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륨 화합물
탈륨은 산화상태가 +1과 +3인 화합물들을 주로 만드는데, +1의 상태가 보다 흔하고 안정하다. 화합물 이름은 탈륨의 산화상태가 +1인 것에 제1탈륨(thallous), +3인 것에 제2탈륨(thallic)을 붙이거나, 이름의 ‘탈륨(thallium)’ 뒤에 로마숫자 (I) 또는 (III)을 넣어 구별하여 부른다. 그러나 가끔은 +1상태 화합물에서는 (I)을 생략하기도 한다. 주요 화합물로는 산화물, 칼로겐화물, 할로겐화물 등이 있다. 수용성 탈륨 화합물들은 독성이 아주 크다.
산화물 탈륨의 대표적 산화물은 산화탈륨(I)(Tl2O)과 산화탈륨(III)(Tl2O3)이다. Tl2O는 수산화탈륨(I)(TlOH)이나 탄산탈륨(I)(Tl2CO3)을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 가열해서 얻는다. 녹는점이 596oC인 검정색의 흡습성 물질로, 물에 녹아 노란색의 강 염기성 TlOH 용액이 된다. 고굴절 특수 유리와 인조 보석을 만드는데 사용되고, 탈륨을 포함하는 여러 고온 초전도체의 합성에도 사용된다. Tl2O3는 알칼리성 탈륨(I) 용액을 산소, 과산화수소(H2O2), 염소(Cl2), 또는 브로민(Br2)으로 산화시켜 얻는다. 녹는점이 717oC인 무색의 고체로 물에는 녹지 않으며, 전기전도도(실온에서 전기비저항, 7x10-5 Ω·cm)가 큰 금속성 물질이다. 광전지 등에 사용될 수 있으나, 탈륨의 독성 때문에 사용이 제한되고 있다. 이들 외에도 검은색의 혼합산화물 Tl4O3가 알려져 있으며, 옥살산과 Tl2SO4 수용액을 전기분해시켜 보라색의 과산화탈륨(IV)(TlO2)을 얻기도 하였다.
칼코겐화물 탈륨의 황화물로는 Tl의 산화상태가 +1인 황화물 Tl2S, +1과 +3의 혼합황화물인 Tl4S3와 TlS, 그리고 +1가 상태의 폴리황화물(polysulfide)인 TlS2, Tl2S5, Tl2S9등이 알려져 있다. 셀레늄화물로는 Tl5Se3, TlSe, Tl2Se3가 알려져 있으며, 텔루르화물로는 Tl5Te3와 TlTe가 확인되었다. 이들 칼코겐화물 대부분은 반도체, 반금속, 광전도체이며, 열전(thermoelectric) 효과를 보인다. Tl2S는 금속 Tl과 S를 반응시키거나 또는 Tl+ 염(예로, Tl2SO4) 수용액에 S2-를 첨가하여 만들 수 있으며, 광(적외선) 전도체로 적외선 검출기에 사용되었다. Tl2Se는 Tl2CO3 용액에 H2Se를 작용시켜 얻는데, 금속 광택이 나는 회색 물질로 물과 산에 녹지 않으며, 적외선 검출기에 사용된다. Tl5Te3는 저온에서 초전도체 성질을 보이며 열전 효과가 아주 큰 물질로 보고되었다.
할로겐화물 탈륨의 할로겐화물로는 TlX(X=F, Cl, Br, I) 및 TlX3가 있다. TlF(흰색, 녹는점 322oC)는 Tl2CO3를 HF 수용액과 반응시키면 쉽게 얻어지며, 다른 할로겐화물들과 달리 물에 매우 잘 녹는다(100mL 물에 대한 용해도: TlF, 15oC에서 80g; TlCl, 20oC에서 0.33g; TlBr, 25oC에서 0.058g; TlI, 20oC에서 0.006g). 다른 TlX들은 산성 Tl+ 수용액에 X-를 첨가하여 얻으며, 상압, 실온에서 모두 좋은 전기부도체이다. TlCl(노란색, 녹는점 431oC)와 TlBr(연노랑색, 녹는점 460oC)는 AgCl처럼 광감성을 보인다. TlCl은 염소화 반응의 촉매로 사용되었다. TlI(노란색, 녹는점 442oC)는 175oC 또는 4700기압에서 준 안정한 붉은색 결정으로 변환되며, 이때 부피가 3% 감소한다. 이후 압력을 높이면 부피가 점차 더욱 감소하여 16만 기압에서는 35%나 감소하면서 금속성 전기전도도를 갖게 된다. TlI는 수은 아크등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첨가되기도 하는데, 이런 수은등은 물이 잘 흡수하지 않는 청록색 빛을 내므로 수중 조명에 이용된다. 또한, NaI나 CsI 결정에 미량 첨가하여 방사선 섬광 검출기에서 섬광을 내는데도 사용된다.
탈륨의 삼할로겐화물(TlX3)들은 다른 13족 원소들의 삼할로겐화물에 비해 훨씬 덜 안정하다. TlF3는 Tl2O3를 F2, BrF3, 또는 SF4와 300oC에서 반응시키면 얻어지는데, 550oC에서 분해되고 물에서는 빠르게 Tl(OH)3와 HF로 가수분해된다. TlCl3는 TlCl용액을 Cl2와, 그리고 TlBr3는 TlBr 용액을 Br2와 가열하면 얻을 수 있다. 두 화합물 모두 물에서 4수화물(TlX3∙4H2O) 형태로 얻어지며, 불안정하여 40oC부근에서 분해된다. TlI3는 진한 HI 수용액에 같은 몰 수의 TlI와 I2를 넣고 용액을 증발시키면 검은색 고체로 얻어지는데, 이는 Tl+와 I3- 로 이루어진 화합물로, Tl의 산화상태는 +3이 아니고 +1이다. 그러나 과량의 I- 존재 하에서는 Tl3+의 착이온 [TlIIII4]-가 생성되며, Na2CO3 수용액에서 흔들어 주면 Tl2O3가 침전된다. 한편, +1가와 +3가 상태의 혼합 할로겐화물들도 여럿 알려져 있는데, 이들은 TlCl2, Tl2Cl3, Tl2Br3, Tl3I4등이다.
기타 화합물 탈륨(I)의 황산염(Tl2SO4), 질산염(TlNO3), 아세트산염(CH3COOTl) 등이 대표적인 탈륨 염들인데, 이들은 금속 탈륨을 해당 산에 녹이면 얻어진다. Tl2SO4은 실험실에서 Tl+의 공급원으로 널리 사용되고, 과거 오랫동안 다양한 치료제로 사용되었으며, 1900년대 후반에는 쥐약으로 주로 사용되었다. 씨앗의 발아를 억제하는 성질이 있다. TlNO3은 I-를 검출하는데 쓰이며, 바다에서 녹색 신호 불꽃을 내는데도 사용된다. CH3COOTl은 페놀의 아이오드화 반응을 촉진한다. 또한 탄산탈륨(I)(Tl2CO3)도 알려져 있는데, 이는 뜨거운 TlOH 수용액에 탄산가스(CO2)를 불어넣어 얻으며, 모조 다이아몬드의 제조, CS2의 검출, 살진균제 등으로 사용될 수 있다. 한편, +3가 염인 질산탈륨(III)(Tl(NO3)3)은 Tl2O3를 진한 질산으로 처리하여 얻는데, 이는 강한 산화제로 물에서 분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