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al science /화 학

Polonium(Po), 84-폴로늄

나 그 네 2013. 5. 15. 20:26

 

N/A

원자번호 84번의 원소 폴로늄은 1898년에 퀴리 부부가 우라늄 광석인 피치블렌드(pitchblende)에서 분리·발견한 원소로, 부인인 마리 퀴리의 모국 이름 ‘폴란드’를 따서 원소 이름이 지어졌다. 폴로늄은 안정한 동위원소는 존재하지 않고 모두 방사성 동위원소들로만 존재하는데, 자연계에는 우라늄-238의 방사성 붕괴로 생성된 폴로늄-210(210Po)이 우라늄 광석 1톤당 약 0.1mg(100억 분의 1)의 비율로 들어있다. 퀴리 부부가 이처럼 극미량 존재하는 폴로늄을 분리∙발견한 과정은 아마도 화학의 역사상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것으로, 위대한 인간 승리의 표본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금은 우라늄 광석에서 힘들게 분리하는 대신 핵 반응으로 생산하는데, 연간 생산량은 약 100g으로, 거의 전량이 러시아에서 생산된다. 폴로늄은 인공위성과 우주 탐사선의 경량 열 공급원과 원자력 전지, 정전기 방지제, 중성자원, α선원 등으로 사용된다. 강한 방사선을 내어 독성이 매우 큰 위험 원소로, 2006년에 영국에서 벌어진 전 러시아 비밀경찰(KGB) 요원 암살 사건에 사용되어 화제가 된 원소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담배 연기에서도 발견되어 흡연의 유해성을 더욱 부각시킨 원소가 되었다. 폴로늄의 발견과 역사, 물리·화학적 특성, 생산과 이용 등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자.

원자번호 84번, 폴로늄

폴로늄(polonium)1)은 원자번호 84번의 원소로, 원소기호는 Po이다. 주기율표에서 산소(O), 황(S), 셀레늄(Se), 텔루륨(Te)과 함께 16족(6A족, 산소족; 칼코겐족이라고도 함)에 속하는 원소이다. 폴로늄은 주기율표상에 놓인 위치 때문에 가끔 준금속(metalloid: 금속과 비금속의 중간 성질을 갖는 원소)으로 분류되기도 하나, 원소의 여러 성질로 보아 금속으로 보는 것이 보다 적절하다.

원자번호 84번, 폴로늄. 담배 연기에는 폴로늄이 들어있을 수 있다.

원자번호 84번, 폴로늄. 담배 연기에는 폴로늄이 들어있을 수 있다.

폴로늄의 원소정보

폴로늄의 원소정보

폴로늄은 강한 방사선을 방출하는 은회색 원소로, 공기 중에서 푸른 빛을 내고 쉽게 증발된다. α형과 β형의 두 가지 동소체로 존재하며, 낮은 온도에서 안정한 α형은 원소 중에서 유일하게 단순입방 구조를 갖는다. 녹는점은 254oC이고, 끓는점은 962oC이며, 밀도는 실온에서 α형은 9.196g/cm3이고 β형은 9.398g/cm3이다. 화학적 성질은 텔루륨(Te)이나 비스무트(Bi)와 비슷하다. 공기 중에서 타서 노란색의 이산화폴로늄(PoO2)이 되며, 할로겐 원소(플루오린 제외)와 적절한 조건에서 반응하여 4할로겐화물(PoX4)을 생성한다. 여러 금속들과는 보통 산화상태가 -2인 폴로늄화물을 만든다. 묽은 산에 쉽게 녹으나, 알칼리에는 약간만 녹는다. 용액은 처음에는 Po2+에 의해 분홍색을 띠나, Po4+로 빠르게 산화되면서 노랗게 변한다.

폴로늄은 자연 상태에서 아주 희귀하게 존재한다. 우라늄 광석 1톤에 약 0.1mg(약 100억분의1)의 비율로 들어 있는데, 이는 라듐(Radium, Ra) 존재 량의 약 0.2%에 불과하며, 지각 전체에 존재하는 양은 약 7000톤으로 추정된다. 천연에 존재하는 폴로늄 동위원소는 주로 210Po으로, 이는 우라늄-238(238U)이 붕괴할 때 라돈-222(222Rn)을 거쳐 생성된다. 광석에 들어있는 양이 이처럼 극히 적고 반감기(138.376일)도 짧아 분리에 매우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라듐을 생산하고 남은 찌꺼기 37톤을 처리하여 9mg의 210Po를 얻은 것이 역사상 가장 대규모 분리이다. 지금은 핵 반응로에서 209Bi에 고에너지 중성자나 양성자를 충돌시켜 얻는데, 연간 약 100g이 주로 러시아에서 생산된다. 다른 폴로늄 동위원소들도 핵 반응으로 얻을 수는 있으나, 생산 비용 등의 문제로 거의 생산되지 않는다. 따라서 폴로늄의 여러 성질들은 대부분 210Po로 조사되었으며, 실용적으로 사용되는 것도 주로 이 동위원소이다.

폴로늄은 이의 방사성 붕괴에서 나오는 방사선과 열을 이용하는 몇 가지 용도로 사용된다. α선원, 그리고 산화베릴륨(BeO)과 혼합하여 중성자원으로 사용되며, 인공위성, 우주 탐사선, 무인 등대 등의 에너지 공급원으로 쓰이는 폴로늄 원자력 전지(atomic battery 또는 nuclear battery)에도 사용되었다. 우주선의 열원으로 사용하는 것도 고려되고 있으나, 반감기가 짧아 장기간의 우주 탐사에는 사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산업적으로는 정전기를 방지하는데 중요하게 사용되었는데, 예로, 종이 롤러 기계, 합성 섬유 방적기, 플라스틱 판 제조 장치, 사진 필름의 먼지 제거 솔 등에 사용되었다.

폴로늄은 강한 방사선을 내므로 가장 위험하고 치명적인 물질의 하나로, 같은 무게의 청산(시안화 수소: HCN)보다도 약 25만 배나 독성이 크다. 그러나 자연계에 극미량만 존재하므로 일반인에게는 위험 요소가 되지 않는다. 다만 최근에 인산 비료를 사용하여 재배한 담배의 연기에서 발견됨으로써 흡연의 또 한가지 위험 요소가 되고 있다.

폴로늄의 발견과 역사

폴로늄은 1898년에 프랑스 과학자 마리 퀴리(Marie Sklodowska Curie, 1867~1934)와 그녀의 남편 피에르 퀴리(Pierre Curie, 1859~1906)에 의해 우라늄 광석 피치블렌드(역청 우라늄석, pitchblende)에서 처음으로 분리∙발견되었다. 이보다 앞서 1895년에 베크렐(Antoine Henri Becquerel, 1852~1908)은 검은 종이로 감싼 우라늄 염에서 X-선과 비슷한 성질의 무엇이 나옴을 발견하였는데, 1903년에 마리 퀴리가 이를 방사선(radiation)으로 명명하였다.

마리 퀴리는 폴란드 출신 과학자로, 24세 때인 1891년에 폴란드(당시는 러시아의 지배하에 있었음)를 떠나 프랑스로 가 소르본느(Sorbonne)대학에서 물리학을 공부하였고, 베크렐이 우라늄 염에서 방사선을 발견한 1895년에 물리학자 피에르 퀴리와 결혼하였다(네이버캐스트, [마리 퀴리] 참조). 1897년에 마리 퀴리는 방사선에 대한 연구를 박사 학위 논문의 주제로 택하고 방사선이 기체를 이온화시키는 것에 착안하여 남편 피에르 퀴리가 만든 전류계를 써서 방사선의 세기를 측정함으로써 새로운 방사성 물질을 찾고자 하였다. 남편 피에르 퀴리도 자신의 분야인 자기(磁氣) 성질 연구를 중단하고 마리 퀴리와 함께 이 일에 참여하였다. 1898년에 우라늄 외에 토륨(Th)도 방사선을 내는 것을 발견하였는데, 피치블렌드에서 나오는 방사선의 세기가 이들에서 순수하게 분리해낸 우라늄이나 토륨보다 더 센 것을 발견하고는, 피치블렌드에는 우라늄이나 토륨보다 더 센 방사성 물질이 있을 것으로 여기고 이를 분리하고자 하였다. 수 톤의 피치블렌드를 밤낮으로 처리하고 분별하여 마침내 1898년 7월에 새로운 방사성 원소(폴로늄)를 발견하였다.

연구실의 퀴리 부부. 이들 부부는 방사선 연구의 공적으로 1903년에 베크렐과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하였고, 마리 퀴리는 폴로늄과 라듐을 분리·발견한 공로로 1911년에 노벨 화학상을 단독 수상하였다.

연구실의 퀴리 부부. 이들 부부는 방사선 연구의 공적으로 1903년에 베크렐과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하였고, 마리 퀴리는 폴로늄과 라듐을 분리·발견한 공로로 1911년에 노벨 화학상을 단독 수상하였다.

퀴리 부부는 이 사실을 발표하면서, ‘우리는 피치블렌드에서 이전까지 알려진 적이 없는, 비스무트와 유사한 성질을 보이는 새로운 금속이 들어있는 물질을 추출해 냈다고 믿는다. 만약 이 새로운 금속의 존재가 확인된다면, 이 원소의 이름을 우리 둘 중 한 명의 모국인 폴란드의 이름을 따서 폴로늄(polonium)이라 부르기를 제안한다’라고 발표하였다. 그들은 폴로늄 발견 5개월 후에 또 다른 방사성 원소 라듐을 발견하였는데, ‘라듐(radium)‘이라는 원소 이름은 그리스어로 ‘빛살(radius)’을 따서 지어졌다. 이후 그들은 4년 동안의 각고의 노력 끝에 1902년에 1톤의 피치블렌드를 처리하여 0.1g의 염화라듐을 얻는데 성공하였다. 1903년에 마리 퀴리는 베크렐을 지도교수로 하여 박사학위를 수여 받았으며, 같은 해 12월에는 ‘베크렐 교수에 의해 발견된 방사성 현상에 대한 공동 연구업적’으로 베크렐, 피에르 퀴리, 마리 퀴리가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하였다. 그러나 이때 일부 심사위원들이 노벨 물리학상 수상 공적에 새로운 원소 발견 업적을 포함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주장을 펴 폴로늄과 라듐 발견의 업적이 수상공적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이것이 마리 퀴리에게 두 번째 노벨상 수상의 영광을 가져다 주는 계기가 되었다. 1906년에 남편 피에르 퀴리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후에도, 마리 퀴리는 혼자서 라듐과 폴로늄을 분리하는 작업을 계속하여 마침내 1910년에 금속 라듐을 분리하였다. 그러나 순수한 폴로늄의 분리는 성공하지 못하였는데, 이는 한참 후인 1944년에 미국의 마운드 연구소(Mound Laboratory) 연구진에 의해 이루어졌다. 마리 퀴리는 1911년에 ‘라듐과 폴로늄의 발견, 라듐의 분리와 그 화합물의 특성 연구를 통해 화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 화학상을 단독 수상하였다.

1934년에는 비스무트에 중성자를 쪼이면 폴로늄이 생성된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우라늄 광석에서 폴로늄을 분리하는 것이 워낙 힘들었기 때문에, 핵 반응으로 폴로늄을 생산하기 전까지는 폴로늄의 이용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폴로늄은 1900년대 초반에는 방적기와 사진 건판 제조에서 정전기를 방지하는데 주로 사용되었다. 제2차 세계 대전시인 1940년대에는 미국에서 원자폭탄을 만드는 맨해튼계획(Manhatten Project)의 일환으로 폴로늄 연구가 수행되었는데, 폴로늄은 일본의 나가사키(Nagasaki)에 투하된 원자폭탄(폴루토늄 폭탄)에 쓰인 기폭 장치의 핵심 성분이었다. 이후 1950년~1960년대에는 핵 에너지원으로 많이 연구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폴로늄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도 밝혀졌다.

물리적 성질

폴로늄은 강한 방사선을 내는 은회색 금속이다. 두 가지 동소체가 있는데, 낮은 온도에서 안정한 α형은 원소로는 유일하게 단순 입방(simple cubic) 구조를 하며, 약 36oC에서 능면체(단순마름모, rhombohedral) 구조의 β형으로 전환된다. 자발적 방사능 붕괴에 따른 열 발생으로 정확한 상전이 온도를 측정하기 어려우나, 18~54oC에서는 두 형이 공존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밀도는 실온에서 α형은 9.196g/cm3이고 β형은 9.398g/cm3이다. 녹는점은 254oC 이고, 끓는점은 962oC이다. 그러나 210Po를 공기 중에서 55oC로 가열하면, 45시간 만에 전체 양의 약 50%가 증발하는데, 방사성 동위원소인 플루토늄-238(238Pu)도 이와 같은 성질을 보인다. 이를 설명하는 여러 가설 중의 하나는 α붕괴에 의해 폴로늄 원자들의 작은 뭉치가 떨어져 나간다는 것이다. 전기전도도는 같은 족의 바로 위에 있는 텔루륨의 약 2만 배이다.

동위원소와 방사성 붕괴
폴로늄은 질량수가 186~220에 이르는 33가지 동위원소들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방사성 동위원소이다. 자연에서 발견되는 폴로늄은 주로 210Po(반감기 138.376일)인데, 이는 천연 우라늄의 99.274%를 차지하는 238U(반감기 44.68억년)의 붕괴 사슬(그림 참조)의 중간체이다.

동위원소들 중 반감기가 긴 것들은 210Po외에 209Po(반감기 103년), 208Po(반감기 2.898년), 206Po(반감기 8.8일)이 있으며, 나머지들은 반감기가 6시간보다 짧다. 210Po, 209Po, 208Po는 사이클로트론에서 비스무트(Bi) 또는 납(Pb)의 핵 반응으로 만들 수 있다. 질량수가 209보다 작은 동위원소들은 주로 β+ 붕괴를 하고 Bi 동위원소가 되는데, 일부는 α 붕괴를 하고 Pb 동위원소가 되며 α 붕괴를 하는 비율은 대체로 질량수가 클수록 크다. 질량수가 210이상인 동위원소들은 주로 α 붕괴를 하고 Pb 동위원소가 되는데, 질량수가 215이상인 것들의 일부는 β- 붕괴를 하고 아스타틴(At) 동위원소가 되기도 한다. 여러 준안정한 핵 이성체들이 알려져 있는데, 반감기가 가장 긴 것은 201mPo(반감기 8.9분)이다.


우라늄-238 붕괴 사슬. 이 계열에서 생성된 210Po가 우라늄 광석에 들어있는데 그 양은 광석 1톤당 0.1mg 정도로 극히 적다. 이 계열이나 혹은 다른 방사성 붕괴 계열의 중간체로 생성되는 다른 폴로늄 동위원소들은 반감기가 너무 짧아 자연계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우라늄-238 붕괴 사슬. 이 계열에서 생성된 210Po가 우라늄 광석에 들어있는데 그 양은 광석 1톤당 0.1mg 정도로 극히 적다. 이 계열이나 혹은 다른 방사성 붕괴 계열의 중간체로 생성되는 다른 폴로늄 동위원소들은 반감기가 너무 짧아 자연계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폴로늄의 바닥상태 전자배치 <출처: (CC)Pumbaa at Wikipedia.org>

폴로늄의 바닥상태 전자배치 <출처: (CC)Pumbaa at Wikipedia.org>


폴로늄 동위원소 중에서 가장 널리 이용되는 것은 210Po인데, 이는 인공 핵 반응에서 생성된 210Bi의 β- 붕괴를 거쳐서도 생성된다. 210Po는 α 붕괴를 하고 안정한 딸 동위원소 206Pb가 되는데, 이 때 방출되는 α 입자의 수는 같은 무게의 라듐-226(226Ra)에서 나오는 수의 약 5000배나 된다. 이 α선은 에너지가 약 5.3MeV로, 주위의 공기를 높은 에너지의 이온으로 해리시켜 210Po가 공기 중에서 푸른 빛을 내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한편, 210Po의 붕괴에서는 거의 전적으로 α 입자만 방출되고, 감마(γ)선은 단지 10만개 붕괴 중 대략 1개에서만 나올 정도로 거의 나오지 않아 이 동위원소를 검출하고 확인하기가 어렵다.

화학적 성질

폴로늄의 화학적 성질은 비스무트나 텔루륨과 비슷하다. 화합물에서의 산화상태는 -2에서 +6까지 다양한데, +4의 상태가 보다 흔하다. 공기 중에서 타서 노란색의 이산화폴로늄(PoO2)이 되며, 적절한 조건에서 염소(Cl2), 브로민(Br2), 아이오딘(I2)과 반응하여 각각 PoCl4, PoBr4, PoI4를 생성한다. 여러 금속들과는 산화상태가 -2인 폴로늄화물을 만드는데, 예로 Na2Po, MgPo 등이 있다. 묽은 산에 쉽게 녹아 분홍색의 Po2+ 염 용액이 되는데, 이 용액은 α 선에 의해 용매가 산화되고 산화된 용매에 의해 Po2+가 Po4+로 산화되어 빠르게 노랗게 변한다. 알칼리에는 단지 약간만 녹는다. 산성 용액에서 PoO2/Po2+와 Po2+/Po의 표준 환원 전위는 각각 1.1V와 0.37V이다.

폴로늄의 생산

폴로늄은 주로 210Po으로 생산된다. 210Po는 우라늄 광석에 극미량으로 들어있어 이를 분리하는 데는 매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므로 광석에서 분리하는 대신에 핵 반응장치에서 209Bi에 높은 에너지의 중성자를 쪼여 생성된 210Bi의 자발적 붕괴를 통해 얻는다.

209Bi + 1n 210Bi + γ선
210Bi(반감기 5.01일) 210Po + β-

이 반응에 사용된 210Bi는 아주 순수한 것으로, Sc, Ag, As, Sb, Te는 0.1ppm 이하, 그리고 Fe는 10ppm 이하로 들어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이들 불순물에서 다른 핵 반응 생성물이 생겨 210Po가 이들로 오염되기 때문이다. 생성된 210Po는 금속 비스무트에서 진공 증류를 하거나, 은처럼 덜 전기양성적인 금속 표면에 전기화학적으로 석출시킨 후 진공 승화시켜 얻는다. 1회 수 mg씩 생산되며, 연간 약 100g이 생산되는데, 거의 전량이 러시아에서 생산된다.

반감기가 보다 긴 209Po와 208Po는 사이클로트론에서 209Bi에 양성자 또는 중수소 핵을 쪼여 얻을 수 있다.

209Bi + 1p 209Po + 1n 또는 209Bi + 2d 209Po + 2 1n
209Bi + 1p 208Po + 2 1n 또는 209Bi + 2d 208Po + 3 1n

질량수가 더 큰 동위원소들은 백금에 탄소 원자핵을 쪼여 만들 수 있으며, 이외 여러 다른 경로의 핵 반응으로도 이들 동위원소들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생산에는 비용이 아주 많이 들어 가므로 실용적으로는 거의 이용되지 않는다.

피치블렌드(어두운 부분). 폴로늄은 우라늄-238의 방사성 붕괴의 중간 생성물로, 피치블렌드와 같은 우라늄 광석 1톤 당 약 0.1mg의 비율로 들어 있다. <출처: (cc) Jędrzej Pełka at Wikimedia.org>

피치블렌드(어두운 부분). 폴로늄은 우라늄-238의 방사성 붕괴의 중간 생성물로, 피치블렌드와 같은 우라늄 광석 1톤 당 약 0.1mg의 비율로 들어 있다. <출처: (cc) Jędrzej Pełka at Wikimedia.org>

폴로늄의 용도

폴로늄은 강한 방사선을 내며, 전세계 연간 생산량도 약 100g에 불과하여 그 사용이 극히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210Po의 가장 중요한 상업적 용도는 사진 건판, 방적기, 종이와 플라스틱 판 제작에서 정전기를 제거하는 솔이나 도구에 쓰이는 것인데, 이는 210Po에서 방출되는 α 입자가 공기 분자를 이온화시키고 이것이 주변에 있는 표면의 전하를 중화시키는 것을 이용하는 것이다. 카메라 렌즈와 사진 필름에서 먼지를 제거하는 솔에도 210Po가 쓰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반감기가 짧아 1년에도 여러 번 갈아주어야 하고 방사선의 위험이 커서 보다 덜 위험한 β 입자원으로 대체되고 있다. 210Po의 또 다른 중요한 용도는 중성자원인데, 이 때는 폴로늄을 산화베릴륨(BeO)과 함께 사용함으로써 폴로늄에서 방출되는 α 입자가 베릴륨에서 중성자를 방출시키는 것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중성자원은 핵 무기의 기폭제, 유정 감시 등에 쓰이는데, 구 소련에서는 1850 ‘퀴리(Ci)’의 방사선을 내는 중성자원이 연간 약 1500개나 사용되었다. 210Po는 α 입자원으로도 사용되는데, 이는 두께 측정 등에 이용된다.

한편, 210Po는 방사성 붕괴 시 1g당 약 140W의 에너지를 방출하므로, 방사성 열전 발생기(원자력 전지)의 열원으로 사용되어 왔는데, 예로 구 소련이 1970년과 1973년에 보낸 무인 달 탐사기 루노호트(Lunokhod) 1호와 2호, 1965년에 쏘아 올린 우주 공간 관측용 코스모스(Kosmos) 위성 84호와 90호 등에 210Po 열원이 사용되었다.

구 소련이 1970년에 보낸 무인 달 탐사기 루노호트(Lunokhod) 1호. 폴로늄-210이 달의 추위에서도 탐사기의 내부 부품들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열원으로 사용되었다.

폴로늄 화합물

폴로늄은 산화상태가 -2, +2, +4, +6인 화합물들을 만드는데, +4상태의 화합물들이 가장 흔하다. 그리고 금속과 -2가 상태의 여러 폴로늄화물(polonide)을 만드는데, 이들은 폴로늄 화합물 중 가장 안정한 형태이다. 50가지 이상의 폴로늄 화합물들이 알려져 있다.

폴로늄화물(polonide)
금속 폴로늄화물들은 원소들간의 직접 반응으로 만들 수 있는데, 이들은 안정하며 다양한 구조를 갖는다. Na2Po는 역형석(antifluorite) 구조를 하며, Ca, Ba, Hg, Pb 및 란타넘족 원소들의 폴로늄화물은 NaCl 구조를 하고, BePo와 CdPo는 ZnS 구조를 가지며, MgPo는 NiAs와 같은 구조를 한다. 폴로늄화물은 대체로 약 600oC전후에서 분해되는데, 예외적으로 HgPo는 약 300oC에서 분해되고, 란타넘 원소의 폴로늄화물은 아주 안정하여 1000oC이상에서도 분해되지 않는다. PrPo는 녹는점이 1250oC이며, TmPo는 녹는점이 2200oC이다.

산화물
폴로늄의 산화물은 PoO와 PoO2가 알려져 있다. PoO는 PoSO3와 PoSeO3에서 방사선 분해로 생성되는 검은색 고체이다. 공기나 물과 접촉하면 빠르게 PoO2로 산화된다. PoO2는 250oC에서 금속 Po와 산소를 반응시키거나, Po(IV) 화합물(PoO(OH)2, Po(SO4)2, Po(NO3)4 등)을 열 분해시키면 얻어지는 연한 노란색 고체이다. 낮은 압력에서는 500oC에서 Po와 O2로 분해되며, 200oC에서 수소에 의해 느리게 Po로 환원된다. PoO2가 수화되면 아폴로늄산(H2PoO3 혹은 PoO(OH)2)이 되는데, 이는 약산성이기는 하나 염기로도 작용하는 양쪽성 물질로, Po(IV) 용액에 묽은 알칼리 수용액을 첨가하여 부유성 침전으로 얻을 수도 있다. 할로겐화 수소(HX: X=F, Cl, Br, I)와 반응하여 PoX4가 된다.

할로겐화물
폴로늄의 할로겐화물은 PoX2(X=Cl, Br)와 PoX4(X=F, Cl, Br, I)가 알려져 있다. 이들 화합물들은 해당하는 HX 용액에 녹는다. PoCl2(녹는점 335oC, 진한 붉은색)와 PoBr2(녹는점 270oC, 자주색)는 해당 원소들 간의 반응에서 생성되기도 하나, 보다 편리하게는 실온에서 각각 PoCl4를 SO2로, PoBr4를 H2S로 환원시켜 얻는다. PoX4는 PoO2를 대응하는 HX와 반응시켜 얻을 수 있는데, PoF4의 특성은 잘 조사되지 않았으며, PoCl4는 200oC이상에서 PoCl2와 Cl2로 분해되는 노란색 고체이고, PoBr4는 녹는점이 330oC인 진한 붉은색 고체이며, PoI4는 200oC이상에서 분해되는 검정색 고체이다.

기타 화합물
폴로늄 금속과 발생기 수소를 반응시키면 수소화폴로늄(PoH2)을 얻을 수 있는데, PoH2는 녹는점이 -35.1oC, 끓는점이 36.1oC로 추정되는 휘발성이 큰 액체로, 화학적으로 아주 불안정하여 원소 상태의 폴로늄과 수소로 쉽게 분해된다. 이들 외에도 여러 폴로늄 염 들이 알려져 있다.

생물학적 역할, 독성, 주의사항

폴로늄의 생물학적 역할은 없으며, 강한 방사선을 내어 독성이 매우 크고 위험한 원소이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210Po는 같은 무게의 시안화산(청산, HCN)에 비해 약 25만 배나 독성이 더 크며, 성인에 대한 치사량은 1μg(10-6g)보다도 작다. 폴로늄의 독성은 여기서 방출되는 높은 에너지의 α입자에 의한 것인데, α입자는 투과력이 낮아 체외에 있을 때는 크게 위험하지 않으나 체내로 들어가면 신체 기관을 심하게 손상시킨다. 210Po의 체내 최대 허용량은 0.003μCi(1100Bq, 약 7x10-12g)이다. 대기 중의 Po 화합물 농도는 4x10-11mg/m3이하로 유지되어야 한다.

2006년에 폴로늄으로 암살된 전 러시아 보안부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의 부인. 사망 직전의 남편의 모습을 담은 포스터 앞에 서 있다.

인광석에는 우라늄이 축적되어 있고, 이는 여러 단계의 방사성 붕괴를 거쳐 210Po가 되기 때문에 인산 비료를 사용해서 재배한 담배에는 210Po가 들어있으며, 이는 흡연 시 체내로 유입된다. 담배에 들어있는 210Po에서 방출되는 α선에 의한 폐암 발병에 따른 사망자 수가 전세계적으로 연간 11,7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 수치로 보는 폴로늄

    가장 대표적인 폴로늄 동위원소의 원자 질량은 210g/mol이다. 원자의 바닥상태 전자배치는 1s22s22p63s23p63d104s24p6
    4d105s25p64f145d106s26p4([Xe]4f145d106s26p4)이다. 천연 상태의 우라늄 광석에 극미량(광석 1톤 당 약 0.1mg, 100억 분의 1)의 210Po가 들어 있다. 결정은 실온에서는 단순 입방(simple cubic) 구조(α-Po)를 하며, 약 36oC에서 능면체(단순 마름모, rhombohedral) 구조(β-Po)로 전환된다. 녹는점은 254oC이고 끓는점은 962oC이며, 녹음열과 증발열은 각각 약 13kJ/mol과 103kJ/mol이다. 실온에서 밀도는 α-Po는 9.196g/cm3이며, β-Po는 9.398g/cm3이다. 화합물에서 -2~+6의 산화상태를 가지나, +4의 상태가 가장 흔하다. 첫 번째 이온화 에너지는 812.18kJ/mol이며, 폴링의 전기음성도는 2.0이다. 25oC에서의 전기비저항은 α-Po는 420nΩ∙m, β-Po는 440nΩ∙m(비교: Te, 10-2 Ω∙m)이다. 원자반경은 164pm이고, Po4+의 이온반경은 94pm이다. 주로 209Bi에 중성자를 쪼여 210Po를 생산하며, 연간 생산량은 약 100g으로 거의 전량이 러시아에서 생산된다.

박준우 / 이화여대 명예교수(화학)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템플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랫동안 이화여대에서 화학을 연구하고 가르쳤다. 저서로 [인간과 사회와 함께한 과학기술 발전의 발자취]와 [아나스타스가 들려주는 녹색화학 이야기] 등이 있고, 역서로 [젊은 과학도에 드리는 조언] 등이 있다.

발행일 2013.04.30

 

 

Polonium

Polonium

Atomic Weight 209[note]
Density 9.196 g/cm3
Melting Point 254 °C
Boiling Point 962 °C
Full technical data

Radioactive polonium foil is used in antistatic brushes as an electron source. The foil is silver with a thin plating of polonium, and an even thinner plating of gold over that. The gold is what you actually see.

Scroll down to see examples of Polonium.

'Natural science > 화 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Radon(Rn), 86-라돈  (0) 2013.05.22
Astatine(At), 85-아스타틴  (0) 2013.05.15
Bismuth(Bi), 83-비스무트  (0) 2013.05.15
Lead(Pb), 82-납  (0) 2013.05.15
Thallium(Tl), 81-탈륨  (0) 2013.05.15