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daily/한 국 인

의사 심영목교수

나 그 네 2009. 1. 20. 18:13

 

의사 심영목

 

 



 

 

병원 측에 따르면 심 교수는 두 가지 면에서 적임자였다.  첫째, 심 교수는 타고난 보스였다. 그는 남에게 지시 받는 게 싫어 선배가 없는 원자력병원 흉부외과를 선택할 정도로 ‘리더형 인간’이다. 리더의 자질은 어릴 적부터 도드라졌다. 서울사대 부중 1, 2학년 때 반장을 맡아 휴식시간에도 떠들지 않고 욕이 없는 반을 만들었다. 지금은 삼성의료원 산악회 회장으로 전국 명산에 ‘행차’할 때면 늘 전공의들이 뒤를 따른다. 둘째, 그는 개척자 정신을 지녔다. 그는 남들이 꺼리는 분야를 맡아 최고수가 됐다. 심 교수가 폐, 식도 수술을 시작했을 때에는 폐암, 식도암 진단을 받으면 그것이 곧 사망선고나 마찬가지였다. 의사들조차 “살리지도 못할 것 왜 칼 대냐”는 반응이 주류였다. 그러나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해 ‘치료가 가능한 분야’, ‘세계적 수준’으로 바꿔나갔다.

 

그는 서울대병원 전공의 과정을 거쳐 서울 수도통합병원에서 흉부외과 전문의로 군의관 생활을 마쳤다. 그는 당시 K병원에서 심장수술을 맡을지, 원자력병원에서 폐암과 식도암 수술을 할지 고민했다. 당시 흉부외과 의사는 곧 심장을 수술하는 의사였다. K병원은 급여도 원자력병원보다 많았다. 더구나 심 교수는 폐암과 식도암 수술에서 ‘왕초보’나 마찬가지였다. 서울대병원에서도 폐암 수술은 흉부외과 의사가 마취과 의사나 전공의도 없이 간호사 1명의 도움을 받아 시행하는 단계였다. 심 교수는 식도암 수술을 해 본 적도, 구경한 적도 없었다. 선배 전공의들이 그때까지 환자 3명을 수술했다는 것이 전설처럼 떠돌았을 따름이었다.  

 

그러나 심 교수는 폐암과 식도암을 맡을 원자력병원을 택했다. 그리고 엉뚱한 선언을 했다. “외래환자 안보고 항암치료도 않겠다. 수술만 하겠다.” 내과 의사들은 이 ‘웃기는 청년의사’에게 환자를 보내주지 않았다. 심 교수는 혼자서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수술 훈련만 거듭했다. 환자가 오지 않자 속을 태우다 내과 교수들에게 한 번만 자신의 얘기를 들어달라고 사정했다. 어렵게 마련된 자리에서 심 교수는 “식도암 환자의 수술 사망률을 5% 이하, 5년 생존율을 30%로 유지할 자신이 있다”고 큰소리쳤다. 내과 의사들에게 그는 역시 ‘황당한 의사’이었다. 식도암 수술 분야에서 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영국에서도 5년 생존율은 1980년대 4~5%에 불과했고 90년대에 들어서야 20%대에 올랐을 정도였는데….

 

 

 

 

그러나 심 교수는 늘 수술방법을 연구했고, 마침내 원자력병원에 간 지 3개월 만에 첫 환자가 왔을 때 보란 듯이 수술에 성공했다. 그가 90년대 초 1년 동안 폐암 환자 80여명, 식도암 환자 60여명을 수술하고 그 결과를 학회에서 발표하자 모두들 깜짝 놀랐다. 선배 의사인 서울대병원 노준량 교수는 “우리가 10년 동안 수술한 것을 1년 만에 했다”며 등을 두드렸다. 심 교수가 이끄는 폐암 수술팀은 현재 한 해 600여명의 폐암 환자를 수술한다. 그렇다고 수술 건수만 많은 것은 아니다. 그의 손을 거친 환자의 5년 생존율을 보면 1기 암일 때 71.1%, 2기는 40.8%, 3기 30.7%인데 이 정도면 이 분야 세계 최고인 MD앤더슨 암센터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처음 폐암 수술을 할 때만 해도 컴퓨터단층촬영(CT)이 도입될 무렵이었습니다. 수술도 소극적이어서 가슴을 절개해놓고도 림프샘 하나에만 종양이 있어도 닫았습니다. 지금은 CT 기술과 판독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했고 림프샘 뿐 아니라 심장에 암이 번져있어도 가능하면 절제해서 환자를 살립니다.” 심 교수는 “환자의 가슴을 연 상태에서 수술을 하지 않고 봉합하면 환자에게 큰 후유증을 남긴다”며 “반면 림프샘을 광범위하게 절제하면 완치 확률이 높아지는데다 림프샘 조직을 통해 정확한 병기를 알아내 향후 치료를 더 잘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심 교수팀이 가슴을 열었다가 닫는 확률은 1%가 되지 않는다.

 

 

 

 


심 교수는 자신이 암 전문병원이 아니라 종합병원에서 일하는 것이 치료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종합병원에 있으면 인공심폐기를 돌리거나 심장치료팀의 긴급구원을 받는데 유리하다. 성형외과, 내분비내과, 신장내과 등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것도 치료율을 높이는데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그에게는 요즘 두 가지 고민이 있다. 하나는 어떻게 하면 환자의 부작용을 줄이는가 이다. 흉부외과에서 심장 분야는 대부분 수술 뒤 건강이 극적으로 좋아지지만, 폐와 식도 수술을 받으면 기능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통증도 계속된다. 이런 부작용을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지 꿈 속에서도 고민한다. 둘째는 병원 시스템을 어떻게 고쳐 암 환자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될까 하는 점이다. 심 교수는 암센터 개원을 앞두고 한 달 동안 미국 존스홉킨스병원, 메이요클리닉, 매사추세츠종합병원, MD앤더슨 암센터, 도나파버암센터, 메모리얼 슬론 캐터링 암센터 등을 견학하고 그곳의 장점을 삼성 암센터에 접목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는 암 환자가 오면 하루 만에 진단을 끝내고 1주 만에 치료에 들어갈 수 있는 ‘원 스톱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협진 시스템을 강화해 치료의 정확도를 강화시키려 애쓰고 있다. 일부 직원은 처음에 일이 늘어나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지만, 심 교수는 끄떡도 하지 않았다.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지금은 대부분의 직원들이 심 교수의 방침을 적극 따르고 있다. 자신이 조금만 고생하면 환자가 좋아진다는 것을 직접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폐암은 국내 발생률 5위, 사망률 1위의 암이지만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정한 ‘국가 5대 암’에 포함되지 않는다. 5대 암이 조기진단을 통해 희생자를 줄일 수 있는 암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폐암은 다른 암과 달리 조기 진단이 쉽지 않다. 매년 기본적 건강검진을 받고도 암을 발견하지 못해 암이 온몸에 번졌을 때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금까지 의료계에서 폐암을 조기진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지만 X선 촬영과 가래 검사는 암을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판명 났다.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역시 비용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국의 의료진은 유전자의 변이를 통해 조기 진단하는 방법을 비롯해 방사선 조사량(照射量)을 보통 CT의 6분의 1 정도로 줄인 ‘저선량 나선형 CT’, 특정한 빛을 쏘아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구석구석까지 검사하는 ‘형광 기관지 내시경’ 등의 방법으로 하루라도 빨리 폐암을 발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암세포 하나가 1센티 크기 되는데 20년……청소년기에 담배 안 피워야
당장은 가급적 암이 덜 진행된 상태에서 하루라도 빨리 발견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를 위해 20년 이상 흡연했거나 50세 이상이면 매년 한번 CT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오래된 골초이거나 집안에 가족력이 있어 불안하다면 CT를 찍은 다음 기관지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만사불여튼튼’.

 

현재 폐암은 ‘2차 예방’이라고 할 수 있는 조기진단은 힘들지만 ‘1차 예방’의 길은 그리 어렵지 않다. 폐암은 90% 이상이 담배 때문에 생기므로 담배만 끊어도 폐암의 위험을 확 줄일 수 있다. 서양에서는 남성 폐암의 90%, 여성은 70%가 담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양 남자는 서양과 별 차이가 없다. 단지 동양 여성 폐암 환자의 절반가량은 흡연 때문에 발병했고 나머지는 간접흡연이나 요리할 때 나는 연기와 김, 라돈·석면 등 공기 중 발암물질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순한 담배와 간접흡연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순한 담배는 폐암 중 선암의 중요한 원인으로 밝혀졌고, 간접흡연 역시 폐암의 원인이라는 데 이론이 없다. 그렇다고 담배를 끊으면 곧바로 폐암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폐암은 보통 몇 년 동안에 걸쳐 세포가 변형된 뒤 암세포가 생기고 그 다음 서서히 진행된다. 한 개의 암세포가 분열해서 암세포 덩어리가 1㎝ 정도로 되는 데에는 20여년이 걸린다. 일단 암세포가 분열을 시작했다면 담배를 끊는다고 효과를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청소년의 금연이 중요하며, 담배를 끊었어도 매년 폐암 발병 여부를 체크해야 한다.

 

전암(前癌) 단계 이전인 사람은 금연 직후부터 서서히 암 발병 위험이 감소한다. 담배를 피웠더라도 암세포가 생기지 않은 사람이 훨씬 더 많고 이들은 금연하면 암 예방효과가 있는 것이다. 또 금연하면 뇌중풍(뇌졸중) 심장병 등 다른 병의 발병 위험은 몇 년 만에 줄어든다. 또 암 유발 물질인 라돈 석면 등에 노출되거나 혼탁한 공기에서 오래 지내는 것도 폐암 유발의 원인이다. 교외에 살면서 출퇴근한다고 대기오염의 피해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지만 폐암 발병 위험이 미약하나마 낮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폐암은 세포의 모양과 크기 등에 따라 크게 소세포폐암과 비(非)소세포폐암으로 구분된다. 전체 폐암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소세포폐암은 암세포가 시시각각 분열하고 조기에 온몸으로 퍼지기 때문에 수술로 큰 효과를 못 보며 대신 약물요법과 방사선치료로 암과 싸운다. 이 암은 분열이 왕성한 세포를 초토화하는 기존의 항암제에 금세 반응하지만 재발 위험이 높아서 완치율은 10∼15%에 불과하다. 비소세포폐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이 가능하다. 일부에서는 폐암은 수술하면 암이 확 번지기 때문에 수술은 언감생심이라고 여기기도 하지만 폐암도 수술이 최선이다.

 

폐암 2기 수술하면 5년 생존율 50% 이상

심영목 교수는 “‘폐암은 수술하는 순간 번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전형적 오해”라며 “수술하면 완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폐암은 진단이 어려워 의사가 1·2기인 줄 알고 가슴을 열었다가 말기로 판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때에는 수술이 의미가 없어 가슴을 닫는데 이 때문에 이런 오해가 생긴 듯하다”고 설명한다. 폐암은 1, 2기와 3기의 일부 환자가 수술을 받을 수 있으며 전체 환자의 25~30%가 수술 대상이다. 수술 받으면 1기암은 5년 생존율이 70%, 2기는 50%를 넘는다.

최근에는 ‘폐 소매 절제술’ 등 수술법의 발전으로 이전에는 수술이 불가능했던 환자의 수술도 가능해졌다. 수술이 불가능하면 약물요법, 방사선치료 등으로 치료하거나 증세를 누그러뜨린다. 2000년 이후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레사, 로슈의 타세바 등 암세포만 골라서 죽이는 ‘표적 항암제’와 암세포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파괴하는 로슈의 아바스틴 등 신개념의 항암제가 잇따라 등장해 치료 폭이 넓어지고 있다. 이들 항암제는 지금까지 다른 항암제가 듣지 않는 환자들에게 주로 사용했지만 얼마 전부터 초기의 폐암 환자에게도 적용하기 시작했다. 요즘 선진국에서는 나노기술을 폐암치료에 접목시켜 부작용은 최소, 효과는 최대로 거두는 방법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

 

 

 

Q&A 심영목 교수에게 물어보다

  • 1
    내 인생에 자양분이 된 숨겨진 습관(secret habit)은?
    아무리 늦게 자도 일찍 일어난다. 보통은 밤 11시에 잠자리에 들어가지만 일이나 회식 때문에 늦게 귀가해 오전 1~2시에 자도 오전 4시 반에는 일어난다. 신문과 책을 읽다가 6시에 집을 나선다. 승용차 안에서는 영어방송을 들으며 영어공부를 한다. 6시20분경 연구실에 도착하면 6시45분이나 7시부터 회의에 들어간다. 7시 반에는 동료 의사들과 환자의 엑스레이 사진을 보면서 치료법에 대해 연구한다.
  • 2
    내게 힘을 주는 경구나 명언은?
    “어제는 지나가서 없다. 내일은 안 왔다. 오늘이 가장 중요하다.”
  • 3
    슬럼프에 빠지면 무얼 하며 스스로를 달래나?
    산을 찾는다. 분당의 집 앞에 불곡산이 있는데 1시간 반 정도 산을 오르내린다. 산을 찾으면 가슴이 편해진다. 굳이 힘들 때가 아니라도 토, 일요일에는 건강을 위해서 불곡산을 찾는다. 1년에 몇 차례 명산을 정해 전문의, 전공의들을 데리고 등산을 가기도 한다.
  • 4
    스무 살 때와 지금 내가 달라진 점은?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젊었을 때에도 내 영역을 만들면서 개척했고 지금도 그런 면에서 젊다고 생각한다.
  • 5
    내가 겪은 가장 아픈 실수와 교훈을 들려준다면?
    ‘힘들다’는 말을 내 사전에서 지워버렸다. 내가 맡는 분야는 환자가 숨지는 일이 드물지 않기 때문에 마음을 다잡아야 할 때가 많다. 10년 전에 식도암에 걸린 선배 의사를 수술했는데 합병증으로 숨진 적이 있다. 자녀들도 다 의사인데, 소송을 제기하고 온갖 군데에 민원을 제기해 가슴이 아픈 적이 있다. 그 때에는 환자 보호자한테 섭섭한 마음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경지를 벗어났다.
  • 6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서울대병원장을 지내신 고 이영균 교수님이다. 언제나 선공후사(先公後私) 의 자세를 유지하셨다. 우리나라 흉부외과의 개척자 중 한 분이다. 뛰어난 리더십과 추진력을 가지셔서 가르침을 많이 받았다. 공교롭게도 이 교수님께서 식도암에 걸려 서울대병원으로부터 연락이 왔었다. 하지만 이미 암세포가 전신에 번져 제대로 치료해드리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 7
    나를 감동시킨 사람이 있다면?
    2005년 갑자기 은퇴를 선언한 샌드라 데이 오코너 미국 연방대법관이다. 그는 미국 최초의 여성 연방대법관이었지만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남편과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최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남편은 부인도 못 알아 보는 상태였고 요양원에서 만난 다른 여성과 사랑과 빠졌다. 그러나 오코너는 남편이 정서적 안정을 찾고 있다며 좋아했다. 특히 그가 “젊어서의 사랑은 자신을 위한 것이라면 황혼의 사랑은 상대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서 감동을 받았다.
  • 8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수술 후 끝내 암을 못 이기고 돌아가신 많은 환자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극적으로 새 삶을 얻은 분들의 얼굴 역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7년 전 64세의 폐암 환자를 수술했는데 병원 중환자실에서 밤10시에 호출이 왔다. 심장이 마비됐다는 것이다. 이종철 병원장과 저녁 밥숟갈을 입에 떠 넣다가 달려갔다. 조치를 취하던 때의 아슬아슬한 순간이 방금 전처럼 잊히지 않는다. 지금은 건강하게 살고 있다.
  • 9
    의사를 선택한 계기는?
    어릴 적부터 막연히 의사를 하고 싶었다. 초등학교 입학 무렵 소꿉장난을 할 때에도 의사 역을 맡았다. 의대에서는 일찌감치 흉부외과로 진로를 정했다. 당시 흉부외과는 힘들지만 보람이 있어 ‘외과의 꽃’으로 불렸다.
  • 10
    흉부외과에서 이것만은 갖춰야 한다는 자질이 있다면?
    남을 위한 이타심이 채워져야 한다. 그리고 심신이 강해야 한다. 후배 한 명에게 심장수술을 가르쳤는데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숨지는 것을 보고 개원가로 나갔다. 일부 의사처럼 환자가 죽는데도 개의치 않고 자신의 이익을 고집한다면 더 문제이겠지만, 흉부외과 의사가 실패에 매인다면 더 많은 환자를 살릴 수 없다. 또 오래 수술해야 하므로 체력적으로도 강해야 한다.
  • 11
    흉부외과 의사를 정말 잘 선택했구나 싶었던 때는?
    수술을 받고 극적으로 새 삶을 얻은 환자를 볼 때이다. 한 50대 남성은 30여 년 전 식도 수술을 받고 음식을 삼키지 못해 장으로 영양분을 투여 받으며 살고 있었다. 나는 소장을 이식해줬는데, 그는 30년 만에 음식을 먹게 됐다. 환자의 부인이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몇 년 전 독극물을 마시고 식도가 타버린 40세 여성도 줄곧 음식을 못 먹다가 세 번에 걸친 수술을 받고 음식을 먹게 됐다. 다른 병원에서 치료가 되지 않아 우리 병원에 온 환자가 극적으로 회복했을 때에는 큰 보람을 느낀다.
  • 12
    같이 일을 하며 내게 믿음을 주는 사람(선후배/동료)은?
    영상의학과 이경수 교수와 호흡기내과 권오정, 김호중 교수 등 동료의사와의 팀 어프로치가 있었기에 우리 폐암치료팀이 강해졌다. 전문간호사를 비롯한 수술장 식구들 모두가 보배다.
  • 13
    사람들을 어렵게 설득해야 할 때 내가 쓰는 방식이 있다면?
    솔직함이 최고다. 더러 환자가 떼를 쓰는 경우가 있지만 사람은 죽음 앞에서는 어린이가 되므로 맞서서는 안 된다. 보호자의 처지에 서서 참으면서 설득한다.
  • 14
    다시 스무 살이 되면 하고 싶은 일들은?
    히말라야의 고봉들을 정복하고 싶다. 산을 좋아하지만 옛날에는 히말라야에 갈 엄두도 못 냈는데, 지금은 가능하니까.
  • 15
    앞으로 꼭 해내고 싶은 희망이 있다면?
    삼성서울병원 암센터를 존스홉킨스병원 암센터나 MD앤더슨암센터 못지않은 세계 최고의 암센터로 만들어 전 세계 모든 환자들이 오고 싶어하도록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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