될 만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굽이굽이 벚꽃길을 지나면 백제 무녕왕 3년에 지어진 천년고찰 대원사와 국내 유일의 군립 백민미술관이 자리하고 있다. 주변에는 보성에서 나고 자란 서재필 박사의 유적지와 조각공원이 조성 돼 있다.

유서 깊은 율포 솔밭해변과 국내 유일의 지하 120m에서 끌어 올린 암반해수에 보성녹차가 어우러진 ‘해수·녹차탕’과 국제규격의 해수풀장, 이른 봄 철쭉으로 붉은 바다를 연출하는 일림산과 초암산, 웅치자연휴양림은 자연 속의 휴식처로 각광받고 있다. 조정래 선생의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인 벌교와 태백산맥문학관, 이순신 장군이 해상방위에 대비해 함선을 만들었던 득량 선소(船所) 해안에는 세계적인 공룡알 화석지가 남아 있다.

보성차밭 주변에 조성된 ‘한국차소리 문화공원’에 터를 잡은 ‘한국차박물관’은 개원한 지 2년 여만에 국내 최고의 ‘다례교육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2010년 문을 연 한국차 박물관에는 차에 대한 역사와 이해, 차와 건강, 세계 차, 고대~근·현대까지 차의 발자취, 시대별 유물, 차 문화의 역사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실과 차 예절을 배울 수 있는 차 문화 체험공간이 꾸며져 있다. 지난해 말까지 4400 명이 넘는 학생과 일반인이 다례교육을 체험하는 등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다양한 문화유산의 보고

무지개 다리로는 국내에서 가장 큰 보물 제304호 벌교홍교와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되어 국가지정보물로 승격된 우천리 3층석탑, 고려시대에 세워진 옥마리 5층석탑과 봉천리 5층석탑에서는 선인들의 정제되면서도 세련된 멋을 느낄 수 있다. 존제산 입구의 암벽에 양각된 유신리 마애여래좌상과 봉능리석조인왕상, 해평의 석장승 등 보성의 길목길목마다에는 투박하면서도 정겨운 우리 문화재를 만날 수 있다.

보성읍 시가지에 자리한 보성군 청사는 시민들의 쉼터로 사랑하고 있다. 보성군이 2007년 8월 오래된 청사를 무리하게 신축하지 않고, 주민 여론에 따라 207억 원을 들여 2010년 11월까지 리모델링을 실시했다. 주차시설을 대폭 늘려 청사를 찾는 군민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으며, 주변 상가 등의 고질적인 주차난도 해소했다. 다양한 운동기구와 놀이시설을 갖춘 놀이공원을 만들어 주민에게 개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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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수도권, 충청권 지역에서는 호남 고속도로나 서해안 고속도로를, 영남권에서는 남해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철도는 광주역이나 보성역, 순천역을 이용할 수 있다. 고속버스는 서울~광주, 서울~보성간을 운행하고 있으며, 광주나 순천에서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있다.

여수박람회 개막에 맞춰 목포~광양간 고속화도로가 4월중에 개통할 예정이어서, 보성을 찾기가 한층 쉬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성다향제 녹차대축제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유망축제이자 전국 최대 차 문화·산업 축제인 제38회 보성다향제 ‘녹차대축제’가 2012년 5월 16일부터 20일까지 보성차밭 일원과 한국차소리문화공원 등지에서 열린다. 군은 올 축제를 여수세계박람회와 연계하기 위해 예년에 비해 열흘 가량 늦춰 열기로 했다.

여수박람회장을 방문한 관광객이 보성을 찾도록 하기 위해 셔틀버스 운행 등 관광객 수용태세도 한층 강화해 두고 있다. 이번 축제는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 보성녹차’라는 주제로 마련한다. 차 만들기와 찻잎 따기, 햇차 무료시음, 다례시연, 찻사발 만들기, 차밭 1박 2일 체험, 차 문화 행사, 전시판매, 공연행사 등을 다채롭게 펼칠 예정이다.

부대행사로 녹차사진촬영대회와 녹차 골프대회, 마라톤대회, 국제차학술심포지엄, 철쭉행사 등이 열리며, 즐길 거리와 체험 행사도 대폭 늘려 녹차수도 보성의 명성에 걸맞는 차 문화 축제가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세계 다문화음식과 녹차음식 시식회 등 다양한 먹거리와 농특산물 기획 판매전, 청소년 참여 프로그램도 확대하기로 했다. 외국인 전용 안내소를 설치하여 외국인 관람객 등 다양한 계층의 관광객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때쯤이면 차 밭 인근에 있는 일림산 일원 330여 만㎡에 연분홍철쭉이 활짝 피어나 철쭉향연도 함께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나영석 / 경향신문 전국부 기자
경향신문 전국부 기자로 35년동안 근무하면서 주로 여수·순천·광양 등지에서 활동하고 생활해왔다. 이 때문에 남해바다 사랑과 여수·순천·광양 발전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2012 세계박람회와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해 여수·순천·광양이 국제화 도시로 발돋움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고 취재에 임하고 있다.

자료협조 보성군청

발행일 2012.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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