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작은 격려와 두 번째 작품 사이엔 5년의 공백이 있었고 그는 평론가로 활동한다. 어느 인터뷰에서 농담처럼 이야기했듯 그는, 평론가로 데뷔해 영화감독이 된 것이 아니라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후 평론가가 된 ‘희귀한 케이스’였다. 각종 매체에 영화평을 기고하던 그는 이 시기 ‘B 무비’ 취향을 강하게 드러냈고, 1993년 즈음에 만난 이훈 감독은 박찬욱 감독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마스카라>(95)로 데뷔한 이훈 감독은 1995년에 화재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그의 나이, 서른세 살이었다.) “원래 B 무비를 좋아했지만, 그 친구를 만나면서 더 좋아하게 됐죠. 이훈 감독에겐 미국 유학 시절에 구한 수많은 영화들이 있었어요. 듣도 보도 못한 영화들이었는데, 그의 감식안은 정말 놀라웠죠. 영화뿐만 아니라 음악도요. 평론가들도 깜짝 놀랄 수준이었으니까요. 그 친구는 그냥 자기가 좋아서 영화를 추천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면 모두 다 영화사적으로 평가하는 컬트 걸작들이었어요. 이훈과 만나면서 상당히 많은 변화를 겪었죠.” 곽재용 감독, 이무영 감독, 윤태용 감독, 조영욱 음악감독, 이재순 프로듀서, 오동진 기자 등은 당시 함께 어울리던 지인들이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