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al science /화 학

Bismuth(Bi), 83-비스무트

나 그 네 2013. 5. 15. 20:22

 

비스무트

원자번호 83번의 원소인 비스무트는 우리말로 ‘창연(蒼鉛)’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푸른 납’이란 뜻이다. 1400년경부터 알려졌으나, 납과 성질이 비슷하여 가끔 혼동되었는데 1753년에 조프루아(Geoffroy)가 이들 원소가 서로 다른 점을 분명히 제시하였다. 주기율표에서 바로 앞에 있는 납, 탈륨, 수은, 그리고 바로 위에 있는 안티모니와 비소가 독성이 큰 반면, 비스무트는 독성이 거의 없다. 비스무트는 금속으로는 드물게 아름다운 색을 띠는데, 이는 표면에 생긴 산화물 피막에서 일어나는 빛의 간섭에 의한 것이다. 금속 중에서 반자기성과 전기 저항이 가장 크다. 최근에는 독성으로 인해 사용이 제한되고 있는 납을 대체하여 식수 공급 설비, 페인트 안료 등에 요긴하게 사용된다. 또한, 무연 땜납, 화재 발생시의 자동 살수 장치(스프링클러) 등에 쓰이는 저융점 합금, 쾌삭강 합금 등의 제조에도 쓰인다. 한편, 비스무트 화합물들은 오랫동안 여러 용도의 의약품으로 사용되어 왔는데, 오늘날에도 지사제 펩토비스몰(Pepto-Bismol)을 비롯한 의약품 제조에 요긴하게 쓰인다. 비스무트의 발견과 역사, 물리·화학적 특성, 생산과 용도 등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원자번호 83번, 비스무트

비스무트(bismuth)1)는 원자번호 83번의 원소로, 원소기호는 Bi이다. 우리말로는 창연(蒼鉛)이라고도 부른다. 주기율표에서는 질소(N), 인(P), 비소(As), 안티모니(Sb)와 함께 15족(5A족, 질소 족)에 속하는 원소이다. 은백색 금속으로, 비교적 무르고 부서지기 쉽다.

원자번호 83번 비스무트 <출처 : (cc) Alchemist-hp at Wikimedia.org>

원자번호 83번 비스무트 <출처 : (cc) Alchemist-hp at Wikimedia.org>

비스무트의 원소 정보.

금속 중에서 반자기성이 가장 크며, 전기전도도가 작고, 홀 계수(Hall coefficient)2)가 크며, 열전도도는 수은 다음으로 작다. 녹는점은 271.5oC로 낮으며, 끓는점은 1564oC이고, 실온에서 밀도는 9.80g/cm3이다. 액체 상태에서 고체로 응고할 때 부피가 3.32% 증가한다. 화합물에서는 주로 +3과 +5의 산화상태를 가지나, +3의 상태가 보다 흔하다. 실온에서 산소와 느리게 반응하여 표면에 엷은 산화비스무트(III)(Bi2O3) 피막이 만들어지는데, 이 때문에 아름다운 노란색 또는 분홍색을 띠고 공기에서 더 이상 부식되지 않는다. 공기 중에서 가열하면 푸른 불꽃을 내면서 타서 노란색의 Bi2O3가 되며, 물과도 반응하여 수소 기체를 발생시키고 Bi2O3가 된다. 산화력이 있는 진한 산에 녹아 Bi3+ 이온이 되고, 할로겐 원소들과도 반응하여 삼할로겐화물(BiX3)을 만든다.

비스무트는 지각에 약 0.048ppm(4.8x10-6%)의 비율로 존재하는 비교적 희귀한 원소로, 존재량이 대략 70번째이다. 납(Pb), 아연(Zn), 은(Ag) 광석에서 원소 상태로 가끔 발견되기도 하나, 대부분은 화합물로 존재한다. 중요한 광물로는 휘창연(bismuthinite, Bi2S3), 창연자(bismite, Bi2O3), 포창연(bismutite, ((BiO2)2CO3)이 있다. 상업적으로는 주로 납, 구리(Cu), 주석(Sn), 몰리브데넘(Mo), 텅스텐(W) 생산의 부산물로 얻는다. 2012년의 연간 전세계 생산량은 7400톤이고, 중국에서 이의 81%인 6000톤이 생산되었다.

비스무트는 중금속이지만 독성이 거의 없다. 납과 성질이 비슷하므로, 납을 대체하여 사용되는데, 식수 공급 장치와 파이프, 낚시 추, 사냥용 산탄, X-선 차단제 등이 그 예이다. 또한 금속들의 여러 성질을 개선하는 합금제로 사용되며, 내부식성 전기도금에도 사용된다, 여러 저융점 합금에서도 비스무트가 점차 납을 대체하고 있는데, 이들은 땜납, 화재 시 자동 살수 장치인 스프링클러(sprinkler), 퓨즈 등에 사용된다. 한편, 생산된 비스무트의 약 반은 화합물 형태로 만들어져, 의약품, 화장품, 안료, 촉매 등으로 사용되는데, 지사제 펩토비스몰(Pepto-Bismol)이 비스무트 화합물로 구성된 대표적인 의약품이다. 이외에 반도체 열전(thermoelectric) 재료, 고체 전해질, 고온 초전도체 등으로도 요긴하게 사용된다.

비스무트의 원소 정보.

무연 땜납. 비스무트는 땜납에서 독성이 큰 납을 대체하여 무연 땜납 합금을 제조하는데 쓰인다. <출처: Fry Technology>

비스무트의 역사와 명명

비스무트는, 같은 족의 비소나 안티모니와 마찬가지로, 이 금속을 누가 처음 발견하였는지가 분명하지 않다. 1440년경에 금속 활자를 사용한 활판 인쇄술을 발명한 독일의 구텐베르크(Johannes Gutenberg, 1395~1468)가 처음에는 놋쇠, 납, 주석, 또는 구리로 만든 활자를 사용하다가 1450년 무렵에는 납과 비스무트 합금으로 만든 활자를 사용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 비스무트는 연금술사에 의해 1400년경에 발견된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1500년경에 남미의 잉카 제국에서 제작된 청동 검의 손잡이에 18%의 비스무트가 포함된 합금이 사용되었는데, 이에 사용된 비스무트는 천연 금속 비스무트로 여겨진다.

비록 납/비스무트 합금이 활자에 사용되었으나, 비스무트는 납, 주석, 안티모니, 심지어는 은과도 가끔 혼동되었고 이들 금속들을 구분하는 것이 어려웠다. 비스무트(bismuth)라는 원소 이름의 어원은 분명하지 않으나, 하나의 가능성은 ‘안티모니의 성질을 갖는 것’을 뜻하는 아랍어 ‘bi ismid’이다. 다른 가능성은 독일 광부들이 부른 ‘흰 덩어리(weisse masse 또는 wismuth)’라는 말을 1550년경에 독일 과학자 아그리콜라(Georgius Agricola, 1494~1555: 본명은 바우어(Georg Bauer)임)가 라틴어로 번역해서 부른 ‘bisemutum’이다. 아그리콜라는 금속들의 물리적 성질을 바탕으로 하여 비스무트가 납이나 주석 등과는 다르다고 하였으나, 이들 금속 사이의 혼동은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1700년대 전반까지도 이들 금속의 차이점에 대한 확실한 증명이 없었으나, 1753년에 프랑스 화학자 조프루아(Claude Francois. Geoffroy: 1729~1783)가 비스무트는 납이나 주석과는 다르다는 것을 확실하게 증명해 보였으며, 따라서 흔히 그를 비스무트의 발견자로 간주한다.

비스무트 결정. 분홍색이나 노란색 등의 색깔은 결정 표면에 생긴 얇은 산화물 막에서 일어나는 빛의 간섭에서 나온다. 오른쪽은 비교를 위해 놓은 고순도 비스무트 입방체 <출처:Alchemist-hp at Wikimedia.org >

물리적 성질

비스무트는 노란색 또는 분홍색을 띠는 은백색 금속인데, 이들 노란색 또는 분홍색은 표면에 생성된 얇은 산화물 피막에서 나오는 빛의 간섭에 따른 것이다. 모스 경도가 2.25로, 비교적 무르고 부서지기 쉽다. 결정은 실온에서 삼방정(rhombohedral) 구조(Bi-I, α-Bi)를 하며, 압력을 가하면 25,500 기압에서 단사정(monoclinic) 구조(Bi-II), 27,000 기압에서 정방정(tetragonal) 구조(Bi-III)를 거쳐 최종적으로 77,000 기압에서 체심입방(bcc) 구조(Bi-IV)로 전환된다. 비스무트의 물리적 성질은 보통 Bi-I(α-Bi)의 성질을 말한다. 비스무트는 금속 중에서 반자기성(diamagnetic: 자기장에 반발하는 성질)이 가장 크며, 전기전도도가 가장 작고, 홀 계수2)는 가장 크다. 그리고 천연 금속 원소 중에서는 수은 다음으로 열전도도가 작다. 박막으로 입히면 반도체 성질을 보인다. 녹는점은 271.5oC로 납(녹는점 327.46oC)보다도 낮으며, 끓는점은 1564oC이고, 실온에서의 밀도는 9.80g/cm3이다. 대부분의 금속이 고체가 될 때 부피가 감소(예로 납은 6.4% 감소)하는 것과 달리, 액체 비스무트는 고체로 될 때 부피가 3.32% 증가한다. 이렇게 서로 상반된 부피 변화 성질 때문에 적정 비율의 비스무트와 다른 금속의 합금은 녹은 상태에서 고체로 응고될 때 부피가 거의 변하지 않게 되며, 이런 합금은 오랫동안 활자 제조에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동위원소
비스무트는 자연 상태에서 거의 한가지 동위원소 209Bi로만 있으며, 다른 핵의 방사성 붕괴에서 생성된 210Bi(반감기 5.012일)가 극미량 관찰된다. 209Bi는 안정한 동위원소 중에서 원자량이 가장 큰 것으로 여겨져 왔으나, α-붕괴(반감기 1.9x1019년)를 하는 것이 2003년에 발견되어, 납 동위원소에게 안정한 가장 무거운 동위원소의 자리를 내어주었다. 그러나 209Bi의 반감기가 우주 나이의 10억 배 이상이므로, 이는 사실상 안정한 동위원소로 볼 수 있다. 질량수가 184~218인 34가지 인공 방사성 동위원소들이 알려져 있는데, 반감기가 긴 것들은 208Bi(반감기 3.68x105년), 207Bi(반감기 31.55년)이며, 나머지들은 반감기가 16일보다 짧다. 209Bi보다 가벼운 동위원소들은 주로 β+ 붕괴를 하고 납(Pb) 동위원소가 되며, 209Bi보다 무거운 동위원소들은 주로 β- 붕괴를 하고 폴로늄(Po) 동위원소가 되는데, 일부는 α-붕괴를 하고 탈륨(Tl) 동위원소가 되기도 한다. 213Bi(반감기 46분)은 라듐(Ra)에서 생산되는데, 이의 방사성 붕괴에서 나오는 α-선을 이용하여 백혈병 치료에 사용되고, 암 치료에도 사용이 시도되었다. 여러 준안정한 핵 이성체들이 알려져 있는데, 반감기가 가장 긴 것은 210mBi(반감기 3.04x106년, α-붕괴)이고 나머지들은 반감기가 26분 이내이다.

화학적 성질

비스무트는 실온에서 산소와 느리게 반응하여 표면에 얇은 산화비스무트(III)(Bi2O3) 피막을 만드는데, 이 보호 피막으로 인해 실온에서 공기와 습기에 모두 안정하다. 화합물에서는 주로 +3과 +5의 산화상태를 가지나, +3의 상태가 보다 안정하고 흔하다. 공기 중에서 가열하면 푸른 불꽃을 내면서 타서 노란색의 Bi2O3가 되고, 물과 반응하면 수소 기체를 발생하고 Bi2O3가 된다. Bi2O3는 염기성인데, 이는 같은 족의 N와 P의 산화물이 산성이고 Sb와 As의 산화물이 양쪽성인 것과 대조적이다. 비스무트는 진한 질산, 염산(산소가 있을 때), 황산에 녹아 +3가 상태의 염이 된다. 할로겐 원소와 반응하여 BiX3가 되는데, F2와는 높은 온도에서는 BiF5를 만든다. Bi3+는 란타넘 이온(La3+)과 이온 반경이 거의 같고, 이들의 화합물들은 성질이 비슷하다. 수용액에서 Bi3+는 6배위된 착이온으로 존재하는데, pH 0이하에서는 Bi(H2O)63+로 존재하다가 pH가 높아지면 H2O가 점차적으로 OH-로 대체되며, 일부는 BiO+의 6합체가 수화된 형태인 [Bi6O4(OH)4]6+(또는 6[BiO]+·2H2O)로도 존재한다. 비스무트의 몇 가지 표준 전극 전위는 다음과 같다.

Bi3+ + 3 e- = Bi Eo = 0.215 V
BiO+ + 2 H+ + 3 e- = Bi + H2O Eo = 0.320 V
Bi2O3 + 3 H2O + 6 e- = 2 Bi + 6 OH- Eo = -0.46 V


비스무트의 바닥 상태 전자 배치 <출처 : (cc)Pumbaa at Wikipedia.org>

비스무트의 생산

비스무트는 주로 납/아연, 구리, 주석, 몰리브데넘, 텅스텐 생산의 부산물로 얻는다. 구체적인 생산 방법은 어떤 금속을 주로 생산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데, 납의 제련에서 얻는 과정을 보면 다음과 같다. 용광로 또는 전기로에서의 환원 제련 과정에서 얻어지는 조(粗)납괴에는 비스무트가 10%정도 까지 들어 있을 수 있다. 이에서 비스무트를 분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크롤-베터톤(Kroll-Betterton) 공정이다. 이 공정에서는 용융된 조납에 칼슘(Ca)과 마그네슘(Mg)을 첨가하면 비스무트는 CaMg2Bi2형태의 합금으로 용융 납 위에 뜨게 되는데, 이를 회수하고 염소(Cl2)로 처리하면 비스무트가 분리된다. 다른 하나는 베트법(Betts process)으로, 이는 플루오르규산납(PbSiF6)과 육플루오르규산(H2SiF6) 혼합물을 전해질로 하여 조납을 전기분해시키는 것인데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구리 생산의 부산물로 비스무트를 얻는 방법도 납에서의 경우와 비슷하다.

위의 방법으로 생산된 비스무트에는 아직도 다른 금속(주로 납)이 불순물로 약간 들어 있는데, 비스무트를 녹이고 염소 기체로 처리하면 이들 불순물이 염화물로 산화되어 제거할 수 있다. 비스무트는 철(Fe)에 거의 녹지 않으므로, 철 용기에서 녹이고 주조할 수 있다. 쉽게 부서지므로 실온에서는 가공하기가 매우 어려우나 225oC이상에서는 비교적 용이하게 가공할 수 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 자료에 따르면, 2012년의 전세계 비스무트 신규 생산량은 7400톤이며, 이의 81%인 6000톤이 중국에서 생산되었고 다음으로 멕시코가 1000톤(13.5%)을 생산하였다. 미국의 경우, 전체 사용량(900톤)의 약 10%를 재생된 것으로 충당한다. 전세계 광석 매장량은 32만 톤이며, 이의 75%인 24만 톤이 중국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3년 3월의 비스무트 주괴(99.99% 순도) 가격은 1kg당 미화 약 $19인데, 2008년 3월에는 $35, 2011년 9월에는 약 $29로 가격 변동폭이 비교적 큰 편이다.

창연자(bismite, Bi2O3) 광석. 비스무트는 가끔 원소 상태로도 발견되나, 대부분은 창연자 등의 광석에 화합물 형태로 있다. 상업적으로는 납, 아연, 구리 생산의 부산물로 얻는다. <사진: USGS>

비스무트의 용도

생산된 비스무트의 약 2/3는 화합물로 전환되어 의약품과 안료 등으로 사용되며, 나머지 1/3은 주로 합금에 사용된다. 비스무트는 납과 물리적 성질이 비슷하면서 독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최근에는 납의 대체 금속으로 많이 사용되며, 전자 재료로 비스무트 화합물의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금속과 합금
비스무트는 납에 비해 밀도가 14% 적기는 하나, 독성이 거의 없어 무게 추 등에 납 대신 사용된다. 또 사냥용 산탄 등에도 납 대신 비스무트를 사용하는 것을 여러 나라가 의무화하고 있다. 1996년에 개정되어 1998년부터 발효된 미국의 ‘안전한 식수법 (Safe Drinking Water Act)’에서 ‘휴대용 식수 공급 장치와 파이프에는 납 성분이 들어가서는 안된다’고 적시함에 따라 식수관련 설비에도 납 대신 비스무트가 사용된다. 최근에는 수도 계량기 등의 수도 설비에도 비스무트가 납을 대체하고 있다. 납 땜에는 납-주석 합금을 주로 사용하였으나, 지금은 납을 비스무트로 대체한 납이 없는(무연) 땜납(solder)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무연 땜납(lead-free solder)은 식품 가공 설비, 구리 수도관 등에는 사용이 의무화되고 있으며, 전자공업과 자동차 공업에도 점차 사용이 늘고 있다. 또한 X-선을 차단하는데도 납 대신 비스무트가 들어간 라텍스 차단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자동 살수기(스프링클러, sprinkler). 비스무트 합금은 녹는점이 낮아 화재 발생시 자동으로 물을 살포하는 스프링클러 등에 사용된다. <출처 :(cc) Fruggo at wikimedia.org>

비스무트는 납보다도 녹는점이 낮아, 땜납 외에도 몇 가지 비스무트 합금이 저융점 합금으로 여러 특수 용도에 사용된다. 화재 감시와 소화에 사용되는 자동 살수장치(스프링클러, sprinkler), 전기 퓨즈, 기타 안전 장치에 비스무트 합금이 사용되는데, 이의 한 예가 19.1% In-5.3% Cd-22.6% Pb-8.3% Sb-44.7% Bi로 이루어진 공융합금(eutectic alloy)으로 이의 녹는점은 47oC이다. 또한 녹는점이 70oC인 Bi-Cd-Pb-Sn으로 이루어진 우드 합금(Wood’s metal) 등이 항공기와 자동차 산업에서 사용된다. 비스무트/납 합금은 원자로 냉각제로도 사용된다. 비스무트는 또한 쾌삭강(free-machining steel 또는 free-cutting steel: 절삭하기 쉽도록 개량한 강철)과 쾌삭알루미늄(free-machining aluminum), 전성이 있는 철 주조 등의 합금제로 사용되며, 아연-비스무트 합금은 얇고 균일한 철의 내부식성 전기도금(galvanization)에 요긴하게 사용될 것이 기대된다. 이외에도 다양한 비스무트 합금들이 여러 특수 용도로 사용된다.

의약품으로 사용되는 비스무트 화합물의 예

의약품
비스무트 화합물은 약 300년 전부터 의약품으로 사용되어 왔으며, 지금도 여러 비스무트 화합물들이 의약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중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이 지사제로 사용되는 차살리실산 비스무트(bismuth subsalicylate)인데, 이는 펩토비스몰(Pepto-Bismol)과 같은 ‘분홍색 비스무트(Pink Bismuth)’ 제재의 유효 성분이다. 차살리실산 비스무트와 차시트로산 비스무트(bismuth subcitrate)의 복합체는 위궤양 치료제로 사용된다. 비브로카톨(Bibrocathol)은 눈 감염 치료제로, 그리고 차갈산 비스무트(bismuth subgallate)는 악취 방지제와 수렴제로 사용된다. 또한 차질산 비스무트(bismuth subnitrate, 4Bi(NO3)(OH)2·BiO(OH))와 차탄산 비스무트(bismuth subcarbonate, (BiO)2CO3)는 위궤양, 설사, 장염, 피부질환 등을 치료하는데 쓰인다. 그리고 옥시염화 비스무트(bismuth oxychloride, BiOCl) 등 여러 화합물들이 매독 치료제로 사용되었다.

자동 살수기(스프링클러, sprinkler). 비스무트 합금은 녹는점이 낮아 화재 발생시 자동으로 물을 살포하는 스프링클러 등에 사용된다. <출처 :(cc) Fruggo at wikimedia.org>

펩토비스몰(Pepto-Bismol). 유효 성분은 차살리실산비스무트(bismuth subsalicylate)라는 비스무트 화합물이다. <사진 : www.pepto-bismol.com/>

안료와 화장품
여러 비스무트 화합물들이 안료와 화장품으로도 사용된다. 옥시염화 비스무트는 고대 이집트에서도 화장품으로 사용되었는데, 지금도 눈썹 화장, 헤어 스프레이, 손톱 칠 등에 사용되는 페인트에 진주 색깔을 내는 안료로 사용되며, 인조 진주를 만드는데도 사용된다. 차질산 비스무트와 차탄산 비스무트도 립스틱, 아이새도 등의 화장품에 진주와 같은 광택을 내기 위해 사용된다. 또한 이들은 보는 각도에 따라 색조가 달라지는 도자기 유약 제조와 페인트 안료로도 사용된다. 바나듐산 비스무트(BiVO4)는 유화와 아크릴 페인트에서 불투명한 노란색 안료로 사용되는데, 독성이 큰 황화카드뮴(CdS)과 크롬산납(PbCrO4)대신 사용되며, 자외선에 노출되어도 검게 변색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의약품으로 사용되는 비스무트 화합물의 예

바나듐산 비스무트. 유화와 아크릴 페인트에서 불투명한 노란색 안료로 사용된다.

전자재료
텔루르화 비스무트(Bi2Te3)는 띠 간격이 0.14eV인 진성 반도체로, 열전(thermoelectric: 온도 차이를 전위차로 변환시키는 것) 특성이 탁월하다. 주로 Sb2Te3 또는 Bi2Se3와 합금을 만들어서 다이오드로 제작되어 CPU 냉각 장치. 휴대형 냉각기 및 발전기, 그리고 적외선 분광기의 검출기 등에 사용된다. 삼산화 비스무트(Bi2O3)의 δ-형은 산소에 대한 고체 전해질로 사용된다. 그리고 옥시브로모 비스무트(BiOBr)는 건전지 양극 제조에 사용된다. 비스무트는 또한 고온 초전도체 BSCCO(bismuth strontium calcium copper oxide)의 구성 성분으로, 이 초전도체는 앞으로 초전도자석, 송전, 자기 부상 설비 등에 중요하게 이용되리라 기대되고 있다.

비스무트 화합물

비스무트는 산화상태가 +3과 +5인 화합물들을 주로 만드는데, +3가 상태의 화합물들이 보다 흔하다. 비소나 안티모니 화합물들과 화학적 성질이 비슷하나, 독성은 훨씬 적다. 주요 화합물로는 산화물, 칼로겐화물, 할로겐화물 등이 있다.

산화물
비스무트의 산화물은 삼산화 비스무트(Bi2O3), 사산화 비스무트(Bi2O4), 오산화 비스무트(Bi2O5)가 있다. Bi2O3는 노란색 고체로, 750~800oC에서 비스무트 금속 증기와 산소를 반응시키면 생성되는데, 상업적으로는 비스무트를 뜨거운 질산(HNO3)에 녹여 차질산 비스무트(bismuth subnitrate)를 얻은 후 여기에 과량의 가성소다(NaOH)를 넣고 가열하여 얻는다. 실온에서 안정한 결정형은 단사정(monoclinic)계의 α-Bi2O3인데, 이는 729oC에서 면심입방(fcc) 구조의 δ-Bi2O3로 전환된다. δ-Bi2O3를 냉각시키면 650oC에서 정방정(tetragonal) 구조의 β-Bi2O3로 전환되거나 또는 639oC에서 체심입방(bcc) 구조의 γ-Bi2O3가 된다. β-Bi2O3는 303oC에서, 그리고 γ-Bi2O3는 500oC에서 α-Bi2O3로 전환된다. 녹는점은 824oC이다. Bi2O3는 염기와 반응하여 BiO2-와 BiO33-가 되는데, 이들은 고분자 음이온 형태로 중합된다. 예로, Li3BIO3와 Na3BiO3의 음이온은 실제로는 각각 Bi8O2424-와 Bi4O1212-이다. Bi2O3는 물에 녹지 않으며, 산에 녹아 Bi3+의 염을 생성한다. 다른 금속 산화물과 결합하여 혼합산화물을 만들고, 세라믹 제조 과정에 첨가하면 제조 온도를 낮추어 에너지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 안료로 연단(red lead, Pb3O4) 대신 사용되며, 불꽃 놀이에도 사용된다.

Bi2O4는 과산화비스무트로도 불리는데, 비스무트산 소듐(NaBiO3)을 질산으로 분해시키거나 뜨거운 묽은 알칼리 용액에 분산된 Bi2O3를 산화시키면 얻어진다. 갈색이고, 보통 1-2개의 물 분자로 수화되어 있으며, 무수물은 100oC까지는 안정하나, 보다 높은 온도에서는 분해한다. 물에 녹지 않으나 느리게 분해하며, 뜨거운 산에는 녹아 분해된다. 강한 산화제로, HCl를 Cl2로 산화시킨다. 금속 사출에서 윤활제로 사용된다. Bi2O5는 Bi2O3의 뜨거운 진한 알칼리 용액을 전기분해시키면 얻어지는데, 불안정하고 가열하면 산소를 발생시키고 분해된다.

칼코겐화물
비스무트는 칼로겐(Z, Z=S, Se, Te)과 Bi2Z3형의 칼코겐화물을 만드는데, 이들은 진성반도체(intrinsic semiconductor)로 띠 간격은 Bi2S3는 1.3eV, Bi2Se3는 0.35eV, Bi2Te3는 0.14eV이다. 이들은 500~900oC에서 해당 원소들 간의 반응으로 만들 수 있으나, Bi2S3는 보통 Bi3+ 염과 황화수소(H2S)를 반응시켜 얻는다. Bi2S3는 휘창연(bismuthinite)으로 자연 상태에도 존재한다. 녹는점이 775oC인 갈색 고체로, 물에 녹지 않으나 산에 녹아 H2S를 생성한다. 다른 비스무트 화합물을 만드는 출발 물질로 사용된다. Bi2Se3는 녹는점이 706oC인 진한 회색 물질로, 물에 녹지 않으나, 강한 산에 녹는다. 열전 성질이 있다. Bi2Te3는 녹는점이 585oC인 회색 물질로, 물에 녹지 않으나 느리게 분해한다. 실온에서 탁월한 열전 성질을 보이는 물질로, 전자공업에서 반도체 재료로 사용된다.

할로겐화물
비스무트의 삼할로겐화물(BiX3, X=F, Cl, Br, I) 4가지는 모두 시판되고 있어 구매가 가능하다. BiF3는 Bi2O3와 HF의 반응으로 쉽게 얻을 수 있으며, 녹는점이 649oC인 회백색 고체이다. 결정 구조가 서로 다른 α형과 β형의 두 가지가 있으며, 물에는 녹지 않으나, 진한 HF에 녹아 착화합물을 만든다. BiF5를 합성하는 원료물질로 사용된다. 다른 BiX3들도 Bi2O3와 HX의 반응으로 얻거나, Bi와 X2의 직접 반응으로 얻는다. BiCl3와 BiBr3는 물에서 쉽게 가수분해되어 BiOX(X = Cl, Br)가 되는데, BiOX은 물에서 BIO+와 X-로 해리된다. BiCl3는 녹는점이 227oC인 연한 노란색 흡습성 고체로, 메탄올, 아세톤, 에테르 등 유기용매에도 잘 녹으며, HCl과 반응하여 HBiCl4가 된다. 환원제에 의해 금속 비스무트로 쉽게 환원된다. 마이클(Michael) 반응, 무카이야마-알돌(Mukaiyama-aldol) 반응 등에 촉매로 사용되고, 다른 비스무트 염의 제조에도 사용된다. BiBr3는 녹는점이 218oC인 노란색 고체로, 물과 알코올에는 거의 녹지 않으나, 묽은 HCl과 KX (X=Cl, Br, I) 수용액에 녹는다. BiI3는 녹는점이 408.6oC인 검은색 고체로, 물에는 거의 녹지 않으나, KI, HI, HCl 수용액, 알코올에는 녹는다. 공기에 오래 노출되면 Bi(IO3)3로 변환된다.

비스무트의 오할로겐화물은 BiF5만 알려져 있는데, BiF3를 높은 온도에서 F2 또는 ClF3와 반응시켜 얻는다. 녹는점이 151.4oC인 무색의 바늘 모양 결정으로, 120oC에서 승화한다. 강한 플루오린화 시약이며, 산화력 또한 매우 크다. 물과 반응하여 오존(O3)과 이플오르화산소(OF2)를 생성하고 BiF3가 되며, 실온에서 아이오딘(I2)이나 황(S)과도 격렬하게 반응한다. 50oC 이상에서 파라핀오일(탄화수소)을 플루오르화탄소로, 150oC에서 UF4를 UF6로, 180oC에서 Br2를 BrF3로, 그리고 Cl2를 ClF로 변환시킨다. 또한 XeF4와 반응하여 [XeF3]+ 양이온을 만든다. 독성이 매우 크며, 점막, 피부, 눈, 호흡기에 자극을 준다.

BiF5 + XeF4 [XeF3]+[BiF6]-

보다 낮은 산화 상태의 할로겐화물들도 알려져 있는데, 이들은 흔히 Bi3+, Bi53+, Bi82+, Bi95+와 같은 비스무트 뭉치 양이온을 포함하고 있다. BiCl이라고 여겨졌던 화합물은 Bi95+ 양이온과 BiCl52-, Bi2Cl82- 음이온의 복합체임이 밝혀졌다. 그러나 BiI는 사합체인 Bi4I4사슬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열하면 BiI3와 Bi로 분해된다.

생물학적 역할과 독성

비스무트의 생물학적 역할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체 내에 약 0.5mg이하로 들어있으며, 혈액에 약 0.016ppm, 뼈에 약 0.2ppm, 조직에 0.03ppm 농도로 들어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비스무트와 비스무트 화합물은 다른 중금속(예로, 납, 안티모니 등)에 비해 독성이 거의 없으며, 체내에 축적되지 않는다. 그러나 과다 섭취는 신장, 간, 방광 등에 손상을 초래할 수 있으며, 과다 노출되면 피부와 호흡기에 자극을 줄 수 있고, 잇몸(치은, gingiva)에 검은 부착물이 생성될 수 있는데, 이를 비스무트 선(bismuth line)이라 부른다.

  1. 수치로 보는 비스무트

    비스무트의 표준원자량은 208.9804g/mol이며, 원자의 바닥상태 전자배치는 1s22s22p63s23p63d104s24p64d105s25p64f145d
    106s26p3 ([Xe]4f145d106s26p3)이다. 지각에서의 존재비는 약 0.048ppm(4.8x10-6%)이며, 대략 70번째로 풍부한 원소이다. 녹는점은 271.5oC이고 끓는점은 1564oC이며, 녹음열과 증발열은 각각 11.30kJ/mol과 151kJ/mol이다. 20oC에서 밀도는 9.80g/cm3이며, 모스 경도는 2.25이다. 액체 상태에서 고체로 얼 때 부피가 3.32% 증가한다. 20oC에서 전기비저항은 1.29μΩ∙m이고, 열전도율은 7.97W∙m-1∙K-1이다. 화합물에서의 주된 산화수는 +3과 +5이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이온화 에너지는 각각 703, 1610, 2466kJ/mol이며, 폴링의 전기음성도는 2.02이다. 원자반경은 156pm이고 6배위된 Bi3+의 이온반경은 103pm이다. 산성용액에서 Bi3+/Bi의 표준 환원전위는 0.215V이다. 자연 상태에서 한 가지 동위원소 209Bi로만 존재하는데, 이는 α-붕괴를 하는 방사성 동위원소이나, 반감기(1.9x1019년)가 매우 길어 실질적으로는 안정하다고 볼 수 있다. 2012년의 연간 전세계 생산량은 7400톤이고, 중국에서 6000톤(81%)이 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2. 홀 계수(Hall coefficient)

    자기장 속에 전기 도체를 놓고 전류를 흘리면 자기장과 전류 모두에 수직인 방향으로 전기장이 나타나는 현상을 홀 효과라 하며, 홀 계수(RH), 유도된 전기장(Ey), 전류 밀도(J), 걸어준 자기장(B) 사이에는 RH = Ey/JB 의 관계식이 성립한다.

박준우 / 이화여대 명예교수(화학)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템플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랫동안 이화여대에서 화학을 연구하고 가르쳤다. 저서로 [인간과 사회와 함께한 과학기술 발전의 발자취]와 [아나스타스가 들려주는 녹색화학 이야기] 등이 있고, 역서로 [젊은 과학도에 드리는 조언] 등이 있다.

발행일 2013.04.19

 

 

Bismuth

Bismuth

Atomic Weight 208.98038
Density 9.78 g/cm3
Melting Point 271.3 °C
Boiling Point 1564 °C
Full technical data

Bismuth loves to form beautiful crystals. You can make small ones without even trying, but one this big requires very pure bismuth and careful control of the cooling rate as the crystal is form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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