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al science /화 학

Thallium(Tl), 81-탈륨

나 그 네 2013. 5. 15. 20:17

 

탈륨

원자번호 81번의 원소인 탈륨은 주기율표에서 바로 앞뒤에 있는 수은이나 납보다, 그리고 카드뮴보다도 독성이 큰 원소이다. 1861년에, 황산제조 공장에서 나오는 찌꺼기의 불꽃 스펙트럼에서 진한 초록색 선을 내는 원소로 발견되어 그리스어로 ‘초록색 작은 가지’를 뜻하는 ‘thallos’를 따서 원소 이름이 지어졌다. 여러 화합물들이 다양한 치료제로 사용되었으며, 특히 1900년 중반 이후에는 황산탈륨이 쥐약(살서제)으로 주로 사용되었다. 탈륨 화합물들은 체내로 들어가 중독 증상을 일으키고 심하면 죽게 하는 물질인데, 대표적 중독 증상의 하나가 탈모이다. 탈륨은 크리스티(Agatha Christie)의 소설 ‘창백한 말(The Pale Horse)’에서 살인 도구로 사용되었으며, 몇 해 전에 전범 재판에 회부되어 사형이 집행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은 반대자를 제거하는데 이를 사용한 것으로 악명이 나있다. 그러나, 탈륨은 최근에 반도체와 광학 재료, 심장질환 검사용 방사선 영상 촬영, 고온 초전도체, 화학촉매 등으로 쓰이는 등, 유용한 용도가 많은 원소이기도 하다. 탈륨의 발견과 역사, 물리·화학적 특성, 생산과 용도 등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원자번호 81번, 탈륨

탈륨(thallium)1)원자번호 81번의 원소로, 원소기호는 Tl이다. 주기율표에서는 붕소(B), 알루미늄(Al), 갈륨(Ga), 인듐(In)과 함께 13족(3A 족), 즉 붕소족에 속하는 원소의 하나이다. 13족 원소 중에서 붕소를 제외한 나머지 원소들을 알루미늄족 원소라 부르기도 한다. 은백색 금속으로, 칼로 쉽게 자를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무르다. 겉모양과 밀도가 납과 비슷하고, 녹는점(304oC)이 낮으며, 전성과 가공성이 좋다.

원자번호 81번 탈륨

원자번호 81번 탈륨

탈륨의 원소정보

탈륨의 원소정보

탈륨은 비교적 반응성이 큰 금속으로, 화합물에서는 주로 +1과 +3의 산화 상태를 갖는데 +1가 상태가 보다 안정하고 흔하다. 공기 중에서 산소와 반응하여 산화탈륨(I)(Tl2O)으로 산화되며, 수증기와 반응하여 수산화탈륨(I)(TlOH)이 되고, 산과도 잘 반응한다. 탈륨은 불꽃 스펙트럼, 반응성, +1가 화합물들의 물에 대한 용해도 등에서 알칼리 금속, 특히 포타슘(K)과 비슷하고, 생체 내에서 Tl+ 이온이 K+ 이온을 대체하여 작용하기도 한다.

탈륨은 지각에 약 0.6ppm(6x10-5%)의 비율로 존재하며, 대략 59번째로 풍부한 원소이다. 대부분의 흙과 화강암에서 포타슘을 주체로 하는 광물과 함께 들어있는데, 경제성이 없어 여기서 탈륨을 얻지는 않는다. 탈륨 광석으로는 크룩사이트(crookesite, TlCu7Se4), 로란다이트(lorandite, TlAsS2), 허친소나이트(hutchinsonite, (Tl,Pb)2As5S9) 등이 있으나, 이들은 희귀하다. 탈륨은 또한 해저 망가니즈 단괴에도 들어 있으며, 구리, 아연, 납 등의 중금속 황화물 광석에도 미량 들어 있다. 상업적으로는 구리, 아연, 납 제련의 부산물로 주로 얻으며, 황철광(pyrite, FeS2)에서 황산을 생산할 때 부산물로 얻기도 한다. 석탄에도 약간 들어 있어, 석탄을 태울 때 배출되는 탈륨이 탈륨 환경 오염의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전세계 연간 생산량은 약 10톤이다.

탈륨은 과거에는 맛과 냄새가 없는 황산탈륨(I)(Tl2SO4) 형태로 만들어 쥐약과 개미 등을 죽이는 살충제로 주로 사용하였는데, 현재는 안전성 문제로 많은 나라에서 이 용도로의 사용이 금지 되었다. 또한 백선증 등의 피부 질환 치료제, 탈모제 등으로도 사용되었는데, 이 역시 다른 약품으로 대체되었다. 대신에, 최근에는 탈륨과 이의 화합물들이 여러 첨단 용도로 개발되어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다. 예로, 셀레늄(Se) 정류기의 반도체 물질, 감마선 검출기, 적외선 검출 및 투과 장비, 음향-광학 측정 장비의 빛 굴절용 필터 등에 사용되며, 유리의 굴절율과 밀도를 높이는데도 사용되고, 화학 촉매로도 사용된다. 한편, 탈륨의 수은과의 합금은 저온 온도계와 전기 스위치에 사용된다. 또한 방사성 동위원소 201Tl는 심장 질환을 진단하는 방사선 영상 촬영에 요긴하게 사용된다. 탈륨을 포함하는 고온 초전도체 물질은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 이용되리라 기대되고 있다.

탈륨은 독성이 가장 큰 중금속의 하나인데, 이는 Tl+가 K+와 비슷하여, 생체 내에서 K+를 대체하고 중추신경계를 손상시키는데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수용성 탈륨 화합물들은 피부를 통해서도 쉽게 흡수되는데, 과량이 체내로 들어가면 중독 증상이 나타나고 사망에 이르기까지 하는데, 성인에 대한 탈륨 염의 치사량은 약 800mg으로 알려져 있다.

탈륨의 역사와 명명

탈륨은 1861년에 영국 물리학자 크룩스 경(Sir William Crookes, 1832~1919)에 의해 황산 제조 공장에서 나오는 찌꺼기(연실잔사, 鉛室殘渣)에서 밝은 초록색 스펙트럼 선을 내는 원소로 처음 발견되었다. 이를 조사하는데 사용된 분광기는 프리즘을 이용해 빛을 파장 별로 분산시키는 장치로, 프라운호퍼(Joseph von Fraunhofer, 1787~1826)가 1814년에 처음 발명하였다. 독일 화학자 분젠(Robert Bunsen, 1811~1899)과 키르히호프(Gustav Kirchhoff, 1824~1887)가 분광기를 개량하여 화학 물질의 성분을 불꽃 스펙트럼으로 분석할 수 있게 하였는데, 이런 형태의 분광기는 원소 발견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 분젠과 키르히호프는 불꽃 스펙트럼을 통해 1860년에는 광천수에서 푸른색(라틴어로 caesius) 스펙트럼 선을 내는 세슘(Cs)을, 그리고 1861년에는 인운모에서 붉은색(라틴어로 rubidus) 스펙트럼 선을 내는 루비듐(Rb)을 발견하였다.

크룩스는 1850년에 황산공장에서 얻은 찌꺼기에서 셀레늄(Se)을 추출한 후, 남은 잔류물을 텔루륨(Te)이 들어있을 것으로 짐작하고 보관하고 있었다. 그 후 11년이 지난 1861년에 그는 보관하고 있던 잔류물에서 텔루륨을 얻고자 하였으나 실패하였고, 분광기를 써서 찌꺼기의 화학적 조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진한 초록색 스펙트럼 선을 발견하였다. 그는 이 선이 새로운 원소에 의한 것으로 결론짓고, 원소 이름을 그리스어로 ‘초록색 작은 가지’를 뜻하는 ‘thallos’를 따서 탈륨(thallium)으로 정하였으며, 그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하였다. 그리고는 금속 탈륨 알갱이 몇 개를 어렵게 분리하고, 이에서 밝혀낸 성질 자료와 함께 1862년 런던 국제박람회에 출품하였다.


탈륨은 1861년에 크룩스(Sir William Crookes, 1832~1919)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

탈륨은 1861년에 크룩스(Sir William Crookes, 1832~1919)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

한편 프랑스 화학자 라미(Claude-Auguste Lamy, 1820~1878)도 1862년에 황철석에서 황산을 제조할 때 나오는 찌꺼기 성분을 분광기로 조사하여 초록색 스펙트럼 선을 내는 탈륨을 발견하였다. 그는 크룩스보다 많은 양의 탈륨을 얻고 여러 탈륨 화합물들을 만들어 성질을 조사하였으며, 또한 탈륨염을 전기분해시켜 금속 탈륨을 얻고 이를 주괴(ingot)로 만들어 역시 런던 국제 박람회에 출품하였다. 박람회에서는 라미의 주괴를 새로운 금속으로 인정하고 그에게 상을 주었는데, 크룩스가 이에 크게 반발하자 결국 크룩스에게도 시상하였다. 곧 크룩스와 라미 중 누구를 진정한 탈륨 발견자로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었는데, 결국 크룩스를 탈륨의 최초 발견자로 간주하게 되었으며, 1866년에 스웨덴에서 발견된 탈륨 광석을 크룩스의 이름을 따서 크룩사이트(crookesite)로 명명하였다.

유리 앰플 속에 들어 있는 탈륨. 순수한 탈륨은 은백색 금속이나, 쉽게 부식된다. <출처: (cc) W. Oelen>

물리적 성질

탈륨은 납과 비슷한 은회색을 띠며 칼로 자를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무르고 전성이 좋은 금속이다. 종이에 문지르면 흔적이 남는다. 녹는점은 304oC로 낮고, 끓는점은 1473oC이며, 174oC에서 승화되기 시작한다. 밀도는 20oC에서 11.85g/cm3로, 납보다 약간 크다. 여러 금속, 특히 수은과 합금을 잘 만든다. α-형과 β-형의 두 가지 동소체가 있는데, 실온에서 안정한 α-형은 전형적인 금속 육방밀집구조(hcp)를 하며, 230oC에서 체심입방(bcc) 구조의 β-형으로 변환된다.

동위원소
탈륨은 자연 상태에서 203Tl(29.524%)와 205Tl(70.476%)의 두 가지 동위원소로 있는데, 이들은 모두 안정하다. 이외에도 방사성 동위원소인 206Tl, 207Tl, 208Tl, 210Tl가 자연계에서 극미량 발견되는데, 반감기가 가장 긴 것은 207Tl(반감기 4.77분)이다. 이들 외에 질량수가 176~212인 31가지 인공 방사성 동위원소들이 알려져 있는데, 반감기가 긴 것은 204Tl(반감기 3.78년), 202Tl(반감기 12.23일), 201Tl(반감기 72.9시간), 200Tl(반감기 26.1시간)이고, 나머지들은 반감기가 8시간 보다 짧다. 203Tl보다 가벼운 동위원소들은 주로 β+ 붕괴(201Tl은 전자 포획)를 하고 수은(Hg) 동위원소가 된다. 204Tl보다 무거운 동위원소들은 주로 β- 붕괴를 하고 납(Pb) 동위원소가 된다. 204Tl는 97.1%는 β- 붕괴하여 204Pb가 되고 2.9%는 전자포획을 하여 204Hg가 된다. 인공 방사성 동위원소 중에서 201Tl은 심근 혈류 검사에서 방사선 영상(신티그램, scintigram)을 얻는데 중요하게 사용된다(의학적 응용 항 참조). 여러 준안정한 핵 이성체들이 알려져 있는데, 반감기가 가장 긴 것은 198m1Tl(반감기 1.87시간)이다.

화학적 성질

탈륨의 바닥상태 전자배치<출처: (cc) Pumbaa at Wikimedia.org>


탈륨은 화학 반응성이 비교적 큰 원소이다.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하여 산화탈륨(I)(Tl2O) 피막이 형성되는데, 피막이 떨어져 나가면서 내부까지 쉽게 산화되며, 가열하면 산화탈륨(III) (Tl2O3)이 된다. 수증기와 반응하여 수산화탈륨(I)(TlOH)이 된다. 따라서 금속 탈륨은 석유 속에 넣어 보관한다. 염산과 묽은 황산에는 느리게, 그리고 질산에는 빠르게 녹는다. 알칼리에는 녹지 않는다. 화합물에서는 주로 +1과 +3의 산화상태를 갖는데, +1가 상태의 화합물들이 보다 흔하고 안정하다. 13족 원소들 중에서는 +1가 상태가 가장 안정한 원소로, 산화상태를 별도로 표시하는 않은 탈륨 화합물(예로, 산화탈륨, 염화탈륨, 황산탈륨)은 보통 +1가 상태의 화합물들이다. 대부분의 +1가 화합물들이 대응하는 포타슘(K) 화합물과 성질이 비슷하여 초기에는 알칼리 금속의 하나로 여겨지기도 하였다. 반면에, +3가 화합물들은 대응하는 알루미늄(Al) 화합물과 비슷하며, 비교적 강한 산화제이다. 탈륨 이온들의 몇 가지 표준 전극 전위는 다음과 같다.

Tl3+ + 3 e- Tl Eo = 0.73 V
Tl3+ + 2 e- Tl+ Eo = +1.26 V
Tl+ + e- Tl Eo = -0.336 V

탈륨의 생산

탈륨은 주로 아연, 구리, 납의 황화물 광석에서 이들 금속들을 제련할 때 발생하는 연진(煙塵)에서 분리하여 얻는다. 연진을 따뜻한 묽은 산에 녹이고, 납을 황산납(PbSO4)으로 침전시켜 제거한 후에 염산(HCl)을 가하면 염화탈륨(I)(TlCl)이 침전된다. TlCl 침전을 황산과 함께 마를 때까지 끓이면 황산탈륨(I)(Tl2SO4)으로 전환되고 이를 끓는 물에 녹이면 Tl2SO4용액이 얻어진다. 이 용액을 백금선을 전극으로 사용하여 전기분해시키면 금속 탈륨이 얻어진다. 이렇게 얻은 금속 탈륨을 수소(H2) 기류 하에서 350~400oC로 가열하여 녹이고 형틀에 부어 식히면 탈륨 주괴(ingot)가 얻어진다.

미국지질조사국(USGS) 자료에 따르면, 2012년의 전세계 탈륨 생산량은 10,000kg으로 추정된다. 주된 생산국과 국가별 생산량은 파악하기 어려운데, 아연을 제련하는 나라들이 탈륨을 생산할 수는 있으나, 독성 때문에 이를 공표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카자흐스탄(Kazakhstan)이 많이 생산하는 나라 중의 하나로 파악되며, 중국에서도 상당량이 생산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USGS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수입한 탈륨(순도 99.99%, 거래 규모 100~250g 또는 그 이상)의 평균 가격은 2012년에 $6,800/kg이었는데, 2008년의 $4,900/kg과 비교할 때 매년 가격이 오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대략적으로 은에 비해 약 10배 가까이 비싼 가격으로 거래된다고 볼 수 있다.

탈륨의 용도

황산탈륨(I)(Tl2SO4)은 쥐와 개미를 죽이는데 널리 사용되었는데, 독성이 크고, 소화기관과 피부를 통해 쉽게 흡수되고, 무색이고 맛이 없어 동물들이 이 약품이 들어간 먹이를 가려낼 수가 없기 때문에 특히 효과적이다. 그러나 치명적인 비선택적인 독성 때문에 사람과 다른 동물들도 이에 중독되어 피해를 입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여, 1975년부터 미국에서 사용이 금지된 이래,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점차 사용이 금지되었다. 또한 황산탈륨(I)을 비롯한 탈륨염들이 백선증 등의 피부 질환 치료제나 탈모제 등으로도 사용되었는데, 마찬가지로 지금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대신에, 근래에는 탈륨의 새로운 산업적 용도가 개발되었는데, 지금은 탈륨의 60~70%가 전자 및 광 산업에 사용되고 나머지는 유리 제조와 의약품 산업에서 사용된다. 그러나 독성과 비싼 가격 때문에 사용에 제한을 받는다.

광학 및 전자 부품 재료
여러 탈륨(I) 화합물들이 전자 및 광학 재료로 사용된다. 산화탈륨(I)(Tl2O)은 고굴절 렌즈용 저융점 특수 유리를 만드는데 사용된다. 브로민화탈륨(I)(TlBr)/아이오딘화탈륨(I)(TlI) 결정(상품명 KRS-5)은 적외선(IR) 광학 재료, 예로, 적외선 검출기의 프리즘, 창, 렌즈 등으로 널리 사용되는데, 이들은 다른 일반 적외선 광학 재료에 비해 단단하고 원적외선을 잘 투과시키는 장점이 있다. 한편, 유리에 탈륨을 황, 셀레늄, 또는 비소 등과 함께 첨가하면 유리의 녹는점이 150oC보다도 낮은 고밀도 유리가 얻어지는데, 이런 유리는 실온의 보통 조건에서는 일반 유리와 성질이 비슷하나, 충격을 받았을 때 산산 조각으로 부서지지 않는 장점이 있어 전자 부품을 만드는데 가끔 사용된다.

브로민화탈륨/아이오딘화탈륨 결정(상품명 KRS-5)은 적외선 검출기의 렌즈, 창, 프리즘 재료로 널리 사용된다. <출처: (cc) Crystaltechno at Wikimedia.org>

황화탈륨(I)(Tl2S: thalofide라고도 부름)은 적외선에 노출되면 전기전도도가 증가하는 특성이 있어 광저항체(photoresistor, photocell이라고도 부름)로 쓰일 수 있는데, 제2차 세계대전 때 이를 이용한 장파장 적외선 검출기가 개발되어 사용되어 왔다. 또 셀렌화탈륨(I)(Tl2Se)은 볼로미터(bolometer, 열 효과를 이용한 광 검출기)에서 적외선 검출기로 사용되어 왔다. 그리고 셀레늄(Se) 반도체에 탈륨을 미량 첨가하면 이의 반도체 특성이 향상되는데, 이 반도체는 정류기(rectifier)로 사용된다. 한편, 감마선 검출 장치에 사용되는 아이오딘화소듐(NaI) 결정 섬광계수기(scintillation counter)에 탈륨을 미량 첨가하면 섬광 생성 효율이 크게 증가한다. 탈륨은 또한 용존 산소 검출기에 사용되는 일부 전극에 첨가되기도 한다. 이외에도 탈륨이 첨가된 텔루르화납(PbTe)은 열전(thermoelectric) 성질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열-전기 변환 장치에서의 이용이 기대된다.

기타 산업적 이용
탈륨과 수은의 공융 혼합물(탈륨 8.5%-수은 91.5%)은 어는점(-60oC)이 수은(-38.8oC)보다도 훨씬 낮아 낮은 온도를 측정하는 온도계와 저온 전기 스위치에 수은 대신 사용된다. 한편, 미래에 가장 중요할 것으로 기대되는 탈륨의 이용 분야는 고온초전도체로, 산화탈륨바륨칼슘구리(thallium barium calcium copper oxide, TBCCO: 일반 화학식은 TlmBa2Can-1CunO2n+m+2)라 불리는 여러 조성의 초전도 물질들이 발견되었는데, 1988년에 발견된 Tl2Ba2Ca2Cu3O10(TBCCO-2223)는 임계온도가 127K이다. 고온 초전도 물질은 핵자기공명 영상(MRI), 자기에너지 저장, 자기 추진, 전력 생산과 송전 등에 요긴하게 이용될 수 있다.

탈륨 화합물들도 산업적으로 이용되었는데, 클레리치(Clerici) 용액이라 불리는 포름산탈륨(I)(Tl(CHO2)과 말론산탈륨(I)(Tl(C3H3O4)의 1:1 혼합물의 포화 수용액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 중에서 가장 밀도(20oC에서 4.25g/cm3)가 큰 수용액으로, 부유법으로 광물의 밀도를 측정하는데 사용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독성과 부식성 때문에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다. 다른 탈륨 화합물들의 이용은 화합물 항에서 소개된다.

의학적 응용
탈륨의 가장 중요한 의학적 이용은 방사선 핵 영상(신티그램, scintigram) 촬영에 방사성 동위원소 201Tl(반감기 72.9시간)를 사용하는 것이다. 즉, 201Tl 는 심장 운동부하 검사(cardiac-stress test: 심한 운동 중 심장 조직으로의 혈액 주입 검사)에서 심근 혈류를 영상화하는데 사용되는데, 독성이 없을 정도로 미량의 201TlCl를 검사 전에 혈관에 주입하고, 이에서 방출되는 감마선의 영상화로 혈액 흐름을 조사하여 심장관련 질환을 진단하는 것이다. 이처럼 심장 검사에 사용되던 201Tl는 차차 테크네튬-99m(99mTc: 네이버캐스트 테크네튬 참조)으로 대체되었는데, 2009년 초에 99mTc를 주로 생산해온 캐나다와 네덜란드의 원자로가 노후되어 가동이 중단된 후 99mTc의 대체 핵종으로 다시 부상하게 되었다. 201Tl은 사이클로트론(cyclotron)에서 203Tl에 양성자를 쪼여 생성된 201Pb(반감기 9.33시간)가 전자를 포획하여 생성되며, 201Tl는 다시 전자를 포획하여 201Hg로 변환되면서 감마(γ)선을 방출한다.

203Tl + 1p 201Pb + 3 1n
201Pb + e- 201Tl ; 201Tl + e- 201Hg + γ-선

한편, Tl+ 이온은 알칼리 금속 이온의 생물학적 기능을 모사하는 표지물질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이는 Tl+ 이온이 생체 내에서 K+ 이온을 대체하여 작용하고, 이온 펌프에 의해 K+ 이온과 동일하게 취급되기 때문이다.

부식된 탈륨 금속 막대 <출처: (cc) Dschwen at Wikimedia.org>

탈륨 화합물

탈륨은 산화상태가 +1과 +3인 화합물들을 주로 만드는데, +1의 상태가 보다 흔하고 안정하다. 화합물 이름은 탈륨의 산화상태가 +1인 것에 제1탈륨(thallous), +3인 것에 제2탈륨(thallic)을 붙이거나, 이름의 ‘탈륨(thallium)’ 뒤에 로마숫자 (I) 또는 (III)을 넣어 구별하여 부른다. 그러나 가끔은 +1상태 화합물에서는 (I)을 생략하기도 한다. 주요 화합물로는 산화물, 칼로겐화물, 할로겐화물 등이 있다. 수용성 탈륨 화합물들은 독성이 아주 크다.

산화물
탈륨의 대표적 산화물은 산화탈륨(I)(Tl2O)과 산화탈륨(III)(Tl2O3)이다. Tl2O는 수산화탈륨(I)(TlOH)이나 탄산탈륨(I)(Tl2CO3)을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 가열해서 얻는다. 녹는점이 596oC인 검정색의 흡습성 물질로, 물에 녹아 노란색의 강 염기성 TlOH 용액이 된다. 고굴절 특수 유리와 인조 보석을 만드는데 사용되고, 탈륨을 포함하는 여러 고온 초전도체의 합성에도 사용된다. Tl2O3는 알칼리성 탈륨(I) 용액을 산소, 과산화수소(H2O2), 염소(Cl2), 또는 브로민(Br2)으로 산화시켜 얻는다. 녹는점이 717oC인 무색의 고체로 물에는 녹지 않으며, 전기전도도(실온에서 전기비저항, 7x10-5 Ω·cm)가 큰 금속성 물질이다. 광전지 등에 사용될 수 있으나, 탈륨의 독성 때문에 사용이 제한되고 있다. 이들 외에도 검은색의 혼합산화물 Tl4O3가 알려져 있으며, 옥살산과 Tl2SO4 수용액을 전기분해시켜 보라색의 과산화탈륨(IV)(TlO2)을 얻기도 하였다.

칼코겐화물
탈륨의 황화물로는 Tl의 산화상태가 +1인 황화물 Tl2S, +1과 +3의 혼합황화물인 Tl4S3와 TlS, 그리고 +1가 상태의 폴리황화물(polysulfide)인 TlS2, Tl2S5, Tl2S9등이 알려져 있다. 셀레늄화물로는 Tl5Se3, TlSe, Tl2Se3가 알려져 있으며, 텔루르화물로는 Tl5Te3와 TlTe가 확인되었다. 이들 칼코겐화물 대부분은 반도체, 반금속, 광전도체이며, 열전(thermoelectric) 효과를 보인다. Tl2S는 금속 Tl과 S를 반응시키거나 또는 Tl+ 염(예로, Tl2SO4) 수용액에 S2-를 첨가하여 만들 수 있으며, 광(적외선) 전도체로 적외선 검출기에 사용되었다. Tl2Se는 Tl2CO3 용액에 H2Se를 작용시켜 얻는데, 금속 광택이 나는 회색 물질로 물과 산에 녹지 않으며, 적외선 검출기에 사용된다. Tl5Te3는 저온에서 초전도체 성질을 보이며 열전 효과가 아주 큰 물질로 보고되었다.

할로겐화물
탈륨의 할로겐화물로는 TlX(X=F, Cl, Br, I) 및 TlX3가 있다. TlF(흰색, 녹는점 322oC)는 Tl2CO3를 HF 수용액과 반응시키면 쉽게 얻어지며, 다른 할로겐화물들과 달리 물에 매우 잘 녹는다(100mL 물에 대한 용해도: TlF, 15oC에서 80g; TlCl, 20oC에서 0.33g; TlBr, 25oC에서 0.058g; TlI, 20oC에서 0.006g). 다른 TlX들은 산성 Tl+ 수용액에 X-를 첨가하여 얻으며, 상압, 실온에서 모두 좋은 전기부도체이다. TlCl(노란색, 녹는점 431oC)와 TlBr(연노랑색, 녹는점 460oC)는 AgCl처럼 광감성을 보인다. TlCl은 염소화 반응의 촉매로 사용되었다. TlI(노란색, 녹는점 442oC)는 175oC 또는 4700기압에서 준 안정한 붉은색 결정으로 변환되며, 이때 부피가 3% 감소한다. 이후 압력을 높이면 부피가 점차 더욱 감소하여 16만 기압에서는 35%나 감소하면서 금속성 전기전도도를 갖게 된다. TlI는 수은 아크등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첨가되기도 하는데, 이런 수은등은 물이 잘 흡수하지 않는 청록색 빛을 내므로 수중 조명에 이용된다. 또한, NaI나 CsI 결정에 미량 첨가하여 방사선 섬광 검출기에서 섬광을 내는데도 사용된다.

탈륨의 삼할로겐화물(TlX3)들은 다른 13족 원소들의 삼할로겐화물에 비해 훨씬 덜 안정하다. TlF3는 Tl2O3를 F2, BrF3, 또는 SF4와 300oC에서 반응시키면 얻어지는데, 550oC에서 분해되고 물에서는 빠르게 Tl(OH)3와 HF로 가수분해된다. TlCl3는 TlCl용액을 Cl2와, 그리고 TlBr3는 TlBr 용액을 Br2와 가열하면 얻을 수 있다. 두 화합물 모두 물에서 4수화물(TlX3∙4H2O) 형태로 얻어지며, 불안정하여 40oC부근에서 분해된다. TlI3는 진한 HI 수용액에 같은 몰 수의 TlI와 I2를 넣고 용액을 증발시키면 검은색 고체로 얻어지는데, 이는 Tl+와 I3- 로 이루어진 화합물로, Tl의 산화상태는 +3이 아니고 +1이다. 그러나 과량의 I- 존재 하에서는 Tl3+의 착이온 [TlIIII4]-가 생성되며, Na2CO3 수용액에서 흔들어 주면 Tl2O3가 침전된다. 한편, +1가와 +3가 상태의 혼합 할로겐화물들도 여럿 알려져 있는데, 이들은 TlCl2, Tl2Cl3, Tl2Br3, Tl3I4등이다.

기타 화합물
탈륨(I)의 황산염(Tl2SO4), 질산염(TlNO3), 아세트산염(CH3COOTl) 등이 대표적인 탈륨 염들인데, 이들은 금속 탈륨을 해당 산에 녹이면 얻어진다. Tl2SO4은 실험실에서 Tl+의 공급원으로 널리 사용되고, 과거 오랫동안 다양한 치료제로 사용되었으며, 1900년대 후반에는 쥐약으로 주로 사용되었다. 씨앗의 발아를 억제하는 성질이 있다. TlNO3은 I-를 검출하는데 쓰이며, 바다에서 녹색 신호 불꽃을 내는데도 사용된다. CH3COOTl은 페놀의 아이오드화 반응을 촉진한다. 또한 탄산탈륨(I)(Tl2CO3)도 알려져 있는데, 이는 뜨거운 TlOH 수용액에 탄산가스(CO2)를 불어넣어 얻으며, 모조 다이아몬드의 제조, CS2의 검출, 살진균제 등으로 사용될 수 있다. 한편, +3가 염인 질산탈륨(III)(Tl(NO3)3)은 Tl2O3를 진한 질산으로 처리하여 얻는데, 이는 강한 산화제로 물에서 분해된다.

생물학적 역할, 독성, 주의 사항

탈륨의 생물학적 역할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탈륨과 탈륨 화합물(특히 수용성 탈륨 염)은 독성이 매우 크며, 발암 의심 물질들이다. 대부분의 식물들은 흙에서 뿌리를 통해 탈륨을 흡수할 수 있으며, 이들 식품을 통해 탈륨이 체내로 들어온다. 일부 해양 생물들은 그들의 조직 내에 탈륨을 농축시킬 수 있다. 인체에는 약 0.5mg의 탈륨이 들어 있는데, 혈액에 0.5ppb, 뼈에 2ppm, 조직에 4-70ppb 농도로 들어 있다. 이 정도의 농도로는 중독 증상을 보이지 않으나, 탈륨에 장기간 노출된 사람은 무기력증, 팔과 다리의 통증 등이 나타나는데, 가장 특징적인 중독 증상은 탈모이다. 단 기간에 많은 양에 노출된 사람은 메스꺼움, 구토, 설사, 혼수 상태 등을 나타내며, 사망하기도 한다. 수용성 탈륨 화합물들은 소화기관과 피부를 통해 쉽게 흡수될 수 있으므로, 취급할 때는 피부에 닿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여야 하며, 금속 탈륨을 녹일 때도 충분한 환기를 하여야 한다. 공기 중의 수용성 탈륨 화합물의 최대 허용 농도는 0.1mg/m3이며, 이의 성인에 대한 치사량은 약 800mg으로 알려져 있다. 탈륨 중독의 해독제로는 프러시안 블루(prussian blue, Fe7(CN)18·xH2O)가 사용된다.

  1. 수치로 보는 탈륨

    탈륨의 표준원자량은 204.383g/mol이다. 원자의 바닥상태 전자배치는 1s22s22p63s23p63d104s24p64d105s25p64f145d106s2
    6p1([Xe]4f145d106s26p1)이다. 지각에서의 존재비는 약 0.6ppm(6x10-5%)이며, 대략 59번째로 풍부한 원소이다. 결정은 실온에서는 육방밀집(hcp) 구조를 하며, 230oC에서 체심입방(bcc) 구조로 변환된다. 녹는점은 304oC이고 끓는점은 1473oC이며, 녹음열과 증발열은 각각 4.14kJ/mol)과 165kJ/mol이다. 20oC에서 밀도는 11.85g/cm3이며, 모스 경도는 1.2~1.3이다. 화합물에서의 주된 산화수는 +1과 +3이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이온화 에너지는 각각 589.3, 1971, 2878kJ/mol이며, 폴링의 전기음성도는 1.62이다. 20oC에서 전기비저항은 180nΩ∙m이고, 열전도율은 46.1 W∙m-1∙K-1이다. 원자반경은 170pm이고 6배위된 Tl+의 이온반경은 150pm(비교, K+, 138pm; Ag+, 115pm)이다. Tl3+/Tl+ 와 Tl+/Tl의 표준 환원전위는 각각 +1.26V와 -0.336V이다. 자연 상태의 동위원소는 203Tl(29.524%)과 205Tl(70.476%) 2가지이다. 2012년의 연간 전세계 생산량은 10톤으로 추정된다.

부식된 탈륨 금속 막대 <출처: (cc) Dschwen at Wikimedia.org>
박준우 / 이화여대 명예교수(화학)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템플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랫동안 이화여대에서 화학을 연구하고 가르쳤다. 저서로 [인간과 사회와 함께한 과학기술 발전의 발자취]와 [아나스타스가 들려주는 녹색화학 이야기] 등이 있고, 역서로 [젊은 과학도에 드리는 조언] 등이 있다.

발행일 2013.04.05

 

 

Thallium

Thallium

Atomic Weight 204.3833
Density 11.85 g/cm3
Melting Point 304 °C
Boiling Point 1473 °C
Full technical data

Thallium was used in a few murders before people caught on to its characteristic symptoms. This sizable lump could do in quite a few people, but isn't it pretty? The colors are from layers of thallium ox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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